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의 모든 챕터: 챕터 441 - 챕터 450

565 챕터

제441장

“어머니!”전소환이 잔뜩 흥분한 표정으로 말했다.“가의 군주가 저를 데리고 간 것입니다. 이번 생일 연회에서 제가 북명왕의 측비가 되는 걸 돕겠다고 했습니다!”잔뜩 죽어있던 노부인의 눈동자가 순간 반짝이더니 겨우 기운을 내 몸을 일으켰다.“그게 사실이나?”“물론입니다. 가의 군주가 직접 제게 말했습니다. 장공주께서도 듣고 계셨고요.”흥분해서인지 노부인은 온몸의 피가 쫙 도는 느낌이 들어 호흡마저 가빠졌다.“일이 성사만 된다면 장공주님과 가의 군주 모두 우리의 은인이나 마찬가지지.”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노부인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런데 그 두 분이 왜 널 도와준단 말이냐? 설마 널 이용하려는 건 아니겠지? 일단 진정 좀 해보거라.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겠으니.”이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전소환이 발을 동동 굴렀다.“어머님, 이용당하는 것이라 해도 상관없습니다. 왕야님과 혼인만 할 수 있다면 송석석 밑으로 들어간다 해도 상관없습니다. 젊고 아름다운 제가 두 번이나 혼인을 한 여인보다 못할 게 뭐가 있습니까?”전소환의 말에 노부인은 일리가 있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지만 왠지 찜찜함을 감출 수 없었다.‘전에 장공주가 연회에서 했던 소행이 있으니. 왠지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 같단 말이지...’“어머님, 둘째 오라버니도 9품으로 강등되었으니 아버님과 큰 오라버니도 더 이상 벼슬로 더 높은 자리에 오를 기회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방은 어머니가 하는 일이라면 훼방부터 놓고 둘째 언니는 비록 평서백부를 뒷배로 두고 있다 하나 저희 장군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재물이라곤 가지고 온 혼수 뿐입니다.”노부인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맞는 말이야. 전북삼에게 희망을 걸어야 하나? 북삼이는 과거에 합격하지도 못할 텐데... 이렇게 해선 장군부의 명예를 되찾을 수는 없어.’노부인은 생각을 이어나갔다.‘장공주와 가의 군주가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환이가 북명왕의 측비가 될 수 있다면 일단 신분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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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화

민씨가 깜짝 놀라서 물었다."정말 요청했다고요? 아니면 속이기 위해 그리 말씀하신 겁니까? 당신도 장군부 사람인데 어찌 당신에게 요청한다는 말입니까?""왜 요청하면 안 된다는 거지? 장군부 사람이라고 해서 다 양심이 없는 것도 아니고."둘째 노부인은 뿌듯해하며 말했다."돌아가서 소환이한테 네 시어머니께 전하려고 하렴. 이 소식을 들으면 속이 괴로울 테지."이 말을 들은 민씨는 쓴웃음을 지었다."정말 어머님과 반대편에 서실 생각이십니까?"이에 둘째 노부인이 싸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누가 반대편에 서겠다고 했니? 난 단지 그 사람이 탐욕스럽고 무정하며 은혜를 모르는 게 싫은 거란다. 듣기 싫을 수도 있으나 들어두렴. 넌 누가 네게 잘 해주고, 잘 못 해주는 지도 모를 만큼 어리석어.""제가 어찌 모를 수가 있겠습니까? 저도 다 알고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제 친정은 유능하지 않습니다. 서방님도 저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지만 시어머니께서는 저를 더욱 좋아하지 않으시고요. 이런 상황에서 제가 뭘 어찌 할 수 있겠습니까?""물론 뭘 어찌할 수는 없겠지. 하지만 나쁜 짓은 돕지 않는 게 좋을 게야."