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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친구, 돌아온 진실
사라진 친구, 돌아온 진실
작가: 연꽃

제1화

음력 12월 15일.

비행기를 타고 버스를 갈아타 내려서 마지막엔 10킬로미터를 걸어 마침내 허지호와 함께 그의 집에 도착했다.

나는 무릎을 짚으며 숨을 헐떡이면서 그의 집을 바라보았다.

생각보다 낡지는 않았고, 그냥 평범한 마을 집이었다. 오래된 느낌이었지만 어쨌든 마을을 지나며 본 집들보다 훨씬 나았다.

“들어가자.”

허지호는 내 손을 잡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가면서 외쳤다.

“어머니, 나 돌아왔어. 누굴 데려왔는지 나와봐!”

허지호의 말이 끝나자 안에서 한 사람이 달려왔다.

“아이구, 우리 지호가 돌아왔구나. 기다리고 있었어.”

나온 사람은 중년의 여성으로 얼굴은 허지호와 비슷하게 생겼다. 그저 오랫동안 일을 해서 그런지 피부가 그을린 상태였다.

이분이 아마도 허지호의 어머니일 것이다.

나는 긴장돼서 목이 잠겼다. 그리고 웃으며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강지유입니다. 지호의 여자친구예요.”

허지호의 어머니는 나를 한 번 훑어보았다.

그 순간, 나는 몸서리치듯 한 기운이 올라왔다.

그러나 잠시 후, 허지호의 어머니는 웃으며 말했다.

“지유구나, 지호한테서 네 얘기를 많이 들었어. 그래, 잘 왔어. 어서 들어와.”

말하면서 내 짐을 챙겨주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나는 한숨을 쉬었다. 아마도 그 순간의 불쾌감은 그냥 피로에서 오는 착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허지호의 집으로 들어가니 마당의 처마 아래에는 열댓 살 정도로 보이는 소녀가 앉아 있었다. 그녀는 신발 깔개를 바느질하며, 우리가 들어오는 걸 보았지만 고개를 들지 않았다.

나는 약간 어색한 마음으로 허지호를 쳐다봤다. 그 소녀에게 인사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었다.

허지호는 나를 보지도 않고, 그 소녀에게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저 어머니와 이야기만 하고 있었다.

나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고 그들을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다시 한 번 그 소녀를 쳐다봤고, 그때 딱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정말로 소름이 돋았다.

어떤 눈이라고 표현할 수 없었다. 냉담하고 무심한, 완전히 사람 같지 않은 눈이었다.

“지유야, 들어와서 물 한잔 마셔. 오느라 목말랐지?”

그 말을 들은 나는 허지호의 부름에 급히 몇 걸음 내딛어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 안의 가구를 대충 훑어보고 나는 잠시 멈칫했다. 모두 나무로 만든 가구였고, 내 눈으로 봤을 때 꽤나 비싼 종류였다.

허지호의 집 형편이 좋지 않다는 사실은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는 항상 어머니가 그를 키우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리고 마을의 가난과 낙후된 상황에 대해 얘기했었다.

하지만 이제 이 가구를 보니 이 집이 가난한 집처럼 보이지 않았다.

나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얘가 나한테 불쌍한 척하고 있었네, 어리석긴.’

잠시 후, 허지호의 어머니는 일어나서 음식을 준비하러 갔다.

나는 조금 당황스러워서 일어섰다.

허지호는 웃으며 내 손을 가볍게 톡톡 치면서 말했다.

“너는 좀 쉬어. 여기 오느라 정말 피곤했겠지? 나는 어머니를 도와야 하니까 너는 앉아서 기다리고 있어.”

그가 이렇게 세심하게 배려해주는 모습이 나는 매우 기분 좋았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나는 조용히 집 안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뭔가 불편한 느낌이 계속 들었다.

잠시 생각하다가 방을 나와 그 소녀 옆에 앉았다. 그리고 웃음며 그녀에게 인사했다.

“안녕.”

그 소녀는 나를 한 번 쳐다본 뒤, 대답은 하지 않고 신발 깔개를 계속 바느질했다.

나는 조금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 그녀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아주 마르고 여린 모습이었다. 얼굴은 청초하지만 몸에는 어울리지 않는 옷이고, 옷에는 깁고 입은 흔적이 남아있었다.

허지호의 깨끗하고 깔끔한 모습과 그 집의 값비싼 가구들을 떠올리니 왠지 말할 수 없는 불편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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