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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화

민씨가 깜짝 놀라서 물었다.

"정말 요청했다고요? 아니면 속이기 위해 그리 말씀하신 겁니까? 당신도 장군부 사람인데 어찌 당신에게 요청한다는 말입니까?"

"왜 요청하면 안 된다는 거지? 장군부 사람이라고 해서 다 양심이 없는 것도 아니고."

둘째 노부인은 뿌듯해하며 말했다.

"돌아가서 소환이한테 네 시어머니께 전하려고 하렴. 이 소식을 들으면 속이 괴로울 테지."

이 말을 들은 민씨는 쓴웃음을 지었다.

"정말 어머님과 반대편에 서실 생각이십니까?"

이에 둘째 노부인이 싸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누가 반대편에 서겠다고 했니? 난 단지 그 사람이 탐욕스럽고 무정하며 은혜를 모르는 게 싫은 거란다. 듣기 싫을 수도 있으나 들어두렴. 넌 누가 네게 잘 해주고, 잘 못 해주는 지도 모를 만큼 어리석어."

"제가 어찌 모를 수가 있겠습니까? 저도 다 알고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제 친정은 유능하지 않습니다. 서방님도 저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지만 시어머니께서는 저를 더욱 좋아하지 않으시고요. 이런 상황에서 제가 뭘 어찌 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 뭘 어찌할 수는 없겠지. 하지만 나쁜 짓은 돕지 않는 게 좋을 게야."

둘째 노부인이 말을 이었다.

"네 시어머니, 왕청여, 이방, 그리고 네 시누이는 모두 좋은 사람이 아니다. 넌 그 사람들이 석석이를 괴롭히려는 걸 도와주지 않으면 된단다."

"그건 당연합니다."

민씨가 얼른 대답했다.

"가끔은 모르는 체 하는 것도 좋은 법이지."

둘째 노부인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민씨는 조금 둔한 터라 한참을 생각하고서야 깨달았다.

"요즘 몸이 안 좋아서 한동안 안정을 취해야 할 것 같습니다."

둘째 노부인이 웃으며 대답했다.

"한 번 가보렴. 의관을 찾아 맥을 짚어 보도록 하거라. 그들이 뭘 하든 신경 쓰지 말고."

민씨는 알겠다고 대답한 뒤 물러갔다.

민씨가 떠난 뒤 둘째 노부인이 첩지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사실 그녀는 처음부터 갈 생각이 없었다.

송석석이 옛 정을 그리고 있다는 건 잘 알지만, 그렇다고 감정에 휩쓸려 가서는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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