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1화

작가: 은광수
“나 걱정하지 마요. 상대할 수 있으니까.”

나는 가슴을 팡팡 치며 자신감 있게 말했다.

이 순간 나는 애교 누나 앞에서 더는 동생이 아닌 남자니까.

남자가 돼서 사랑하는 여자를 걱정하게 할 수는 없다.

오히려 내 여자를 보호해야 하지.

애교 누나는 내 말에 또 피식 웃었다.

“수호 씨 나빴어요. 또 눈물 나잖아요.”

“절대 울지 마요. 눈 부으면 어떡하려고요? 게다가 이따가 친구가 오면 내가 그런 줄 알 거 아니에요.”

내 말에 애교 누나는 얼른 눈물을 참았다.

우리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애교야, 문 열어. 나야, 남주.”

‘참 귀신 같다니까.’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정말 귀신같이 딱 맞춰 오네.’

애교 누나는 얼른 눈물을 닦았다.

“나 운 것 같아 보여?”

“너무 선명해요. 눈시울이 다 붉어졌어요.”

내 솔직한 대답에 애교 누나는 당황했다.

“어? 그럼 어떡하지?”

“이따 제가 문 열 게요. 남주 누나가 물어보면 제가 화나게 했다고 해요.”

“어떻게 그래요? 남주라면 분명 수호 씨가 나한테 나쁜 짓하려고 했다고 생각할 텐데.”

“저에게 상대할 방법이 있으니까 제가 말한 대로만 해요.”

“그래요, 그럼 수호 씨 말 대로 할게요.”

나는 애교 누나와 상의가 끝난 뒤 문 열러 갔다.

그랬더니 남주 누나는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나를 바라봤다.

“수호 씨가 왜 문 열어요? 여긴 무슨 일이에요?”

나는 결국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형이 교통사고가 나서 형수가 형 보러 갔거든요. 잠시 집에 갈 수 없어 여기 왔어요.”

남주 누나는 껌을 질겅질겅 씹고 있었고 가죽옷과 가죽 신발 차림이었는데 아주 카리스마 있어 보였다.

심지어 내 말에 일말의 의심조차 하지 않고 안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시뻘겋게 물든 애교 누나의 눈시울을 보더니 화들짝 놀랐다.

“애교야, 왜 이래? 눈이 왜 이렇게 부었어?”

애교 누나는 눈을 들어 나를 흘끗 봤고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아까 말한 대로 말하라는 사인을 보내자 입술을 짓 씹으며 대답했다.

“수호
이 책을 계속 무료로 읽어보세요.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잠긴 챕터

관련 챕터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2화

    애교 누나는 역시나 똑똑한지라 곧바로 눈치채고 내 연기에 맞춰 주었다.심지어 더 슬프게 흐느끼기까지 했다.“나 올해로 31살이란 말이야. 이렇게 젊은 나이에 폐경이라니, 그럼 앞으로 아이는 어떻게 낳으라고? 남주야, 나 어떡해?”애교 누나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완벽한 연기를 해대니 좀처럼 허점을 찾을 수 없었다.나도 사전에 알고 있는 게 아니라면 깜빡 속아 넘어갔을 거다.그때 남주 누나가 깔깔 웃어댔다.“고작 이 일 때문에 그래? 어려운 거 아니네. 앞으로 남편더러 매일 집에 오라고 해. 남자 손을 타면 호르몬도 정상으로 돌아올 거고, 생리 주기도 점점 맞을 거야.”그 말에 애교 누나는 한숨을 푹 쉬었다.“그런데 정민 씨가 반년 동안 집에 안 들어와 얼마 전에도 반년 만에 얼굴 처음 봤어.”“헐, 정말이야? 그렇다면 반년 동안 독수공방했다는 거야?”남주 누나는 믿기지 않는 듯 귀를 쫑긋 세웠다.그 말에 애교 누나는 얼굴만 붉힐 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어쩐지 갑자기 호르몬 이상 증세가 나타나고 생리 주기가 들쑥날쑥하다 했더니, 우리 나이대 여자는 남자의 손길이 가장 필요한데. 네 남편이란 인간은 전시품처럼 쓸모를 발휘하지 못했으니. 난 네 남편이 밖에 다른 여자도 있다고 봐.”애교 누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펄쩍 뛰었다.“그럴 리 없어. 정민 씨 그런 사람 아니야.”“애교야, 넌 남자를 너무 몰라. 이 세상에 바람 안 피우는 남자는 없어. 아무리 정직하고 점잖은 남자라도 똑같이 뒤에서 그 짓거리 하고 다닌다고.”남주 누나는 말하면서 나를 흘긋 바라봤다.이에 나는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따지고 보면 난 바람에 속하지도 않는다.내가 애교 누나와 정식으로 사귀는 것도 아니니, 이게 어떻게 바람이란 말인가?하지만 애교 누나는 여전히 왕정민을 무척 믿는 듯 연기했다.“난 증거 없는 일은 함부로 넘겨 집지 않아. 너도 그러지 마.”“그래, 알았어. 그럼 네 남편 말고 네 얘기할게. 이제 병의 근원도 찾아냈는데 제대로 된 처방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3화

