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이서는 두 무릎을 꿇은 채 허승아의 곁으로 다가갔다. 패닉에 빠진 허이서는 허승아를 일으키려고 했다.“승아야, 나... 나 놀라게 하지 마.”허승아는 온몸에 경련을 일으켰고 레스토랑 안의 손님들은 그 모습을 먹고 겁을 먹었다.허이서는 허승아를 꼭 끌어안았고 허승아는 어렴풋이 말했다.“언니, 살려줘... 다른 사람들이... 이런 내 모습을... 보지 못하게 해줘.”허승아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은 처음이었다. 허이서는 옆에서 멍하니 서 있는 직원을 바라보았다.“구급차 불러주세요. 어서요.”그들의 곁으로 남녀 한 쌍이 지나갈 때, 허승아는 더 심하게 경련을 일으키면서 눈을 뒤집으며 입에 흰 거품을 물었다.여자는 혐오스럽다는 듯 코와 입을 막았다.“뭐야, 역겹게.”허이서는 서둘러 겉옷을 벗어서 허승아의 얼굴을 가려주려고 했다.이때 남자의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혀 깨물지 않게 신경 써.”여도준이 말을 마치자마자 허승아의 치아가 주체할 수 없이 힘껏 맞물리는 게 보였고, 허이서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손을 뻗었다.순간 날카로운 통중과 함께 허이서의 살갗이 찢어졌다. 허승아는 허이서의 손가락을 힘껏 깨물었고 허이서는 통증 때문에 잠깐 눈앞이 아찔했지만 그럼에도 서둘러 허승아를 꼭 끌어안았다.“승아야, 괜찮아. 금방 지나갈 거야.”두 자매는 한 명은 누워있고 한 명은 무릎을 꿇은 채로 한껏 웅크리고 있었다.구차하고 무력하게, 절망적인 모습으로 말이다.가만히 앉아 있는 여도준은 빛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차갑고도 고귀해 보였다.식욕이 사라진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곳을 벗어나려고 했는데 허이서가 그 모습을 보고 용기를 내어 말했다.“여도준 씨, 제발, 제발 약 좀 주시면 안 될까요?”허이서의 시야에서는 남자의 눈가와 미간을 스치는 한기만이 보였다.“허이서, 약자라고 해서 모든 행동이 정당화되는 건 아니야.”애원하는 방법이 먹혔다면 동운 제약 앞에는 사람들이 줄지어서 무릎을 꿇었을 것이다.허승아가 구급차에 탔을 때 그녀의 곁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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