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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Author: 은광수
‘그러게 왜 나를 얕봐요?’

나는 매우 으쓱했다.

심지어 남주 누나와 복무를 받을 때보다 더 만족스러웠다. 그도 그럴 게, 이건 신체적인 쾌락이 아니라 심리상의 만족감이기 때문이다.

내가 기대하고 있을 때 남주 누나가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기대에 부풀어 핸드폰을 클릭했더니 늘씬하고 아름다운 다리가 보였다. 주요 부위만 가릴 수 있는 짧은 치마를 입어 보일 듯 말 듯해 더 예뻤다.

‘그런데 이 치마 왜 이렇게 익숙하지?’

‘헐, 이거 애교 누나 치마잖아?’

남주 누나는 본인을 찍은 게 아니라 애교 누나 사진을 보내왔다.

또 농락당했다는 걸 인지한 순간 나는 화가 났다.

[난 누나 사진을 보내달라고 했는데 왜 애교 누나 사진을 보내왔어요?]

[헐, 이게 애교 사진인지 어떻게 알았어?]

‘이런, 들켰네.’

나는 가슴이 콕콕 찔려 어쩔 줄 몰랐다.

그때 남주 누나의 문자가 도착했다.

[이상하네, 아주 수상해. 정수호, 너 애교랑 뭐 있지? 안 그러면 이게 애교인지 어떻게 단번에 알았어? 내가 얼굴을 찍은 것도 아닌데.]

나는 제 발이 저려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이 순간 애교 누나의 몸매에 대해 너무 잘 아는 내가 원망스러웠다.

나는 애써 진정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 문자 했다.

[누구를 바보로 알아요? 누나와 애교 누나 몸매가 완전히 다르거든요. 애교 누나는 여리여리하고 누나는 글래머러스하고.]

[그렇구나. 난 또 둘이 뭐 있는 줄 알았지.]

남주 누나의 답장에 나는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곧바로 따져 물었다.

[남주 누나, 진짜 너무하네요. 매번 사람을 속이고, 다시는 누나 안 믿어요.]

[아이고, 우리 푸들 화 났어? 누나도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네가 애교를 공략할 수 있게 도와주는 거잖아.]

‘진짜 요물이 따로 없네. 본인 사진 보내기 싫어서 애교 누나 사진을 보냈으면서 변명은.’

[변명하지 마요. 본인 사진 보내기 싫어서 그런 거잖아요. 사진도 보내지 못 할 거면서 뭐 하러 날 자꾸 유혹해요? 돌아가서 관리 남편 내조나 잘해요.]