    “애교야, 너도 잘 생각해 봐. 이름만 있고 실상은 없는 혼인 때문에 평생 독수공방할 건지, 아니면 네 인생 즐기며 살 건지.”솔직히 남주 누나의 생각은 너무 개방적이고 혁신적이다.물론 남주 누나의 상황이 어떤지는 모르지만 나는 이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그도 그럴 게, 남자든 여자든 결혼에 위기가 생기거나 껍데기일 뿐이라면 도덕을 지켜야 한다고 본인을 괴롭힐 필요가 없다.그럴 거면 차라리 본인을 위해 살고 말지.인생은 원래 짧은데, 이 사람 저 사람 다 챙기다 보면 자신을 위해 살날이 남지 않게 된다.게다가 누가 대신 살아주는 것도 아니고.나도 마침 남주 누나가 한 말을 하고 싶었기에 옆에서 맞장구쳤다.“애교 누나, 저도 남주 누나 말에 일리가 있다고 봐요. 우선 남편과 상의해서 상대가 매일 집에 오겠다고 하는지 물어봐요. 만약 상대가 원하면 당연히 좋은 거고, 대충 얼버무리면 누나도 생각해 봐요.”“올해 고작 31살이잖아요. 이렇게 말기 폐경이 오면 노쇠만 빨라져요.”애교 누나는 내가 이 핑계로 저를 설득한다는 걸 눈치챈 듯했다.결국 한참 동안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두 사람 호의 알겠어. 이따가 바로 남편한테 전화해 볼게.”그때 남주 누나가 애교 누나의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너무 큰 기대는 품지 마. 내 경험으로 봤을 때, 네 남편 밖에 여자 있어.”“넌 좀 좋은 쪽으로 생각할 수는 없어?”애교 누나가 쓸쓸한 듯 말하자 남주 누나가 대답했다.“나도 네가 잘됐으면 해서 이렇게 말하는 거야. 왕정민의 어디가 좋길래 애초에 결혼했던 거야? 네 얼굴과 몸매면 수호 씨 같은 젊은 남자도 언제든지 구할 수 있어.”애교 누나는 이를 악물었다.“왕정민이 정말 나한테 잘못했다면 무조건 이혼할 거야.”“얼씨구? 난 그저 말했는데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 치는 거야?”애교 누나는 그제야 자기가 실수했다는 걸 눈치채고 다급히 화제를 돌렸다.“참, 오후에 뭐 하러 갔길래 지금 돌아와?”“말도 마. 일 때문에 다녀왔어. 난 분명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4화

    남주 누나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공무원 시험 치고 싶으면 내가 도와줄 수도 있고.”“아니요. 공무원에는 관심 없어요. 저는 그래도 한의사가 될래요.”물론 한의사가 서의보다 전도가 좋지 않지만 그래도 이건 내 취미기에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우리는 한창 얘기하다가 이내 화제를 전환했고, 애교 누나도 위기를 넘겼다.“그런데 오늘 형과 형수가 언제 올지 모르니 오늘 여기서 자는 게 어때?”남주 누나가 생글거리며 말했다.나는 남주 누나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게다가 남주 누나의 눈빛은 마치 나를 집어삼키기라도 할 것 같아 나는 얼른 고개를 마구 저었다.“아니요. 형수가 말했는데 곧 돌아온댔어요.”“그럼 지금 전화해 물어봐. 돌아올 수 있는지.”남주 누나는 여전히 포기할 줄 몰랐다.이 요물 같은 여자에게 시달려 나는 결국 형수한테 전화하는 수밖에 없었다.“어, 수호 씨, 오늘밤 못 들어갈 것 같아요.”나는 그 말에 순간 걱정했다.“왜요? 형이 많이 다쳤어요?”“아니요. 사고 상대와 합의 문제 때문에 그래요. 사고 난 길목에 마침 신호등이 없어 누구 책임인지 정하기 어렵거든요. 20만 원 정도로 합의 보려고 했는데 상대가 2천만 원 내놓으래요!”“돈독에 빠졌는지 돈에 미친 것 같아요. 스크래치 조금 난 거로 2천만 원이라니, 뺨 한 대 때리고 싶더라니까요.”형수의 말에 내가 대답했다.“그럼 제가 갈까요? 사람 많으면 도움이 될 거잖아요.”“아니에요, 와도 소용없어요. 아직 교통정보 센터에 있거든요. 교통경찰이 협상 도와주고 있으니 정 안 되면 절차대로 하죠 뭐. 그런데 언제 집에 돌아갈지 모르니 오늘엔 애교네 집에서 자요.”옆에서 조용히 엿듣고 있던 남주 누나는 형수의 말에 슬그머니 미소 지으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거 봐, 내가 뭐랬어?”‘왜 또 이렇게 득의양양한 거지?’나는 형수와 몇 마디 나누고 전화를 끊었다.“이 집은 애교 누나 집이지 남주 누나 집도 아니잖아요. 애교 누나한테 물어봐야 해요.”“애교야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5화

