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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사랑 따위 없으니까

태경은 똑똑한 사랑이 무척 마음에 들었고, 가끔 애교를 부리는 그녀가 좋았다.

그는 눈앞의 정교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간드러진 웃음은 진심이 아닌 짜낸 웃음이었지만, 이곳의 많은 사람들보다 훨씬 아름다웠다.

“앞으로 그 사람들 건드리지 마.”

태경은 다른 말을 하지 않고 이 한마디만 했다.

사랑은 바늘이 가슴을 찌르는 것 같았지만, 이 정도 따끔함은 무시할 수 있었다. 그녀는 점차 웃음을 거두며, 진심인 듯 농담인 듯 입을 열었다.

“제가 어찌 감히 엄 여사님을 건드리겠어요? 기어코 저를 찾아와서 귀찮게 구셨잖아요.”

태경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강 비서는 피할 줄도 모르는 거야?”

사랑이 말했다.

“제가 눈에 거슬리니까, 저를 해치려는 거잖아요. 그럼 어떡해도 피할 수 없죠.”

사랑은 다정하게 태경의 팔을 안으며 다시 웃었다.

“차라리 대표님이 가셔서 엄 여사님에게 직접 말씀드려요. 저와 대표님은 그저 계약 부부일 뿐이란 것을. 그럼 엄 여사님도 저를 봐줄지도 몰라요.”

말을 끝내자, 태경은 줄곧 침묵에 잠겼다.

엄수인이 그렇게 유치하고 지루한 사람이 아니라서, 사랑을 괴롭힐 리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단지 이 일을 마음에 두지 않았는지,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랑은 오늘 기분이 정말 좋지 않았기 때문에, 태경의 앞에서 말할 때, 더 이상 주의하지 않았다. 물론 누구에게 불쾌감을 주고 싶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만약 엄 여사님이 오늘 절 봐주지 않는다면, 대표님께선 절 도와줄 건가요?”

태경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엄 여사님과 내가 무슨 관계가 있지?”

“강세영 씨가 슬퍼할까 봐 걱정하는 거잖아요.”

태경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사랑의 턱을 들어 올렸다.

“넌 항상 세영과 비교하길 좋아하더라.”

그가 이렇게 말하자, 사랑은 그제야 자신이 늘 세영과 비교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남편이 바람난 조강지처도 아니고, 이러면 안 돼, 강사랑. 난 이런 사람으로 되고 싶지 않아.’

사랑은 더 이상 웃지 않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태경은 무척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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