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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한참 동안 술을 마시다 모니 목구멍으로 쑥쑥 잘도 넘어갔다. 심지어 나는 여자보다 더 많이 마셔 흐릿한 정신으로 물었다.

“대체 이름이 뭐예요?”

“말했잖아요, 유미영이라고.”

“거짓말하지 마요. 분명 다른 분이 윤 쌤이라고 부르는 거 들었어요. 유 씨가 아니잖아요.”

“아, 유 씨가 아니라... 윤 씨였지... 윤지은이에요. 어때요? 이름 이쁘죠?”

“예뻐요. 듣기 좋아요. 윤지은. 부모님이 많이 배우신 분인가 봐요. 이름 너무 잘 지으셨다.”

지은은 술에 취해 양 볼이 사과처럼 발그레해져서는 눈을 부릅뜨고 나를 바라봤다.

“그러는 그쪽은 이름이 뭐예요? 안철수 아니죠?”

“네, 정수호예요.”

나도 술에 취한 지라 무방비한 상태로 내 이름을 솔직하게 말해버렸다.

“뭐, 흔한 이름이에요. 우리 부모님은 지은 씨 부모님처럼 배우신 분들이 아니라 그냥 흔한 이름 지었어요.”

지은은 나와 잔을 기울이며 몸을 흔들거리며 말했다.

“그래도 부모님이 엄청 사랑하고 아껴줄 것 같은데.”

“그럼요. 우리 부모님은 이 세상에서 나를 제일 사랑하는 분들이에요.”

나는 말을 마치고 난 뒤 흐리멍덩한 눈으로 지은을 바라봤다.

“지은 씨 부모님은 그쪽 안 사랑해요? 아닐 것 같은데. 지은 씨는 딱 봐도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티가 나는데, 그러면 부모님이 아껴주지 않을 리가 없는데.”

내 말에 지은은 갑자기 불만조로 말했다.

“우리 부모님 얘기하지 마요. 난 부모임이 없으니까. 난 세상에서 제일 외로운 여자예요.”

지은은 말하면서 갑자기 내 목에 팔을 둘렀다.

“오늘 하고 싶어서 나 부른 거죠? 우리 해요. 하지만 요구가 하나 있어요. 우리가 하는 과정 영상으로 찍고 싶어요, 괜찮겠어요?”

나는 많이 취하긴 했지만 이런 판단도 못 할 만큼 취하지는 않았기에 다급히 말했다.

“당연히 안 되죠. 우리가 한 영상으로 남자 친구 열받게 하려고 그러죠? 난 지은 씨 남자 친구와 원한 관계가 아니에요. 그런데 이 일로 나중에 나한테 보복이라도 하면 어떡해요?”

지은은 순간 내 다리를 꽉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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