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05화

얼마나 앉아 있었는지 모르지만 온지유의 마음에도 슬픔이 깃들었다.

여이현은 그녀의 품에서 움직이지 않았고 고요한 숨소리만이 들릴 뿐이었다.

묻고 싶은 게 많았지만,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묻지 않아도 이미 답은 알 것 같았다.

결국 온지유는 소리 없이 자리를 떠났다.

이번에는 처음과 사뭇 다른 기분이었다.

더욱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

"사모님."

용경호가 문 앞에서 말없이 서 있는 온지유를 보고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대장님이랑 싸우신 건 아니죠? 두 분 다 괜찮으시죠?"

성재민은 용경호의 옷을 잡아당기며 말을 줄이라는 눈치를 주었다.

표정을 보니 아마 화해는 하지 못하고 끝난 것 같았다.

온지유는 고개를 들고 용경호를 한 번 바라본 후 말했다.

"이현 씨를 잘 부탁드려요."

그렇게 말한 뒤 온지유는 대문을 나섰다.

용경호는 함께할 수 없는 두 사람을 떠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운명의 장난이었다.

아파트에 돌아오자, 인명진이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떻게 됐어요?"

인명진이 물었다.

"별일 없었죠?"

온지유는 인명진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현 씨를 알고 계셨어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인명진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갑자기 그건 왜요?"

온지유는 이어서 말했다.

"제가 기절했을 때 인명진 씨가 곁에 있던 게 우연은 아니겠죠? 이현 씨가 보낸 건 아니에요?"

여이현의 이런 이상한 행동들을 온지유가 전혀 모를 리가 없었다.

오늘만 봐도 온지유는 여이현이 뭔가 사정이 있어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것을 알면서도 온지유는 화가 나고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여이현은 온지유와 함께 그 일을 짊어지지 않으려 했었고, 그런 그와 함께하는 것은 이미 의미가 없었다.

온지유는 그에게 매달려 이혼을 막을 생각도 없었다.

온지유가 필요할 때 인명진은 바로 나타났고, 이는 여이현의 지시가 있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명진은 숨기지 않고 그저 웃으며 말했다.

"지유 씨는 못 속이겠네요."

온지유는 말했다.

"그 사람 말은 듣지 마세요. 당신은 이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