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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요 며칠 눈에 띄게 기분이 좋아 보이는 허이서에 황정아 참지 못하고 그녀를 놀려댔다.

“남자 맛을 봐서 그런가 얼굴도 좋아졌어.”

“그런 거 아니거든, 오정식이 잡혀서 기분 좋은 것뿐이야.”

허이서는 통장에 들어온 월급을 보며 말했다.

이제는 동생도 많이 나아졌으니 병원비로 나가는 돈도 적어서 이 월급으로 가족들을 먹여 살리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정아야, 오늘은 내가 살게.”

“좋아, 그럼 나도 고맙다는 의미로 선물 하나 줄게.”

황정아는 책상 밑에 두었던 신발 박스를 꺼내며 말했다.

“인터넷에서 산 건데 너랑 나 커플 신발이야.”

신발 박스를 받아든 허이서는 바로 열어봤는데 안에는 굽이 8, 9센티미터쯤은 돼 보이는 하이힐이 들어있었다.

“너도 이런 거야?”

“응, 난 집에서 신어. 섹시하지 않아?”

황정아는 동생을 돌본다고 자기한테는 원체 돈을 쓰지 않는 허이서를 위해 일부러 그녀의 사이즈로 신발을 구매한 것이었다.

“고마워, 정아야.”

“앞으로 인터뷰할 때는 좀 예쁘게 하고 다녀.”

“응.”

영원한 흑막은 존재하지 않듯 이제 힘든 날은 다 지나고 웃을 일만 남았다 여긴 허이서는 저를 진심으로 위해주는 친구에게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여도준이 준 동생의 약은 다음 달까지 먹을 양이었는데 그 약만 빨리 시중에 나온다면 이제 걱정이 없을 것 같았다.

요즘 들어 빠르게 떨어지는 남회시의 기온에 코트까지 꺼내입은 허이서는 새로운 작가의 인터뷰를 마친 뒤 황정아와 밥을 먹고 기사를 마무리하러 회사로 돌아왔다.

밥을 먹고 식당 밖으로 나가려던 허이서는 발을 내디디기도 전에 휠체어 대신 지팡이를 짚고 들어오는 송은호와 부딪힐뻔했다.

그에 허이서는 다급히 고개를 숙이며 옆으로 지나가려 했는데 송은호가 그녀의 팔을 잡으며 말을 걸어왔다.

“오랜만이야.”

“응.”

허이서는 송은호의 다리를 보며 물었다.

“많이 나았나 봐.”

송은호는 허이서의 팔목에서 손을 떼지 않은 채 말했다.

“밥이라도 같이 먹어.”

“난 이미 먹었어.”

“헤어졌어도 친구일 수는 있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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