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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Chapter 301 - Chapter 310

920 Chapters

제301화

온다연은 잠시 침묵한 후 가볍게 입술을 움직였다.“아무 일도 아니에요, 그냥 생각나서 전화 한 통 했을 뿐이에요. 아저씨한테 안 전해도 돼요. 그럼 저는 이만...”전화를 끊고, 그녀는 다시 천천히 호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차로는 고작 10분 정도의 거리였지만, 걸어서 가자니 시간이 생각 밖으로 오래 걸렸다.눈은 점점 많이 내렸다. 가슴 속에 뚫린 구멍도 점점 커지는 것 같았다. 차가운 바람은 일부러 그녀를 괴롭히려는 듯 구멍을 향해 몰아쳤다.호텔 정문에 거의 도착했을 때, 온다연은 몇 대의 검은색 승용차가 천천히 나오는 것을 보았다. 어두운 환경 속에서도 그중 한 대가 유강후의 차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회사에 있는 줄 알았더니... 벌써 호텔에 돌아온 거야? 그렇다면 나은별 씨는 호텔에서 전화를 받은 건가? 샤워도 호텔에서 했다는 말이네. 뭐가 그렇게 급하다고.’온다연은 그림자 속에 서서 열린 차창 너머로 차 안에 있는 사람들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남자는 냉정하고 고귀한 분위기를 풍겼고 여자는 달콤하고 우아했다.정말이지, 그들은 빛나는 한 쌍으로 늘 햇빛 속에 서 있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었다.반면 그녀는 어둡고 초라한 구석에 숨어서 살아가야 할 한낱 들풀에 불과했다.이때 차 안에 있던 나은별의 시선이 그녀 쪽으로 스쳐 지나갔다. 마치 그녀를 발견한 듯 나은별은 차가운 기운을 뿜어내며 그녀를 바라봤다.나은별은 몸을 살짝 앞으로 기울여 유강후의 시선을 막고 차창을 올렸다. 온다연의 시선을 차단하는 동시에 두 사람의 세계를 완전히 갈라놓은 것처럼 보였다.온다연은 눈보라 속에 서서 멀어져가는 차를 바라보았다. 유강후와 함께했던 모든 일이 마치 꿈처럼 느껴졌다. 두 사람의 신분 차이를 생각했을 때, 유강후가 그녀를 의도적으로 찾아주지 않았다면 절대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차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그녀는 멍하니 서 있었다. 그리고 한참 후에야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 호텔로 돌아갔다.호텔에 들어서자, 지배인이 그녀를 알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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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화

자그마한 곰돌이. 유강후의 프로필 사진은 자그마한 곰돌이였다.그는 온다연이 좋아하는 줄 알고 바꾼 것이다. 지난번 그에게 선물한 커프스 단추도 귀여운 곰돌이 모양이었기 때문이다.그건 그녀가 처음으로 선물해 준 물건이다. 하도 귀해서 아직 써보지도 못했다. 사진으로 찍어서 혼자 감상하던 중 보면 볼 수록 마음에 들어서 프로필 사진으로 해놨다.그날로 SNS는 난리가 났다. 오전 사이로 유재성까지 전화가 와서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냐고 물었다. 그렇게 영원을 지나가는 길에 회사까지 찾아왔다.더욱 시끄러운 건 한이준이었다. 그는 유강후가 납치라도 당한 줄 알고 수십 통의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했다.유강후는 다시 한번 프로필 사진을 클릭했다. 얌전한 모습이 온다연과 많이 닮아 있었다. 이렇게 귀여운 걸 사람들은 왜 유난인지 이해가 안 갔다.그는 핸드폰 넘어 곰돌이를 쓰다듬다가 이권에게 문자를 보냈다.[다연이는 뭐 하고 있어?]이권은 금방 답장을 보냈다.[침실에 계셔서 뭐 하는지는 모르겠어요. 들어간 지 세 시간이 됐는데, 제가 노크해서 확인할까요?][됐어. 잠들었을 수도 있으니까 그냥 내버려둬. 밖에 나오면 나한테 문자 보내고.][네, 알겠습니다.]유강후는 핸드폰을 거두고 창밖을 바라보며 덤덤하게 말했다.“기사한테 널 데려다주라고 할게.”이 말은 나은별한테 하는 것이었다. 나은별은 불만스럽다는 듯이 말했다.“그 잠깐 같이 있는 것도 안 돼? 