    애교 누나는 남주 누나가 나를 마음에 두고 뭔 짓을 하려 한다고 생각했기에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었다.“그건 안 돼. 네 남편이 알기라도 하면 어떻게 설명할 건데?”남주 누나는 여전히 포기할 줄 몰랐다.“우리 셋만 아는 일이라 너만 말하지 않으면 알 리 없잖아. 수호가 바보처럼 말하고 다닐 리도 없고.”“그래도 단 돼. 만에 하나라는 게 있잖아.”애교 누나도 쉽게 동의하지 않았다.그러자 남주 누나는 눈을 데구루루 굴리더니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그럼 둘이 같이 자던가.”“그, 그건 더더욱 안돼! 난 유부녀인데 어떻게 다른 남자랑 한 침대를 써?”애교 누나는 말하면서 얼굴을 붉혔다.물론 나와 사적으로 이런저런 짓을 했지만 남주 누나가 이렇게 직설적으로 함께 자라고 제안하니 여전히 부끄러운 모양이었다.하지만 남주 누나는 나와 애교 누나가 함께 잠자리를 갖기 바라는 듯 나를 향해 윙크하며 얼른 애교 누나를 꼬시라는 암시를 보냈다.그래야 애교 누나가 더 이상 남주 누나한테 잔소리하지 못할 거고, 남주 누나는 앞으로 더 걱정 없이 활개 칠 수 있으니까.“네가 수호를 남자로 생각하지 않으면 되잖아.”남주 누나의 부추김에 나는 순간 어찌할 바를 몰랐다.“나를 잠자로 생각하지 않고 뭐로 생각해요?”“의사로 생각하면 되지. 애교 호르몬이 불안정하고 생리 주기도 들쑥날쑥하다고 남자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우선 네 넓은 어깨와 따뜻한 품으로 애교 누나 잘 보살펴 줘. 병 치료해준다 생각하면 되잖아.”나는 남주 누나의 말 같지도 않은 변명에 감탄했다.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가 있는 건지. 그것도 이렇게 그럴싸하게.게다가 마치 내가 그런 방식으로 애교 누나를 치료해 주는 게 아주 합리적이라는 듯 말하다니.나는 애교 누나가 싫어할 거라는 걸 알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무슨 넓은 어깨 따뜻한 품이야? 최남주, 더 그러면 너부터 쫓아낼 거야!”애교 누나는 얼굴이 빨개져서 말했다. 물론 겉보기에는 화가 난 것 같았지만 사실 부끄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6화

    애교 누나가 떠난 뒤 남주 누나는 내 앞에 와 예쁜 손을 내밀었다.심지어 방금 전 애교 누나를 만졌던 손이었다.남주 누나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변태, 이거 봤지? 여자가 이토록 굶주려 있는데 당장 들어가서 낚아채지 않고 뭐 해?”나는 너무 놀라 턱이 빠질 지경이었다.“지금 농담하는 거죠?”“내가 농담하는 거로 보여?”남주 누나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다면 진짜 미쳤네요. 애교 누나가 싫다고 했는데 나를 안으로 밀어 넣으면 범죄랑 뭐가 달라요?”이 점에서 나는 무척 화가 났다.그도 그럴 게, 남주 누나가 나한테 이렇게 부도덕한 일을 시킬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으니까.이건 왕정민과 다를 게 없었다.심지어 이 순간, 남주 누나의 예쁜 얼굴도 더 이상 예뻐 보이지가 않았다.내 말에 남주 누나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누가 범죄를 저지르래? 나 공무원이야, 내가 범죄를 저지르겠어?”“그럼 나더러 들어가라는 건 무슨 뜻이에요? 강제적으로 하라는 거 아니에요?”“그냥 좀 꼬시라는 거지, 지금 애교가 반응도 있는데 조금만 꼬시면 받아들일지 누가 알아? 내가 자꾸만 애교랑 자라는 것도 다 애교를 위해서야. 애교가 결혼했다고 자신을 구속하는 게 싫어서. 남편은 밖에서 여자 몇이나 끼고 노는지도 모르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남편이 아직 자기를 사랑하는 줄 알면 안 될 거 아니야.”남주 누나의 말을 듣자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래도 내가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는 것에 오히려 안도했다.나는 얼른 안방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어려울 거예요. 애교 누나는 선을 지키는 사람이라. 이혼하기 전에 절대 남편한테 미안한 짓 안 할 거예요.”“그래서 노력하라는 거잖아. 지금 들어가서 그 매력으로 꼬셔서 본인을 좋아하게 해야지.”나는 순간 씁쓸해 났다.‘나도 시도해 봤는데 소용이 없는 걸 어떡하라고.’“나 너무 난처하게 하지 마요. 지금 이렇게 급히 나를 애교 누나한테 밀어 넣는 거 설마 약속 안 지키려고 그러는 거예요?”내가 기회를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7화

    “이렇게?”남주 누나는 말하면서 치마를 천천히 위로 올렸다.그 동작을 보니 나는 순간 몸이 뻣뻣하게 굳고 온몸의 피가 끓어오르는 기분이었다.검은 스타킹 아래의 그곳은 나에게 너무 유혹적이었다.하지만 내가 눈을 크게 뜨고 남주 누나의 다음 동작을 기대하고 있을 때, 남주 누나가 갑자기 안방을 향해 소리쳤다.“애교야, 얼른 나와. 수호가 자꾸만 내 거 보겠대.”“헐, 젠장!”나는 순간 미칠 것만 같았다.‘이 요물. 사람도 아니야.’나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어찌할 바를 몰라 했고, 남주 누나는 그런 나를 향해 혀를 내밀며 득의양양한 모습으로 놀려댔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애교 누나가 안방에서 나와 예쁜 두 눈으로 나를 째려봤다.“남주한테 무슨 짓 하려고 했어요?”나는 진실을 말할 수 없었다.한편으로 애교 누나한테 구애하면서 그 친구를 어떻게 해보려고 했다는 걸 들키면 안 되니까.만약 애교 누나가 내 진짜 마음을 알면 실망할 게 뻔하다.문제는 누나가 나한테 희망을 주지 않고 그 짓도 하지 않으려 하니 너무 괴롭고 답답해 미칠 것 같다는 거다.그러니 다른 사람한테 풀어야지, 그렇다고 계속 참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결국 나는 뻔뻔하게 변명했다.“애교 누나, 오해하지 마요. 남주 누나 바비 인형을 보겠다고 한 거예요.”“흥, 내가 그 말 믿을 것 같아요? 바비 인형이면 남주가 저렇게까지 소리 지를 리 없잖아요.”그때 남주 누나가 웃으며 끼어들었다.“오해한 거 맞아. 정말 바비 인형이야.”그 말에 애교 누나는 너무 어이없어했다.“그러면 왜 그렇게 소리 질러? 나는 또 수호 씨가 너한테 무슨 짓 하려고 하는 줄 알았잖아.”“저 겁 많은 모습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와? 들어가서 너 꼬시라고 한 것도 못 하고 우물거리는데, 나한테 감히 그런 짓을 할까?”나는 답답하고 화가 났다.분명 본인이 나를 놀렸으면서 겁 많다고 욕하다니.하지만 나는 그 말에 반박도 할 수 없었다.애교 누나는 나를 흘긋거리더니 남주 누나를 바라봤다.“어떻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화

