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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3화

여이현은 길을 힐끗 보았다.

“그래, 그냥 지나가던 길이야.”

그는 여전히 아닌 척했다.

온지유도 더는 어쩔 수 없었다. 다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대치하고 있었다.

온지유는 천천히 자전거를 타며 앞으로 가고 있었고 여이현의 차는 그녀의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꼭 그녀의 껌딱지처럼 말이다. 온지유는 집으로 가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자전거를 틀었다.

그러자 여이현의 안색이 더 심하게 구겨졌다. 그는 빵빵 소리를 내며 온지유에게 알렸다.

“거긴 네 집이 있는 방향이 아니잖아.”

“전 바로 집으로 가겠다고 한 적 없어요.”

온지유가 말했다.

“조금 더 돌다 가면 안 되는 거예요?”

그리고 이내 비꼬며 말했다.

“참, 이런 우연이 있을 줄은 몰랐네요. 설마, 여이현 씨가 가려는 길도 이쪽 길일 줄이야.”

여이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온지유는 기분이 너무도 불쾌했고 화가 치밀었다. 여이현이 대체 왜 자신을 따라오는 것인지 몰랐다.

먼저 이혼하자고 한 사람도 그였고, 지금 그녀의 뒤를 따라오고 있는 사람도 그였다.

그녀는 결국 멈추어 서곤 고개를 돌려 잔뜩 굳어진 얼굴로 그를 보았다.

“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

여이현은 고개를 들어 물었다.

“뭐가?”

온지유는 자전거를 세워두고 그의 앞으로 다가와 날이 선 목소리로 말했다.

“따라오지 말아요. 당신이랑 저는 이미 끝난 사이라고요! 당신이 이러면 이럴수록 저한테 피해만 준다는 거 몰라서 이래요? 이혼할 때는 고민조차 하지 않고 사인했잖아요, 아니었어요? 앞으로 더는 만나지 말라면서 저한테 선을 긋던 사람도 당신이었잖아요. 여진 그룹 대표가 내뱉은 말은 반드시 지키나 했더니 전혀 아니었네요. 대체 저한테서 뭘 바라고 있는 거예요?”

여이현도 몰랐다. 대체 뭘 원하는지.

그저 행여나 그녀가 위험해질까 봐 걱정되었다.

동시에 그가 곁에 없으니 임산부인 그녀가 혼자 어떻게 생활할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했다.

걱정되는 건 아주 많았다.

길을 가고 있는 그녀의 모습만 봐도 다치게 될까 봐 걱정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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