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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애교 누나는 역시나 똑똑한지라 곧바로 눈치채고 내 연기에 맞춰 주었다.

심지어 더 슬프게 흐느끼기까지 했다.

“나 올해로 31살이란 말이야. 이렇게 젊은 나이에 폐경이라니, 그럼 앞으로 아이는 어떻게 낳으라고? 남주야, 나 어떡해?”

애교 누나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완벽한 연기를 해대니 좀처럼 허점을 찾을 수 없었다.

나도 사전에 알고 있는 게 아니라면 깜빡 속아 넘어갔을 거다.

그때 남주 누나가 깔깔 웃어댔다.

“고작 이 일 때문에 그래? 어려운 거 아니네. 앞으로 남편더러 매일 집에 오라고 해. 남자 손을 타면 호르몬도 정상으로 돌아올 거고, 생리 주기도 점점 맞을 거야.”

그 말에 애교 누나는 한숨을 푹 쉬었다.

“그런데 정민 씨가 반년 동안 집에 안 들어와 얼마 전에도 반년 만에 얼굴 처음 봤어.”

“헐, 정말이야? 그렇다면 반년 동안 독수공방했다는 거야?”

남주 누나는 믿기지 않는 듯 귀를 쫑긋 세웠다.

그 말에 애교 누나는 얼굴만 붉힐 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어쩐지 갑자기 호르몬 이상 증세가 나타나고 생리 주기가 들쑥날쑥하다 했더니, 우리 나이대 여자는 남자의 손길이 가장 필요한데. 네 남편이란 인간은 전시품처럼 쓸모를 발휘하지 못했으니. 난 네 남편이 밖에 다른 여자도 있다고 봐.”

애교 누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펄쩍 뛰었다.

“그럴 리 없어. 정민 씨 그런 사람 아니야.”

“애교야, 넌 남자를 너무 몰라. 이 세상에 바람 안 피우는 남자는 없어. 아무리 정직하고 점잖은 남자라도 똑같이 뒤에서 그 짓거리 하고 다닌다고.”

남주 누나는 말하면서 나를 흘긋 바라봤다.

이에 나는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

따지고 보면 난 바람에 속하지도 않는다.

내가 애교 누나와 정식으로 사귀는 것도 아니니, 이게 어떻게 바람이란 말인가?

하지만 애교 누나는 여전히 왕정민을 무척 믿는 듯 연기했다.

“난 증거 없는 일은 함부로 넘겨 집지 않아. 너도 그러지 마.”

“그래, 알았어. 그럼 네 남편 말고 네 얘기할게. 이제 병의 근원도 찾아냈는데 제대로 된 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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