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Chapter 121 - Chapter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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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화

“나 걱정하지 마요. 상대할 수 있으니까.”나는 가슴을 팡팡 치며 자신감 있게 말했다.이 순간 나는 애교 누나 앞에서 더는 동생이 아닌 남자니까.남자가 돼서 사랑하는 여자를 걱정하게 할 수는 없다.오히려 내 여자를 보호해야 하지.애교 누나는 내 말에 또 피식 웃었다.“수호 씨 나빴어요. 또 눈물 나잖아요.”“절대 울지 마요. 눈 부으면 어떡하려고요? 게다가 이따가 친구가 오면 내가 그런 줄 알 거 아니에요.”내 말에 애교 누나는 얼른 눈물을 참았다.우리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애교야, 문 열어. 나야, 남주.”‘참 귀신 같다니까.’‘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정말 귀신같이 딱 맞춰 오네.’애교 누나는 얼른 눈물을 닦았다.“나 운 것 같아 보여?”“너무 선명해요. 눈시울이 다 붉어졌어요.”내 솔직한 대답에 애교 누나는 당황했다.“어? 그럼 어떡하지?”“이따 제가 문 열 게요. 남주 누나가 물어보면 제가 화나게 했다고 해요.”“어떻게 그래요? 남주라면 분명 수호 씨가 나한테 나쁜 짓하려고 했다고 생각할 텐데.”“저에게 상대할 방법이 있으니까 제가 말한 대로만 해요.”“그래요, 그럼 수호 씨 말 대로 할게요.”나는 애교 누나와 상의가 끝난 뒤 문 열러 갔다.그랬더니 남주 누나는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나를 바라봤다.“수호 씨가 왜 문 열어요? 여긴 무슨 일이에요?”나는 결국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형이 교통사고가 나서 형수가 형 보러 갔거든요. 잠시 집에 갈 수 없어 여기 왔어요.”남주 누나는 껌을 질겅질겅 씹고 있었고 가죽옷과 가죽 신발 차림이었는데 아주 카리스마 있어 보였다.심지어 내 말에 일말의 의심조차 하지 않고 안으로 들어왔다.하지만 시뻘겋게 물든 애교 누나의 눈시울을 보더니 화들짝 놀랐다.“애교야, 왜 이래? 눈이 왜 이렇게 부었어?”애교 누나는 눈을 들어 나를 흘끗 봤고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아까 말한 대로 말하라는 사인을 보내자 입술을 짓 씹으며 대답했다.“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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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애교 누나는 역시나 똑똑한지라 곧바로 눈치채고 내 연기에 맞춰 주었다.심지어 더 슬프게 흐느끼기까지 했다.“나 올해로 31살이란 말이야. 이렇게 젊은 나이에 폐경이라니, 그럼 앞으로 아이는 어떻게 낳으라고? 남주야, 나 어떡해?”애교 누나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완벽한 연기를 해대니 좀처럼 허점을 찾을 수 없었다.나도 사전에 알고 있는 게 아니라면 깜빡 속아 넘어갔을 거다.그때 남주 누나가 깔깔 웃어댔다.“고작 이 일 때문에 그래? 어려운 거 아니네. 앞으로 남편더러 매일 집에 오라고 해. 남자 손을 타면 호르몬도 정상으로 돌아올 거고, 생리 주기도 점점 맞을 거야.”그 말에 애교 누나는 한숨을 푹 쉬었다.“그런데 정민 씨가 반년 동안 집에 안 들어와 얼마 전에도 반년 만에 얼굴 처음 봤어.”“헐, 정말이야? 그렇다면 반년 동안 독수공방했다는 거야?”남주 누나는 믿기지 않는 듯 귀를 쫑긋 세웠다.그 말에 애교 누나는 얼굴만 붉힐 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어쩐지 갑자기 호르몬 이상 증세가 나타나고 생리 주기가 들쑥날쑥하다 했더니, 우리 나이대 여자는 남자의 손길이 가장 필요한데. 네 남편이란 인간은 전시품처럼 쓸모를 발휘하지 못했으니. 