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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남자를 빼앗았으니까요

사랑은 태경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날카로운 시선으로 자신을 쳐다봐도, 그녀는 여전히 태연자약했다.

사랑은 담담하게 엄수인을 바라보았다. 마흔에 가까운 여자는 마치 30대 초반처럼 보였다. 얼굴은 놀라울 정도로 예쁘게 생기진 않았지만, 기질이 아주 부드러웠고, 사람들로 하여금 방비하는 것을 잊게 했다.

엄수인을 처음 만났을 때, 사랑은 병원에 있었고, 병실 안에는 생사를 알 수 없는 남청연이 누워있었다.

엄수인은 문밖에서 유리창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며, 가식을 떨었다.

“어머 불쌍해라.”

남씨 가문의 사람들은 거의 다 죽었고, 사랑의 삼촌도 경제 범죄로 감옥에 들어갔다. 강남복은 그런 사랑을 C시로 데리고 갔다.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진심으로 원해서 그런 게 아니라, 남들 손가락질을 받을까 봐 억지로 자신을 키웠단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엄수인은 강남복 앞에서 사랑을 비난하지 않았다. 다만 뒤에서 은근히 강남복에게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

“사랑이 오늘 또 울었어. 아마도 가족이 그리운 것 같아.’

사랑은 줄곧 남씨 가문의 사람들과 아주 친했다.

강남복은 양심에 찔리는 일을 해서, 그 사람들을 가장 싫어했고, 이름조차 듣고 싶지 않았다.

엄수인이 아무렇게 한 말 때문에, 사랑은 강남복에게 뺨을 두 대나 맞았다.

“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이미 죽었고, 네 삼촌도 이미 감옥에 들어갔어. 정말 그 사람들이 그렇게 보고 싶으면, 너도 그냥 죽어. 내 앞에 와서 재수 없게 굴지 말고.”

사랑도 그때 겨우 열 몇 살이었고, 나이가 아직 어렸다. 그녀는 강남복 앞에서 울지도 않고, 아픔을 참으며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했다.

울고 보채고, 또 강남복과 말다툼하면 엄수인의 함정에 걸려들 뿐이었다.

그때 사랑은 강남복이 매달 주는 생활비를 받아서 남청연의 병원비를 내야 했다.

그녀는 전에 엄수인에게 고개를 숙인 적이 없었기에, 지금은 더욱 그럴 리가 없었다.

사랑은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웃었다.

“엄 여사님, 나이가 드셔서 치매라도 걸리셨나 봐요? 절 오해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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