둘째 노부인이 말을 이었다."네 시어머니, 왕청여, 이방, 그리고 네 시누이는 모두 좋은 사람이 아니다. 넌 그 사람들이 석석이를 괴롭히려는 걸 도와주지 않으면 된단다.""그건 당연합니다."민씨가 얼른 대답했다."가끔은 모르는 체 하는 것도 좋은 법이지." 둘째 노부인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민씨는 조금 둔한 터라 한참을 생각하고서야 깨달았다."요즘 몸이 안 좋아서 한동안 안정을 취해야 할 것 같습니다."둘째 노부인이 웃으며 대답했다."한 번 가보렴. 의관을 찾아 맥을 짚어 보도록 하거라. 그들이 뭘 하든 신경 쓰지 말고."민씨는 알겠다고 대답한 뒤 물러갔다.민씨가 떠난 뒤 둘째 노부인이 첩지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사실 그녀는 처음부터 갈 생각이 없었다.송석석이 옛 정을 그리고 있다는 건 잘 알지만, 그렇다고 감정에 휩쓸려 가서는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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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화

그녀는 매일 부내외의 일도 걱정해야 했고 자신의 돈을 생활비에 보태야 했기에 너무 힘들어서 누우면 허리가 끊어질 것 같이 아플 정도였다.그래서 그녀는 자신과는 달리 유유자적한 삶을 보내는 송석석이 너무 싫었다.한참 생각하고 있을 무렵, 시누이의 목소리가 그녀의 귀에 들어갔다."혜 태비가 전에 공개적으로 송석석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니 둘 사이가 좋지 않을 겁니다. 연회날에 혜 태비가 송석석을 손 봐줄 수도 있지요. 지금의 송석석의 성격대로라면 난리를 피울 것 같습니다."왕청여는 그날 그녀가 마차에서 한 말을 떠올렸다.'그렇게 오만방자하게 굴다니.'왕청여는 송석석이 혜 태비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을 무척 보고 싶었으나 장군부는 첩지를 받지 못해서 갈 방법이 없었다.그러다 그녀는 문득 자신의 친정을 떠올렸다. '오라버니가 현재 북명군을 장악하고 있으니 북명왕부에서 여는 연회에 평서백부도 청하지 않았을까?'생각을 마친 그녀는 시어머니가 약을 복용하는 걸 도운 후 어머니가 몸이 불편하셔서 친정으로 돌아가 봐야 한다고 핑계를 대고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친정에 돌아가 물어보니 그녀의 예상대로 평서백부는 연회의 첩지를 받았다고 했다.첩지를 본 후 왕청여가 바로 입을 열었다."어머니, 그날 저를 데리고 가세요."이 말을 들은 평서백부 노부인은 멍해졌다."네가 이미 장군부에 시집을 갔으니 내가 널 데리고 가는 건 이치에 맞지 않아.""그런 걸 따져서 뭐 합니까? 어차피 탄일 연회 아닙니까. 새언니가 몸이 안 좋아서 제가 대신 같이 간 거라고 하면 됩니다.""뭐하러 가는 것이냐?" 평서백부 노부인은 왕청여를 보면서 그녀가 시집간 후에 성질이 조금 조급해졌다고 생각했다."뭐 특별한 건 없습니다. 그냥 여러 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뿐입니다."그녀는 평서백부 노부인의 팔을 흔들며 말을 이었다."어머니도 아시다시피, 제가 장군부에 시집간 후부터 장군부가 곤두박질쳤지 않습니까. 서방님은 9품으로 강등되기까지 하셨습니다. 만약 제 친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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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왕청여도 하루빨리 자식을 가지고 싶었지만 그녀에겐 말 못할 사정이 있었다.그녀의 서방이 그 방면에 열정적이지 않은 것 같기 때문이다. 가끔 할 때도 체력이 모자라 보였다. 이치대로라면 그럴 수가 없을텐데 말이다. 장군이라 몸이 건장할 텐데 어떻게 그럴 수 있겠나?하물며 평소에 그의 식단도 기력 보충을 위주로 하는 거였다. 사실 의관을 찾아 맥을 짚어 보게 하고 싶었으나 그의 체면이 깎일까 봐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왕청여는 지금 자신의 심정이 어떤지 차마 표현할 수가 없었다. 생활이 순탄한 것 같은데 순탄하지 않은 것 같고. 