난 네 남편이 밖에 다른 여자도 있다고 봐.”애교 누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펄쩍 뛰었다.“그럴 리 없어. 정민 씨 그런 사람 아니야.”“애교야, 넌 남자를 너무 몰라. 이 세상에 바람 안 피우는 남자는 없어. 아무리 정직하고 점잖은 남자라도 똑같이 뒤에서 그 짓거리 하고 다닌다고.”남주 누나는 말하면서 나를 흘긋 바라봤다.이에 나는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따지고 보면 난 바람에 속하지도 않는다.내가 애교 누나와 정식으로 사귀는 것도 아니니, 이게 어떻게 바람이란 말인가?하지만 애교 누나는 여전히 왕정민을 무척 믿는 듯 연기했다.“난 증거 없는 일은 함부로 넘겨 집지 않아. 너도 그러지 마.”“그래, 알았어. 그럼 네 남편 말고 네 얘기할게. 이제 병의 근원도 찾아냈는데 제대로 된 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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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애교야, 너도 잘 생각해 봐. 이름만 있고 실상은 없는 혼인 때문에 평생 독수공방할 건지, 아니면 네 인생 즐기며 살 건지.”솔직히 남주 누나의 생각은 너무 개방적이고 혁신적이다.물론 남주 누나의 상황이 어떤지는 모르지만 나는 이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그도 그럴 게, 남자든 여자든 결혼에 위기가 생기거나 껍데기일 뿐이라면 도덕을 지켜야 한다고 본인을 괴롭힐 필요가 없다.그럴 거면 차라리 본인을 위해 살고 말지.인생은 원래 짧은데, 이 사람 저 사람 다 챙기다 보면 자신을 위해 살날이 남지 않게 된다.게다가 누가 대신 살아주는 것도 아니고.나도 마침 남주 누나가 한 말을 하고 싶었기에 옆에서 맞장구쳤다.“애교 누나, 저도 남주 누나 말에 일리가 있다고 봐요. 우선 남편과 상의해서 상대가 매일 집에 오겠다고 하는지 물어봐요. 만약 상대가 원하면 당연히 좋은 거고, 대충 얼버무리면 누나도 생각해 봐요.”“올해 고작 31살이잖아요. 이렇게 말기 폐경이 오면 노쇠만 빨라져요.”애교 누나는 내가 이 핑계로 저를 설득한다는 걸 눈치챈 듯했다.결국 한참 동안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두 사람 호의 알겠어. 이따가 바로 남편한테 전화해 볼게.”그때 남주 누나가 애교 누나의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너무 큰 기대는 품지 마. 내 경험으로 봤을 때, 네 남편 밖에 여자 있어.”“넌 좀 좋은 쪽으로 생각할 수는 없어?”애교 누나가 쓸쓸한 듯 말하자 남주 누나가 대답했다.“나도 네가 잘됐으면 해서 이렇게 말하는 거야. 왕정민의 어디가 좋길래 애초에 결혼했던 거야? 네 얼굴과 몸매면 수호 씨 같은 젊은 남자도 언제든지 구할 수 있어.”애교 누나는 이를 악물었다.“왕정민이 정말 나한테 잘못했다면 무조건 이혼할 거야.”“얼씨구? 난 그저 말했는데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 치는 거야?”애교 누나는 그제야 자기가 실수했다는 걸 눈치채고 다급히 화제를 돌렸다.“참, 오후에 뭐 하러 갔길래 지금 돌아와?”“말도 마. 일 때문에 다녀왔어. 난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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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남주 누나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공무원 시험 치고 싶으면 내가 도와줄 수도 있고.”“아니요. 공무원에는 관심 없어요. 저는 그래도 한의사가 될래요.”물론 한의사가 서의보다 전도가 좋지 않지만 그래도 이건 내 취미기에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우리는 한창 얘기하다가 이내 화제를 전환했고, 애교 누나도 위기를 넘겼다.