아버님이 가시자마자 날 쫓아내는 거야? 강후야, 너 저기 기억해? 진수도 있을 때 우리 자주 갔었잖아. 네 18살 생일도 저기서 보냈어.”나은별은 고개를 숙였다. 그러고는 말을 이었다.“실은 나 어제 꿈에 진수가 나왔어. 너랑 진수가 같이 바다에 빠지는 꿈이었어...”그녀는 말을 잇지 못했다. 다시 머리를 들었을 때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강후야, 나 진수 보고 싶어. 곧 진수 생일이잖아. 우리 저기라도 가보면 안 돼?”옛친구가 언급되자 유강후는 침묵에 잠겼다. 그는 한진수의 희생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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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온다연은 한참 후에야 전화를 받았다. 그러나 전화 건너편에서는 그녀의 숨소리만 들렸다. 유강후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혼자 호텔에 돌아갔어?”“네. 아저씨는... 가족분이랑 같이 있어요?”핸드폰을 사이 두고도 유강후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도 화가 나 있어서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온다연은 혼자 호텔에 돌아갔다. 문자도 전화도 하지 않고 말이다. 그녀는 10살도 아닌 20살이었다. 그런데도 철없이 연락하지 않는 건 이해가 안 됐다.그는 완전히 잊었다. 온다연이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를 말이다. 그녀는 뭐든 혼자 하는 데 익숙해졌다. 그래서 어떤 일에서는 이기적인 것처럼 보이는 선택도 한다.유강후는 핸드폰을 꽉 잡으며 말했다.“난 친구랑 같이 있어. 저녁에 늦게 돌아갈 거야. 룸서비스 시킬 테니까 그거 먹고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온다연은 짧게 대답만 할 뿐 별다른 말은 없었다.이때 나은별이 갑자기 웃으면서 끼어들었다.“다연 씨예요? 나 강후랑 같이 있어요. 전에 자주 가던 식당에 갈 건데, 다연 씨도 같이 갈래요?”그녀가 말을 마치자마자 온다연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목적을 달성한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다연 씨도 여기 있었어? 왜 한 번도 못 봤지?”“응.”유강후는 대답 아닌 대답을 했다. 그는 다른 사람과 온다연의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그들 사이에 끼어드는 건 질색이었기 때문이다.그러자 나은별의 눈빛이 약간 어두워졌다. 그는 온다연과 통화하던 유강후의 말투가 아주 거슬렸다. 함께 자란 사이이니,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잘 알았다.유강후는 태생이 냉랭한 사람이다.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간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러나 조금 전에는 그가 먼저 온다연의 상황을 알아봤다. 심지어 늦게 돌아간다는 설명과 함께 저녁 식사도 챙겨줬다.사실 나은별은 괘 오래전부터 두 사람 사이에 무언가 있는 것 같았다. 성인 남녀가 함께 살면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유강후가 누군가에게 이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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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온다연은 그저 며칠 누리고 싶었을 뿐이다. 그러나 하루도 채 되지 않아 나은별이 등장했다.잠시 앉아 있던 그녀는 또다시 비밀 계정에 로그인했다. 오전에 올린 글은 벌써 꽤 화제가 되고 있었다.지금쯤 이효진은 스팸 전화와 문자에 꽤 골치를 앓고 있을 것이다. 온다연에게 했던 일을 그대로 돌려받는 셈이다. 이 생각에 온다연은 속이 후련했다.이효진에 관한 글을 잠시 보던 그녀는 결국 참지 못하고 한 계정을 클릭했다. ‘별&강’이라는 계정이었다.몇백 명의 팔로워가 있는 이 계정은 나은별의 비밀 계정이었다. 