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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화

덕 귀태비는 자리에 앉은 뒤 웃으며 말했다.

"복이 있는 걸 따지자면 전강후부 노부인 보다는 제가 못하지요."

이에 전강후부 노부인이 웃으며 대답했다.

"지금 이 자리에 계신 모두가 복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덕 귀태비는 물론 혜 태비도 그렇지요. 현모양처 며느리를 얻고 북명왕께선 큰 군공까지 세웠으니 모두 복이 있지요."

혜 태비는 이 말을 듣자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 것을 느꼈다.

'역시 인생을 더 살아온 사람은 다르구나. 한마디로 사람의 기분이 풀리게 만들다니.'

그녀는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저는 오히려 여묵이가 진왕처럼 진성에서 편안히 첩들을 들이고 자식들을 낳았으면 좋겠습니다. 제 아들이 바쁘게 살아야만 하는 명인 것이 아니라 그저 아침일찍 나가 해시에 돌아오는 걸 보면 마음이 아파서요."

이에 덕 귀태비가 웃으며 말했다.

"그건 여묵이가 능력이 출중해서가 아니겠습니까!"

이어 그녀가 손자를 품에 안고 뽀뽀 하자 아이가 통통한 작은 손으로 그녀의 목을 잡고 귀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할머니."

이 한 마디에 사람들은 마음이 녹는 것 같았다. 방금 전까지 득의양양하던 혜 태비도 다시 질투가 났다.

장공주는 그런 그녀의 안색을 보며 웃음이 나왔다.

"석석이가 들어온지 몇 달이나 지났는데 아직 소식이 없답니까?"

이 말을 듣자마자 전소환은 고개를 들어 도발하는 눈빛으로 송석석을 째려보았다. 송석석도 그런 그녀의 눈빛을 보았지만 담담하게 웃기만 할 뿐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장공주가 차를 마시며 느릿느릿 말했다.

"황실의 남자들은 일찌감치 대를 이어나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황실의 피를 이어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일인데요. 일 따위는 널린 게 문관인데, 누가 한들 다르겠습니까?"

이 말이 나오자 혜 태비의 얼굴은 더욱 굳어져 버렸다. 지금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들도 공주가 북명왕비가 아이를 못 가진 걸 말하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양쪽 모두 미움을 사기 싫었던 터라 그들은 아예 말을 꺼내지 않았다.

이때, 평양후부 부인이 싸늘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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