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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나는 망설이며 말했다.

“우리 친하지도 않은데 어떻게 그런 걸 빌려? 게다가 여기 사투리도 못 하는데. 차라리 네가 가서 빌려줘.”

허지호는 손을 저었다.

“내가 남자인데 어떻게 그런 걸 빌려달라고 해? 같이 가 줄 테니까 네가 말해. 네 말 알아들을 거야.”

나는 손을 꽉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었지만 아픔은 느껴지지 않았다.

허지호는 나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려 했고, 그의 삼촌이 급히 물었다.

“어디 가?”

“화장실로 데려다 주려고요.”

허지호가 대답했다.

허지호 삼촌은 큰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화장실 가는데 네가 왜 따라가? 그냥 혼자 가라고 해.”

허지호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했다.

“하지만...”

“뭐가 무서워? 못 도망가. 대문에 개도 있고, 다른 쪽은 다 막혔어.”

삼촌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손을 휘저었다.

허지호는 발걸음을 멈췄다.

나는 어리둥절하게 그를 돌아보았다.

허지호는 웃으며 말했다.

“숙모님한테 부탁해. 네가 화장실 가는 건데 내가 따라가는 건 좀 그렇잖아.”

허지호의 말을 듣고 나는 조금 안심이 되었다.

그러나 망설이며 그의 소매를 붙잡고 놓지 않았다.

삼촌은 크게 소리쳤다.

“지호야, 먼저 나랑 한 잔 해. 뭐 그렇게 꾸물거리고 있어?”

허지호는 내 손을 가볍게 토닥이며 부드럽게 말했다.

“괜찮아, 혼자 가. 너 어린애도 아니잖아.”

그리고는 내 손을 떼어내고 삼촌과 함께 술자리에 앉았다.

나는 조금 기분이 상한 듯 뒤를 돌아보며 그를 힐끔 쳐다본 뒤 발을 구르며 밖으로 나갔다.

뒤에서 삼촌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호야, 여자는 말이야, 너무 봐주면 안 돼. 말을 안 들으면 혼 좀 내.”

“예, 예. 삼촌이 최고예요.”

허지호의 무심한 대답이다.

문을 나서자마자 찬바람이 불어와 몸을 움츠리게 만들었다.

나는 부엌을 향해 큰소리로 외쳤다.

“숙모님, 잠깐 뭐 좀 빌리려고요.”

부엌에서 여자가 고개를 내밀고 사투리로 물었다.

“뭘 빌리려고?”

나는 당황해서 되물었다.

“뭐라고 하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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