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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화

아니꼬운 시선들이 왕청여에게 날아와 꽂혔고, 왕청여는 너무나도 수치스러웠다.

하지만 아직 그녀가 고대했던 광경을 보지 못했기에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얼굴에 철판을 깔고 전 시댁 사람들과 마주하더라도, 송석석이 난처해하는 모습은 꼭 보고 싶었다. 이토록 성대한 연회에서 작은 실수 정도는 꼭 나올 수밖에 없으리라 굳게 믿었다.

이어 축배를 올리는 시간이 되었다.

식사 중 축배를 올리는 것은 필수적인 절차이므로, 남자 손님들이 한 명씩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태비님께 축배를 올리러 가세.”

그러자 여자 손님들도 젓가락을 내려놓고, 둥근 부채로 얼굴을 가리며 축배를 올릴 준비를 했다.

북명왕이 앞장섰고 회왕과 목 승상, 안만수가 그 뒤를 따랐다. 그들은 여자 손님들에게 단 하나의 눈길도 주지 않고 오로지 태비를 향해 걸어갔다.

“태비 마마께서 복수강녕하시고, 오래도록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어머니를 대신해 술을 마시려고 북명왕이 따라온 것이었다. 하지만 너무 기뻤던 혜태비가 술잔을 들더니 웃으며 말했다.

“좋다! 우리 모두 오래도록 건강하게 자손들과 복을 누리자꾸나.”

나이가 좀 있는 목 승상과 안만수에게는 어울리는 축복이었지만 회왕만은 조금 난감했다.

목 승상과 안만수가 먼저 술잔을 비우자 태비도 따라 잔을 비웠고, 그 모습에 회왕은 황급히 술을 들이키고 허리를 굽혀 예의를 갖춘 후 물러났다.

남자 손님들도 세 명씩 다가와 혜태비에게 축배를 올렸고 혜태비는 그렇게 이미 몇 잔을 비운 상태였다.

그때 송석석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제가 어머님 대신 후작님과 백작님께 술을 올리겠사옵니다. 오늘 자리를 빛내주셔서 감사하옵니다. 만약 접대에 부족함이 있었다면 넓은 마음으로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송석석이 말한 그들은 평양후와 두 백부의 가주들이다.

평양후는 가의군주의 남편인데, 들어오면서부터 가의 군주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아 가의 군주는 이미 화가 난 상태였다.

그가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그녀도 굳이 그를 보고 싶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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