도대체 어디가 문제인지 알 수가 없었다.이때 마침 왕청여의 새언니, 지금의 평서백 부인 최씨가 노부인에게 약선을 전해주려고 들어왔다. 그녀는 자신의 시누이도 혜 태비의 연회에 가려고 한다는 말을 듣고 좀 의외라고 생각이 들었다.노부인이 입을 열었다."가고 싶어하니 가게 내버려 두려무나. 북명왕부와 원래 알고 지낸 사이기도 하니 말이다. 비록 장군부가 첩지를 받지 못 했다고는 하나 그 애가 우리를 따라 간다고 해도 아무도 말을 하지 않을 거다."최씨가 미간을 찌푸렸다."어머니, 아가씨는 지금 장군부 사람이고, 북명왕비는 또 아가씨 서방님의 전 부인입니다. 아가씨께서 가시면 서로 난감할텐데요."이 말을 들은 왕청여가 입을 열었다. "그럴 리 없으니 안심하세요. 전에 저희끼리 따로 말한 적이 있습니다. 저를 매우 친절하게 대해주기도 하고요."이에 최씨가 되물었다."각자 혼인을 한 후에도 함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까?"왕청여는 약간 켕겼지만 꿋꿋하게 말했다."네. 전에 마차를 타고 가다가 마주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마차에서 내려 인사를 하니 저와 친절하게 이야기를 나누더군요."최씨는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사적으로 만났을 때 아가씨를 친절하게 대하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연회날에는 올 객들이 많을 테니 아가씨께서 가시면 북명왕비를 난감하게 만들 거예요."왕청여가 방긋 웃으며 안심시켰다. "안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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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송석석도 확실히 방씨 가문 사람들을 요청했다. 방씨 가문은 무장세가로 방천허는 지금도 북명군대에 있었고, 방씨 가문의 노장군은 병 때문에 2~3년간 침대에 누워있었다. 그 덕분에 지금 방씨 가문의 주인노릇을 하는 주모는 바로 방천허의 부인이다. 방계는 아들과 손자를 잃은 탓에 잘 나오려고 하지 않았다.무장세가에는 남들이 알지 못하는 그들만의 아픔이 있었다.방 부인은 자신의 서방이 아직 군대에 있는 데다가 자녀가 혼인을 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들의 혼사와 미래를 위해 나와 다녀야 했다. 그녀의 장남도 군에서 일했었는데, 전장에서 한쪽 다리를 다친 탓에 아직까지 혼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차남은 과거에 급제해 계속 시험을 봐야 했다.그리고 올해 13살인 방연이라는 딸도 있는데, 나이가 아직 차지 않긴 했지만 다른 가문의 여식을은 혼사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방연과는 달리 12, 13살에 이미 모두 정해져 있어 마음이 조금 급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첩지를 받은 방 부인은 숙모를 데리고 나갈 생각이었다.그녀의 숙모는 바로 방시원의 어머니 오씨였다. 그녀는 북명왕부에서 장군부 사람들을 초청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야 숙모를 부를 수 있었다. 오씨는 요 몇 년 동안 줄곧 우울해 있었다. 하지만 방시원이 떠난 지가 몇 년이나 지나기도 했고, 다른 아이들도 생각해야 하기에 열심히 설득했다. 사람이 계속 과거에 묶여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녀가 몇 번 설득한 끝에 오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가겠다고 답했다.그래서 방 부인은 그녀를 위해 선물을 하나 준비했다. 오라버니와 언니들을 데리고 함께 혜 태비의 탄일 연회에 갈 계획도 세우고. 어느덧 삼월이 지나가고 혜 태비의 탄일과 함께 봄내음 가득한 사월이 찾아왔다..보름동안 황실에서는 화원을 꾸미기 위해 한바탕 폭풍우가 몰아쳤다. 현재 화원의 꽃은 혜 태비가 다른 사람에게 부탁했던 것들 외에 송석석이 더 더한 것들이었다. 벽 쪽에 핀 삼각매도 자홍색의 구름마냥 활짝 피어나 매우 아름다웠다.극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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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화