    나는 한 시도 여기 더 머물고 싶지 않았다.여기 더 있다가는 이 요물 같은 여자한테 또 놀림거리나 될 것 같았으니 이 기회에 떠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어차피 먹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는데 남아 있어봤자 득 될 게 없었으니까.결국 나는 결심을 내리고 애교 누나에게 말했다.“애교 누나, 저 호텔에 묵을게요.”“왜 호텔에 묵어요?”“여기서 잘 수도 없는데 호텔에 묵는 게 차라리 좋아요.”애교 누나는 나를 붙잡고 싶어 하는 눈치였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히려 남주 누나가 나를 만류했지만 나는 남주 누나의 말을 들을 리 없었다.이 시간부로 이 여자를 멀리하기로 했으니까.아주 악마가 따로 없는 거 같다.결국 나는 내 짐을 챙겨 애교 누나의 집을 나와 근처에서 호텔을 구했다.푹신푹신한 호텔 침대에 누우니 나는 너무 기분이 좋았고 심지어 상쾌하기까지 했다.애교 누나를 보며 애써 참느라 괴로운 걸 견디지 않아도 되고, 남주 누나한테 놀림당하지 않아도 되니까.특히 남주 누나한테 놀림당하던 장면만 떠올리면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내가 그때 얼마나 어색했는지 아무도 모를 거다.심지어 당장이라도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었다.호텔이 이렇게 혼자 있는 게 무척이나 편하고 행복했지만 한참이 지나 마음이 진정되니 나는 갑자기 외로워지기 시작하며 여의사가 생각났다.지금 호텔에 묵고 있으니 언제든 약속 잡을 수 있는 상황이다.다만 낮에 대화하다가 내가 일부러 답장하지 않아 상대가 나와 하려고 할지가 문제였다.나는 그래도 조심스럽게 여의사에게 문자 하나를 보냈다.[낮에 바빠서 이제야 답장해요. 미안해요.]여의사는 곧바로 나한테 답장을 보내왔다.[세 살짜리 애를 놀려요? 아무리 바빠도 답장할 시간이 없다는 게 말이 돼요? 남자들은 역시 믿을 게 못 돼요.][나 원래 좋은 놈 아니에요. 안 그러면 그쪽과 그런 일 했을 리도 없잖아요. 오늘 하고 싶다면서요. 지금 호텔로 와요.][왜 호텔이에요? 집에서는 안 되나 봐요?]나는 진작 생각한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9화

    “유미영이에요.”이 대답을 듣고 나서야 나는 문을 열었다.여자는 오늘 정갈하고 단정한 노란색 원피스를 입었는데, 수수한 옷차림도 여자의 미모는 가릴 수 없었다.역시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고 뭘 입으나 다 예뻤다.나는 얼른 몸을 옆으로 틀었다.“들어와요.”여자가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나는 여자를 뒤에서 덥석 안으며 본론으로 들어가려 했다.“잠깐!”“왜요?”“벌써 몇 번 했는데 아직 나만 그쪽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잖아요. 모자와 마스크 벗어요, 어떻게 생겼는지 보게.”여자의 말에 나는 순간 당황해 났다.지난 이틀 동안 여자는 한 번도 이런 요구를 한 적 없는데 오늘 왜 갑자기 이런 요구를 하는지 의아했다.‘설마 뭔가를 발견했나?’가뜩이나 생각이 논리적이고 눈썰미가 날카로워 걱정하고 있었기에, 나는 얼른 여자를 놓고 경계했다.“뭐예요? 설마 내 뒷조사라도 할 생각이에요? 서로 원하는 것만 주고받자고 했잖아요.”“그건 맞지만 적어도 내가 바람피우는 상대가 어떻게 생긴 줄은 알아야 할 거 아니에요. 잘 생겼는지 아니면 못생겼는지 정도라도. 그래야 여준휘 그 개자식한테 뭐라도 말하죠. 이렇게 모두 감추고 있으면 내가 어떻게 그 자식 기분 긁어요?”‘그런 거구나.’하지만 나는 역시 내 모습을 드러낼 수 없었다.“잘 생겼어요. 걱정하지 마요. 그쪽과 할 때 처음이었고.”“네?”여자는 놀랐는지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설마 아직 미성년자거나 학생인 건 아니죠?”“아니에요, 올해 23살이고 이미 성인이에요.”“23살이면 대학도 다녔을 텐데 여자 친구 안 사귀어 봤어요?”“아니요.”“그럼 왜 얼굴 못 보게 해요? 내가 그쪽 식구한테 말하기라도 할까봐요?”여자의 끈질긴 질문에 나는 당황해났다.“오늘 할 거예요 말 거예요? 안 하려면 그냥 가요.”“나도 모르겠어요.”‘모르겠다고?’‘이건 또 뭔 대답이래?’나는 순간 어안이 벙벙해졌다.“무슨 뜻이에요?”내가 이해하지 못했다는 뜻을 내비치자 여자는 고개를 푹