이걸 찾으려고 온다연은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른다.이 계정은 꽤 오래전에 만들어졌다. 올린 것은 자잘한 일상생활이었다. 그 속에는 유강후의 그림자도 볼 수 있었다.지난번에 올린 사진은 반지를 끼고 있는 나은별의 손이었다. 반지에 새겨져 있는 자그마한 Y는 모든 걸 설명했다.이번에 다시 확인하니 계정의 프로필 사진은 곰돌이로 변해 있었다. 유강후의 프로필 사진과 똑같았다.온다연은 또다시 가슴이 아팠다. 프로필 사진을 바라보면서는 한 가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커플 프로필 사진이겠지.’잠시 후에야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그만 보려고 했다. 그러다가 나은별이 또 무언가 올린 것을 발견했다.두 사람이 깍지 낀 손을 찍어 올린 사진이었다. 약간 희미하기는 했지만 남자의 중지에 은색 반지가 있는 것은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다음 사진에서 두 견지의 옷은 마구잡이로 침대 위에 널브러져 있었다. 곁에는 힘줄이 튀어나온 팔뚝이 보였다.온다연의 머릿속에는 자동으로 유강후와 나은별의 모습이 떠올랐다. 자신이 봤던 유강후의 모습을 나은별도 똑같이 봤을 것 같았다.원래는 달콤하기만 했던 기억이 비수가 되어 그녀의 심장에 꽂혔다. 그녀는 참다못해 결국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걸었다.전화 건너편에서는 나은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다연 씨, 강후는 샤워 중이에요. 무슨 일이에요?”목소리 중에는 신음도 들렸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안 봐도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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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남자는 방에 잘못 들어왔다. 그는 나가려다 말고 잠든 온다연을 발견했다.물안개 속에서 자그마한 몸집은 의자에 완전히 담겼다. 비단 같은 머리카락은 몸의 절반을 가리고 있었다.남자는 그녀를 발견한 순간 시선이 완전히 꽂혔다. 공기 중에 드러난 하얀 다리와 의자 아래로 툭 떨어진 손은 특히 매력적이었다.작은 덩치가 그렇게 위협적이지도 않아서 쉬운 인상을 줬다. 남자는 마른침을 삼키며 그녀의 몸을 훑어봤다. 얇은 발목은 한 손으로 잡힐 것 같았다. 그 생각에 몸에는 점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남자는 예쁜 여자를 수도 없이 봐왔다. 그러나 얼굴을 보기 전에도 마음이 끌리는, 정확히 몸이 끌리는 사람은 처음이었다.이곳은 VIP 온천탕이었다. 이곳에 있는 사람은 쉽게 건드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지만, 그걸 망각할 정도로 온다연이 아름다웠다.그는 휘청거리며 온다연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조명 아래에서 그녀의 피부는 유독 하얗게 빛났다. 젖은 머리카락 몇 가닥이 얼굴에 붙어 있었는데, 그마저도 마음을 일렁이게 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벌써 온다연이 울며 애원하는 모습으로 가득했다.가장 놀라운 것은 얇은 몸집에 어울리지 않는 볼륨이었다. 곁으로 누워서 드러난 얇은 허리 라인도 당장이라도 손을 뻗어 잡고 싶게 했다.남자는 상상하기 시작했다. 이 얇은 허리를 잡힌 채 자신에게 매달리는 온다연을 말이다. 취기가 가시지 않는 머리는 오로지 본능에만 의지했다.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한평생 가장 후회할 결정을 했다. 그는 결국 온다연에게 손을 뻗기로 했다.이제는 그녀가 누구든지 상관없었다. 정 안 되면 결혼으로 해결할 생각이었다. 영원에 그가 얻지 못할 여자는 없다고 자부했기 때문이다.결정을 내린 그는 주저 없이 온다연의 위로 올라타 얼굴에 마구 입을 맞췄다. 한순간 잠을 깬 온다연의 시선에 들어온 것은 낯선 남자의 얼굴이었다.온다연은 무의식적으로 반항하기 시작했다. 남자는 그녀의 손을 포박하며 위로했다.“괜찮아. 괜찮아. 살살할게. 