“그런데 오늘 형과 형수가 언제 올지 모르니 오늘 여기서 자는 게 어때?”남주 누나가 생글거리며 말했다.나는 남주 누나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게다가 남주 누나의 눈빛은 마치 나를 집어삼키기라도 할 것 같아 나는 얼른 고개를 마구 저었다.“아니요. 형수가 말했는데 곧 돌아온댔어요.”“그럼 지금 전화해 물어봐. 돌아올 수 있는지.”남주 누나는 여전히 포기할 줄 몰랐다.이 요물 같은 여자에게 시달려 나는 결국 형수한테 전화하는 수밖에 없었다.“어, 수호 씨, 오늘밤 못 들어갈 것 같아요.”나는 그 말에 순간 걱정했다.“왜요? 형이 많이 다쳤어요?”“아니요. 사고 상대와 합의 문제 때문에 그래요. 사고 난 길목에 마침 신호등이 없어 누구 책임인지 정하기 어렵거든요. 20만 원 정도로 합의 보려고 했는데 상대가 2천만 원 내놓으래요!”“돈독에 빠졌는지 돈에 미친 것 같아요. 스크래치 조금 난 거로 2천만 원이라니, 뺨 한 대 때리고 싶더라니까요.”형수의 말에 내가 대답했다.“그럼 제가 갈까요? 사람 많으면 도움이 될 거잖아요.”“아니에요, 와도 소용없어요. 아직 교통정보 센터에 있거든요. 교통경찰이 협상 도와주고 있으니 정 안 되면 절차대로 하죠 뭐. 그런데 언제 집에 돌아갈지 모르니 오늘엔 애교네 집에서 자요.”옆에서 조용히 엿듣고 있던 남주 누나는 형수의 말에 슬그머니 미소 지으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거 봐, 내가 뭐랬어?”‘왜 또 이렇게 득의양양한 거지?’나는 형수와 몇 마디 나누고 전화를 끊었다.“이 집은 애교 누나 집이지 남주 누나 집도 아니잖아요. 애교 누나한테 물어봐야 해요.”“애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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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애교 누나는 남주 누나가 나를 마음에 두고 뭔 짓을 하려 한다고 생각했기에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었다.“그건 안 돼. 네 남편이 알기라도 하면 어떻게 설명할 건데?”남주 누나는 여전히 포기할 줄 몰랐다.“우리 셋만 아는 일이라 너만 말하지 않으면 알 리 없잖아. 수호가 바보처럼 말하고 다닐 리도 없고.”“그래도 단 돼. 만에 하나라는 게 있잖아.”애교 누나도 쉽게 동의하지 않았다.그러자 남주 누나는 눈을 데구루루 굴리더니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그럼 둘이 같이 자던가.”“그, 그건 더더욱 안돼! 난 유부녀인데 어떻게 다른 남자랑 한 침대를 써?”애교 누나는 말하면서 얼굴을 붉혔다.물론 나와 사적으로 이런저런 짓을 했지만 남주 누나가 이렇게 직설적으로 함께 자라고 제안하니 여전히 부끄러운 모양이었다.하지만 남주 누나는 나와 애교 누나가 함께 잠자리를 갖기 바라는 듯 나를 향해 윙크하며 얼른 애교 누나를 꼬시라는 암시를 보냈다.그래야 애교 누나가 더 이상 남주 누나한테 잔소리하지 못할 거고, 남주 누나는 앞으로 더 걱정 없이 활개 칠 수 있으니까.“네가 수호를 남자로 생각하지 않으면 되잖아.”남주 누나의 부추김에 나는 순간 어찌할 바를 몰랐다.“나를 잠자로 생각하지 않고 뭐로 생각해요?”“의사로 생각하면 되지. 애교 호르몬이 불안정하고 생리 주기도 들쑥날쑥하다고 남자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우선 네 넓은 어깨와 따뜻한 품으로 애교 누나 잘 보살펴 줘. 병 치료해준다 생각하면 되잖아.”나는 남주 누나의 말 같지도 않은 변명에 감탄했다.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가 있는 건지. 그것도 이렇게 그럴싸하게.게다가 마치 내가 그런 방식으로 애교 누나를 치료해 주는 게 아주 합리적이라는 듯 말하다니.나는 애교 누나가 싫어할 거라는 걸 알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무슨 넓은 어깨 따뜻한 품이야? 최남주, 더 그러면 너부터 쫓아낼 거야!”애교 누나는 얼굴이 빨개져서 말했다. 