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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얼마 지나지 않아 내 핸드폰은 다시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이번에 나에게 문자를 준 연락처는 애교 누나의 것이었다.

애교 누나가 이런 짓을 할 사람은 아니기에, 이런 문자를 보낸 사람은 무조건 남주 누나가 틀림없다.

내가 아무리 남주 누나를 마음대로 삭제할 수 있다고는 해도, 애교 누나의 연락처만은 지울 수 없었다.

게다가 이건 그저 남주 누나의 수단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내가 애교 누나의 연락처를 삭제한다고 해도 남주 누나는 아마 다른 방법으로 나를 상대할 거다.

결국 나는 마지못해 한발 물러났다.

[남주 누나, 그만 보내요. 저 일해야 해요.]

[네가 보내지 말라면 내가 들어야 해? 감히 내 연락처를 지워? 아주 죽을 때까지 괴롭혀 줄게.]

[저만 탓하면 안 되죠. 계속 문자 보내면 제가 어떻게 일해요?]

[지금 날 탓하는 거야. 계속 보낼 거야. 계속 괴롭힐 거라고.]

남주 누나는 곧바로 이모티콘 테러를 해댔다.

결국 나는 패배를 인정하고 답장을 보냈다.

[누나, 죄송해요. 연락처 다시 추가할게요.]

[네가 추가한다면 내가 받아줘야 해? 네가 뭔데? 내 연락처가 그렇게 쉽게 추가할 수 있는 건 줄 알아?]

[그럼 대체 뭘 원하는데요?]

[헤헤, 애교가 방금 너한테 셀카 요구했잖아. 다시 보내, 난 얼굴 사진 싫어, 네 아래를 찍어.]

[미쳤어요? 이건 애교 누나 핸드폰이에요.]

[나도 알아, 애교한테 보여주려고 보내라는 거니까.]

[애교 누나가 알면 화낼 거예요.]

나는 이제 나 자신이 점점 존경스러워질 지경이다. 거짓말하면서 얼굴도 붉히지 않게 되다니.

예전에 처음 도시에 왔을 때는 낯선 여자를 보기만 해도 얼굴을 붉혔었는데, 이제는 마녀 같은 남주 누나도 이렇게 여유롭게 상대하다니.

확실히 실천이 최고의 선생님이란 말이 맞나 보다.

남주 누나는 나와 애교 누나의 사이를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전 누나 못 믿어요. 어제 그렇게 놀려댔으면서.]

[믿어야 할 거야. 너한테 선택지는 없어. 얼른 사진 찍어 보내, 애교한테 장난칠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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