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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화장실에서 재빨리 메시지를 하나 보내고 나서 다시 정실로 돌아왔다.

허지호가 의심할까 봐 속내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최대한 평정을 유지했다.

그는 술에 조금 취한 것 같았다. 돌아오는 길, 나는 그의 팔을 부축하며 살짝 떠봤다.

“지호야, 나 집이 그리워.”

“집이 그립다고? 곧 있으면 너도 더는 집을 그리워하지 않게 될 거야.”

허지호의 차가운 눈빛에 몸서리가 쳐졌다.

나는 그의 말을 못 들은 척하며 고개를 숙였다.

“나 그냥 내가 집에 가는 게 좋겠어. 설에 내가 없으면 부모님이 분명 날 걱정하실 거야.”

허지호가 내 손을 거칠게 잡아당겼다. 손이 아릴 정도였다.

“안 돼. 겨우 여기까지 왔는데.”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깊이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다 왔어, 다 왔어...”

찬 바람 속에서 나는 다시 한 번 몸을 떨었다. 갈수록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제발...제발...’

나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핸드폰이 없는 걸 발견했다. 당황해서 사방을 찾기 시작했다.

허지호가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어 말했다.

“아마 오는 길에 떨어뜨린 것 같아. 그만 찾아. 설 끝나고 돌아가면 새로 하나 사 줄게.”

나는 흐느끼며 말했다.

“안 돼, 핸드폰 없으면 부모님께 전화 못 드리잖아. 부모님이 내가 연락 없으면 걱정하실 거라고.”

“됐어. 나중에 내 핸드폰으로 전화하면 되잖아. 아, 머리 아프네. 먼저 좀 자야겠다.”

그렇게 말하며 그는 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내 핸드폰은 분명 허지호가 가져간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건 통화 기록과 채팅 기록을 미리 삭제해 두었다는 점이다.

그날 오후, 그 ‘손님’이라는 사람을 만났다.

깔끔하게 차려입은 중년 남자였지만 내게 향하는 그의 눈빛에 소름이 돋았다.

나는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이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도망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고개를 숙여 얼굴에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애썼다. 그러나 손바닥은 이미 식은땀으로 흥건했다.

허지호 어머니가 저녁 준비를 하러 주방으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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