내가 이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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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석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버렸다.한참 뒤 윤지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도 내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챈 듯했다.“저 자식 얼마나 연습했어?”“아가씨, 벌써 3시간째 저러고 있어요.”“죽으려고 작정했나? 어제도 밤을 새웠으면서 오늘 이렇게 무리하면 어쩌자는 건지.”윤지은은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걸어왔다.“정수호, 지금 당장 휴식해.”나는 윤지은을 흘긋거리고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계속 연습했다.윤지은은 내 행동에 화가 났는지 내 뺨을 후려갈겼다.“네가 이런다고 누가 감동할 것 같아? 넌 지금 스스로 감동에 취해 있는 거야. 전에는 연습을 게을리하고 이제 와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나 봐? 네가 뭐 소설 주인공인 줄 알아? 지금 당장 휴식해!”나는 화끈거리는 얼굴도 신경 쓸 새 없이 심호흡하며 말했다.“누구 감동하라고 이러는 거 아니에요. 이런 식으로 화를 풀려는 것도 아니고요. 그냥 짬 내서 연습해서 하루빨리 실력을 끌어올리려는 거예요.”변석훈은 나에게 고작 한 달이라는 시간밖에 주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서두르지 않으면 그 시간 안에 다 배우지 못할 거다.윤지은은 씩씩거리며 말했다.“벽석훈이 너 안 가르친다면 내가 양동준더러 너 가르치라고 하면 될 거 아니야. 뭐 그리 큰일이라고 이렇게 네 몸을 가혹하게 대해?”나는 너무 놀라 윤지은을 바라봤다.“뭐라고요? 동준 형님이 저 가르치는 거 동의하는 거예요?”“네가 내 말 잘 들으면.”윤지은의 요구에 나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지금 당장 휴식할게요.”나는 말을 마치자마자 두말없이 뒤돌아섰다.윤지은은 내가 이렇게 고분고분할 줄은 몰랐던 모양이었다.예전에는 항상 개와 고양이처럼 만나면 싸워댔는데 내가 갑자기 고분고분해지니 윤지은은 익숙하지 않은 듯했다.윤지은은 이내 나에게 걸어와 나를 꿰뚫어 볼 것처럼 훑어봤다.“정수호. 너 아무 일 없는 거 맞지?”나는 물을 마시며 땀을 닦았다.“저한테 뭔 일 있겠어요? 보다시피 저 멀쩡해요.”“그렇다면 다행이고.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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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소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만 봐도 흔들렸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작 몇 마디 사탕 발린 말에 흔들린다니, 이 여자가 참 한심했다. ‘머리가 비었나? 하긴, 그러니까 진동성한테 제대로 속았겠지.’하지만 예전의 나도 진소민과 다를 게 없었다.태어날 때부터 계략에 능하고 총명하며 위선과 악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사람은 없다.나는 진소민을 탓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쌍했다. 진동성의 눈빛만 보면 그가 진소민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는 그저 이 바보 같은 여자를 농락하고 있는 거였다.아니나 다를까 역시나 내가 짐작이 맞았다.진동성이 진소민을 떠나지 못하게 한 건 그가 진소민한테서 만족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진소민은 워낙 민감한 몸이라 진동성의 사이즈가 아무리 작아도 쉽게 절정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런 느낌은 그동안 아내인 고태연한테서 느껴보지 못했다. 때문에 진소민을 만난 뒤에 그는 진정 자기가 남자가 된 것 같았다.진동성은 아직 사업에서도 큰 성공을 이룩하지 못하고 결혼도 실패했는데, 유독 진소민 앞에서만은 성취감을 얻을 수 있고 빈자리가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되든 그가 상관할 바는 아니었다.진동성의 목적은 이 바보 같은 여자를 붙잡는 거였다.나는 더 이상 끼어들지 않았다. 진소민이 떠나든 말든 관심 없었다. 난 오직 이런 방법으로 기름을 부어 진동성이 하루빨리 나를 처리하라고 왕정민을 꼬드기게 하고 싶었다.나는 진동성을 보며 냉소했다.“이 여자는 속이기 쉬워 참 좋겠어. 어디 평생 속여 봐. 하지만 네놈이 한 짓을 부모님이 알면 어떨지 궁금하네.”말을 마친 나는 일부러 깔깔거리며 떠나갔다.이 순간 진동성이 뒤에서 이를 갈며 나를 죽일 듯 노려볼 거라는 걸 알고 있다.이건 바로 내가 원하는 효과였다.진동성은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어 직접 움직일 수 없으니 분명 왕정민한테 연락할 거다.왕정민이 나에게 손을 쓴 순간 내 계획은 성공한 셈이다.나는 아무도 없는 구석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72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얼마 안 될 때 나는 부모님께 그 의서가 어디 있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부터 의서를 찾지 못했다.아마 그전에 진동성이 이미 몰래 훔쳐 갔을 거다.‘진동성 이 개 같은 자식. 진짜 뼛속까지 악질이네.'우리 가족은 너무 착해서 그놈의 가면에 깜빡 속아 넘어갔다.여진수가 형수의 상태를 확인한 뒤 나는 곧장 외과 병동으로 향했다.진소민이 와서 진동성을 간호하고 있었다. 내가 도착했을 때 진동성의 손은 진동성의 치마 속에 있었다.형수는 아직도 의식불명의 상태인데 이 개자식은 병원에서까지 여자와 꽁냥거리고 있다니. 이런 놈은 인간이 아니라 짐승이라 하는 게 맞다.진동성은 나를 보자마자 비아냥거렸다.“넌 또 왜 왔어? 내 마누라 돌보지 않고 내가 다른 여자랑 즐기는 거 구경 왔어?”나는 피식 웃었다.그러자 진동성의 미간이 푹 파였다.“뭘 웃어?”나는 의자 하나를 끌어와 바지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었다. 사실 나는 핸드폰으로 영상을 찍고 있었다.난 형수가 갑자기 교통사고가 난 게 분명 단순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두 사람이 함께 교통사고가 났는데 형수는 크게 다쳐 의식불명이 되고 진동성은 고작 피부가 까진 전도로 끝났다는 게 너무 이상하다.게다가 이 자식은 형수가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 동안에도 진소민과 어울리고 있다니. 이걸 찍어두면 분명 형수에게 유리한 증거가 될 거다.“네 놈 목숨이 참 질겨서 웃는다. 형수는 저렇게 됐는데 넌 고작 찰과상이라니. 어떻게 했어?”진동성은 이미 대답을 준비한 것처럼 빈틈없이 대답했다.“그걸 나한테 물으면 난 누구한테 물어봐? 교통사고가 갑자기 나서 나도 미처 반응하지 못했어. 내가 깨어났을 땐 이미 병원에 있었고. 그런데 나한테 어떻게 했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당연히 모른다지.”진동성이 이렇게 대답할 거라는 걸 난 진작 예상했다.때문에 나는 방법을 바꾸어 진소민을 바라봤다.“그럼 당신한테 묻지. 그쪽은 대체 무슨 신분으로 그 남자를 돌보는 거야?”진소민은 워낙 말주변이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71화

