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Chapter 111 - Chapter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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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화

“하지만 그 전에 말해 둬야 할 게 있는데, 한의과가 거의 망해가는 추세라 일주일에 환자가 고작 몇 명뿐이라니. 여기서 대단한 걸 배우려 한다면 실망할지도 모르네. 게다가 환자는 대부분 연세 있는 분들뿐이라 기껏해야 그 몇 가지 증상이 다네.”“그럼 스스로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정 그러고 싶으면 홍보라도 해서 환자를 끌어들이던가. 예전에 인턴들이 이 방법을 자주 사용했는데 어느 정도 효과는 있어, 물론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지만 없는 것보다 낫지 않나.”나는 한참 망설이다가 말했다.“그럼 홍보할게요. 할 일 없을 바에 뭐라도 하는 게 좋으니.”“자, 홍보 책자는 이미 있으니까 나눠줄 테면 나눠줘.”나는 먼저 홍보 책자를 대충 훑어봤다. 의외로 홍보 책자는 한의학과 일상생활을 결합하여 사람들의 이해를 돕는 데 큰 역할을 했다.‘이걸 만든 사람이 꽤 공들였나 보네.’나는 궁금해서 물었다.“이 인턴은 여기 계속 남아 있나요?”“아니.”“왜요?”나는 너무 아쉬웠다.그때 마동국이 대답했다.“그 총각이 재벌 2세의 심기를 거슬렀거든. 그러니 인턴 기회도 날아가고 강성에서도 아예 쫓겨났어.”“너무 아쉽네요. 그 재벌 2세는 왜 그런대요?”인턴십 기회가 한의과대학을 갓 졸업한 학생한테 얼마나 소중한 기회인지 나는 알고 있다. 그런데 그 재벌 2세는 상대의 기회를 앗아갔을 뿐만 아니라 아예 강성에서 쫓아냈다니 이건 퇴로마저 완전히 끊어놓겠다는 뜻이다.내 말에 마동국은 허허 웃었다.“얼른 가서 홍보 책자나 나눠주게.”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마동국이 건네주는 홍보 책자를 받아 들고는 밖으로 나갔다.나는 주요하게 중년과 노년을 대상으로 책자를 나눠주었다. 중장년층이 그나마 이런 걸 쉽게 받아들이니까.그렇게 한창 나눠주고 있을 때 한 할머니가 다가와서 물었다.“이봐요, 젊은 총각. 여기 책자에 말한 것대로 먹으면 고혈압과 심혈관 및 뇌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거 맞아요?”나는 할머니를 보며 열심히 설명해 줬다.“네,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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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어르신, 이미 고혈압이면 제가 말한 처방대로 드시면 안 돼요. 책자에 있는 처방은 예방하는 것이지 치료용이 아니에요. 어르신 같은 경우에는 혈압 낮추는 약을 드셔야 해요.”“아, 그럼 한약으로는 안 된다는 말이죠?”할머니의 물음에 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한약은 효과가 엄청 느려요.”“아, 그럼 가서 혈압 낮추는 약 사야겠네요.”나는 할머니를 부축해 떠나는 걸 도와드리고 또 책자를 나눠주었다.그사이 마동국은 계속 핸드폰에만 정신이 팔려 나는 도와주지도 않았다.하지만 나는 뭐라 말하기 귀찮아 그저 무시했다.오전 내내 책자를 돌리다 보니 몇몇 어르신이 질문해 왔지만 상태를 확인하니 병세가 악화하어 한약으로 천천히 치료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이에 나는 결국 그분들을 모두 서의학 쪽으로 추천했다.그 때문에 반나절 동안 일한 결과 별 소득이 없이 끝났다.그날 점심 우리는 병원 식당에서 식사했는데, 민규가 내 곁에 앉았다.“이봐요, 오전 내내 홍보 책자 돌렸다면서요?”이토록 예의 없는 사람에게 대꾸하기조차 싫어 나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하지만 민규는 쉴 새 없이 말을 이어갔다.