오늘의 날씨는 정말 좋았다. 날씨도 덥지 않고 나뭇가지 사이에 비치는 햇빛이 사람을 따뜻하게 비춰 마음이 편안해지게까지 했다. 혜 태비는 의자에 단정히 앉아 손님들의 축하를 받았다. 노 집사는 하인들을 데리고 축하 선물을 받으며 다음에 같은 가치의 선물을 주기 위해서는 어느 집에서 어떤 선물을 보냈는지 반드시 기록해야 하므로 책에 적었다.오늘 온 손님들은 모두 귀한 신분의 사람들이었다.모든 부인과 처녀들이 분칠을 하고 값비싼 보석으로 장식을 했는데, 한 눈에 봐도 보통 신분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하도 웃느라 얼굴이 굳어진 혜 태비는 얼굴이 조금도 굳어지지 않은 채 정말 진심으로 웃는 것처럼 사람들을 맞이하는 송석석을 보고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렇게 큰 장소에서도 조금도 주눅이 들지 않고 대처하다니. 정말 대단하군.'남자 손님들은 사여묵과 염선생이 맞이했는데 그들은 모두 본관의 회객청에 앉아있었다. 오늘은 태비의 생일이므로 대청은 태비와 여인들의 것이기 때문이었다.태비의 신분이 특수하기도 해서 그들은 오늘 정원을 대청으로 썼다.곧이어 민지 공주와 미우 공주, 목씨 부인, 병부 상서의 부인이 도착하고 전강후부 노부인도 며느리와 손주 며느리를 데리고 왔다.그들이 도착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장공주도 가의 군주를 데리고 연회에 참석했다. 그리고 이때, 들어오는 사람들을 한 번 보다가 송석석은 익숙한 얼굴을 발견했다.'전소환이 장공주와 가의 군주를 따라왔어? 허, 좀 재밌네.'전강후부 노부인이 도착하자 송석석은 혜 태비를 부축해 함께 그녀를 맞이했다.연세가 많으셔서 이런 연회에 잘 오지 않는 사람이 이렇게 왔으니 예의상 혜 태비가 직접 맞이해야 했기 때문이다. 전강후부 노부인은 한 무리의 며느리들과 함께 들어왔는데 전강후부의 가업이 크지는 않을 수 있으나 사람이 많아 더 힘이 있어보였다.아흔이 넘은 노부인의 등장에 자리에 있던 모두가 일어나 허리를 숙이고 인사했다. 장공주 등 공주들조차도 말이다."다들 왜 이러십니까?" 전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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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화

덕 귀태비는 자리에 앉은 뒤 웃으며 말했다."복이 있는 걸 따지자면 전강후부 노부인 보다는 제가 못하지요."이에 전강후부 노부인이 웃으며 대답했다. "지금 이 자리에 계신 모두가 복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덕 귀태비는 물론 혜 태비도 그렇지요. 현모양처 며느리를 얻고 북명왕께선 큰 군공까지 세웠으니 모두 복이 있지요."혜 태비는 이 말을 듣자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 것을 느꼈다. '역시 인생을 더 살아온 사람은 다르구나. 한마디로 사람의 기분이 풀리게 만들다니.'그녀는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저는 오히려 여묵이가 진왕처럼 진성에서 편안히 첩들을 들이고 자식들을 낳았으면 좋겠습니다. 제 아들이 바쁘게 살아야만 하는 명인 것이 아니라 그저 아침일찍 나가 해시에 돌아오는 걸 보면 마음이 아파서요."이에 덕 귀태비가 웃으며 말했다."그건 여묵이가 능력이 출중해서가 아니겠습니까!"이어 그녀가 손자를 품에 안고 뽀뽀 하자 아이가 통통한 작은 손으로 그녀의 목을 잡고 귀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할머니." 이 한 마디에 사람들은 마음이 녹는 것 같았다. 방금 전까지 득의양양하던 혜 태비도 다시 질투가 났다.장공주는 그런 그녀의 안색을 보며 웃음이 나왔다."석석이가 들어온지 몇 달이나 지났는데 아직 소식이 없답니까?"이 말을 듣자마자 전소환은 고개를 들어 도발하는 눈빛으로 송석석을 째려보았다. 송석석도 그런 그녀의 눈빛을 보았지만 담담하게 웃기만 할 뿐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장공주가 차를 마시며 느릿느릿 말했다."