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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민규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혼자 속앓이를 하다가 끝내 떠나가는 내 뒷모습을 보며 이를 갈았다.

“젠장. 정수호, 내가 널 여기서 쫓아내지 못하면 앞으로 이름을 바꾼다!”

퇴근한 뒤 나는 곧바로 형수의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속으로 남주 누나를 한시라도 빨리 보길 기대했다.

이건 다 그 요물 같은 여자가 사람을 너무 잘 유혹하는 것 때문이다.

나는 길에서 남주 누나에게 문자를 보냈다.

[남주 누나, 저 곧 도착하니까 기다려요.]

남주 누나는 내 문자에 답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이 매 순간 손에서 핸드폰을 놓지 않고 있는 건 아니기에 나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저 남주 누나가 너무 바빠 내 문자를 보지 못했을 거라고, 보면 반드시 답장할 거라고 생각했다.

동네에 도착하자 나는 차를 세우고 잔뜩 신이 나서 위층으로 올라갔다.

심지어 형수의 의심을 피하려고 먼저 형수 집에 들르기까지 했다.

하지만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형수는 좀처럼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혹시 집에 없나?’

형수에게 전화했더니 통화는 이내 연결되었다.

“여보세요? 수호 씨.”

“형수님, 지금 어디 있어요? 문 두드렸는데 왜 아무 반응도 없어요?”

형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수호 씨 형 교통사고 났어요.”

“네? 상태는 어때요? 지금 어디 있는데요?”

나는 말하면서 곧바로 병원에 갈 준비를 했다.

그래도 형이 다쳤다는데 걱정되는 건 사실이었으니까.

“심각한 건 아니에요. 그냥 조금 놀란 것뿐이라 지금 교통경찰과 상대방과 합의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니 올 필요 없어요. 정말 심각하지 않아요.”

그 말에 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여전히 형이 걱정되었다.

형수는 나더러 걱정하지 말라면서 집에 바로 들어올 수는 없을 것 같으니 애교 누나 집에 있으라고 했다.

“형수, 그럼 형 잘 돌봐줘요. 필요하면 언제든 전화하고요.”

나는 형수와 통화를 끝내고 애교 누나 집으로 향했다.

내 손에는 애교 누나 집 열쇠가 있었지만 그거로 문을 열지는 못했다.

아직 애교 누나 집에 나주 누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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