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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온다연은 그저 며칠 누리고 싶었을 뿐이다. 그러나 하루도 채 되지 않아 나은별이 등장했다.

잠시 앉아 있던 그녀는 또다시 비밀 계정에 로그인했다. 오전에 올린 글은 벌써 꽤 화제가 되고 있었다.

지금쯤 이효진은 스팸 전화와 문자에 꽤 골치를 앓고 있을 것이다. 온다연에게 했던 일을 그대로 돌려받는 셈이다. 이 생각에 온다연은 속이 후련했다.

이효진에 관한 글을 잠시 보던 그녀는 결국 참지 못하고 한 계정을 클릭했다. ‘별&강’이라는 계정이었다.

몇백 명의 팔로워가 있는 이 계정은 나은별의 비밀 계정이었다. 이걸 찾으려고 온다연은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른다.

이 계정은 꽤 오래전에 만들어졌다. 올린 것은 자잘한 일상생활이었다. 그 속에는 유강후의 그림자도 볼 수 있었다.

지난번에 올린 사진은 반지를 끼고 있는 나은별의 손이었다. 반지에 새겨져 있는 자그마한 Y는 모든 걸 설명했다.

이번에 다시 확인하니 계정의 프로필 사진은 곰돌이로 변해 있었다. 유강후의 프로필 사진과 똑같았다.

온다연은 또다시 가슴이 아팠다. 프로필 사진을 바라보면서는 한 가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커플 프로필 사진이겠지.’

잠시 후에야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그만 보려고 했다. 그러다가 나은별이 또 무언가 올린 것을 발견했다.

두 사람이 깍지 낀 손을 찍어 올린 사진이었다. 약간 희미하기는 했지만 남자의 중지에 은색 반지가 있는 것은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다음 사진에서 두 견지의 옷은 마구잡이로 침대 위에 널브러져 있었다. 곁에는 힘줄이 튀어나온 팔뚝이 보였다.

온다연의 머릿속에는 자동으로 유강후와 나은별의 모습이 떠올랐다. 자신이 봤던 유강후의 모습을 나은별도 똑같이 봤을 것 같았다.

원래는 달콤하기만 했던 기억이 비수가 되어 그녀의 심장에 꽂혔다. 그녀는 참다못해 결국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걸었다.

전화 건너편에서는 나은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연 씨, 강후는 샤워 중이에요. 무슨 일이에요?”

목소리 중에는 신음도 들렸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안 봐도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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