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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수호 씨, 미안해요. 일부러 이러는 게 아니에요. 그냥... 갑자기 너무 무서워서. 왕정민한테 복수하려다가 나조차도 모르는 사람으로 변해버릴까 봐, 와정민이 수호 씨를 시켜 나를 꼬셔라고 한 건 분명 꿍꿍이를 품고 꾸민 일일 텐데 나 때문에 수호 씨가 다칠까 봐 그것도 무서워요. 난 수호 씨가 다치는 걸 원치 않아요.”

애교 누나는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상심해하고 무서워했다.

나도 순간 애교 누나가 뭘 걱정하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전에는 정말 왕정민이 바람피운 것 때문에 자극을 받아 복수하려고 했겠지만, 오늘 갑자기 자기가 본인도 모르는 사람으로 변한 것을 발견하고 무서웠을 거다.

게다가 나한테 진짜 흔들려 보호해 주고 싶은데, 내가 왕정민한테 이용당하고 아무것도 모를까 봐 걱정된 모양이다.

때문에 이런 반응을 보인 것일 테고.”

그걸 알고 나니 나는 마음이 아파 애교 누나를 꼭 끌어안았다.

“알아요. 다 아니까 무서워하지 마요. 강요하지 않을 테니까. 누나가 이혼할 때까지 기다릴게요”

애교 누나는 고개를 들어 글썽한 눈망울로 나를 봤다.

“정말 기다릴 거예요? 내가 수호 씨보다 나이도 많고 결혼도 했었는데.”

나는 애교 누나의 이마에 힘껏 입 맞추고 진지하게 대답했다.

“내가 사랑하는 건 애교 누나 자체예요. 신분도, 나이도 상관없어요. 앞으로 내 앞에서 본인 나이가 많다는 둥, 결혼했던 사람이라는 둥 그런 말 하지 마요. 그런 걸 신경 썼으면 애초부터 누나한테 마음 흔들리지 않았을 거예요.”

내 말에 애교 누나는 더 세게 울기 시작했고, 나는 마음 아파 애교 누나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자 애교 누나는 겨우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나를 보며 물었다.

“수호 씨가 한의원에서 인턴 하는 게 혹시 왕정민이 배정해 준 거예요?”

“네, 하지만 그런 거 조금도 받고 싶지 않았어요. 내가 거절하면 형과 형수가 난감해할까 봐 순응한 거예요.”

내 말에 애교 누나가 귀띔해 줬다.

“왕정민은 절대 손해 볼 사람이 아니에요. 그런데도 수호 씨더러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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