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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화

지은은 말하다가 결국 목청껏 울기 시작했다.

그 울음소리를 들으니 나조차 마음 한구석이 괴로워 결국 참지 못하고 지은을 꼭 안았다.

“그냥 쓰레기잖아요. 그런 놈 때문에 슬퍼할 가치가 없어요.”

“이 세상에 좋은 남자는 많아요. 지은 씨만 괜찮다면 내가 남자 친구 해줄게요. 신변도 보호해 주고.”

지은은 두 손으로 내 얼굴을 감싸안고 말했다.

“정말 내 남자 친구가 되어줄래요? 그럼 나랑 영상 찍어요.”

“왜 또 그 화제예요?”

“수호 씨가 매번 그렇게 꽁꽁 싸매고 얼굴 드러내지 못하는 사람처럼 구는 바람에 난 아직도 수호 씨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라요. 그런데 영상으로 찍으면 다르잖아요.”

지은은 말하면서 아기 고양이처럼 내 품에 파고들더니 일부러 몸을 배배 꼬았다.

“네? 그렇게 해도 되죠?”

지은의 동작 때문에 내 아래는 또 서버렸다.

게다가 술 때문에 어지러워 자제력도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자꾸만 ‘동의해, 동의해’ 하는 속삭임이 나를 유혹했다.

내가 한참 동안 머뭇거리고 있을 때 지은은 갑자기 내 목을 끌어안고 내게 입 맞추었다.

지은의 말캉하고 뜨거운 입술에 나는 끝내 자제력을 잃었다.

그때 지은이 웃으며 나를 밀어내더니 비틀거리며 캐비닛 앞에 가 핸드폰을 켜고는 침대 쪽으로 카메라 렌즈를 돌렸다.

“오빠, 딱 기다려요...”

...

다음 날 아침 9시에 깨어났을 때 내 머리는 여전히 무거웠다.

게다가 어제 일이 별로 기억도 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은이 우리의 동영상을 찍었던 기억이 흐릿하게 났다.

‘동영상!’

나는 너무 놀란 나머지 벌떡 일어났다.

지은은 이미 떠나 방에는 나 혼자뿐이었다.

심지어 한 순간 내가 혼자 술을 마셨나? 아니면 그 여자와 함께 술을 마셨나 의심됐다.

그러다 나는 곧바로 답을 얻었다. 그도 그럴 게, 바닥에 찢긴 여자의 스타킹이 보였다.

‘내가 어젯밤 정말 그 여자와 같이 있었던 거였어.’

‘그렇다는 건 동영상을 찍은 것도 사실이라는 거잖아.’

게다가 어젯밤 끝까지 마신 터라 완전히 취해 모자도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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