물론 겉보기에는 화가 난 것 같았지만 사실 부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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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애교 누나가 떠난 뒤 남주 누나는 내 앞에 와 예쁜 손을 내밀었다.심지어 방금 전 애교 누나를 만졌던 손이었다.남주 누나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변태, 이거 봤지? 여자가 이토록 굶주려 있는데 당장 들어가서 낚아채지 않고 뭐 해?”나는 너무 놀라 턱이 빠질 지경이었다.“지금 농담하는 거죠?”“내가 농담하는 거로 보여?”남주 누나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다면 진짜 미쳤네요. 애교 누나가 싫다고 했는데 나를 안으로 밀어 넣으면 범죄랑 뭐가 달라요?”이 점에서 나는 무척 화가 났다.그도 그럴 게, 남주 누나가 나한테 이렇게 부도덕한 일을 시킬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으니까.이건 왕정민과 다를 게 없었다.심지어 이 순간, 남주 누나의 예쁜 얼굴도 더 이상 예뻐 보이지가 않았다.내 말에 남주 누나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누가 범죄를 저지르래? 나 공무원이야, 내가 범죄를 저지르겠어?”“그럼 나더러 들어가라는 건 무슨 뜻이에요? 강제적으로 하라는 거 아니에요?”“그냥 좀 꼬시라는 거지, 지금 애교가 반응도 있는데 조금만 꼬시면 받아들일지 누가 알아? 내가 자꾸만 애교랑 자라는 것도 다 애교를 위해서야. 애교가 결혼했다고 자신을 구속하는 게 싫어서. 남편은 밖에서 여자 몇이나 끼고 노는지도 모르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남편이 아직 자기를 사랑하는 줄 알면 안 될 거 아니야.”남주 누나의 말을 듣자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래도 내가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는 것에 오히려 안도했다.나는 얼른 안방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어려울 거예요. 애교 누나는 선을 지키는 사람이라. 이혼하기 전에 절대 남편한테 미안한 짓 안 할 거예요.”“그래서 노력하라는 거잖아. 지금 들어가서 그 매력으로 꼬셔서 본인을 좋아하게 해야지.”나는 순간 씁쓸해 났다.‘나도 시도해 봤는데 소용이 없는 걸 어떡하라고.’“나 너무 난처하게 하지 마요. 지금 이렇게 급히 나를 애교 누나한테 밀어 넣는 거 설마 약속 안 지키려고 그러는 거예요?”내가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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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이렇게?”남주 누나는 말하면서 치마를 천천히 위로 올렸다.그 동작을 보니 나는 순간 몸이 뻣뻣하게 굳고 온몸의 피가 끓어오르는 기분이었다.검은 스타킹 아래의 그곳은 나에게 너무 유혹적이었다.하지만 내가 눈을 크게 뜨고 남주 누나의 다음 동작을 기대하고 있을 때, 남주 누나가 갑자기 안방을 향해 소리쳤다.“애교야, 얼른 나와. 수호가 자꾸만 내 거 보겠대.”“헐, 젠장!”나는 순간 미칠 것만 같았다.‘이 요물. 사람도 아니야.’나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어찌할 바를 몰라 했고, 남주 누나는 그런 나를 향해 혀를 내밀며 득의양양한 모습으로 놀려댔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애교 누나가 안방에서 나와 예쁜 두 눈으로 나를 째려봤다.“남주한테 무슨 짓 하려고 했어요?”나는 진실을 말할 수 없었다.한편으로 애교 누나한테 구애하면서 그 친구를 어떻게 해보려고 했다는 걸 들키면 안 되니까.만약 애교 누나가 내 진짜 마음을 알면 실망할 게 뻔하다.문제는 누나가 나한테 희망을 주지 않고 그 짓도 하지 않으려 하니 너무 괴롭고 답답해 미칠 것 같다는 거다.