    “왕정민이 요즘 사람을 찾아 저를 죽이려 하고 있어요. 저랑 함께 연기해서 왕정민을 낚죠.”역시나 늙은 너구리가 아니랄까 봐 전승빈은 단번에 내 의도를 파악했다.“지금 나더러 왕정민 주변에 사람 심고 함정을 만들어 걸려들게 하자는 건가?”“네.”전승빈은 의자에 기대며 다리를 꼬았다.“지금 자네가 스스로 미끼가 되어 함정을 파겠다는 건가? 왕정민이 자네를 정말 죽일까 봐 두렵지도 않나?”나는 분노에 이를 갈며 말했다.“이렇게 하지 않으면 왕정민이 함정에 어떻게 빠져요? 제가 물론 왕정민을 죽일 순 없지만 회장님은 왕정민에게 평생 족쇄를 채울 수 있어요. 그러면 저한테도 밑지는 장사는 아니에요.”전승빈은 내 말에 직접적인 답변을 주지 않고 뭔가를 고민했다. 그한테 거절당할까 봐 대답을 기다리는 동안 무척 긴장했다.그때 고민을 마친 전승빈이 겨우 입을 열었다.“좋네. 자네와 손을 잡지.”그 말을 들으니 그동안의 긴장감이 겨우 풀렸다. 그때 전승빈이 이내 말을 이었다.“하지만 이번 협력 나한테 너무 불공평한 거 아닌가? 자네가 미끼로 나서지 않아도 난 내가 알고 싶은 거 충분히 조사할 수 있어. 그런데 자네는 내 도움 없이 왕정민을 잡을 수 없지. 다시 말해서 내가 자네를 도와주는 거지 협력이 아니야. 그러니 자네가 나한테 빚지는 거나 마찬가지지.”나는 전승빈이 이런 말을 하리라고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내 목적은 왕정민을 잡는 것이기에 다른 건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네. 그럼 제가 회장님께 빚지는 셈 치죠. 준비 다 되면 연락 주세요. 제가 왕정민을 끌어들이죠.”나는 내 연락처가 적힌 쪽지를 전승빈 앞에 건네고 뒤돌아 사무실을 떠났다.내가 물론 진동성과 왕정민을 한꺼번에 해결하지는 못해도 한 명씩 무너뜨릴 수는 있다.왕정민의 뒷배는 전승빈이고 진동성의 뒷배는 왕정민이다. 그러니 왕정민이 없으면 진동성을 상대하기는 매우 쉬워진다.전승빈의 회사를 나와 나는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애교 누나. 아침 사 왔어요.”“수호 씨.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70화