“듣기로 노인 몇 명 와서 진료받았는데 결국 다 서의과 쪽으로 쫓아냈다면서요? 대체 왜 그랬어요?”그 말에 나는 끝내 참지 못하고 말했다.“민규 씨도 의대 졸업생이면서 어떤 환자를 받아야 하는지 몰라요? 그분들 그런 증상이 오래 지속되어 심각한 상태였어요. 한약으로 천천히 치료하기는 이미 늦었어요.”민규는 내 말에 일순 언짢은 듯 말했다.“지금 날 탓하는 거예요? 나도 다 우리 한의과를 위해서 하는 말이잖아요. 할 거면 제대로 된 일 좀 하던가, 허튼짓 좀 하지 마요. 남에게 보여주기식도 아니고.”‘내가 보여주기식이라고?’내 딴에 열심히 한의과를 홍보하고 있는데, 민규한테는 보여주기식이라니 한 마디라도 더 섞으면 토할 것 같아 나는 아예 무시한 채 식판을 들고 자리를 옮겼다.하지만 민규는 내 뒤를 쪼르르 따라왔다.“흥, 부원장 소개로 들어왔다고 본인이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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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화

지난 이틀간 연속으로 이 낯선 여자와 배를 맞춘 걸 생각하니 나는 갑자기 또 설렜다.게다가 여자는 외모와 몸매 모두 끝내주는 데다 무엇보다 나에게 좋은 체험을 하게 해주었다.나는 테이블 밑에 핸드폰을 숨기고 얼른 대답했다.[필요하면 얼마든지요.][그럼 오늘 저녁은 다른 곳에서 해요.][어디요?][그쪽 집이요.]풉!나는 입안에 머금고 있던 밥을 모두 뿜어내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의아한 눈빛으로 나를 봤다.뻘쭘한 상황에 나는 다급히 국을 들어 그릇째로 마시면서 사레가 들린 척 연기했다.이 여자가 이런 요구를 해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게다가 나는 지금 형수 집에서 얹혀사는 입장이라 절대 안 될 말이었다.잠깐 생각한 뒤 나는 곧바로 대답했다.[집은 안 돼요. 그쪽 집에서 해요.][아내 있어요? 혹은 여친인가? 발각될까 봐 그래요?][없어요. 나 솔로예요.][그런데 왜 집에 못 가게 해요?]나는 여자가 왜 꼭 내 집에 오겠다고 고집부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설마 무슨 목적이 있나?’도저히 알 수 없어 나는 아예 답장하지 않았다.하지만 식당에서 떠나려고 할 때 의외로 그 여자도 식당에서 식사하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여자는 예쁘장하게 생긴 데다 똥머리를 매고 있어 귀엽기까지 했다.그때 웬 간호사가 반갑게 그 여자에게 인사했다.“윤 쌤, 오늘 또 혼자예요? 저랑 같이 드실래요?”“필요 없어요.”여자의 싸늘한 거절에 간호사는 할 수 없이 뒤돌아 떠나버렸다.그 모습에 나는 속으로 여자가 참 이면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도 그럴 게, 저녁에는 미친 여자처럼 낯선 남자를 찾아 원나잇을 즐기며 낮에는 의사 가운을 입고 귀여운 모습으로 차도녀처럼 행동하고 있으니까.나는 순간 이 여자를 건드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무 말도 안 하고 조용히 떠났다.아직 퇴근까지 한참이 남았기에 나는 애교 누나에게 문자를 보냈다.[애교 누나, 깼어요?]애교 누나는 곧바로 나에게 답장했다.[진작 깼죠.][그럼 점심은 먹었어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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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여주 아니고 남주’님이 수호님을 친구로 추가했습니다.심지어 비고는 ‘최남주’ 본명이었다.요물 같은 남주 누나를 떠올리자 나는 너무 설레 곧바로 친구 수락을 눌렀다.그러자 남주 누나가 바로 나한테 [나쁜 놈, 누나 안 그리웠어?]라는 이모티콘 하나를 보내왔다.어쩜 남주 누나 같은 요물이 세상에 있는지,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아래가 반응했다.[남주 누나, 지금 나랑 장난해요? 아니면 진심이에요?]