내가 진짜 좋아서 그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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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남자는 강압적으로 온다연의 손을 잡고 입을 맞추려고 했다. 그때마다 온다연은 머리를 박았다. 이제는 그녀마저 어지러울 정도였다. 머리에서 흘러나온 피는 시선을 완전히 가렸다.그녀는 기회가 될 때마다 몸을 일으켜 도망가려고 했다. 그러나 남자는 그녀의 다리를 잡으면서 못 가게 했다. 그녀가 반항할수록 더 흥분하는 모습이었다.남자가 다리를 잡아당기자 그녀는 그대로 쓰러졌다. 그러자 남자는 또다시 위로 덮쳐왔다. 키스를 퍼부으며 그는 쉬지도 않고 중얼거렸다.“역시 난 당돌한 게 좋아. 도망가지 마. 어차피 도망도 못 갈 테니까. 내가 원하는 모든 걸 해줄게.”거친 키스에 온다연은 입술이 다 찢어졌다. 그녀는 다리를 허우적대며 남자의 머리채를 잡았다.그럴수록 남자는 더 흥분해서 입술을 비벼댔다. 술 냄새로 가득한 혀가 입안을 휘젓자, 그녀는 급기야 헛구역질하기 시작했다.남자의 손은 그녀의 몸을 마구 만져댔다. 그녀는 반항하다가 손이 먼저 풀려났고, 그러다가 차가운 감촉의 물건을 잡았다. 확인하니 과일과 함께 놓여 있던 과일칼이었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칼을 휘둘러 남자의 등을 찔렀다. 칼이 살을 가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도 잠시 그는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잠시 휘청거리다가 힘없이 툭 쓰러졌다.온다연은 넋을 잃었다. 급소를 찌른 것인지 피는 무서운 속도로 흘러나왔다. 그녀는 사람을 죽여 본 적 없다. 칼로 사람을 찌르는 것도 처음인지라, 겁에 질려 온몸이 덜덜 떨렸다.몸을 일으키고 싶었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서 그럴 수 없었다. 그 사이로 피는 더욱 많이 흘러나와 바닥을 흥건하게 적셨다.‘이 사람 죽은 건가? 내가 사람을 죽였어?’그녀의 머릿속은 백지장이 되었다. 순간 호흡하는 것도 잊을 정도였다.피가 그녀의 발끝에 닿을 때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는 애써 진정하며 두리번거리다가 핸드폰을 발견했다.핸드폰을 주워 든 그녀는 유강후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결음이 들려오는 몇 초가 몇 세기는 되는 것처럼 길게 느껴졌다.곧이어 유강후의 목소리가 들려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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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화

유강후는 핸드폰을 꽉 잡은 채 기사에게 말했다.“최대한 빨리 운전해 주세요.”이때 적신호가 켜졌다. 유강후는 어두운 안색으로 말했다.“신호등 신경 쓰지 말고요.”다행히 거리에 차가 없어서 차는 최대속으로 호텔까지 갈 수 있었다.호텔 로비에 들어가자, 이권과 지배인이 보였다. 지배인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온다연 씨는 온천탕에...”유강후는 지배인의 말을 마저 듣지도 않고 말했다.“데려다줘요! 당장!”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유강후는 모든 것이 납득되었다.온다연은 처참한 몰골로 구석에 웅크려 있었다. 얼굴에는 이마에서 흘러나온 피가 그대로 말라붙어 있었다. 겉으로 드러난 피부에는 붉은 자국도 가득했다.중간에는 등에 칼이 꽂힌 남자가 쓰러져 있었다. 출혈 정도로 봤을 때 아직 살아 있기는 한지 판단이 되지 않았다.유강후의 눈빛에는 순간 살기가 맴돌았다. 그는 외투를 벗어서 온다연에게 걸쳐주고는 품에 꼭 끌어안았다.“이제 다 괜찮아. 나한테 기대.”그는 이토록 신경 썼는데도 문제가 생길 줄 몰랐다. 그것도 호텔 내부에서 말이다.온다연의 눈빛에는 이제야 약간의 빛이 돌았다. 그녀는 힘겹게 입을 열어서 겨우 목소리를 냈다.“제가 사람을 죽였어요... 저 사람이 갑자기 들어와서 물고 뜯고 옷을 찢어서... 그래서 칼로 찔렀어요. 피가 너무 많이 나요. 저 사람 죽을까요?”유강후는 그녀를 더욱 꽉 끌어안았다. 그리고 위로하듯이 얼굴에 뽀뽀했다.“괜찮아. 안 죽었으면 내가 죽일 거니까. 무서워할 필요 없어. 내가 널 지키지 못해서 일어난 일이야. 이제 내가 처리할게. 넌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그는 온다연의 몸이 벌벌 떨리는 것을 선명하게 느꼈다. 