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이현은 이마를 짚었다. 통증 때문에 그들의 말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어젯밤에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했다.꿈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만약 온지유가 정말 다녀갔다면 적어도 그녀를 볼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었다.하지만 더 이상 이런 모습으로 그녀를 만날 수는 없었다."나가 있어."여이현이 말했다."네!"두 사람은 서둘러 방을 나갔다.그러나 나간 지 10분도 되지 않아 용경호가 문 앞에서 보고했다."대장님, 노승아 아가씨가 오셨습니다!"여이현은 간단히 세수하고 옷을 갈아입었다.그 말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그래도 여이현은 불쾌한 기분을 억누르고 말했다."아래층에서 기다리라 해."노승아의 기분은 꽤 좋아 보였다.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의 역을 따냈기 때문이다.무려 여주인공 역할이었다.그녀에게는 큰 기회였다.이 드라마가 성공하면 노승아는 연예계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그런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먼 길을 달려 여이현을 찾아온 것이었다.20분 뒤, 노승아는 여이현이 계단에서 천천히 내려오는 모습을 보았다.그녀는 즉시 달려가 기쁜 목소리로 외쳤다."오빠!"그러나 여이현의 시선은 그녀에게 머물지 않았다."무슨 일이야?"그의 냉담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노승아는 팔짱을 끼며 말했다.여이현이 자신을 거절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나 무려 ‘요골’ 의 여주인공 자리를 따냈어요!"노승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너무 대단하지 않아요? 이 드라마로 반드시 대성할 거예요. 그럼 나도 당당히 오빠 곁에 서 있을 수 있을 거예요. 이현 오빠, 내가 하는 모든 일은 다 오빠랑 함께하기 위해서라고요!"노승아는 자신이 이 모든 일을 여이현을 위해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그러나 여이현은 무표정으로 말했다."어떻게 되든 나와는 상관없어."노승아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그렇게 말하면 어떡해요. 전부 다 오빠를 위해서 한 건데!"여이현은 노승아를 바라봤다.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의
노승아는 온지유가 어떻게 망신을 당하는지 지켜볼 생각이었다.기자 일이나 잘하고 있어야 할 온지유가 갑자기 드라마에 투자하다니. 처참히 망하고 빈털터리가 될 게 뻔했다.이것이 바로 최근의 노승아가 가장 기대하는 순간이었다.여이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눈 속에는 미묘한 감정의 흔들림이 있었다.문 앞에 주차된 차 안에 둘은 나란히 앉았다.노승아가 기대 오기도 전에 여이현이 입을 열었다."이미 소식도 다 퍼뜨렸는데 결혼은 언제 할 거야? 그리고 해독제는 언제 줄 수 있지?"노승아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너무 서두르지 마요. 요즘엔 드라마 촬영 때문에 시간이 없거든요. 게다가 온지유는 당장 죽진 않을 거예요. 나도 죽게 놔두지 않을 거고. 고통스러울 수는 있겠지만 인명진이 곁에 있으니 크게 아프지는 않겠죠. 건강하게 살아남을 거라 약속할게요."여이현은 그녀를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그 말대로 이루어지길 바래야지."노승아는 더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온지유의 목숨을 걸고 있는 것 같겠지만 사실 난 이현 오빠를 걸고 있는 거예요. 내가 신뢰를 깨트리면 나 자신을 불구덩이에 던지는 것과 같잖아요. 그렇게 바보이지는 않아요. 나는 화려한 결혼식을 올리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가 될 거예요. 그걸 이뤄줄 수 사람은 오빠뿐이고요."노승아는 머리를 여이현의 어깨에 기대며 함께하는 이 순간을 즐겼다.이런 순간을 얼마나 바라 왔던가.오랜 시간 끝에 마침내 이루어졌다.결국 원하는 것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쟁취해야 얻을 수 있는 법이다.촬영장에 도착하고 노승아는 차에서 내렸다."지유 씨 빨리요! 이러다 늦겠어요!"온지유는 공아영과 함께 차를 타고 왔다. 속도가 느린 데다 교통 체증까지 겹쳐 이미 5분이나 지각했다."알고 있어요!"온지유는 큰 가방을 메고 공아영의 뒤를 따랐다.마침 그들은 여이현과 노승아와 같은 시간에 도착했다.온지유는 화장기 없는 얼굴에 편안한 옷을 입고 있었고 얼굴에는 검은색 테 안경을 쓰고 있었다.최근 그녀