남주 누나한테 놀림당할까 봐 나는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게, 남주 누나와 대화하면 어떤 게 진짜고 어떤 게 가짜인지 알기 어려우니까.그때 남주 누나가 셀카 한 장을 보내왔다.그것도 이제 막 샤워하고 나온 사진이었다.물론 어깨까지만 나온 사진이었지만 나는 바로 흥분했다.[왜 전신사진을 안 보내요?][누나 몸이 보고 싶어? 그럼 저녁에 와, 내가 마음껏 보여줄게.][정말요? 애교 누나가 뭐라 하는 게 두렵지도 않나 봐요?][두려울 거 뭐 있다고. 나중에 수호가 애교 꼬시면 되잖아. 어제 우리 다 취했을 때 뭔 짓 하지 않았어?][절대 안 했어요. 저 그런 사람 아니에요.][그럼 짐승만도 못한 놈이네. 우리가 그렇게 됐는데 아무것도 안 했다니, 그동안 몸만 자라넸네.]나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아무 짓도 안 한 게 오히려 내 잘못이라는 건가?’[전 남의 위기를 이용하고 싶지 않았던 것뿐이에요. 누나들이 취한 사이 제가 무슨 짓이라도 하면 몸만 노린 거잖아요. 전 그러고 싶지 않아요.][아이고, 우리 수호 기특하네. 역시 이런 점잖고 착한 모습이 좋다니까. 나한테도 셀카 하나 보내 봐.][시커먼 남자 놈이 뭐가 보기 좋다고 셀카를 요구해요?][누가 널 찍으랬어? 네 아래 말이야.]‘헐, 누가 요물 아니랄까 봐.’이제 알고 지낸 지 고작 얼마나 지났다고 이런 요구까지 해오는지.하지만 솔직히 나도 너무나 짜릿했다.결국 나는 화장실로 가 바지를 벗고 사진 한 장을 찍고는 한참 동안 고민하다가 다시 삭제했다.그도 그럴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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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좋아, 보여줄게. 기대해, 내 거 엄청 예뻐.”나는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그곳을 자세히 본 적 없는 나인지라 남주 누나의 말에 흥분되고 기대됐다.하지만 한참 뒤 남주 누나는 카메라 렌즈를 돌려 웬 바비인형을 보여주더니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어때? 예쁘지?”“하 진짜 빡치네! 누나 지금 나 놀린 거예요?”나는 화가 치밀어 참지 못하고 욕지거리를 내뱉었다.그러자 남주 누나가 여전히 생글거리는 표정으로 말했다.“나 치려고? 거친 거 좋아하는구나? 와, 기다리고 있을게. 누나가 얼마나 대단하지 보여줄게.”‘역시 요물이 따로 없네.’나는 남주 누나에게 당하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그러다 문득 남주 누나도 애교 누나를 피하려고 화장실에 숨어 있다는 걸 발견했다.이에 나는 대담하게 말했다.“아직 기뻐하긴 일러요. 이따가 누나가 보내준 사진 우리 형수한테 보여줄 거예요. 우리 형수가 누나 가만둘 것 같아요?”남주 누나는 애교 누나를 무서워하지 않지만 형수는 매우 무서워하는 듯했다.마치 형수가 남주 누나 천적이라도 되는 듯이.“그리고 누나가 나 꼬셨다는 것도 말하고, 애교 누나한테 누나가 나더러 애교 누나랑 자라고 설득했다는 것도 말할래요.”“너! 이 나쁜 놈! 그러기만 해 봐!”남주 누나가 당황해하고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니 나는 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듯 속 시원했다.“누나가 먼저 약속을 어겼잖아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요.”나는 능글맞게 웃으며 말했다.‘그러게 누가 날 속이라 했나? 난 누나 약점을 잡고 있다고.’내 말에 남주 누나는 불쌍함 표정을 지었다.“그러지 마, 누나가 잘못했어. 응?”‘헉, 이렇게 나오시겠다?’“안 돼요. 그런 건 안 통해요. 좋은 구경할 기회인데, 잘못했다는 말 한마디 듣고 제가 포기할 것 같아요? 그럼 내가 너무 밑지잖아요.”내가 바보도 아니고.그러자 남주 누나는 계속 나한테 애교 부렸다.“수호야, 착한 수호. 누나 한 번만 봐줘.”