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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여도준은 허이서가 이번에는 또 무슨 기막힌 말을 할지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정신을 차린 듯 고개를 젓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안 먹어요.”

“달달한 거야.”

“그래도 싫어요.”

허이서는 촉촉한 눈동자를 하고 말했다.

“사탕 하나로 달랠 수 있는 나이는 이미 지났다고요, 아빠도 이제 나 어린애 취급하지 마요.”

그때 입구에 서 있는 강태윤을 본 여도준이 그쪽으로 가려 했지만 허이서에게 팔이 잡혀버렸다.

“또 어디 가게요?”

말투에는 원망이 다분했다.

“금방 올 거야.”

여도준이 밖으로 나오자 강태윤이 핸드폰을 그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서희 씨가 아까부터 계속 연락하셨습니다.”

“좀 있다 갈 거야.”

“아까 오정식한테 들어보니까 뭔가를 알고 있는 눈치였습니다, 적어도 도련님께서 허이서 씨 일에는 신경 안 쓴다는 걸 알고 이런 짓들을 저지른 것 같습니다.”

강태윤의 말에 여도준은 차갑게 되물었다.

“이 일이 서희와 관련 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거야?”

조서희 일이라면 한없이 물러지고 그녀가 불을 지른다 해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며 무조건 감싸는 여도준을 알기에 강태윤은 섣불리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여도준은 평온한 눈으로 강태윤을 보며 말했다.

“서희 의심하지마, 병원에서 1년 만에 나온 애가 그런데 신경을 쓸 리가 없잖아.”

“그런 뜻이 아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빠.”

그때 방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여도준은 차오르던 화를 억누르며 문고리에 손을 얹은 채 강태윤을 향해 말했다.

“서희한테 나 내일 아침에 바로 소명시 가야 해서 오늘은 앰버카운티에 안 돌아간다고 전해.”

“네?”

이 말을 자신더러 전하라고 하는 게 좀 이상한 것 같아 강태윤이 다시 물어보려고 했지만 여도준은 이미 방 안으로 들어가고 없었다.

침대에 누워있는 허이서는 박인혁의 말처럼 흥분해있지는 않았고 그냥 정신이 몽롱한 듯 보였다.

“왜 자꾸 불러.”

여도준이 침대에 걸터앉아 허이서는 반려견마냥 그에게로 다가가 그의 무릎을 베고 누우며 말했다.

“아빠, 안 가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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