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Chapter 591 - Chapter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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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1화

온지유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나왔을 때 금은방 사장은 전전긍긍하며 문 앞에 서 있었다.그의 이마엔 식은땀이 가득했다. 꼭 두려운 것을 보기라도 한 것처럼.그녀가 나오자마자 사장이 겁에 질린 얼굴로 말했다.“아이고, 아가씨. 드디어 나왔네요. 이 반지는 그냥 팔지 말고 가지고 있어요. 나도 안 받을 테니까!”그는 얼른 반지를 온지유에게 돌려주었다.“네? 왜 갑자기 안 사시겠다는 거예요?”온지유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1000만 원에 사시겠다면서요.”“안 사, 안 살 거예요!”사장은 그녀를 재촉했다.“이 반지를 살 돈이 없으니까 얼른 반지 들고 나가요. 차라리 다른 금은방에 가서 팔아요!”그렇게 온지유는 쫓겨났다.고개를 돌리자 사장이 급하게 문을 닫는 것을 보았다. 셔터까지 내리는 것을 보아 오늘 장사는 그만둘 생각인 것 같았다.그런 사장의 모습에 온지유는 너무도 이상했다.그저 화장실에 갔을 뿐인데 왜 갑자기 저러는 것일까?온지유는 핸드폰을 꺼내 사장이 조금 전 그녀의 계좌로 입금한 1000만 원을 보았다.“아직 돈도 못 돌려 드렸는데...”가게 안에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마치 1000만 원도 필요 없는 듯했다.너무도 수상했다.온지유는 남의 돈을 거저 가질 생각이 없었다. 사장이 사지 않겠다고 했으니 그녀는 돈을 돌려주었다.이내 다른 곳으로 갔다.근처의 금은방에 전부 다 들러보았지만, 그녀가 보여준 반지를 보자마자 기겁을 하며 사지 않겠다고 했다.원래였다면 응당 처음 들어간 금은방 사장처럼 좋아하는 표정을 지어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다들 거부하고 있었다.그렇다는 건 분명 뭔가 있다는 소리였다.온지유는 그냥 가지고 있기로 했다. 어차피 팔지도 못하니 말이다.자전거를 타고 이내 대형 마트로 갔다.퇴근 시간이었던지라 마트엔 사람이 많았다. 자전거를 주차해둔 뒤 평소에 즐겨 마시던 요구르트를 샀다.그리고 과일과 채소, 심심하면 먹을 간식도 샀다.어느새 한가득 사 버린 그녀였다.힘이 조금 셌던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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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2화

온지유는 남자가 빼앗아 든 봉투를 확 빼앗았다.“말할 생각이 없으면 그냥 도와주지도 말아요. 전 남의 도움을 받는 게 더 어색하거든요.”“잠깐만요, 천천히 걸어요!”힘 있게 걸어가는 그녀의 모습을 본 청년은 행여나 그녀가 넘어질까 봐 얼른 걱정이 담긴 목소리를 내었다.온지유는 큰 봉투를 자전거 바구니에 담은 뒤 떠나려고 했다.그녀는 자전거를 천천히 탔다. 청년은 계속 그녀의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청년을 힐끗 보던 그녀는 결국 자전거에서 내려와 목소리를 높이고 말았다.“대체 왜 따라오는 거죠? 따라오지 마세요, 아니면 그쪽한테 이런 일을 시킨 사람을 내 앞으로 데려오시던가요! 자꾸 따라오면 신고할 거예요!”온지유는 다소 표정을 잔뜩 굳히며 말했기에 청년은 어찌할 수가 없었다.그는 귀에 이어폰을 꽂고 있었다. 실시간으로 지시를 듣고 있었던지라 결국 가버리고 말았다.청년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온지유는 다시 자전거를 탔다.하지만 그럼에도 누군가 자꾸 쫓아오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며칠 동안 집에만 있었던지라 누군가 따라오며 그녀를 지켜주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다.생각에 잠겨있던 탓에 저도 모르게 방향감을 잃고 휘청거리게 되었다.“어어...”하마터면 자전거에서 떨어져 넘어질 뻔했다.