최신 챕터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6화

    내가 노랑머리한테 준 것도 적은 돈이 아니었다. 족히 10만 원 가까이는 됐으니까. 백수들한테는 이것도 큰돈이나 다름없다.노랑머리 역시 같은 생각이었는지 결국 입을 다물었다.아직 대답을 못한 사람들은 얼른 다른 질문을 하라고 나를 재촉했다.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두 번째 질문을 했다.“그럼 혹시 이연화 혹은 조금희가 요즘 낯선 사람과 만난 걸 본 사람이 있어요?”그 물음에 모든 사람은 고개를 저었다. 그 순간 나는 실망했다.“세 번째 질문, 혹시 누가 나 대신 이연화를 감시할래요?”모든 사람이 동시에 손을 들었다.나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좋아요. 그럼 다 같이 해요.”“그럼 돈은 어떻게 계산하는 거예요?”노랑머리가 물었다.나는 가방에서 또 돈 두 뭉치를 꺼냈다.“세 명이 감시해요. 한 사람당 200씩 줄게요.”세 사람의 눈은 커다래지더니 급기야 반짝반짝 빛이 났다.나는 세 사람에게 귀띔했다.“이 돈은 수고비예요. 누가 만약 유용한 단서를 제공하면 이 외에도 큰 보상을 받게 될 거예요.”‘역시 돈이 있으니 뭐든 쉽게 되네.’이 사람들이 나를 위해 성실하게 일하게 하려면 이 사람들 마음을 매수하는 게 우선이다.몇백만 원은 지금의 나한테 큰돈이 아니다. 무엇보다 사장님과 사모님을 도울 수 있다면 나는 뭐든 할 수 있다.모든 일을 마친 뒤 나는 다시 호텔로 돌아갔다.윤지은의 말을 들어보니 사모님은 이미 잠든 모양이었다. 하지만 나는 사모님 정서가 여전히 불안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기분이 다운된 사람은 쉽게 졸리고 무기력해지고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나는 방금 전 일을 윤지은에게 말했다.“이번 일 조사하기 엄청 어려울 거예요. 언제 진실이 밝혀질지도 모르겠고. 장기전을 할 준비는 됐어요?나는 윤지은을 보며 말했다.그러자 윤지은이 나를 째려봤다.“그걸 말이라고 해? 유미는 내 베스트 프렌드야. 유미한테 이런 일이 생겼는데 내가 같이 있어 주지 않으면 누가 같이 있어 줘? 그러는 너야말로,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하는데? 설마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5화

    나와 윤지은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우리는 사모님 마음이 편치 않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랐다.“사모님, 비록 어렵지만 아무 희망도 없는 건 아니에요. 우리가 끝까지 견지하면 분명 수확이 있을 거예요. 게다가 사장님이 하늘에서 우리를 지켜줄 거예요.”사장님을 언급하자 사모님의 정서는 드디어 조금 안정되었다. 사모님은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호섭 씨, 정말 우리를 지켜줄 거야?”“당연하지.”윤지은도 사모님을 위로했다.그때 내가 분석했다.“제가 볼 때 이연화가 거짓말하는 것 같아요. 그 여자가 한 말 진짜 아니에요.”“너도 그래?”보아하니 윤지은도 똑같은 느낌을 받은 모양이었다.“넌 어떻게 보아냈는데?”“느낌이 그래요. 이연화가 그렇게 드센데 남편 일을 물어보지 않았다는 게 말이 안 돼요. 게다가 조금희 카드에 입금된 2억이 이연화랑도 연관된 것 같아요.”이건 내 직감이다.나는 왠지 이연화 같은 신분과 배경에 성깔 있는 여자라면 통제욕이 엄청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여자가 자신을 배신했던 남자를 나 몰라라 방치할 수 있을 리가 있을까?그건 그 여자 성격에 부합되지 않는다. 윤지은의 관점 역시 나와 어느 정도 비슷했다. 윤지은은 내 말에 일리가 있다며 맞장구치면서 보충했다.“그리고 또 이연화가 2억을 얘기할 때 자꾸 눈빛을 피했어. 그건 거짓말한다는 표현이야.”“문제는 그 여자가 진실을 말하지 않으려 한다는 거예요.”이건 가장 골치 아픈 부분이다.그때 윤지은이 말했다.“그건 간단해. 내가 사람을 시켜 그 여자를 감시하라고 할 거야. 그러면 분명 허점을 보일 거야.”이런 건 역시 돈이 많아야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다.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진짜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 있다.나는 얼른 맞장구쳤다.“만약 그곳 주민을 감시자로 붙여두면 더 좋을 거예요. 그 사람들이 이연화 행적을 더 잘 알고 있을 테니까요.”윤지은은 팔짱을 끼고 나를 바라봤다.“그건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4화