"저희 쪽은 인원수도 많고, 배틀 씬도 있어서 완전히 통제하긴 힘들어요! 미안해요!"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공중에서 소란스럽게 날아다니고 있었다."이미 저희 구역으로 들어왔잖아요!"공아영은 화가 나서 소리 질렀다."이쪽은 현대 배경을 촬영하는 곳이에요. 공중에서 사람이 날아다니는 게 말이 돼요? 그쪽 카메라맨은 겹치는 게 신경도 안 쓰인대요?""저흰 저희 구역 안에서 잘 촬영하고 있어요. 부딪힌 건 당신들이 이쪽 구역에 들어와서인 건 아니고요?"하늘에서 날아다니던 배우가 대꾸했다.“뭐라고요!"공아영은 상대방이 일부러 그런 것임을 눈치 채고는 불같이 화를 냈다."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요!"상대 배우는 비웃으며 한 번 쓱 쳐다보고는 낮게 중얼거렸다."뭘 찍고 있는지도 모르겠네. 그쪽이 투자한 돈은 우리 쪽 예산의 일부에도 못 미치잖아요. 뭐 그렇게 큰소리를 치고 있는지. 촬영장을 자기 집 안방으로 착각한 건 아니죠?""당신!"공아영은 너무 화가 나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지선율은 공아영을 말리며 상대 배우에게 경고했다."예산이 적고, 인기도 없을지 몰라도 저흰 촬영에 진심으로 임하고 있어요. 존중해 주세요!"하지만 상대 배우는 끝까지 비웃으며 하늘로 날아가 버렸다."너무 화 나요. 이건 저희를 괴롭히고 있는 거잖아요!"공아영이 말했다.지선율은 차분하게 말했다."아영 씨, 이런 일은 자주 있어요. 조금만 참으세요. 이번 장면만 촬영 끝내면 여기서 더 이상 감정 소모하지 않아도 돼요. 우리 모두 열심히 해봐요!"유명한 감독이 아닌 그들은 이런 대우를 받아도 그저 참아야 했다.하지만 촬영 도중에도 상대 배우는 계속 와이어에 매달려 방해를 해 촬영은 계속해서 실패했다.벌써 열 번 넘게 컷을 내렸다.온지유는 상대 배우가 일부러 방해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옆에 있던 배우에게 말했다."테니스를 치는 장면이 있었죠? 우리 먼저 그 장면부터 찍어요."배우는 곧바로 그 뜻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공아영의 말은 노승아의 귀까지 들어갔다.물론 노승아는 그 말이 자신을 겨냥한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노승아는 겉으로는 웃고 있었지만 온지유에게 지고 싶지 않아 비로 촬영팀 사람들에게 말했다."저와 대표님이 여러분께 추가로 음식을 대접할게요. 먹고 싶은 거 아무거나 시키세요. 제가 살게요!""와, 이런 데서 상상 밖의 대접을 받네요!"촬영팀 사람들은 당연히 기뻐했다."감사합니다 승아 씨, 대표님! 역시 여 대표님의 부인이 되실 분답게 아주 통이 크시네요!"그 말에 노승아의 허영심은 충분히 채워졌다.노승아는 만족스러웠다.그리고 대표의 부인이라는 타이틀을 더욱 확실히 다지기 위해 모두에게 말했다."여러분 모두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배불리 먹어야 힘이 나죠. 저와 대표님의 바람은 그저 드라마가 대박 나는 것뿐이에요!""대박 나자!"모두가 잔을 들어 올렸다.노승아의 비서는 바쁘게 돌아다니며 사람들이 먹고 싶은 음식을 체크하고 있었다.공아영은 노승아가 여이현의 부인 행세를 하는 모습을 보며 코웃음 쳤다.아직 되지도 않은 일로 이미 으스대고 있는 것이 가식적이라고 생각했다.그녀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온지유가 왜 여이현과 이혼했는지. 그리고 여이현은 왜 노승아와 함께하고 있는지.모두 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공아영은 온지유를 대신해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온지유와의 결혼은 공식적으로 알리지도 않았었는데 노승아와는 공개적으로 사귀고 있다니.온지유의 감정을 완전히 짓밟는 것 아닌가?생각할수록 공아영은 불공평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여이현에 대한 호감도 떨어졌다.온지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저쪽의 상황을 의식하고 있었다.노승아와 여이현이 함께 다정하게 있는 모습은 모두의 부러움을 샀다.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그저 사랑스러운 커플로 비쳤다.온지유는 손의 힘을 풀며 패배감을 느끼지 않으려고 나민우에게 말했다."이거 너무 맛있다. 빨리 먹어봐."온지유는 한 조각의 간식을 집어 나민우의 입가로 가져갔다.나민우는 한