하지만 누군가 그녀의 자전거를 꽉 붙잡아 주었기에 넘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 고개를 돌리니 차가운 표정의 남자가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그녀의 눈빛이 살짝 흔들리면서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움켜쥐었다. 은은한 노을빛이 남자의 몸에 내려앉으며 슬픔과 쓸쓸함을 가려주었다...짧은 몇 초 만에 온지유는 힘껏 손을 뿌리쳤다.“당신이었네요!”여이현은 시선을 거두며 또 그녀와 거리를 두었다.“뭐가 나였는데?”온지유는 그의 눈을 빤히 보았다. 목소리고 표정도 어느새 차가워졌다.“나한테 사람을 붙인 게 당신이잖아요. 내가 모를 줄 알았어요?”“난 그냥 지나가는 길이었어.”여이현은 아무 감정도 담기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길 가다가 우연히 자전거를 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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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3화

여이현은 길을 힐끗 보았다.“그래, 그냥 지나가던 길이야.”그는 여전히 아닌 척했다.온지유도 더는 어쩔 수 없었다. 다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었다.두 사람은 그렇게 대치하고 있었다.온지유는 천천히 자전거를 타며 앞으로 가고 있었고 여이현의 차는 그녀의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꼭 그녀의 껌딱지처럼 말이다. 온지유는 집으로 가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자전거를 틀었다.그러자 여이현의 안색이 더 심하게 구겨졌다. 그는 빵빵 소리를 내며 온지유에게 알렸다.“거긴 네 집이 있는 방향이 아니잖아.”“전 바로 집으로 가겠다고 한 적 없어요.”온지유가 말했다.“조금 더 돌다 가면 안 되는 거예요?”그리고 이내 비꼬며 말했다.“참, 이런 우연이 있을 줄은 몰랐네요. 설마, 여이현 씨가 가려는 길도 이쪽 길일 줄이야.”여이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온지유는 기분이 너무도 불쾌했고 화가 치밀었다. 여이현이 대체 왜 자신을 따라오는 것인지 몰랐다.먼저 이혼하자고 한 사람도 그였고, 지금 그녀의 뒤를 따라오고 있는 사람도 그였다.그녀는 결국 멈추어 서곤 고개를 돌려 잔뜩 굳어진 얼굴로 그를 보았다.“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여이현은 고개를 들어 물었다.“뭐가?”온지유는 자전거를 세워두고 그의 앞으로 다가와 날이 선 목소리로 말했다.“따라오지 말아요. 당신이랑 저는 이미 끝난 사이라고요! 당신이 이러면 이럴수록 저한테 피해만 준다는 거 몰라서 이래요? 이혼할 때는 고민조차 하지 않고 사인했잖아요, 아니었어요? 앞으로 더는 만나지 말라면서 저한테 선을 긋던 사람도 당신이었잖아요. 여진 그룹 대표가 내뱉은 말은 반드시 지키나 했더니 전혀 아니었네요. 대체 저한테서 뭘 바라고 있는 거예요?”여이현도 몰랐다. 대체 뭘 원하는지.그저 행여나 그녀가 위험해질까 봐 걱정되었다.동시에 그가 곁에 없으니 임산부인 그녀가 혼자 어떻게 생활할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했다.걱정되는 건 아주 많았다.길을 가고 있는 그녀의 모습만 봐도 다치게 될까 봐 걱정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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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4화

