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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그렇게 난 꼬박 하룻밤을 지새웠다.

다행히 허지호는 나와 함께 자지 않는다.

아니면 내 상태로는 틀림없이 티가 났을 것이다.

사귄 지 3년, 허지호는 한 번도 나를 건드린 적이 없다. 나는 허지호가 고지식하여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다른 이유도 있는 것 같다.

허지호는 내 두 눈 밑의 다크서클을 보고 웃으며 물었다.

“왜? 잠 못 잤어?”

나는 고개를 숙이고 힘없이 대답했다.

“응, 어제 좀 놀랐어. 하룻밤 내내 악몽을 꿨거든.”

“그럼 내가 아린이를 다시 혼내줄까?”

허지호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당황해하며 대답했다.

“괜찮아, 괜찮아. 아마 어제 내가 갑자기 들어가서 놀랐을 거야. 그래서...아린이 괜찮아?”

“응, 너보다 나아. 그냥 맞을 짓을 했어.”

허지호는 무심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가슴이 움찔했다.

나는 허지호가 이런 말을 하는 걸 처음 봤다.

그런데 고향에 돌아온 이틀 동안, 그가 예전의 모습과는 너무 달라 보였다.

내가 자세히 생각할 틈도 없이 허지호는 내 어깨를 감싸며 말했다.

“가자, 밥 먹으러. 밥 먹고 나서 내 삼촌 집에 데려다줄게. 아직 안 가봤잖아.”

나는 망설이며 대답했다.

“응.”

“좀 꾸미고. 저녁에 손님들이 올 거야. 그 사람들한테 네가 내 여자친구라고 소개하려고.”

허지호가 웃으며 말했다.

나는 그를 훔쳐보며 고개를 숙였다. 그의 웃음이 이유 없이 불안하게 느껴졌다.

허지호의 삼촌은 40대 중반의 남자였다. 그의 노란 이빨과 나를 바라보는 눈빛은 너무 불편했다.

하지만 허지호는 아무렇지 않은 듯 나를 데리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삼촌은 부엌에서 큰소리로 외쳤다. 물을 따르거나 음식을 가져오라고 한 것 같았다.

그때 문을 열고 들어온 여자를 보고 내 피가 얼어붙은 듯 차가웠다.

그 여자는 거칠고 낡은 옷을 입고 있었고, 헝클어져 있는 머리에, 얼굴은 거무스름했다. 손에는 뭔가를 들고 고개 숙이고 들어왔다.

정말 하마터면 소리칠 뻔했다.

“왜 그래?”

허지호가 내 팔을 건드리며 경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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