"제가 한 말이 어때서요? 사실을 말한 것뿐이에요."온지유는 노승아에게 말했다."단순히 긁힌 것뿐인데 아무것도 아닌 게 맞죠."노승아는 대답했다."그래도 난 마음이 아픈걸요."그녀는 구급상자를 꺼내서 여이현의 상처를 치료해 주려고 했다.그러나 여이현은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필요 없어."그의 목소리는 차가웠다."며칠이면 나을 거야.""안 돼요."노승아는 고집을 부리며 말했다."그래도 처치는 해야죠. 내 말 들어요. 상처가 감염되면 어떡해요."온지유는 계속해서 말했다."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두지 그래요.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거니까요. 이러다 밤에 잠을 못 잘지도 모르잖아요."여이현의 얼굴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이 모든 것이 불편하게 느껴졌다.온지유는 더 이상 그들과 엮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공아영은 노승아의 행동이 가식적이라고 자주 불평했다. 온지유에게도 여러 번 노승아의 가식적인 모습을 얘기 해주곤 했다.온지유는 그녀의 가식적이고 연약한 모습이 사람들에게 잘 먹힌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그런 모습 덕분에 결국 노승아는 다시 여이현 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온지유는 화장실에 가서 얼굴을 씻고 나왔다.화장실 문을 열고 나가려고 했으나 문밖에서 누군가가 문을 막고 있었다.온지유가 반응할 새도 없이, 상대방은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다시 잠갔다.온지유는 여이현의 모습을 보고 놀란 듯 말했다."여기서 뭐 하는 거예요? 여자 화장실이에요 여기!"그러나 여이현은 아랑곳하지 않고 화장실 문을 잠갔다.온지유는 여이현의 진지한 눈빛을 보고는 다시 조용해졌다.잠시 후, 여이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내 집에 왔었지?"온지유는 눈을 내리며 대답했다."그렇다면 뭘 어쩔 건데요?"여이현은 미간을 찡그리며 물었다."그날 밤 혹시 내가 무슨 말을 했었나?"그날 밤의 대화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온지유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술 취한 사람의 말은 믿을 게 안되죠.""더 할 말 없으면 나갈게요."온지유는 밖으로
나민우는 미소를 지으며 온지유를 바라보았다."일종의 신념 같은 거겠지.""안 가면 안 돼?"온지유는 나민우를 걱정했다.나민우는 말했다."무슨 일이 있든 꼭 가야 해. 걱정하지 마. 나도 산전수전 다 겪어본 사람인데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 거야."그의 입에서 이런 말을 듣는 건 흔치 않은 일이었다.분명 위험이 따르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왜 굳이 이 위험을 감수하려는 걸까.온지유는 그가 이런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한 번 안아 봐도 될까?"나민우가 말했다."한동안 보지 못할 거 같아서."온지유는 왜 못 하겠냐는 듯 두 팔을 벌렸다.나민우는 신사적인 태도로 온지유의 등을 살짝 안고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다."걱정하지 마! 괜찮을 거야."온지유가 말했다."위험하다니까 걱정 되잖아.""그렇게 말해주는걸로 충분해."나민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나에겐 그럴만한 가치가 있어."그들은 한참을 안고 있다가 마침내 떨어졌다.나민우는 예전처럼 온지유에게 손을 흔들었지만 온지유는 이번 작별로 평생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민우야!"나민우가 떠나기 전에 온지유는 그를 불렀다.나민우는 차창을 내리고 온지유를 바라보았다."빨리 돌아와야 해."온지유가 당부했다.나민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천천히 온지유의 시야 속에서 사라졌다.온지유는 마음속에서 불안감이 일렁이는 것을 느꼈다.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 채 심장이 조여드는 기분이었다.한참 동안 밖에 머물다가 온지유는 천천히 몸을 돌려 들어갔다.며칠 동안 온지유는 촬영에만 집중했다.작은 규모의 드라마는 큰 인기를 끌지 않았고 대중적인 노선도 아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루머나 소문도 거의 없었다.반면 노승아의 드라마는 상황이 달랐다.원작의 인기와 여이현과의 연애 소문 덕분에 매일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점점 그들 사이의 팬덤도 형성되었고 여이현이 다른 여자에게 청혼한 적이 있다는 사실은 빠르게 잊혀졌다.인터넷의 정보는 빠르게 갱신되었고, 사람들은 점