그러니 다른 사람한테 풀어야지, 그렇다고 계속 참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결국 나는 뻔뻔하게 변명했다.“애교 누나, 오해하지 마요. 남주 누나 바비 인형을 보겠다고 한 거예요.”“흥, 내가 그 말 믿을 것 같아요? 바비 인형이면 남주가 저렇게까지 소리 지를 리 없잖아요.”그때 남주 누나가 웃으며 끼어들었다.“오해한 거 맞아. 정말 바비 인형이야.”그 말에 애교 누나는 너무 어이없어했다.“그러면 왜 그렇게 소리 질러? 나는 또 수호 씨가 너한테 무슨 짓 하려고 하는 줄 알았잖아.”“저 겁 많은 모습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와? 들어가서 너 꼬시라고 한 것도 못 하고 우물거리는데, 나한테 감히 그런 짓을 할까?”나는 답답하고 화가 났다.분명 본인이 나를 놀렸으면서 겁 많다고 욕하다니.하지만 나는 그 말에 반박도 할 수 없었다.애교 누나는 나를 흘긋거리더니 남주 누나를 바라봤다.“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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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나는 한 시도 여기 더 머물고 싶지 않았다.여기 더 있다가는 이 요물 같은 여자한테 또 놀림거리나 될 것 같았으니 이 기회에 떠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어차피 먹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는데 남아 있어봤자 득 될 게 없었으니까.결국 나는 결심을 내리고 애교 누나에게 말했다.“애교 누나, 저 호텔에 묵을게요.”“왜 호텔에 묵어요?”“여기서 잘 수도 없는데 호텔에 묵는 게 차라리 좋아요.”애교 누나는 나를 붙잡고 싶어 하는 눈치였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히려 남주 누나가 나를 만류했지만 나는 남주 누나의 말을 들을 리 없었다.이 시간부로 이 여자를 멀리하기로 했으니까.아주 악마가 따로 없는 거 같다.결국 나는 내 짐을 챙겨 애교 누나의 집을 나와 근처에서 호텔을 구했다.푹신푹신한 호텔 침대에 누우니 나는 너무 기분이 좋았고 심지어 상쾌하기까지 했다.애교 누나를 보며 애써 참느라 괴로운 걸 견디지 않아도 되고, 남주 누나한테 놀림당하지 않아도 되니까.특히 남주 누나한테 놀림당하던 장면만 떠올리면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내가 그때 얼마나 어색했는지 아무도 모를 거다.심지어 당장이라도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었다.호텔이 이렇게 혼자 있는 게 무척이나 편하고 행복했지만 한참이 지나 마음이 진정되니 나는 갑자기 외로워지기 시작하며 여의사가 생각났다.지금 호텔에 묵고 있으니 언제든 약속 잡을 수 있는 상황이다.다만 낮에 대화하다가 내가 일부러 답장하지 않아 상대가 나와 하려고 할지가 문제였다.나는 그래도 조심스럽게 여의사에게 문자 하나를 보냈다.[낮에 바빠서 이제야 답장해요. 미안해요.]여의사는 곧바로 나한테 답장을 보내왔다.[세 살짜리 애를 놀려요? 아무리 바빠도 답장할 시간이 없다는 게 말이 돼요? 남자들은 역시 믿을 게 못 돼요.][나 원래 좋은 놈 아니에요. 안 그러면 그쪽과 그런 일 했을 리도 없잖아요. 오늘 하고 싶다면서요. 지금 호텔로 와요.][왜 호텔이에요? 집에서는 안 되나 봐요?]나는 진작 생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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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유미영이에요.”이 대답을 듣고 나서야 나는 문을 열었다.여자는 오늘 정갈하고 단정한 노란색 원피스를 입었는데, 수수한 옷차림도 여자의 미모는 가릴 수 없었다.역시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고 뭘 입으나 다 예뻤다.나는 얼른 몸을 옆으로 틀었다.“들어와요.”