    사모님의 기세에 눌린 이연화는 오만하고 안하무인이던 태도가 싹 사라지고 다급히 대답했다.“말할게, 말한다고. 이거 먼저 놔.”사모님은 그제야 이연화 머리채를 놔주었다.이연화는 머리를 마구 문질러댔다. 심지어 얼굴까지 시뻘게진 걸 봐서는 사모님의 공격에 적지 않게 다쳤음을 알 수 있었다.이연화는 한참 동안 머리를 쓰다듬은 뒤 그제야 입을 열었다.“그 2억은 나도 어떻게 된 건지 몰라요. 그 인간이 우리 모자한테 주는 보상이라면서 줬어요.”“당신은 그 사람 아내인데 모른다는 게 말이 돼?”우리는 여자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러자 이연화가 조급히 말했다.“내 말 다 사실이에요. 난 정말 어떻게 된 건지 몰라요. 우리가 부부인 건 맞지만 명의상 부부나 다름없었어요. 그 인간이 나 몰래 불여우를 만나다가 잡힌 적도 있어요.”“그때 그 인간이 이혼만 하지 말자고 싹싹 빌지 않았으면 진작 헤어졌을 거예요.”여자의 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 나는 차가운 표정으로 물었다.“그 2억이 어디서 났는지 몰랐다면, 조금희 씨가 불치병이라는 건 알았겠죠?”이연화는 고개를 끄덕였다.“그건 알아요. 그 인간이 오래전에 내 앞으로 보험을 들어 놓을 걸 줬었거든요. 자기가 가면 보험사에서 돈이 나올 거라면서.”이건 모두 일가 조사했던 내용이었다. 다만 이연화가 말한 사실이 모두 진짜인가 하는 게 문제였다.나는 이연화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봤다.“그날 장례식장에서 화장을 미뤄달라고 했는데 왜 안 들었어요?”“나 할 일 많아요. 당신들과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 인간이 당한 사고가 단순 사고든 인위적인 사고든 난 관심 없어요. 그 인간이 내 앞으로 돈을 남겼으니 난 그 돈을 얼른 받아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었어요.”이연화는 조금희와 더 이상 감정이 남아 있지 않아 조금희 일에 일말의 관심조차 없어 보였다.하지만 2억의 존재를 모른다는 게 진짜일지 의문이었다.만약 진짜라면 사건의 실마리는 또 끊기게 된다.나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질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3화

    그렇다면 우리의 추측이 거의 맞는 거로 증명이 된 셈이다. 게다가 이연화는 분명 뭔가를 알고 있을 거다.“이러면 이연화 모자만 찾으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칠 수 있겠네요.”우리는 일이 이렇게 순조로울 줄 몰랐다.심지어 사모님은 마음이 급해 벌떡 일어섰다.“더는 못 기다리겠어. 나 지금 당장 이연화 만나러 갈래.”“유미야. 아직 조급해하지 마. 지금 이연화 모자가 어디 있는지 모르잖아. 이렇게 해, 내가 한나한테 조사해 보라고 할게.”윤지은은 강한나에게 전화해 이연화 모자가 사는 곳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직무상 편의를 이용해 강한나는 곧바로 이연화 모자의 거주지를 찾아냈다.[미리 말하는데, 이연화 모자 좋은 사람 아니야. 이연화 아버지는 판자촌 터줏대감이라 되도록 갈등을 만들지 마.]“알았어.”이연화가 만만치 않다는 걸 알지만 우리는 무조건 가봐야 했다. 그건 사모님한테는 더더욱 간절했다.아무리 그곳에 불바다라도 사모님은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것만 같았다.이연화 집 주소를 알아낸 우리는 곧장 그곳으로 향했다.판자촌은 낡은 건물 지역이라 외지고 낡은 곳에 있는 데다 교통도 불편했다. 다만 이연화의 집은 그 판자촌에서 가장 큰 집이었다.우리가 이연화의 집을 찾았을 때 이연화는 집에서 화투를 치고 있었다.남편이 죽은지 얼마 되지 않는 여자가 이곳에서 한가하게 화투나 치고 있다니 침 한심했다.“이연화 씨, 할 얘기가 있어서 찾아왔어요.”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그러자 이연화는 나를 흘긋 보더니 말했다.“나 지급 바빠서 시간 없어요.”“이건 당신 남편 조금희 씨와 관련된 일이라 이연희 씨가 저희랑 반드시 가주셔야 해요.”기분이 살짝 언짢아진 나는 당연히 다정한 목소리가 나가지 않았다.하지만 이연화는 자기 구역에 있어 무서울 게 없어 심지어는 나에게 소리까지 질렀다.“반드시? 내가 왜? 당신들이 누군데? 경찰이야? 내가 왜 당신들 말을 들어야 해? 당장 꺼져. 화투 치는 거 방해하지 말고.”여자는 말하면서 다시 화투 치는 데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2화