“더 쉬지 않고요?”인명진이 그녀를 뒤따르며 물었다.“네, 충분히 쉬었어요. 더 쉬고 있다간 온몸이 뻐근해질 테니 그냥 내일부터 출근하려고요.”설령 그녀에게 이 별장이 있고 죽을 때까지 돈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대도 지루한 것은 지루한 것이었다.“알았어요.”온지유는 다음 날 출근했다.그녀가 출근하자 공아영이 그간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그녀는 더는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지금 아영 씨 눈앞에 보이는 건 뭐예요? 일단 일부터 해요.”공아영은 백지희와 같은 기분을 느꼈다. 화가 났고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온지유가 더는 언급하고 싶지 않아 하니 더 물어볼 수 없었다.그러나 공아영이 입을 다물고 있어도 사무실의 다른 직원들이 수군대고 있었다.“실시간 인기 검색어 봤어요? 전부 노승아의 이름으로 도배되었어요!”“아마 노승아와 여이현 대표가 결혼할 거라는 소식이 갑자기 나오면서 그런 것 같아요.”“전에는 그냥 뜬 소문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그런데 그게 정말일 줄이야. 정말 소설 속 여주인공 같네요!”“다들 혹시 이 방송 보셨어요? 여이현 대표가 다른 여자한테 프러포즈했다던데, 그 여자가 설마 노승아는 아니겠어요?”그들이 말하는 방송엔 온지유의 뒷모습만 나왔다. 얼굴을 찍지 않았지만, 그들은 그 여자가 온지유임을 몰랐다.“노승아의 뒷모습은 아닌 것 같아요. 전 뭔가 좀 알 것 같은데... 그래도 며칠 되었다고 결혼 소식이 나오니 조금 이상하네요.”“여이현 대표가 쓰레기일 줄은 몰랐네요. 그런데 노승아는 그런 쓰레기가 뭐가 좋다고 결혼하려는 건지, 참.”“어디 결혼뿐이겠어요? 지금 SNS에서 해명하느라 바쁘잖아요. 두 사람의 연애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약혼반지까지 SNS에 올려 자랑하던데요.”“노승아도 연애하면 상대에게 눈이 멀게 되는 사람이었네요.”“불쌍하네요. 여이현 대표가 유부남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쯧쯧, 여이현 대표는 안 좋은 소문이 더 많네요.”“그걸 누가 알겠어요? 우리도 얼른 사실이나 파헤쳐 보자고요. 여이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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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5화

“지금 뜨거운 인기를 받고 있다고 해서 나중에 잘되리란 보장은 할 수 없죠.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커지는 법이니까요.”온지유가 느긋하게 말했다.“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싶다면 지금 받는 인기로는 부족할 거예요. 이 사람들이 노승아를 섭외하고 있다니까 저희도 이젠 그만 찾아가서 비위를 맞춰주죠. 그런 건 고생을 사서 하는 일이랑 뭐가 다르겠어요.”온지유는 뒷장을 보았다.“여기에 있는 드라마들이 인기가 없다고 해서 망하게 되는 건 아녜요. 대부분 유명한 드라마도 처음에 반응이 미지근했었잖아요. 그러다가 나중에 확 뜨게 된 거잖아요, 아녜요?”그리고 이내 공아영을 힐끗 보았다.“사람들의 기대도 확 높이고 말이에요.”“지유 씨가 한 말도 일리가 있네요.”공아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하지만 누가 이미 인기를 엄청나게 끌고 있는 드라마를 거부할 수 있겠어요? 인기 없는 드라마를 선택하는 건 리스크가 너무 커요. 장다희 씨도 지금 드라마 하나로 확 뜨길 바라고 있는 거잖아요.”연예계에서 드라마 섭외를 받았다는 건 기회가 찾아왔다는 것을 의미했다.만약 이 기회를 놓치게 되면 앞으로 언제 또 기회가 찾아올지 모른다.많은 연예인들은 드라마 한편을 찍고 유명해진 다음 소식이 뜸해졌다.세대가 바뀌는 속도는 점차 빨라졌고 연예인 사이의 경쟁력도 높아졌다. 관객들은 스크린에서 자주 신인들을 보게 되었다.게다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지는 속도도 빨라졌다.온지유가 말했다.“그러니까 저희가 신중하게 선택을 해야 하는 거예요. 어쩌면 다크호스가 될 수 있으니까요.”그녀는 장다희의 리즈 시절이 지속되려면 반드시 드라마 한 편 더 찍어야 한다고 생각했다.사람들의 관심이 중요한 지금 시대에서 무엇이 인기를 끌면 그것을 찍어야 했다.하지만 아무리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해도 사람들의 신선감을 이기지 못했다.어쨌든 질리기 마련이었으니까.게다가 지금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는 전부 지금 유행하고 있는 것을 소재로 찍고 있었다.그래서인지 대부분 내용이 크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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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6화

