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으로 올라간 온지유는 방문이 반쯤 열려 있는 것을 보았다.여이현은 분명히 그 안에 있을 것이다.온지유는 소매를 걷어붙이고 차가운 표정으로 문을 열어젖혔다."이현 씨, 비겁하게 굴지 말고 당당하게 나와서 이야기 해요!"온지유는 문 앞에서 바닥에 쓰러져 있는 여이현을 발견 했다.그는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고 그 주변에는 수많은 술병이 널려 있었다.손에는 아직 마시다 남은 술병이 들려 있었다.하루 종일 술을 마신 듯했다.온지유는 여이현을 어떻게 윽박지를지 이미 다 생각 해두고 있었다.오늘이야말로 차마 들을 수 없을 정도의 독설을 퍼부어 그의 자존심을 완전히 무너뜨릴 생각이었다.하지만 눈 앞에 펼쳐진 상황은 그녀가 예상했던 것과 완전히 달랐다.술에 취해 비굴한 모습으로 누워 있는 그를 보고 온지유는 더 이상 독한 말을 뱉을 수가 없었다.여이현은 이미 그녀의 말을 들을 수 없는 상태였다.온지유는 의아했다. 왜 이렇게까지 술을 마신 것일까?그는 노승아와 알콩달콩 잘 지내고 있지 않았던가?그는 온지유로부터 자유로워지지 않았던가?온지유는 처참히 농락당했고 여이현은 충분히 만족하였을 텐데.분명히 기뻐해야 할 텐데, 왜 그는 이토록 슬퍼 보이는 걸까?지금의 여이현은 온지유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모습이었다.그의 무력함, 좌절감, 그리고 고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온지유는 주먹을 꽉 쥐었다.복잡해진 마음에 그와 싸우려던 생각도 사라져 방을 나가기로 마음먹었다.돌아서려는 순간 뒤에서 아주 미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지유야..."쉰 목소리로 낮게 부르는 소리였다.온지유는 돌아서려는 마음이 없었다."지유야..."발걸음을 떼려 했지만 여이현은 계속해서 그녀를 부르고 있었다.온지유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그를 돌아보았다.여이현은 옆으로 몸을 일으켜 눈을 반쯤 뜬 채 그녀를 보고 있었고, 그녀를 붙잡으려는 듯 손을 뻗고 있었다.온지유의 감정은 더욱 복잡해졌다.온지유는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갔다."이건... 꿈일까?"여이현은 온지유가
최신 업데이트 : 2024-09-18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