그 말은 온지유를 꽤 놀라게 했다."감독이라니요? 전 그런 거 전혀 몰라요!"온지유는 생각조차 해본 적 없었다.그러나 지선율은 말했다."너무 겸손하신 거 아니에요? 매일 이렇게 분주하게 다니며 연기를 보고 조언도 해주고. 본인은 대충 아는 것 같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사실 굉장히 통찰력 있어요. 타고난 재능일지도 몰라요.""과찬이세요."온지유는 지선율이 농담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처음에는 그저 이 드라마가 반드시 흥행할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시작했다.장다희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그 덕분에 자신도 이득을 볼 수 있길 바랐다.이때 옆에서 쉬고 있던 장다희가 물을 마시며 온지유에게 말했다."지유 씨가 이 드라마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알아요. 결국 이건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기회잖아요. 관심만 있다면 지선율 씨의 말을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요. 지유 씨 커리어에도 중요한 부분이니까요."사실 지금의 온지유는 방황하는 단계에 있었다.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조차 잘 모르고 있었다.기자로서 일을 하는 것은 평범한 사람들을 위해 정의를 세울 기회였고, 드라마에 투자하는 건 그저 우연한 계기였다.온지유는 모든 생각을 일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어느샌가 열정은 잃어버린 것 같았다.온지유는 말했다."조금 더 생각해 볼게요."그때 마침 외부에서 소란이 일어났다."내 아들을 대체 어디로 숨겼어요? 납치한 거 아니에요? 벌써 2주째 집에 안 들어왔어요!""여사님, 여기로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보안 요원이 밖에서 막고 있었다."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건 뭔가 수상한 게 있어서죠! 민우 오빠가 여기서 사라졌다고요!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송신영이 소리쳤다.온지유는 밖에서 나민우의 이름이 들리자 즉시 상황을 깨달았다."들여보내세요."최정숙과 송신영이 나민우를 찾기 위해 다급하게 찾아온 것이었다.온지유는 말했다."민우 씨는 여기 없어요."최정숙은 온지유를 바라보
최정숙은 이 말을 듣고 거의 기절할 지경이었다.“아주머니!”송신영은 급히 최정숙을 부축했다.“Y국?”온지유가 물었다.“Y국은 대체 어디인데요?”송신영은 온지유를 짜증스럽게 바라보며 말했다.“사람을 죽이는 데에도 망설임이 없는 위험한 곳이요! 민우는 왜 갑자기 그런 곳에 가겠다고 한건지. 이상한 질문이나 하고. 설마 당신이 민우를 부추긴 거 아니에요?”온지유는 황당한 표정으로 말했다.“대체 무슨 이상한 질문을 했는데요?”송신영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나한테 Y국에 대해 묻고, 그곳에서 약을 만들고 독을 제조하는지를 물었어요. 나는 그저 다 말해줬죠.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아무 말도 안 했을 텐데! 정말 가버릴줄이야. 호기심 때문일 줄 알았는데. 왜 그런 위험한 곳에 가려고 한 거래요?”온지유의 마음이 가라앉았다.약을 만들고 독을 제조한다고?이게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온지유는 너무 긴장되어 어지러움을 느꼈다. 다행히 공아영이 그녀를 부축했다.이들은 분명히 온지유에게 뭔가를 숨기고 있었다!최정숙은 울음을 터뜨렸다.“하나밖에 없는 내 아들, 그 애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난 어떻게 살라고!”“괜찮을 거예요, 아주머니. 아버지께서 찾으러 가실 거예요. 민우는 반드시 무사할 거예요.”송신영이 그녀를 달랬다.온지유는 최근 일어난 일들이 너무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나민우 뿐만이 아니었다.밤이 되면 이상해지는 인명진과, 심지어 여이현도 전과 달랐다.“집에 좀 다녀와야겠어요.”온지유는 무언가가 잘못되고 있음을 직감했다. 그녀는 일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기를 바랐다.“아영 씨, 저 좀 데려다줄래요?”공아영은 온지유의 창백한 얼굴을 보고 걱정하며 말했다.“당연하죠.”온지유는 서둘러 인명진을 찾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가 진실을 말해줄지도 모른다.“못 가요!”송신영은 온지유를 막아서며 말했다.“민우가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이 당신이에요. 민우가 당신에게 출국한다고 말했다면 당연히 어디 있는지도 알고 있겠죠!”“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