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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수호 씨, 그렇게 안 봤는데 겉으로는 점잔 떨면서 사실 이런 사람이었어요?”

내가 칸막이 화장실에서 나오자마자 옆 칸에서 민규가 나오더니 나에게 이런 말을 던졌다.

그 순간 마치 똥이라도 씹은 뜻 구역질이 났다.

하필이면 방금 전 남주 누나와 함 대화를 이 자식이 다 들어버린 거다.

나는 부끄럽고 난감한 동시에 화가 났다.

“엿듣는 게 취미예요?”

나는 다가가 민규의 멱살을 잡았다.

그러자 민규는 빙그레 웃으며 내 등을 토닥였다.

“워워, 진정해요. 여기 녹음 있으니까. 나 건드리면 수호 씨한테 좋을 거 없어요.”

그 말에 나는 더 화가 났다.

남의 대화를 몰래 듣는 것도 모자라 녹음까지 하다니 인성이야 뻔하다.

하지만 상대가 내 약점을 잡고 있기에 난 민규를 어떻게 할 수 없었다.

결국 손을 확 풀어 잡고 있던 멱살을 놔주었다.

그러자 민규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늘밤 그 여자가 수호 씨한테 사진 보내주면 나한테도 보내요. 이건 내 연락처니까 친구 추가하고.”

민규가 나에게 핸드폰을 보여주는 틈에 나는 놈 손에 있는 핸드폰을 빼앗아 변기 안으로 던져버리고 문을 닫아버렸다.

문이 닫히는 순간 나는 민규의 바보 같은 표정을 똑똑히 보았다. 아마 내가 이렇게 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거다.

민규는 필사적으로 화장실 문을 두드렸다.

“정수호, 문 열어!”

‘내가 바보도 아니고 왜 얼어?’

나는 곧바로 물을 내려 민규의 핸드폰을 내려버리고 나서야 천천히 문을 열었다.

“미안해서 어쩌죠? 핸드폰 변기 안으로 내려갔어요.”

민규는 살점이라도 떨어져 내려간 것처럼 매우 마음 아파하며 아예 변기 안에 손을 넣고 꺼낼 것처럼 굴었다.

하지만 이미 떠내려간 핸드폰을 그런다고 다시 회수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러다 결국 폭발해서 나를 죽일 듯이 노려놨다.

“정수호, 물어내. 저거 내 여자 친구가 사준 거야. 몇 년 동안 꾸준히 사용한 거라고.”

“꼴에 여자 친구도 있었어?”

이제 증거도 없겠다 나는 무서울 게 없었다.

가뜩이나 얄밉던 민규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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