“그럼 저희 이번에도 목적이 같네요?”장다희는 내뱉은 말과 다르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저희는 아마 전생에 친자매였을 거예요. 이렇게나 마음이 잘 맞으니 말이에요.”온지유는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전 지유 씨가 조금 걱정되네요.”장다희는 계속 말을 이었다.“정말로 괜찮아요?”장다희가 묻는 건 최근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 일이었다.노승아와 여이현이 연인 사이가 되면서 온지유는 밀려나 버렸기 때문이다.그녀가 생각해도 너무도 어처구니없었다.온지유는 어깨를 으쓱이며 쿨하게 말했다.“일만 잘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전 굳이 남자가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어차피 세상에 널리고 널린 게 남자잖아요.”온지유의 말에 장다희는 엄지를 척 들었다.두 사람은 여감독이 있는 사무실로 걸음을 옮겼다.사무실은 크지 않았지만 작지도 않았다.두 사람이 찾아온 감독은 예전에 다큐멘터리 찍은 적 있었다.너무도 잘 찍었던지라 상도 꽤나 많이 받았다.드라마는 처음 제작해 보는 것이다.그녀가 알아본 바로는 드라마 시나리오를 5년 쓰고 수정하고 나서야 만족할 수 있었다고 했다.그 말인즉슨 감독은 자기 일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정성을 쏟아부었고 절대 단순히 인지도로만 인기를 끌 생각이 없다는 의미였다.로비에 있던 여직원이 두 사람에게 공손하게 말했다.“온지유 씨, 장다희 씨, 죄송해요. 저희 감독님께선 지금 작품에 대해 구상하고 있기에 지금은 만나실 수 없네요. 아마 시간이 조금 걸릴 거예요. 두 분이 기다리셔도 언제 사무실에서 나올지 모르니 저도 정확하게 언제면 만날 수 있다고 말씀드릴 수 없네요.”직원은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 그녀도 지선율이 언제 사무실에서 나올지 몰랐기 때문이다.게다가 지선율은 작품 구상하고 있을 때 다른 사람이 들어와 말을 거는 것을 아주 싫어했다. 그래서 그녀는 온지유와 장다희에게 사과했다.“괜찮아요. 기다릴게요.”온지유는 웃으며 직원을 향해 말했다.직원은 아주 감격스러운 어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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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7화

두 사람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제작하지 않겠다고요? 왜요?”온지유가 물었다.지선율은 웃으며 답했다.“전 유명하지도 않잖아요. 그저 다큐멘터리 몇 편 찍어본 게 다예요. 상을 받긴 했지만, 수입도 많지 않고요. 이 드라마 대본은 제가 5년에 걸쳐 완성한 것이긴 하지만 찍고 싶어도 투자자가 없거든요. 자금이 없으니 시작조차 할 수 없는 거죠. 게다가 지금 경쟁이 치열하잖아요. 제작 준비 중인 드라마도 많으니 제 작품을 찾는 사람은 더 없죠. 혼자 어떻게든 찍어보려고 했지만, 자금줄이 끊겨서 찍을 수 없게 되었죠.”온지유는 다른 이유라도 있는 줄 알았다.“하지만 감독님이 쓰신 대본은 정말로 아주 좋았어요.”그녀는 지선율에게 힘을 북돋아 주려고 했다.“저랑 다희 씨는 감독님 대본 읽고 아주 마음에 들어서 찾아온 거예요.”“네, 맞아요. 포기하지 말아요!”장다희도 온지유와 같은 마음이었다.“저희가 이렇게 응원하고 있잖아요.”지선율은 확실히 힘이 났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피할 수 없었다.“고마워요. 이 대본도 일단 제가 돈을 어느 정도 벌고 나서 다시 찍을지 말지 생각해 보려고요. 요즘 방에만 박혀 대본을 쓰고 있는 것도 돈을 벌어보려고 그러는 거거든요. 사실 전, 이 대본이 아주 만족스럽긴 하지만 자본가들은 아닌 것 같더라고요.”