남주 누나는 말하면서 나한테 윙크까지 날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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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수호 씨, 그렇게 안 봤는데 겉으로는 점잔 떨면서 사실 이런 사람이었어요?”내가 칸막이 화장실에서 나오자마자 옆 칸에서 민규가 나오더니 나에게 이런 말을 던졌다.그 순간 마치 똥이라도 씹은 뜻 구역질이 났다.하필이면 방금 전 남주 누나와 함 대화를 이 자식이 다 들어버린 거다.나는 부끄럽고 난감한 동시에 화가 났다.“엿듣는 게 취미예요?”나는 다가가 민규의 멱살을 잡았다.그러자 민규는 빙그레 웃으며 내 등을 토닥였다.“워워, 진정해요. 여기 녹음 있으니까. 나 건드리면 수호 씨한테 좋을 거 없어요.”그 말에 나는 더 화가 났다.남의 대화를 몰래 듣는 것도 모자라 녹음까지 하다니 인성이야 뻔하다.하지만 상대가 내 약점을 잡고 있기에 난 민규를 어떻게 할 수 없었다.결국 손을 확 풀어 잡고 있던 멱살을 놔주었다.그러자 민규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오늘밤 그 여자가 수호 씨한테 사진 보내주면 나한테도 보내요. 이건 내 연락처니까 친구 추가하고.”민규가 나에게 핸드폰을 보여주는 틈에 나는 놈 손에 있는 핸드폰을 빼앗아 변기 안으로 던져버리고 문을 닫아버렸다.문이 닫히는 순간 나는 민규의 바보 같은 표정을 똑똑히 보았다. 아마 내가 이렇게 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거다.민규는 필사적으로 화장실 문을 두드렸다.“정수호, 문 열어!”‘내가 바보도 아니고 왜 얼어?’나는 곧바로 물을 내려 민규의 핸드폰을 내려버리고 나서야 천천히 문을 열었다.“미안해서 어쩌죠? 핸드폰 변기 안으로 내려갔어요.”민규는 살점이라도 떨어져 내려간 것처럼 매우 마음 아파하며 아예 변기 안에 손을 넣고 꺼낼 것처럼 굴었다.하지만 이미 떠내려간 핸드폰을 그런다고 다시 회수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그러다 결국 폭발해서 나를 죽일 듯이 노려놨다.“정수호, 물어내. 저거 내 여자 친구가 사준 거야. 몇 년 동안 꾸준히 사용한 거라고.”“꼴에 여자 친구도 있었어?”이제 증거도 없겠다 나는 무서울 게 없었다.가뜩이나 얄밉던 민규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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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화

몰래 슬쩍 봤더니 모두 여자 사진이었다. ‘늙은 변태. 나이도 있으면서 이렇게 밝히다니.’나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마동석 쪽으로 다가가 홍보 책자를 챙겨 로비에서 계속 책자를 나눴다.그게 효과가 있든 말든 나는 노력했다. 마동국처럼 아무것도 안 하거나 민규처럼 놀고먹으며 돈 벌어가는 게 싫었으니까.얼마 남지 않은 책자는 오후 3시쯤이 되니 모두 나눠주었다.결국 할 일이 없어진 나는 다시 진료실로 돌아갔지만 여전히 진료를 보러 찾아오는 환자가 없었다.결국 나는 의학 서적을 하나 챙겨 구석에서 열심히 보기 시작했다.그렇게 보다 보니 어느덧 퇴근 시간이 되었다.“겨우 퇴근 시간이네. 자네도 이만 가 봐.”마동국이 일어나 기지개를 켜며 말하는 말에 나는 그제야 퇴근 시간이 되었다는 걸 알았다.나는 의학서적을 책꽂이에 꽂고 대충 준비하고 퇴근했다.하지만 내가 진료실에서 나오자마자 민규가 헐레벌떡 달려와 내 앞을 막았다.“정수호, 너 아무 데도 못 가. 내 핸드폰 물어내기 전에 갈 생각하지 마!”“핸드폰을 물어내라니?”내가 일부러 모른 척 물었더니 민규는 버럭 소리쳤다.“핸드폰 물어내라고! 네가 내 핸드폰 변기로 내려보냈잖아. 그러면 배상해야 하는 거 아니야?”“내가 언제 민규 씨 핸드폰을 변기에 내려보냈다고 그래요? 증거 있어요? 증거 없으면서 남을 함부로 모함하지 마요.”나는 말하면서 민규를 밀치고 지나갔다.“야, 너 설마 모른 척하겠다는 거야? 경찰에 신고한다?”“마음대로 해요. 내가 그랬다는 증거 있으면 언제든 신고해요.”“안 돼, 못 가!”