    시종일관 담담했던 전승빈의 얼굴에 노기가 드리웠다.“지금 나를 협박하는 건가?”“협박이 아니라 귀띔입니다. 회장님이 손에 왕정민이 바람피운 증거를 갖고 있는데도 왕정민은 쓰게 보지 않고 계속 밖에서 몸을 함부로 굴리고 다닙니다. 이 상황이 계속 유지된다면 따님분이 아는 건 시간문제 아닐까요?”전승빈은 화가 난 듯 테이블을 탕, 내리쳤다.“왕정민, 그 개 같은 자식. 그놈은 다리 몽둥이를 분질러 놓아야 말을 들을 모양이군.”“전 회장님, 왕정민은 회장님의 처사에 불만을 품고 있습니다. 회장님이 왕정민 다리 몽둥이를 분지른다면 당분간은 겁을 먹겠지만 나중에는요? 만약 나중에도 개 버릇 남 주지 못하고 회장님께 살의라도 품는다면 어떡하실 생각이죠? 그러면 따님은 또 어떡하고요?”“왕정민을 죽이는 건 회장님께 식은 죽 먹기라는 거 압니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따님은 어떡하고 따님 뱃속의 아기는 또 어떡하나요?”전승빈은 어두운 표정으로 나를 노려놨다.“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가?”나는 전승빈에게 다가가 한 글자 한 글자 침착하게 말했다.“왕정민 같은 부류를 상대하려면 계속 강하게 밀어붙이기만 하면 안 됩니다. 요구를 들어주는 척 구슬리기도 해야 합니다. 회장님이 왕정민을 찍어 누르려 할수록 왕정민은 불만을 품고 회장님께 반기를 들 겁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우선 마비시키고 천천히 공제하는 겁니다.”전승빈은 피도 안 마른 어린놈이 이런 말을 하는 게 믿기지 않았는지 나를 빤히 쳐다봤다. 그러다 문득 웃음을 터뜨렸다.“그건 너무 번거로워. 차라리 이 세상에서 치워버리면 그만이지.”“물론 회장님 능력이라면 한 사람을 소리 소문 없이 처리하는 건 쉬운 일이겠죠. 하지만 이런 일을 평생 숨길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만약 따님분이 남편 어디 갔냐고 하면 어떻게 대답하실 건데요? 손자가 아빠 어디 갔냐고 물으면 그때는 또 어떻게 대답하실 거고요?”“백번 양보해서 따님분이 만약 회장님이 자기 남편을 죽였다는 걸 알면 고마워할까요? 미워할까요?”전승빈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69화

    “안녕하세요. 저는 타노스 탐정 사무소 정수호라고 합니다. 한번 만나 뵀으면 해서요.”[나를 말인가? 나는 왜 보려는 거지? 일 얘기라면 자네 사장더러 찾아오라고 하게.]전승빈은 말을 마치자마자 전화를 끊으려 했다.“잠깐만요. 전 회장님 사위 왕정민에 관한 일인데 정말 듣고 싶지 않나요?”[난 시간 없네.]전승빈은 그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왕정민의 일이라고 했는데도 전승빈이 이런 태도를 보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하지만 괜찮았다. 이왕 이렇게 처리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끝까지 밀어붙일 생각이었으니까.나는 아예 운전을 해서 전승빈의 회사로 찾아갔다.전에 윤미화가 전승빈을 조사하라는 의뢰를 나한테 맡긴 터라 나도 전승빈에 관한 일을 많이 알아냈다. 그걸 마침 이렇게 써먹게 되었다.나는 전승빈의 회사 앞에서 한참을 기다렸다. 그때 BMW 한 대가 눈에 띄었다. 나는 그 차가 바로 전승빈의 차라고 확신했다.회사 앞에서 한참 동안 진을 치고 기다렸는데 비싼 외제차는 처음 봤으니까.나는 다급히 그 뒤를 따라갔다.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전승빈이 차에서 내렸다.전에 전승빈의 실물을 본 적은 없지만 그의 사진을 본 적은 있다.나는 전승빈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다급히 붙잡았다.“전 회장님. 10분만 시간 내 주실 수 있나요?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전승빈의 기사는 거칠게 나를 밀어냈다.“저리 비켜요!”“왕정민이 탐정 사무소에 전 회장님을 조사해달라고 의뢰했습니다. 제가 현재 어떤 증거를 확보했는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나는 전승빈이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아 결국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들었다.아니나 다를까 전승빈은 내 말에 걸음을 우뚝 멈췄다.“따라오게.”나는 전승빈을 따라 회장 사무실로 향했다.나는 사무실이 큰지 작은지 전승빈의 기세가 강한지 약한지 관찰할 겨를도 없이 온통 전승빈과 손잡을 생각뿐이었다.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제가 왕정민과 개인적인 원한이 좀 있어 전 회장님과 손을 잡고 싶습니다.”전승빈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68화