그래서 훌쩍 안아 올리며 어린아이를 달래듯이 등을 토닥였다.“죽어도 싼 놈이니까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 안심하고 자. 잠들었다가 일어나면 일이 다 해결되어 있을 거야.”뒤따라 들어온 이권은 남자의 생사를 확인하고 말했다.“이 사람 아직 살아 있어요. 이제 어떡할까요?”유강후는 말없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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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화

“오늘 일어난 일은 호텔 측의 과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임 지배인. 오늘 연회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아요.”유강후가 문을 나설 때까지 매니저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대표님은 무슨 뜻으로 하신 말씀인가요? 전 잘 모르겠어요.”이권이 답했다.“호텔을 봉쇄하세요. 오늘 연회에 참석한 분들한테 곧 큰 문제가 생길 겁니다. 여유로운 날도 이제 끝났어요.”지배인의 얼굴은 더 창백해졌다. 그는 바닥에 쓰러진 오윤호를 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이 사람은 어떻게 할까요?”이권은 오휸호에게 다가가 발로 가볍게 차며 동정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차라리 지금 죽는 게 나았을 텐데, 참 불쌍하죠. 아무래도 대표님이 직접 나설 작정이니까 구급차 불러줘요. 죽으면 큰일 나요.”잠시 후, 호텔 입구에 수많은 경찰이 모여들었다.영원에서 이름 있는 인물들은 줄줄이 끌려 나갔다. 아무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다. 다만, 어떤 실세를 잘못 건드려서 체포된 것만은 분명했다.스위트룸 안에서, 유강후는 온다연을 조심스럽게 욕조에 담갔다.욕조에서 그녀의 목욕 가운을 벗겼을 때, 그의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의 팔, 가슴, 목, 그리고 다리에는 수많은 자국이 남아 있었다.입술도 터지고, 이마에서는 계속 피가 흐르고 있었다. 등은 심하게 긁혔다. 그녀가 얼마나 필사적으로 저항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유강후는 눈을 감고 깊이 숨을 들이쉬며 마음속에서 피어오르는 분노를 억눌렀다. 그는 부드러운 수건을 들고 온다연의 몸을 조심스럽게 닦기 시작했다.온다연의 눈에는 초점이 없었다. 그녀는 그의 옷깃을 꼭 쥔 채 놓지 않았다. 유강후가 씻겨주는 동안에도 그녀는 아무런 저항 없이 완전히 그에게 맡겼다.온몸을 깨끗이 닦고 나서야 온다연은 가볍게 말했다.“더러워요, 더 씻어줘요.”유강후는 그녀의 얼굴에 입을 맞추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안 더러워. 세상에서 우리 다연이가 제일 깨끗해.”온다연의 목소리는 여전히 공허했다.“아니에요. 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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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화

유강후의 강렬한 입술과 혀가 그녀의 입안을 휩쓸었다. 마치 그녀가 싫어하는 모든 것을 없애버리려는 듯했다.한참이 지나서야, 유강후는 그녀를 놓아주었다. 그는 그녀의 볼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또 이마에 입술을 대며 말했다.“더럽지 않아. 이제 깨끗해졌어.”온다연은 여전히 세면대 모서리를 꽉 잡고 놓지 않았다.“아니에요. 몸은 더러워요. 더 씻을래요.”유강후는 그녀의 생기를 잃은 눈에 부드럽게 키스하며 속삭였다.“더럽지 않다니까. 내가 씻겼는데 그것도 모를까.”온다연은 그의 말을 듣지 못한 것처럼 카운터에서 내려와 천천히 거울 앞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오윤호에게 당한 흔적들을 응시하더니, 갑자기 세면대 위에 있는 칫솔을 집어 들었다.뽀각 소리와 함께 칫솔이 두 동강 났다. 그녀는 끊어진 칫솔로 목에 가득한 붉은 자국을 힘껏 긁어내기 시작했다.