    “보아하니 두 사람 모두 조금희 씨 몸에 종양이 퍼지고 있어 곧 죽는다는 걸 알고 있었네요.”“혹시 조금희 씨가 뒤에서 꼼수 부린 거 아닐까요?”나는 문득 뭔가 떠올라 의문점을 제기했다.현재 상황으로 분석해볼 때 조금희의 혐의가 가장 높았다.그때 윤지은이 말했다.“자세한 건 조사해 봐야 하지만 나도 조금희 씨가 이상한 것 같아.”사모님은 참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다음에 조사할 때 나도 끼워줘. 나도 같이 조사하고 싶어. 두 사람 말 맞아. 호섭 씨가 억울한 죽임을 당했는데, 나라도 진실을 밝혀 억울함을 풀어줘야 해. 이게 내가 살아갈 유일한 동력이야.”사모님은 말하면서 또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슬픔 속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나와 윤지은은 항상 사모님 곁을 지킬 거다.그날, 우리는 곧장 종양 전문 병원에 가 조금희의 병력을 조사했다.조금희 몸에서 종양이 발견된 건 1년 전인데, 처음에 양성이었다가 악성으로 번지기까지 적지 않은 돈을 들였던 거로 확인되었다.게다가 조금희는 불치병에 걸리기 전에 아내와 갈등을 겪었다.“자세한 건 저도 모르는데, 조금희 씨가 우리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젊은 여자가 항상 와서 돌봐줬어요. 그러다가 부인이 병원에 찾아와 그 아가씨를 때렸고요. 그 일은 병원 사람들 다 알아요.”‘그렇다는 건 조금희가 바람을 피웠다는 거네?’조금희가 이런 사람일 주은 생각지도 못했다.윤지은은 여간호사에게 돈다발을 건넸다. 그러자 간호사는 아주 기뻐하며 떠나갔다.조사를 마친 뒤 우리는 밖에서 식당을 찾았다.식당에 도착한 윤지은은 분석을 시작했다.“조금희 씨가 불치병에 걸렸고, 예전에 아내와 아들한테 잘못을 저질렀다면 혹시 자기가 얼마 못 살 걸 알고 호섭 씨를 배신해 돈을 챙겼던 건 아닐까?”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그럴 가능성이 커요. 만약 조금희 씨 계좌에 큰돈이 입금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아쉽지만 이곳은 강북이 아닌 Y시다. 안 그랬다면 윤지은의 인맥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1화

    나는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배고픔을 느낀다는 건 좋은 일이다.윤지은이 아침을 사 오자 사모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음식을 먹었다.그걸 본 윤지은은 나를 향해 엄지를 추켜들었다. 그건 내 실력을 인정한다는 뜻이었다. 이번 치료 방법이 확실히 효과적이었으니까.나는 사모님을 한참 동안 관찰했다.비록 컨디션이 많이 안 좋은데도 사모님은 음식 드실 때 여전히 우아하고 단아했다. 살짝 슬픔을 띄고 있어 살짝 비극의 여주인공 같기도 했다.내가 한창 사모님을 바라보고 있을 때, 윤지은의 날카로운 눈빛이 갑자기 나를 쏘아봤다. “짐승!”윤지은은 욕지거리를 퍼부었다.그 욕에 나는 억울함을 호소했다.“제가 뭘 했다고 짐승이라는 거예요?”“아무튼 짐승 맞아. 이런 상황에서 훔쳐보기나 하고.”윤지은은 나를 째려봤다.난 그저 사모님을 몇 번 본 것뿐인데 나를 짐승 취급하다니, 너무 어이없었다.하지만 이러다 또 싸움 나겠다 싶어 나는 얼른 아침을 들고 다른 곳에 가서 배를 채웠다.식사를 마친 뒤 사모님은 자발적으로 나와 윤지은을 찾아왔다.“알고 있는 거 사실대로 다 알려줘요. 난 호섭 씨 사고에 대한 모든 사실이 알고 싶어요.”사모님은 너무 평온해 마치 다른 사람 같았다. 때문에 나는 사모님 상태가 여전히 걱정스러웠다.“사모님, 우선 맥 좀 짚어봐도 될까요?”“그럴 필요 없어요. 내가 뭘 해야 하는지 나도 알아야. 걱정할 거 없어요. 어젯밤 많이 생각해 봤고, 호섭 씨가 떠난 사실을 받아들였어요.”“내가 받아들일 수 없는 건 호섭 씨처럼 착한 사람이 남한테 죽임을 당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억울함을 풀어줄 거예요.”“난 강해져야 하고 호섭 씨처럼 용감해져야 해요. 그래야 호섭 씨가 마음 놓고 갈 수 있어요.”사모님은 애써 슬픔을 참으려 했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또 흐느꼈다.그 말을 들으니 나도 코끝이 시큰거리고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이제 우리에게는 같은 목표가 생겼다. 바로 진실을 밝히는 것.나는 얼른 마음의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0화

    나는 사모님 팔을 힘껏 잡으면서 사모님과 눈을 마주쳤다.“사모님! 현실을 받아들이세요. 더 이상 자신을 속이지 마세요. 사장님이 이런 사모님 보고 편히 가지 못하길 원하시는 건 아니잖아요.”내 말이 사모님의 마음에 큰 상처를 줬는지, 사모님은 순간 울음을 터뜨렸다.윤지은은 내가 강제로 사모님을 자극했다며 나를 탓했다.“유미 지금 안 그래도 나약한 상태인데, 왜 그런 말을 직접 해?”나는 너무 난감했다.“누구는 뭐 이러고 싶은 줄 알아요? 하지만 사모님이 계속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환상 속에 살고 있는데, 계속 이러면 상태가 점점 악화해요.”윤지은은 내 말에 일리가 있다고 인정했지만 그와 동시에 사모님이 또 상처받을까 봐 걱정했다.나도 사모님이 현실을 받아들이게 하려면 그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고 있다. 하지만 사모님을 절망 속에서 끄집어내려면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나는 윤지은에게 말했다.“정말 사모님을 돕고 싶다면 모질어야 해요. 이럴 때 마음 약해지면 오히려 해치는 거예요.”윤지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내 말에 동의하는지, 내가 치료할 수 있도록 묵묵히 자리를 비켜줬다. 나는 나른하게 힘이 쭉 빠진 사모님을 잡고 진지하게 말했다.“죽은 사람이 다시 돌아올 수 없어요. 사모님이 속사한 건 알겠어요 하지만 지금 속상해할 때가 아니에요. 우리 할 일이 있어요.”“사장님 사고 단순 사고가 아니에요. 누군가 인위적으로 사고 낸 거예요. 사모님, 정신 차리고 우리와 함께 진실을 조사해요.”사모님은 텅 빈 눈으로 나를 보며 중얼거렸다.“그게 무슨 말이에요?”사모님을 깊은 슬픔에서 꺼내는 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무엇보다 중요한 건, 서두르지 않고 그녀가 진실을 받아들일 수 있게 천천히 다가가는 것이다.나는 말투를 부드럽게 하며 방금 한 말을 또다시 반복했다.“사장님 교통사고에 수상한 점이 발견됐어요. 사모님도 사장님이 억울하게 돌아가시는 거 원하지 않죠? 우리 함께 진실을 알아내 사장님이 억울하게 죽임당하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79화

