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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나는 한 시도 여기 더 머물고 싶지 않았다.

여기 더 있다가는 이 요물 같은 여자한테 또 놀림거리나 될 것 같았으니 이 기회에 떠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어차피 먹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는데 남아 있어봤자 득 될 게 없었으니까.

결국 나는 결심을 내리고 애교 누나에게 말했다.

“애교 누나, 저 호텔에 묵을게요.”

“왜 호텔에 묵어요?”

“여기서 잘 수도 없는데 호텔에 묵는 게 차라리 좋아요.”

애교 누나는 나를 붙잡고 싶어 하는 눈치였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남주 누나가 나를 만류했지만 나는 남주 누나의 말을 들을 리 없었다.

이 시간부로 이 여자를 멀리하기로 했으니까.

아주 악마가 따로 없는 거 같다.

결국 나는 내 짐을 챙겨 애교 누나의 집을 나와 근처에서 호텔을 구했다.

푹신푹신한 호텔 침대에 누우니 나는 너무 기분이 좋았고 심지어 상쾌하기까지 했다.

애교 누나를 보며 애써 참느라 괴로운 걸 견디지 않아도 되고, 남주 누나한테 놀림당하지 않아도 되니까.

특히 남주 누나한테 놀림당하던 장면만 떠올리면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내가 그때 얼마나 어색했는지 아무도 모를 거다.

심지어 당장이라도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었다.

호텔이 이렇게 혼자 있는 게 무척이나 편하고 행복했지만 한참이 지나 마음이 진정되니 나는 갑자기 외로워지기 시작하며 여의사가 생각났다.

지금 호텔에 묵고 있으니 언제든 약속 잡을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낮에 대화하다가 내가 일부러 답장하지 않아 상대가 나와 하려고 할지가 문제였다.

나는 그래도 조심스럽게 여의사에게 문자 하나를 보냈다.

[낮에 바빠서 이제야 답장해요. 미안해요.]

여의사는 곧바로 나한테 답장을 보내왔다.

[세 살짜리 애를 놀려요? 아무리 바빠도 답장할 시간이 없다는 게 말이 돼요? 남자들은 역시 믿을 게 못 돼요.]

[나 원래 좋은 놈 아니에요. 안 그러면 그쪽과 그런 일 했을 리도 없잖아요. 오늘 하고 싶다면서요. 지금 호텔로 와요.]

[왜 호텔이에요? 집에서는 안 되나 봐요?]

나는 진작 생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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