황실의 남자들은 일찌감치 대를 이어나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황실의 피를 이어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일인데요. 일 따위는 널린 게 문관인데, 누가 한들 다르겠습니까?"이 말이 나오자 혜 태비의 얼굴은 더욱 굳어져 버렸다. 지금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들도 공주가 북명왕비가 아이를 못 가진 걸 말하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양쪽 모두 미움을 사기 싫었던 터라 그들은 아예 말을 꺼내지 않았다.이때, 평양후부 부인이 싸늘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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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화

이 소식을 들은 왕청여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방씨 가문?'이건 방씨 가문을 거의 잊어버릴 만큼 정말 오래된 기억이었다.그녀는 방씨 가문에서 온 사람이 누구인지 몰랐기 때문에 급하게 구석의 위치로 자리를 옮겼다.'전 시어머니는 아닐 거야. 계속 처소에만 머물러 있어서 나오길 좋아하지 않으시니까..'그러나 그녀의 예상과는 달리 방 부인이 그녀의 전 시어머니, 오씨를 데리고 들어왔다. 그들의 뒤에는 방씨 가문의 여식들 몇이 더 있었다."이모님." 송석석은 급히 앞으로 나가 방천허 부인에게 인사를 한 뒤 오씨에게 인사 했다."몸은 괜찮으십니까?"오씨는 송석석을 보며 눈을 붉혔다. 동병상련을 겪은 탓에 그녀는 송석석만 보면 가슴이 아파왔다.그러나 그녀는 오늘이 어떤 자리인지 생각하고는 눈물을 애써 참고 웃으며 대답했다. "덕분에 잘 지내고 있단다."말을 마친 그녀는 방 부인과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앞으로 나가 혜 태비를 알현한 후 다시 자리에 앉아있는 공주들에게 인사를 올렸다. 모든 걸 다 마친 후 사람들을 둘러볼 때, 그녀는 자리에 앉아있는 왕청여를 보았다.그녀는 잠시 멍해져 있다가 곧장 왕청여의 앞으로 걸어갔다."청여야, 오랫동안 보지 못했구나. 요즘 잘 지내니?"그녀는 왕청여가 혼인한 일을 모르고 있었다. 북명왕비와 같은 날 시집 간 것 때문에 한때 진성에서 떠들썩 했고, 각 부의 몸종들조차도 매일 이 일을 입에 담았지만 집안을 다스리는 데 일가견이 있는 방 부인이 누구도 그녀의 앞에서 왕청여가 전북망과 혼인을 했다는 걸 말하지 말라고 했기 때문에 오씨는 줄곧 몰랐었다. 자리에 있던 사람들도 이 상황을 본 후 오씨가 이 일을 모르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이건 정말 난감한 일이었다.연회장은 삽시에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구경하기를 좋아하는 일부 관권 부인조차도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오씨는 사실 좀 불쌍한 사람이었다. 아들 셋을 낳았는데 둘은 일찍 죽고, 혼자 남은 방시원은 어린 나이에 이름을 날리고 용맹하게 싸움을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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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화

지금 이곳의 분위기는 매우 어색해졌다. 머리가 상대적으로 둔한 혜태비조차도 알아차릴 만큼. 그녀가 먼저 일어서며 말했다."며칠 전에 석석이가 저를 위해 진귀한 꽃을 많이 심었으니 모두들 가서 봅시다. 그리고 담장 쪽에 삼각매가 피었는데 정말 예쁩니다. 지금 보지 않으면 시들 거예요."송석석도 앞으로 나가 입을 열었다."맞습니다. 꽃구경을 즐기지 않아 연극을 보고싶으시거든 저를 따라 오시면 됩니다."그녀는 먼저 가서 혜 태비를 부축하고 내려온 다음 오씨의 팔을 잡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함께 꽃구경 하러 갑시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으니 얘기를 많이 나누는게 좋겠습니다."