유강후가 급히 칫솔을 빼앗았을 때, 온다연의 하얀 목에는 이미 여러 개의 상처가 생겨 있었다. 그는 그녀의 목에 난 상처를 보고 가슴이 아파 숨조차 쉴 수 없었다.온다연의 몸에 난 모든 상처는 그에게 평생 잊지 못할 고통을 남겼다. 그것은 그가 그녀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증명이자 치욕이었다.온다연은 그의 영역에서 상처받고 모욕당했다. 이 일과 관련된 사람들은 반드시 백 배, 천 배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그는 그녀를 안아 올려 세면대 위에 앉혔다. 목에 맺힌 핏방울들을 부드럽게 입술로 닦아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착하지. 이제 더럽지 않아. 내가 깨끗하게 씻겼어.”온다연은 생기 없는 눈으로 그의 가슴에 머리를 기댄 채 거의 들리지 않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더러워요. 그냥 피부를 찢어내서 새 피부가 자랐으면 좋겠어요.”짧은 그 한마디가 유강후의 손에 핏줄이 돋게 했다.그녀를 괴롭혔던 사람들 모두, 한 명도 빠짐없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그는 천천히 그녀의 피부 위에 남겨진 붉은 자국들에 입 맞추기 시작했다. 자신이 만든 자국으로 이전의 흔적을 덮으려는 듯이 말이다.오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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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0화

온다연의 피부는 너무나도 얇아서 마치 가장 얇고 섬세한 도자기 조각처럼 조금만 건드려도 부서질 것만 같았다.유강후는 그녀를 조용히 바라봤다. 매 초마다 오윤호를 죽이고 싶은 마음이 점점 강해졌다.오랜 시간이 흐른 후, 온다연이 가늘게 속삭였다.“구월이는 어디 있어요?”이때 온다연의 머리카락은 이미 말라 있었다. 유강후는 드라이기를 정리한 후,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말했다.“내일 데려올게, 괜찮지?”온다연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무표정한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았다. 유강후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자, 이제 자자. 자고 일어나면 내일은 괜찮아질 거야.”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약품 상자에서 알약 하나를 꺼내 미지근한 물과 함께 온다연에게 먹였다.잠시 후, 온다연은 마침내 눈을 감았다. 유강후는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방을 나섰다.이권은 이미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유강후의 눈빛에 맺힌 살기에 깜짝 놀랐다가 말했다.“오상엽 씨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표님을 뵙고 싶다고요.”유강후의 몸에서 냉혹한 기운이 서서히 퍼져나갔다.“죽고 싶어서 환장한 모양이네.”이권은 이전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유강후의 살기에 적지 않게 당황했다. 그는 감히 유강후의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낮게 대답했다.“옆방에 모셨습니다. 한 번 만나보시겠습니까?”유강후는 아무 표정 없이 손가락에 끼고 있던 반지를 돌리며 차갑게 말했다.“응.”옆방의 스위트룸에서 영원의 부동산 대부 오상엽은 극도로 초조하게 방안을 서성거렸다. 그의 아들 오윤호가 큰 문제를 일으켰고, 지금 어디 있는지도 모른 채 그저 붙잡혀 있다는 소식만 들려왔다.오늘 밤 연회에 참석했던 사람들까지 모두 경찰서에 구금된 상황이다. 전화로만 듣고는 사기가 아닌지 의심할 정도였다.연회의 참석자는 대부분은 영원에서 이름난 인물들이었다. 그런데 오윤호 때문에 전부 구금됐다는 것이다. 나중에 이들이 무사히 풀려나온다고 해도, 오씨 가문과 척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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