끝까지 내 팔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 민규 때문에 나는 귀찮아 미칠 지경이었다.“그만하시죠? 계속 이러면 나도 안 봐줍니다.”“그딴 거 상관없어. 내 핸드폰이나 물어내.”민규는 말발도 없어 고작 몇 마디만 반복했다.그때 마동국이 진료실에서 나왔다.“왜들 이래? 두 사람 왜 실랑이를 벌이고 있나?”민규는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다급히 달려가 고자질했다.“마 교수님, 마침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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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민규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혼자 속앓이를 하다가 끝내 떠나가는 내 뒷모습을 보며 이를 갈았다.“젠장. 정수호, 내가 널 여기서 쫓아내지 못하면 앞으로 이름을 바꾼다!”퇴근한 뒤 나는 곧바로 형수의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속으로 남주 누나를 한시라도 빨리 보길 기대했다.이건 다 그 요물 같은 여자가 사람을 너무 잘 유혹하는 것 때문이다.나는 길에서 남주 누나에게 문자를 보냈다.[남주 누나, 저 곧 도착하니까 기다려요.]남주 누나는 내 문자에 답장하지 않았다.하지만 사람이 매 순간 손에서 핸드폰을 놓지 않고 있는 건 아니기에 나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그저 남주 누나가 너무 바빠 내 문자를 보지 못했을 거라고, 보면 반드시 답장할 거라고 생각했다.동네에 도착하자 나는 차를 세우고 잔뜩 신이 나서 위층으로 올라갔다.심지어 형수의 의심을 피하려고 먼저 형수 집에 들르기까지 했다.하지만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형수는 좀처럼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혹시 집에 없나?’형수에게 전화했더니 통화는 이내 연결되었다.“여보세요? 수호 씨.”“형수님, 지금 어디 있어요? 문 두드렸는데 왜 아무 반응도 없어요?”형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수호 씨 형 교통사고 났어요.”“네? 상태는 어때요? 지금 어디 있는데요?”나는 말하면서 곧바로 병원에 갈 준비를 했다.그래도 형이 다쳤다는데 걱정되는 건 사실이었으니까.“심각한 건 아니에요. 그냥 조금 놀란 것뿐이라 지금 교통경찰과 상대방과 합의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니 올 필요 없어요. 정말 심각하지 않아요.”그 말에 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여전히 형이 걱정되었다.형수는 나더러 걱정하지 말라면서 집에 바로 들어올 수는 없을 것 같으니 애교 누나 집에 있으라고 했다.“형수, 그럼 형 잘 돌봐줘요. 필요하면 언제든 전화하고요.”나는 형수와 통화를 끝내고 애교 누나 집으로 향했다.내 손에는 애교 누나 집 열쇠가 있었지만 그거로 문을 열지는 못했다.아직 애교 누나 집에 나주 누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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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왕정민이 쓰레기인데, 내가 그런 사람과 똑같게 굴 수는 없잖아요.”“수호 씨, 난 우선 왕정민과 이혼하고 싶어요. 그러고 나서 우리 제대로 사귀고, 내 몸도 내어줄게요. 네?”애교 누나의 말에 나는 너무 어이없었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심지어 그날 좋은 분위기를 깨고 콘돔 사러 갔던 것도 후회됐다.만약 콘돔 사러 가지 않았다면 그날 바로 애교 누나를 안을 수 있었는데.물론 그 방면의 느낌을 이미 경험해 봤지만 윗집 여자와는 원나잇을 뿐이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애교 누나다.