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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앰버카운티.

밖에서 밤을 보내고 오는 여도준 때문에 심란해서 잠을 설친 조서희가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자 창밖을 보고 있던 김숙희가 다급히 말했다.

“도련님 오십니다.”

김숙희는 조서희의 축 처진 얼굴을 보며 말했다.

“아가씨, 이런 모습 보고 좋아할 남자 없어요, 얼른 좀 웃으세요.”

2층까지 올라오는 소리가 모를 수 없을 정도로 컸지만 조서희는 방안에서 여도준이 문을 열기만을 기다렸다.

“벌써 일어났어? 좀 더 잘 줄 알았는데.”

하지만 그래도 어제 일을 모른 척 할 수 없었던 조서희는 토라진 얼굴로 물었다.

“소명시에 가야 한다며?”

“갑자기 취소돼서 너 보러 온 거야.”

여도준 휠체어 옆으로 가 앉으며 허리를 숙여 조서희를 보며 물었다.

“아침은 뭐 먹을래?”

하지만 조서희는 여전히 굳은 표정으로 대꾸했다.

“나랑 한 약속 지켰어?”

“무슨 약속?”

김숙희가 눈짓을 보내고 있었지만 이 말을 하지 않으면 마음이 계속 불편할 것 같아 조서희는 참지 못하고 말해버렸다.

“허이서 상관 안 하겠다는 약속.”

“또 누구한테서 들은 건데.”

“어제 라운지에 간 내 친구가 백마 탄 왕자가 공주님을 구하는 모습을 봤대.”

여도준은 셔츠 단추를 살짝 풀어헤치고는 휠체어에 손을 올리고 말했다.

“어제 내가 안 구했으면 허이서는 거기서 죽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 뭐 인류애 같은 마음에서 도와준 거야?”

이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묻는 사람은 처음이라 여도준도 한숨을 쉬며 말을 이었다.

“오정식은 한 집안을 풍비박산 낸 사람이야, 난 허이서가 하는 게 옳은 일이라고 생각해.”

조서희는 손톱을 괴롭히며 계속해서 물었다.

“어제 둘이 같이 잔 거야?”

“허이서가 약을 잘못 먹어서 의사 불러서 치료해 준 게 다야.”

그 말에 분노가 더욱더 치밀어오른 조서희는 마지막 이성이 끊기는 소리와 함께 하고 싶었던 말을 속사포로 뱉어냈다.

“무슨 약을 먹었는데? 그래서 둘이 같이 침대에서 뒹굴었니?”

조서희의 행동에 여도준이 미간을 찌푸리며 몸을 일으키자 지켜보던 김숙희가 다급히 조서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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