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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으니까

이혼을 하든 말든 사랑은 상관없었다. 지금 이혼하는 것과 2년 후에 이혼하는 것도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물론 그렇게 되면, 사랑은 다른 방법을 생각해서 남청연의 병원비를 해결해야 했다. 다른 일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을 것이다.

사랑은 곰곰이 생각해 보더니, 태경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만약 이혼을 하고 싶다면, 난 상관없거든요.”

그녀는 무조건 계약을 앞당겨 종료하는 것을 협조할 수 있었다. 태경이 계약서의 규정에 따라 상응하는 위약금을 배상하기만 하면 된다.

사랑은 자신이 말을 마친 다음, 태경의 안색이 더욱 어두워진 것을 발견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표정은 무척 차가웠다.

줄곧 태경의 변덕스러운 기분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사랑은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완곡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물론, 앞당겨 종료한다면, 나에도 배상금이 있는 거 맞죠?”

사랑은 행여나 태경이 화가 나서 약속을 번복할 봐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녀는 이제야 태경이 왜 감정이 없는 거래를 하기 좋아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확실히 간단하고 편리했다. 앞으로도 번거로움이 없을 것이고, 그저 충분한 돈만 있으면 된다.

태경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사랑을 쳐다보더니 냉소를 지었다.

“강 비서, 나한테서 배상금을 충분히 받지 못한 거야?”

이 말이 나온 순간, 사랑은 가슴이 아팠다. 정말 각박하고 매정한 남자였다.

태경은 인정사정 없이 말했고, 사랑은 시간이 좀 걸려서야 다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녀는 좀 초라해 보였는데, 생각해 보면 태경의 말도 틀리지 않았다.

‘난 이미 심태경에게서 적지 않은 배상금을 받은 것 같아. 아이를 지우면서, 천만 원 넘은 돈을 받았잖아’

사랑은 마음이 이미 마비되어 더 이상 통증을 느끼지 못했지만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은 욕심이 많은 법이죠. 돈이 많다고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태경은 손으로 사랑의 턱을 잡으며, 좁고 긴 눈을 살짝 들어올렸다. 그리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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