    나는 그 말을 들은 순간 식은땀이 송골송골 솟아올랐다.사모님 상태는 살짝 이상해 보였다. 아마도 의식이 혼미해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를지도 몰랐다.나는 사모님이 바보 같은 짓을 할까 봐 서둘러 사모님 팔을 꼭 잡았다. 그러면서 계속 따라오지 않으면 강제로라도 데려올 생각이었다.“수호 씨, 이거 놔요. 난 남아서 호섭 씨랑 같이 있을래요...”사모님은 마구 버둥대며 소리쳤다.이러다가 사고가 날 것 같아 나는 아예 사모님을 어깨에 두러 업었다. 그러자 사모님은 곧바로 버둥거리며 소리쳤다.벼랑 끝에 서 있는지라 조금만 실수하면 함께 아래로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나는 결국 사모님을 손날로 기절시켰다.내가 가드레일 안쪽으로 다시 넘어왔을 때 윤지은의 차가 마침 도착했다.“왜 그래?”윤지은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나는 사모님을 차에 앉히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사모님 지그 정신이 이상해서 현실과 환각을 구분하지 못해요. 방금 사장님이 춥다고 한다면서 옷 주러 내려가겠다고 했어요. 제가 제때 나타나지 않았으면 뛰어내렸을지도 몰라요.”윤지은은 내 말을 듣더니 미간을 찌푸렸다.“계속 이럴 순 없어. 우리가 잠깐은 지켜볼 수 있지만 평생 지켜볼 순 없잖아.”그때 내 머릿속에 문득 방법이 떠올랐다.“사모님께 사장님이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알려드리는 건 어때요?”“미쳤어? 이번 일로도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닐 텐데, 또 자극하자고?”윤지은은 내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이에 나는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했다.“제 할아버지가 남긴 의학 서적에 비슷한 사례가 있는데, 옛날에는 환자가 가족을 잃고 감정을 통제하지 못할 때 치료가 안 된다면 환자한테 희망을 줘야 한대요. 그 희망이 의학에서 말하는 기예요.”“그 기를 가진 환자가 음식 치료와 약물 치료를 함께 진행하면 서서히 회복할 수 있대요.”“사장님의 죽음에 수상한 점이 있잖아요. 그래서 사모님과 함께 그 사건을 수사하는 거예요. 아마 사모님도 사장님이 죽은 진실을 알고 싶을 거예요.”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78화

    장례식장 안을 모두 뒤져 봤지만 사모님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그리 조급하지 않던 내 마음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불안해졌다.사모님은 현재 몸 상태도 안 좋고 정서도 매우 불안하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가족한테 어떻게 말해야 할지 걱정됐다.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내 마음은 점점 불안해졌다.그러다 결국 방법이 없어 나는 문득 사모님 번호를 떠올려 그쪽으로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계속 긴 연결음만 들릴 뿐 아무도 받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내가 포기하려고 할 때 연결음이 꺼졌다. 액정을 확인하니 전화가 연결되었다.“사모님?”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수호 씨, 나 괜찮으니까 좀 내버려둬요.]사모님 목소리는 매우 우울해 보였고 기운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나한테는 너무 듣기 좋았다. 나는 다급히 물었다.“사모님, 어디 있어요? 너무 걱정돼요.”[혼자 있고 싶어요.]“알아요, 아는데 어디 있는지만 알려줘요. 사모님이 안전하다는 거 확인해야 해요.”전화 건너편에서 한참 침묵이 흘렀다.그때 갑자기 차 경적음이 들려왔다.그렇다는 건 사모님이 장례식장에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었다.나는 문득 사모님이 있을 수 있는 곳이 떠올랐다. 하지만 조심스럽게 물었다.“사모님, 알려주시면 안 돼요?”사모님은 아예 전화를 끊어버렸다.하지만 이미 대충 답을 얻은 나는 장례식장을 뛰쳐나가 택시를 잡고 사장님이 사고를 당한 곳으로 향했다.가는 길에 사모님을 찾았냐는 윤지은의 전화를 받은 나는 내 추측을 말했다.“아니요. 사모님 아마도 사장님 사고 난 곳에 있는 것 같아요.”[거긴 왜?]윤지은은 이해가 되지 않아 무의식적으로 물었다.“사장님 죽음이 수상해 직접 조사하고 싶었을 수도 있고, 단순히 사장님이 그리웠을 수도 있고... 아무튼 저 지금 가는 중이에요.”[그럼 먼저 건너가. 나 이따 바로 갈게.]나는 윤지은과 상의한 뒤 먼저 사장님이 사고 난 곳으로 향했다.사고가 난 곳은 절벽인데, 사모님은 마침 절벽

좋은 소설을 무료로 찾아 읽어보세요
GoodNovel 앱에서 수많은 인기 소설을 무료로 즐기세요! 마음에 드는 책을 다운로드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앱에서 책을 무료로 읽어보세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