    나는 우연히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에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분노가 활활 타올랐다.진동성이 형수에게 미약을 써서 형수를 왕정민에게 데려가려 했다니.문제는 이게 처음이 아니라 두 번째라는 거다.나는 급발진하지 않고 계속해서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들으며 동시에 핸드폰 녹화 기능을 켰다.나는 이 둘의 파렴치한 짓을 똑똑히 찍을 생각이었다.왕정민은 담배를 한 모금 빨더니 언짢은 듯 말했다.“이제 사람이 저 지경이 됐으니 나더러 어떻게 하라는 거야? 젠장. 내가 저 고태연을 보며 입맛 다신 게 몇 년인데. 하필 이 지경이 될 건 뭐야?”진동성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내가 동영상 많이 보내줬잖아. 그 영상으로 먼저 해결해. 나중에 고태연 상태가 좀 괜찮아졌다 싶으면 다시 너한테 데려갈게. 어쨌든 내 마누라잖아. 내가 보살피는 건 당연해. 그때가 되면 네 마음대로 놀아도 돼. 고태연은 어차피 식물인간이라 움직이지 못해서 반항도 못하잖아.”왕정민은 키득키득 웃으며 좋아했다.“네가 나보다 저 변태였네. 식물인간도 안 놔준다니.”진동성은 담배 연기를 동그랗게 말아 뱉어내며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나한테는 고작 도구일 뿐이야. 가치가 있으면 쓰고 가치가 없으면 버리는 거지. 고태연도 그걸 영광으로 여겨야 해.”영상을 모두 녹화한 뒤 나는 침착한 얼굴로 나갔다.“맞아. 참 영광이지. 네 놈이 식물인간이 되면 나도 너를 그렇게 대해도 돼?”나는 이 순간 그 어느 때보다도 침착했다. 마음이 너무 평온하다 못해 나조차 무섭게 느껴질 정도였다.이런 상황에 당연히 화를 내야 하는 게 맞는데 나는 왠지 화가 나지 않았다.화가 극에 달해 오히려 차분해진 것일 수도 있고, 진동성 같은 인간 때문에 화낼 가치가 없다고 여겨서일 수도 있다.어쨌든 나는 이 순간 무서우리만치 냉정했다.진동성과 왕정민은 나를 본 순간 흠칫 놀라더니 이내 비릿한 미솔르 지었다.특히 진동성은 눈에 즐거움이 가득했다.“네가 사실을 알면 어쩔 건데? 고태연은 아직도 내 와이프야. 앞으로도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67화

    나는 이 모든 게 위로의 말이라는 걸 알지만 누나들한테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았다.나는 머릿속으로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만약 형수가 평생 깨어나지 못한다면 나는 평상 형수를 돌봐줄 거다.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나는 절대 형수를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다.나는 온 신경이 형수한테 쏠려 다른 사람을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그날 저녁 남주 누나의 전남편 고정훈도 병원에 왔다.남주 누나는 놀란 듯 물었다.“여긴 어쩐 일이야?”중산이 말했다.“자기 친구한테 일이 생겼다는 소식에 와 봤어.”“우리 이미 이혼했어...”“자기도 알잖아. 난 처음부터 이혼은 원하지 않았어. 자기는 내 마음속에 영원한 아내야.”고정훈은 그윽한 눈빛으로 남주 누나를 바라봤다.하지만 남주 누나는 마음이 불편해 얼른 고개를 돌렸다.“이러지 마. 그럴수록 난 죄책감만 커져 가.”“그래. 아무 말 하지 않을게. 난 자기 협박하려는 거 아니야. 외압을 강하려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앞으로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 전화해. 난 언제든 나타날 거야.”남주 누나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남주 누나가 이혼을 한 이유는 여한 없이 자기 삶을 살면서 고정훈에게 미안한 짓을 하지 않기 위해서다. 하지만 고정훈이 너무 잘해주는 바람에 자꾸만 스스로 쓰레기 같아 보이곤 한다.결국 남주 누나는 마음이 편해지려고 그 생각을 떨쳐내려고 애를 썼다.그날 저녁 나는 여전히 형수 옆을 지켰고 애교 누나는 나와 함께 병원에 남아 주었다.고수연은 아이들을 돌봐야 하기에 집으로 돌아갔고 고아연도 바쁜 일이 있는지 어느새 사라졌다.남주 누나도 결국에는 고정훈과 함께 떠났다.애교 누나는 먹을 걸 사 와서 내 앞에 내밀었다.“수호 씨, 뭐 좀 먹어요.”나는 아무 말도 없이 음식을 받아 깨끗이 먹었다.아무리 슬프더라도 절대 내 몸으로 장난쳐서는 안 된다. 나는 왠지 폭풍우가 아주 무서운 방식으로 닥치고 있다는 게 은연중에 느껴졌다. 나는 나 자신과 내 주변 사람들을 지키고 싶다. 그러려면 강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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