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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2화

온지유는 남자가 빼앗아 든 봉투를 확 빼앗았다.

“말할 생각이 없으면 그냥 도와주지도 말아요. 전 남의 도움을 받는 게 더 어색하거든요.”

“잠깐만요, 천천히 걸어요!”

힘 있게 걸어가는 그녀의 모습을 본 청년은 행여나 그녀가 넘어질까 봐 얼른 걱정이 담긴 목소리를 내었다.

온지유는 큰 봉투를 자전거 바구니에 담은 뒤 떠나려고 했다.

그녀는 자전거를 천천히 탔다. 청년은 계속 그녀의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청년을 힐끗 보던 그녀는 결국 자전거에서 내려와 목소리를 높이고 말았다.

“대체 왜 따라오는 거죠? 따라오지 마세요, 아니면 그쪽한테 이런 일을 시킨 사람을 내 앞으로 데려오시던가요! 자꾸 따라오면 신고할 거예요!”

온지유는 다소 표정을 잔뜩 굳히며 말했기에 청년은 어찌할 수가 없었다.

그는 귀에 이어폰을 꽂고 있었다. 실시간으로 지시를 듣고 있었던지라 결국 가버리고 말았다.

청년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온지유는 다시 자전거를 탔다.

하지만 그럼에도 누군가 자꾸 쫓아오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며칠 동안 집에만 있었던지라 누군가 따라오며 그녀를 지켜주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다.

생각에 잠겨있던 탓에 저도 모르게 방향감을 잃고 휘청거리게 되었다.

“어어...”

하마터면 자전거에서 떨어져 넘어질 뻔했다.

하지만 누군가 그녀의 자전거를 꽉 붙잡아 주었기에 넘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 고개를 돌리니 차가운 표정의 남자가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녀의 눈빛이 살짝 흔들리면서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움켜쥐었다. 은은한 노을빛이 남자의 몸에 내려앉으며 슬픔과 쓸쓸함을 가려주었다...

짧은 몇 초 만에 온지유는 힘껏 손을 뿌리쳤다.

“당신이었네요!”

여이현은 시선을 거두며 또 그녀와 거리를 두었다.

“뭐가 나였는데?”

온지유는 그의 눈을 빤히 보았다. 목소리고 표정도 어느새 차가워졌다.

“나한테 사람을 붙인 게 당신이잖아요. 내가 모를 줄 알았어요?”

“난 그냥 지나가는 길이었어.”

여이현은 아무 감정도 담기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길 가다가 우연히 자전거를 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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