오씨는 다소 넋이 나가있었다. 그녀는 무엇때문에 왕청여가 전북망에게 시집갔는지, 그리고 전북망에게 시집간 사람이 오늘 대체 왜 이곳에 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씨 가문이 그녀를 보내준 건 그녀가 좋은 사람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지만 전북망은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오씨는 지금 파리를 먹은 것마냥 속이 좋지 않았다.그녀의 아들, 방시원이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가? 왕청여가 찾은 사람이 방시원보다 훌륭한 사람은 아닐 수는 있어도 전북망처럼 좋지 않은 사람이어서는 안 됐다.장공주는 이 변고가 매우 불쾌했다. 원래 그녀는 가만히 앉아서 혜 태비를 약올릴 생각이었다. 혜 태비가 질투하면서도 억지로 참는 모습이 재밌었기 때문에 계속 보고 싶었다. 방씨 가문 사람들의 출현에 혜 태비를 자극해 손주를 보고싶게 만드는 그녀의 계획은 전부 틀어졌으나 그녀는 분명히 혜 태비의 눈에 어린 질투심을 보았다. 만약 기회를 찾아 사람을 시켜 혜 태비를 자극한다면 그녀는 틀림없이 사여묵에게 측비를 들이라고 할 것이다.전소환은 그렇게 장공주를 따라 꽃구경을 갔다. 하지만 만약 이곳에서 왕을 만나지 않는다면 다시는 만날 기회가 없기에 그녀는 계속 두리번 거리면 찾았다. 어젯밤 송석석과의 내기에서 진 시만자는 오늘 부중의 시녀처럼 변장을 했다. 그러나 사람을 모시지는 않겠다고 말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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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0화

이 말을 들은 송석석이 입을 열었다."왕씨 가문은 만만한 곳이 아닙니다. 전북망이 어떤 사람이든 평서백부가 있는 한, 왕청여의 속을 썩이지는 않을 겁니다."그녀는 잠시 멈추었다가 말을 이었다."다른 사람은 상관하지 마시고 부인께서 잘 지내시면 됩니다. 지금은 한 가족이 아니니까요. 왕청여는 앞으로 죽어도 방시원과 함께 묻히지 않을 겁니다. 놓아준 이상 그녀가 누구와 혼인을 하든 모두 그녀의 일이옵니다. 그 결과가 좋든 나쁘든 모두 그녀가 책임져야 하지요."오씨는 이 말을 듣자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간듯 천천히 한숨을 쉬었다."역시 네 말이 일리가 있구나. 내가 확실히 쓸데없는 일에 참견한 것 같군."그녀는 사실 송석석과 잘 알지 못했다. 송석석이 어렸을 때 몇번 만났을뿐. 후에 송석석이 매산에서 돌아온 후 두 가족도 왕래가 있었지만 그때는 송씨 부인과 왕래 했을 뿐, 송석석과는 기껏해야 안부를 묻는 사이었다.그러나 아들을 잃은 오씨는 기둥 무너진 집과도 같았다. 송석석을 보면 자신의 아들이 전에 송국공의 휘하에 있었고, 또 소 대장군의 휘하에 있었다는 것이 떠올라 너무 친근하게만 느껴졌다.말하는 사이에 한 시녀가 다가왔다."노부인, 저희 마님께서 뵙자고 하시옵니다."이 시녀는 왕표 부인인 최씨의 시녀 추연이었다. 방 부인은 그녀를 잘 알고 있었기에 곧이어 물었다. "무슨 일이 있느냐?""저희 마님께서 단지 옛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하셨사옵니다."그러자 방 부인이 오씨를 바라보며 물었다."만나시겠습니까?"오씨는 최씨가 진정한 참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만큼 인정 있는 사람이었기에 믿음이 저절로 갔다. "그래. 한 번 만나보자."그녀는 송석석의 손을 놓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네가 방금 전에 했던 말들 전부 기억해두었으니 너무 걱정말거라."송석석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가 밖으로 나가게 했다. 연극을 하는 징과 북소리가 매우 시끄러워 그들의 대화를 아무도 들을 수 없었다. 옆에 앉은 사람을 제외하고는.물론 이 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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