자기가 좋아하는 여자와 몸을 섞고 싶은 건 모든 남자의 본능이다.게다가 나는 이제 고작 23살이고 한창 형기왕성할 나이기에 애교 누나 같은 매일 보기만 하고 만지지 못하는 게 너무 괴롭다.하지만 그렇다고 애교 누나를 강요하고 싶지 않았기에 나는 끝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누나의 결정을 존중해요. 누나가 어떤 결정을 내리던 전 항상 지지해요. 하지만 지금 너무 하고 싶은데 도와줄 수 없나요?”내 말에 애교 누나는 목까지 빨갛게 달아올랐다.“안, 안 돼요. 이러다 남주가 오리가도 하면 어떡하려고.”애교 누나는 또 예전처럼 조심스러워졌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요구했다.“문 잠그면 되잖아요. 그러면 들어오기 전 문 두드리겠죠.”나는 말하면서 애교 누나에게 다가가 애교부렸다.“부탁이에요, 누나.”“그, 그럼 한 번만 도와줄게요. 앞으로 도와달라고 하면 안 돼요.”애교 누나의 얼굴을 사과처럼 빨갛게 달아올랐다. 나는 그 모습을 만족스럽게 바라보며 다급히 말했다.“그래요, 그렇게 할게요.”나는 애교 누나를 데리고 소파에 앉히고는 누나의 손을 내 옷 속으로 쑥 들이밀었다.하지만 애교 누나는 깊은 모순에 빠졌다.한편으로는 이러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나를 보고 있으니 몸이 달아올랐다.“나, 이래도 돼요?”애교 누나는 아무리 고민해도 끝내 답을 차지 못했다.“애교 누나, 뭘 멍하니 있어요?”그때 애교 누나가 갑자기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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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수호 씨, 미안해요. 일부러 이러는 게 아니에요. 그냥... 갑자기 너무 무서워서. 왕정민한테 복수하려다가 나조차도 모르는 사람으로 변해버릴까 봐, 와정민이 수호 씨를 시켜 나를 꼬셔라고 한 건 분명 꿍꿍이를 품고 꾸민 일일 텐데 나 때문에 수호 씨가 다칠까 봐 그것도 무서워요. 난 수호 씨가 다치는 걸 원치 않아요.”애교 누나는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상심해하고 무서워했다.나도 순간 애교 누나가 뭘 걱정하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전에는 정말 왕정민이 바람피운 것 때문에 자극을 받아 복수하려고 했겠지만, 오늘 갑자기 자기가 본인도 모르는 사람으로 변한 것을 발견하고 무서웠을 거다.게다가 나한테 진짜 흔들려 보호해 주고 싶은데, 내가 왕정민한테 이용당하고 아무것도 모를까 봐 걱정된 모양이다.때문에 이런 반응을 보인 것일 테고.”그걸 알고 나니 나는 마음이 아파 애교 누나를 꼭 끌어안았다.“알아요. 다 아니까 무서워하지 마요. 강요하지 않을 테니까. 누나가 이혼할 때까지 기다릴게요”애교 누나는 고개를 들어 글썽한 눈망울로 나를 봤다.“정말 기다릴 거예요? 내가 수호 씨보다 나이도 많고 결혼도 했었는데.”나는 애교 누나의 이마에 힘껏 입 맞추고 진지하게 대답했다.“내가 사랑하는 건 애교 누나 자체예요. 신분도, 나이도 상관없어요. 앞으로 내 앞에서 본인 나이가 많다는 둥, 결혼했던 사람이라는 둥 그런 말 하지 마요. 그런 걸 신경 썼으면 애초부터 누나한테 마음 흔들리지 않았을 거예요.”내 말에 애교 누나는 더 세게 울기 시작했고, 나는 마음 아파 애교 누나의 눈물을 닦아주었다.그렇게 한참이 지나자 애교 누나는 겨우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나를 보며 물었다.“수호 씨가 한의원에서 인턴 하는 게 혹시 왕정민이 배정해 준 거예요?”“네, 하지만 그런 거 조금도 받고 싶지 않았어요. 내가 거절하면 형과 형수가 난감해할까 봐 순응한 거예요.”내 말에 애교 누나가 귀띔해 줬다.“왕정민은 절대 손해 볼 사람이 아니에요. 그런데도 수호 씨더러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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