지선율은 아직도 고민하고 있었다. 다만 드라마를 제작하려면 돈과 에너지가 필요했다.“나중에 제작하기로 하면 꼭 장다희 씨에게 먼저 연락드릴게요.”지선율은 장다희를 보며 말했다.“저를 찾아온 사람은 장다희 씨가 처음이니까요.”장다희가 말했다.“감독님의 실력은 아주 대단하세요. 그러니까 감독님의 실력을 의심하지 마세요. 자본가들이 유행에 눈이 멀었다고 해서 감독님의 실력이 안 좋다는 건 아니거든요.”지선율이 미소를 지었다.그녀의 말에 위안을 받았기 때문이다.두 사람이 그녀를 직접 찾아왔으니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온지유도 그녀가 포기할 생각 없었다.“이 드라마를 제작하려면 제작비가 어느 정도 필요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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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8화

“아뇨. 후회하지 않아요.”온지유가 말했다.“그냥 저한테도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거든요. 예전에는 그저 일개 비서였는데 지금은 통 크게 100억을 투자하고 나왔잖아요. 긴장이 풀려서 그래요.”장다희는 손을 들어 온지유의 어깨를 잡았다.“지유 씨는 지금 제 투자자가 된 거예요. 앞으로 지유 씨한테 의지하면서 살아야겠네요!”“그러지 말아요! 이제 시작이잖아요. 이 드라마가 끝나고 좋은 성과를 거두어야 우리 모두 편해질 수 있는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모두 김칫국만 시원하게 마신 것만 돼요. 우리에겐 실패란 없어야 해요!”장다희도 알고 있었다. 그녀도 온지유와 같이 도박을 하는 것이다.이번 일에 모든 승패가 달렸다.사실 그녀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자신이 왜 굳이 리스크가 큰 이 길을 걸으려 하는지. 분명 다른 편한 길도 있으면서 말이다. 아마도 온지유의 결심에 마음이 움직였던 것 같았다.단호한 온지유의 모습에 그녀의 의지도 활활 타올랐고 최정상의 자리까지 올라가고 싶었다.그녀는 더는 엑스트라 장다희가 아니었다. 이제는 여주인공 장다희가 될 차례다.장다희는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맞아요. 실패는 없어야 해요!”회사로 돌아오니 마침 퇴근 시간이었다.온지유는 다소 피곤했다.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최근 그녀는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피곤해졌다. 임신해서 그런 것일까?하지만 전에도 잘만 일하지 않았던가.온지유는 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드라마를 제작을 위해 준비할 것이 많았으니까.저녁까지 바쁘게 움직이던 온지유는 머리가 어질거렸다. 다만 그녀는 자신의 안색을 눈치채지 못했다.그저 피곤한 것이라 여기며 책상에 엎드려 잠을 청했다.저녁이 되었건만 여전히 귀가하지 않은 온지유에 인명진은 그녀의 직장으로 찾아왔다. 온지유는 책상에 엎드리고 있었고 그녀의 주위로 컴퓨터와 원고가 있었다.창백한 그녀의 안색에 그는 고민하지도 않고 손목을 그어 핏방울을 그녀의 팔찌에 떨구어 넣었다.팔찌는 아주 신기했다. 그의 피를 흡수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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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9화

인명진은 과단성 있게 일하는 사람이었다.나민우를 살려둘 생각이 없었다.하지만 그가 한 말이 사실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를 믿을지 말지 생각하고 있었다.그래서 망설이고 있었다.두 사람이 몸싸움을 벌인 탓에 사무실은 난장판이 되었다.몸 상태가 한결 나아진 온지유는 눈을 뜨게 되었다. 두 사람이 기 싸움을 벌이고 있는 모습에 입을 열었다.“두 사람 지금 뭐 하는 거예요?”인명진은 온지유의 앞으로 오며 다가오는 나민우를 막아섰다.그녀는 두 사람이 싸우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나민우?”