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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남자는 강압적으로 온다연의 손을 잡고 입을 맞추려고 했다. 그때마다 온다연은 머리를 박았다. 이제는 그녀마저 어지러울 정도였다. 머리에서 흘러나온 피는 시선을 완전히 가렸다.

그녀는 기회가 될 때마다 몸을 일으켜 도망가려고 했다. 그러나 남자는 그녀의 다리를 잡으면서 못 가게 했다. 그녀가 반항할수록 더 흥분하는 모습이었다.

남자가 다리를 잡아당기자 그녀는 그대로 쓰러졌다. 그러자 남자는 또다시 위로 덮쳐왔다. 키스를 퍼부으며 그는 쉬지도 않고 중얼거렸다.

“역시 난 당돌한 게 좋아. 도망가지 마. 어차피 도망도 못 갈 테니까. 내가 원하는 모든 걸 해줄게.”

거친 키스에 온다연은 입술이 다 찢어졌다. 그녀는 다리를 허우적대며 남자의 머리채를 잡았다.

그럴수록 남자는 더 흥분해서 입술을 비벼댔다. 술 냄새로 가득한 혀가 입안을 휘젓자, 그녀는 급기야 헛구역질하기 시작했다.

남자의 손은 그녀의 몸을 마구 만져댔다. 그녀는 반항하다가 손이 먼저 풀려났고, 그러다가 차가운 감촉의 물건을 잡았다. 확인하니 과일과 함께 놓여 있던 과일칼이었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칼을 휘둘러 남자의 등을 찔렀다. 칼이 살을 가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도 잠시 그는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잠시 휘청거리다가 힘없이 툭 쓰러졌다.

온다연은 넋을 잃었다. 급소를 찌른 것인지 피는 무서운 속도로 흘러나왔다. 그녀는 사람을 죽여 본 적 없다. 칼로 사람을 찌르는 것도 처음인지라, 겁에 질려 온몸이 덜덜 떨렸다.

몸을 일으키고 싶었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서 그럴 수 없었다. 그 사이로 피는 더욱 많이 흘러나와 바닥을 흥건하게 적셨다.

‘이 사람 죽은 건가? 내가 사람을 죽였어?’

그녀의 머릿속은 백지장이 되었다. 순간 호흡하는 것도 잊을 정도였다.

피가 그녀의 발끝에 닿을 때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는 애써 진정하며 두리번거리다가 핸드폰을 발견했다.

핸드폰을 주워 든 그녀는 유강후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결음이 들려오는 몇 초가 몇 세기는 되는 것처럼 길게 느껴졌다.

곧이어 유강후의 목소리가 들려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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