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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사과해

사랑은 추위를 좀 타서 숄을 걸친 다음, 사람이 적은 구석에 가서 앉으며, 종업원에게 따뜻한 물 한 잔을 달라고 했다.

경매장에는 화려한 등불이 켜져 있었고, 무척 눈이 부셨다.

사랑은 C시에서 아주 잘나가는 거물들을 많이 보았다.

‘강세영도 대단하네, 이런 분들을 초대했다니.’

사실 사랑은 처음에 주얼리 디자인을 전공했는데,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선생님을 따라 각 대회에 참가했다. 세영은 그녀와 같은 학교, 같은 전공을 선택했고, 그저 학급과 교수님이 달랐다.

매년의 디자인 대회는 신인들이 얼굴을 내밀 수 있는 곳이었다. 그해 사랑은 자신의 작품을 제출하기 전에, 교수님이 보낸 최고의 디자인 대상을 보았다. 그 그림은 그녀의 컴퓨터에 있는 내용과 거의 똑같았다.

그것을 본 순간, 사랑은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교수님은 세영이 디자인상을 받은 작품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심지어 그녀를 천재라고 했다.

사랑은 그 그림을 보고 머릿속이 좀 혼란스러웠다.

“이게 강세영의 작품이라고요?”

교수님은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래, 너도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니? 특히 생기가 있어. 이미 오랫동안 이렇게 대단한 신인이 나타난 적이 없는데.”

사랑은 자신의 기억이 잘못된 줄 알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자신의 작품이 왜 세영의 것으로 됐겠는가?

그녀는 한 달 넘은 시간을 들여서야 이 작품을 설계했는데, 그동안 무수히 많은 원고를 쓰레기통에 버렸다.

아직 이 일을 똑똑히 파악하지 못할 때, 세영은 재빨리 사랑을 찾아왔다. 그녀는 자신이 훔쳤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고, 단지 사랑에게 출세할 기회를 주고 싶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 했다.

사랑은 자신의 컴퓨터가 영문도 모른 채 해킹당한 적이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녀는 컴퓨터를 들고 수리하러 갔다가, 천신만고 끝에 디자인 원고를 되찾았다.

‘아마 그때부터 강세영은 이 일을 계획하고 있었을지 몰라.’

자신의 말을 믿는 사람이 전혀 없기 때문에, 사랑도 나설 방법이 없었다. 그녀도 그 어떤 유력한 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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