온지유는 얼핏 그의 모습을 목격하고 불렀다.그녀의 목소리에 인명진은 나민우를 놓아주었고 메스도 치워버렸다.나민우도 그녀가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아 인명진이 그를 놓아주자마자 미소를 띠며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말했다.“지유야, 깼어?”온지유는 자리에 앉았다.“네가 여긴 어쩐 일이야?”나민우는 선물을 그녀에게 건넸다.“출장 갔다가 금방 돌아왔거든. 집으로 찾아갔는데 없더라고. 회사에 있을 것 같아서 찾아왔지. 자, 이건 네 선물이야.”장미와 함께 포장된 샴페인과 수입 초콜릿이었다.“고마워.”온지유는 그가 건넨 선물을 받고 고개를 돌려 인명진을 보았다.“인명진 씨도 언제 왔어요? 두 사람 뭐 하고 있었던 거예요? 방금 보니까 싸우는 것 같던데...”나민우가 답했다.“서로 처음 봐서 그냥 좀 경계하면서 대화를 나눴을 뿐이야.”온지유는 고개를 돌려 인명진을 보았다. 인명진은 비록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녀는 그가 낯을 가리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여하간에 평소에 사람을 잘 만나지 않으니 말이다.“그럼 제가 소개해줄게요. 나민우는 제 오랜 동창이에요.”“민우야, 이분은 인명진 씨고 새로 사귄 친구야.”나민우는 고개를 돌려 다시 인명진을 보면서 친절한 모습으로 인사했다.“반가워요.”“네, 반갑습니다.”인명진도 그를 향해 고개를 까딱이며 인사했다.“방금은 죄송했습니다.”“괜찮아요.”나민우는 온지유에게 시선을 옮겼다. 오랜만에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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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0화

“그럼 어디에 있죠?”나민우가 계속 물었다.인명진은 망설이다가 결국 말해주었다.“네로라는 조직 알아요?”나민우의 표정이 굳어버렸다.“네로는 암흑 조직이 아니던가요? 예전에 이미 본거지를 쳐들어가 다 잡았다고 들었는데 어떻게...”“아니요. 다 잡지 못했어요.”인명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저도 그 조직의 일원이거든요.”나민우는 생각에 잠겼다. 온지유가 납치당했던 일이 떠올라 고개를 들어 인명진을 보며 물었다.“지유가 설마 네로에게 찍힌 건가요?”인명진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아닐 거예요.”“여이현과 노승아의 스캔들도 설마...”나민우는 순간 무서운 생각이 하나 들었다. 하지만 그가 생각하는 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말이 되지 않았다.“노승아한테 해독제가 무조건 있는 것은 아닐 겁니다.”인명진이 말했다.“하지만 방법은 없죠. 노승아를 제외하고 해독제의 행방을 아는 사람은 없으니까요.'나민우는 주먹을 움켜쥐었다. 두 사람 모두 온지유를 걱정하고 온지유를 위해 뭐든 시도하려고 했다.“이제야 알겠네요.”나민우는 더는 길게 말하지 않았다.“이 일에 대해선 제가 방법을 생각해 볼 거예요.”인명진이 그에게 말했다.“각자의 능력이 닿는 대로 하죠.”이때 온지유가 가방을 들고 나왔다. 두 사람이 대화하고 있자 웃으며 물었다.“무슨 얘기를 나누고 있었던 거예요?”두 사람은 온지유를 보았다.온지유는 심각해진 두 사람의 표정을 보며 물었다.“왜 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 둘 다 표정이 왜 심각해요?”인명진은 바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저녁은 뭐 먹을래요?”온지유는 그를 빤히 보았다.“왠지 안색이 점점 창백해지는 것 같네요. 얼굴에 혈색이 하나도 없잖아요. 안 되겠어요, 좋은 거 먹으러 가요. 오늘 저녁은 제가 살게요. 민우야, 너도 가자. 내가 살게!”나민우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래.”온지유는 통 크게 두 사람을 데리고 고급 레스토랑으로 왔다.“두 사람한테만 먼저 말해주는 건데, 전 지금 그냥 방송국 직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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