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추위를 좀 타서 숄을 걸친 다음, 사람이 적은 구석에 가서 앉으며, 종업원에게 따뜻한 물 한 잔을 달라고 했다.경매장에는 화려한 등불이 켜져 있었고, 무척 눈이 부셨다.사랑은 C시에서 아주 잘나가는 거물들을 많이 보았다.‘강세영도 대단하네, 이런 분들을 초대했다니.’사실 사랑은 처음에 주얼리 디자인을 전공했는데,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선생님을 따라 각 대회에 참가했다. 세영은 그녀와 같은 학교, 같은 전공을 선택했고, 그저 학급과 교수님이 달랐다.매년의 디자인 대회는 신인들이 얼굴을 내밀 수 있는 곳이었다. 그해 사랑은 자신의 작품을 제출하기 전에, 교수님이 보낸 최고의 디자인 대상을 보았다. 그 그림은 그녀의 컴퓨터에 있는 내용과 거의 똑같았다.그것을 본 순간, 사랑은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교수님은 세영이 디자인상을 받은 작품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심지어 그녀를 천재라고 했다.사랑은 그 그림을 보고 머릿속이 좀 혼란스러웠다.“이게 강세영의 작품이라고요?”교수님은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그래, 너도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니? 특히 생기가 있어. 이미 오랫동안 이렇게 대단한 신인이 나타난 적이 없는데.”사랑은 자신의 기억이 잘못된 줄 알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자신의 작품이 왜 세영의 것으로 됐겠는가?그녀는 한 달 넘은 시간을 들여서야 이 작품을 설계했는데, 그동안 무수히 많은 원고를 쓰레기통에 버렸다.아직 어떻게 된 일인지 몰랐을 때, 세영은 재빨리 사랑을 찾아왔다. 그녀는 자신이 훔쳤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고, 단지 사랑에게 출세할 기회를 주고 싶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 했다.사랑은 자신의 컴퓨터가 영문도 모른 채 해킹당한 적이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녀는 컴퓨터를 들고 수리하러 갔다가, 천신만고 끝에 디자인 원고를 되찾았다.‘아마 그때부터 강세영은 이 일을 계획하고 있었을지 몰라.’자신의 말을 믿어주는 사람이 전혀 없었기에, 사랑도 나설 방법이 없었다. 그녀는 유력한 증거조차 내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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