여자가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나는 여자를 뒤에서 덥석 안으며 본론으로 들어가려 했다.“잠깐!”“왜요?”“벌써 몇 번 했는데 아직 나만 그쪽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잖아요. 모자와 마스크 벗어요, 어떻게 생겼는지 보게.”여자의 말에 나는 순간 당황해 났다.지난 이틀 동안 여자는 한 번도 이런 요구를 한 적 없는데 오늘 왜 갑자기 이런 요구를 하는지 의아했다.‘설마 뭔가를 발견했나?’가뜩이나 생각이 논리적이고 눈썰미가 날카로워 걱정하고 있었기에, 나는 얼른 여자를 놓고 경계했다.“뭐예요? 설마 내 뒷조사라도 할 생각이에요? 서로 원하는 것만 주고받자고 했잖아요.”“그건 맞지만 적어도 내가 바람피우는 상대가 어떻게 생긴 줄은 알아야 할 거 아니에요. 잘 생겼는지 아니면 못생겼는지 정도라도. 그래야 여준휘 그 개자식한테 뭐라도 말하죠. 이렇게 모두 감추고 있으면 내가 어떻게 그 자식 기분 긁어요?”‘그런 거구나.’하지만 나는 역시 내 모습을 드러낼 수 없었다.“잘 생겼어요. 걱정하지 마요. 그쪽과 할 때 처음이었고.”“네?”여자는 놀랐는지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설마 아직 미성년자거나 학생인 건 아니죠?”“아니에요, 올해 23살이고 이미 성인이에요.”“23살이면 대학도 다녔을 텐데 여자 친구 안 사귀어 봤어요?”“아니요.”“그럼 왜 얼굴 못 보게 해요? 내가 그쪽 식구한테 말하기라도 할까봐요?”여자의 끈질긴 질문에 나는 당황해났다.“오늘 할 거예요 말 거예요? 안 하려면 그냥 가요.”“나도 모르겠어요.”‘모르겠다고?’‘이건 또 뭔 대답이래?’나는 순간 어안이 벙벙해졌다.“무슨 뜻이에요?”내가 이해하지 못했다는 뜻을 내비치자 여자는 고개를 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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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한참 동안 술을 마시다 모니 목구멍으로 쑥쑥 잘도 넘어갔다. 심지어 나는 여자보다 더 많이 마셔 흐릿한 정신으로 물었다.“대체 이름이 뭐예요?”“말했잖아요, 유미영이라고.”“거짓말하지 마요. 분명 다른 분이 윤 쌤이라고 부르는 거 들었어요. 유 씨가 아니잖아요.”“아, 유 씨가 아니라... 윤 씨였지... 윤지은이에요. 어때요? 이름 이쁘죠?”“예뻐요. 듣기 좋아요. 윤지은. 부모님이 많이 배우신 분인가 봐요. 이름 너무 잘 지으셨다.”지은은 술에 취해 양 볼이 사과처럼 발그레해져서는 눈을 부릅뜨고 나를 바라봤다.“그러는 그쪽은 이름이 뭐예요? 안철수 아니죠?”“네, 정수호예요.”나도 술에 취한 지라 무방비한 상태로 내 이름을 솔직하게 말해버렸다.“뭐, 흔한 이름이에요. 우리 부모님은 지은 씨 부모님처럼 배우신 분들이 아니라 그냥 흔한 이름 지었어요.”지은은 나와 잔을 기울이며 몸을 흔들거리며 말했다.“그래도 부모님이 엄청 사랑하고 아껴줄 것 같은데.”“그럼요. 우리 부모님은 이 세상에서 나를 제일 사랑하는 분들이에요.”나는 말을 마치고 난 뒤 흐리멍덩한 눈으로 지은을 바라봤다.“지은 씨 부모님은 그쪽 안 사랑해요? 아닐 것 같은데. 지은 씨는 딱 봐도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티가 나는데, 그러면 부모님이 아껴주지 않을 리가 없는데.”내 말에 지은은 갑자기 불만조로 말했다.“우리 부모님 얘기하지 마요. 난 부모임이 없으니까. 난 세상에서 제일 외로운 여자예요.”지은은 말하면서 갑자기 내 목에 팔을 둘렀다.“오늘 하고 싶어서 나 부른 거죠? 우리 해요. 하지만 요구가 하나 있어요. 우리가 하는 과정 영상으로 찍고 싶어요, 괜찮겠어요?”나는 많이 취하긴 했지만 이런 판단도 못 할 만큼 취하지는 않았기에 다급히 말했다.“당연히 안 되죠. 우리가 한 영상으로 남자 친구 열받게 하려고 그러죠? 난 지은 씨 남자 친구와 원한 관계가 아니에요. 그런데 이 일로 나중에 나한테 보복이라도 하면 어떡해요?”지은은 순간 내 다리를 꽉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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