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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온다연은 한참 후에야 전화를 받았다. 그러나 전화 건너편에서는 그녀의 숨소리만 들렸다. 유강후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혼자 호텔에 돌아갔어?”

“네. 아저씨는... 가족분이랑 같이 있어요?”

핸드폰을 사이 두고도 유강후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도 화가 나 있어서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온다연은 혼자 호텔에 돌아갔다. 문자도 전화도 하지 않고 말이다. 그녀는 10살도 아닌 20살이었다. 그런데도 철없이 연락하지 않는 건 이해가 안 됐다.

그는 완전히 잊었다. 온다연이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를 말이다. 그녀는 뭐든 혼자 하는 데 익숙해졌다. 그래서 어떤 일에서는 이기적인 것처럼 보이는 선택도 한다.

유강후는 핸드폰을 꽉 잡으며 말했다.

“난 친구랑 같이 있어. 저녁에 늦게 돌아갈 거야. 룸서비스 시킬 테니까 그거 먹고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

온다연은 짧게 대답만 할 뿐 별다른 말은 없었다.

이때 나은별이 갑자기 웃으면서 끼어들었다.

“다연 씨예요? 나 강후랑 같이 있어요. 전에 자주 가던 식당에 갈 건데, 다연 씨도 같이 갈래요?”

그녀가 말을 마치자마자 온다연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목적을 달성한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다연 씨도 여기 있었어? 왜 한 번도 못 봤지?”

“응.”

유강후는 대답 아닌 대답을 했다. 그는 다른 사람과 온다연의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그들 사이에 끼어드는 건 질색이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나은별의 눈빛이 약간 어두워졌다. 그는 온다연과 통화하던 유강후의 말투가 아주 거슬렸다. 함께 자란 사이이니,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잘 알았다.

유강후는 태생이 냉랭한 사람이다.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간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러나 조금 전에는 그가 먼저 온다연의 상황을 알아봤다. 심지어 늦게 돌아간다는 설명과 함께 저녁 식사도 챙겨줬다.

사실 나은별은 괘 오래전부터 두 사람 사이에 무언가 있는 것 같았다. 성인 남녀가 함께 살면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유강후가 누군가에게 이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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