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481 - 챕터 490

655 챕터

제481화

인명진은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말해주었다.노승아는 충격에 휩싸였다.“대체 왜 그런 거야? 그렇게 하면 나한테 얼마나 큰 피해로 돌아올지 몰라서 그랬어? 온지유를 처리하라고, 죽여버리라고 했잖아! 그래야 우리 둘 다 무사할 수 있다고 했는데 지금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감히 날 불구덩이로 밀어 넣어? 대체 왜 그런 거냐고!”인명진의 손에 있던 빵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그는 몸에 떨어진 빵가루를 털어냈다.“나랑 너 사이엔 거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잖아. 난 널 도와주었는데 넌 그에 합당한 보수도 주지 않았고. 보수를 받지 않았으니 바도 딱히 약속을 지킬 이유는 없지. 온지유는 날 찾아와서 네 정보를 사겠다고 했어. 돈도 꽤나 두둑하게 챙겨주었는데 내가 굳이 마다할 필요가 있을까?”“인명진!”노승아가 소리를 빼액 질렀다.“난 지금 너랑 농담할 기분 아니야. 너랑 나야말로 한배를 탄 사람들이라고!”인명진은 입꼬리를 올리더니 느긋하게 말했다.“나도 알아,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그래서 그 보상으로 네 청력을 회복하게 해주려고.”“난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노승아는 그가 너무도 가소로웠다.“난 네가 나랑 같은 부류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날 도와주면 죽을 때까지 평생 도와줄 거로 생각했는데, 바로 날 배신해서 온지유에게 내 진료 기록을 팔아? 너 그런 사람이었어? 너랑 온지유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내가 모를 것 같아?!”그러나 인명진이 말했다.“있잖아, 가끔 호기심이 사람을 죽이기도 해. 알고 있어?”그는 이내 곰곰이 생각하다가 말했다.“네가 지금 사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럼 넌 노승아가 아닌 거지. 하지만 난 너와 달라. 난 내 기분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거든!”노승아는 인명진이 유난히도 이상하게 느껴졌다.그는 당연히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을 했기 때문이다.“아니, 죽는 건 내가 아니라 네가 될 거야!”노승아는 경고했다.그럼에도 인명진은 웃으며 말했다.“네가 나보다 오래 살 것 같아?”노승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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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대체 왜 슬픈 걸까?한참 생각해 보아도 온지유는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저 얼마나 잔 거예요?”공아영이 답했다.“30분 정도요. 지유 씨, 혹시 너무 무리하고 있는 거 아니에요? 책상에 엎드리자마자 잠들어 버렸거든요.”온지유는 아마도 임신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아마 어젯밤 잠을 설쳐서 그런 거일 거예요.”공아영은 그럼에도 걱정스러운 눈길로 그녀를 보았다.온지유가 괜찮다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한 뒤에야 공아영은 마음이 놓였다.다만 기쁜 일은 온지유와 나눠야 하지 않겠는가.“지유 씨, 우리가 쓴 기사 인기 폭발이에요! 조회수가 얼마인지 아세요? 100만을 훌쩍 넘겼어요!”“네티즌들도 노승아를 욕하고 있어요. 심지어 채미소도 놓치지 않고 욕하고 있더라고요. 우리 성공했어요!”공아영은 지금 이 순간 느끼는 기쁨을 온지유와 공유하고 싶었다.“채미소가 잔뜩 부아가 치민 모습을 상상만 해도 상쾌하네요. 이번엔 방송국의 이미지까지 깎아 먹었으니 분명 엄중한 처벌을 받을 거예요!”온지유의 목표는 여전히 노승아였다.“이번엔 조금 성과가 있지만, 우리 방송국의 이미지에 영향을 주었으니 윗분들도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자세하게 알아내려고 할 거예요. 우리도 조심해야 해요.”공아영이 말했다.“그 문제는 걱정할 필요 없어요. 우리가 노승아를 까발리는 기사를 썼지 채미소를 까발리는 기사를 쓴 건 아니잖아요. 애초에 채미소가 벌인 일이니 우리가 져야 할 책임은 없는 거예요. 채미소는 그냥 재수 없게 노승아의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엮이게 된 거고 불똥이 튀어버린 거죠. 게다가 노승아를 까발리는 기사도 저희가 쓴 거니 똑똑하신 윗분들은 절대 저희에게 책임을 물으려 하지 않을 거예요.”공아영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온지유는 원래부터 걱정이 많은 사람이었다.채미소는 이번엔 절대 다시 일어설 수 없을 것이다.기자로서의 신용을 잃었으니 그녀의 커리어에도 아주 큰 영향을 주게 된다.더구나 그녀는 KTBC의 이미지까지 건들지 않았는가.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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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3화

“그래요!”채미소는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편집장님이 누구 편을 들어줄지 지켜보자고요!”“왜들 소란이에요!”이때 안정희가 그녀들의 뒤에서 입을 열었다. 그녀의 안색은 좋지 않았다.이곳에 다른 같은 부서 직원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싸우는 그녀들의 모습에 얼굴이 더 일그러졌다.채미소는 그녀를 발견하곤 바로 말했다.“편집장님, 마침 잘 오셨어요. 얼른 옳고 그름을 밝혀주세요. 이 두 사람이 제 일을 망친 것도 모자라 제 이미지까지 망쳐버렸어요. 전 원래 오늘 무사히 노승아 씨 단독 인터뷰를 따낼 수 있었어요. 노승아 씨의 단독 인터뷰는 저희 방송국에서 단독으로 보도하면 저희에게 엄청난 이익이 주어질 수 있었는데 이 두 사람이...”“그만 해요!”안정희는 더는 그녀의 빅 픽쳐를 듣고 싶지 않았고 싸늘한 시선으로 채미소를 보았다.말을 끊는 안정희를 채미소는 빤히 보았다. 너무도 불안하고 초조했지만,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척 다시 말을 이었다.“편집장님, 제가 말한 건 전부 사실이에요.”“미소 씨가 지금 무슨 일을 벌였는지 아직도 모르겠어요?”안정희가 따져 물었다.“노승아 쪽은 지금 평판이 바닥났다고요. 노승아가 벌인 짓이 전부 공개되면서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고 있는데 아직도 내 앞에서 그런 말이 나와요? 허위 사실을 기사로 쓴 건 미소 씨잖아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방송국의 평판에도 영향을 주는 짓을 하다니, 그 대가가 얼마나 클지 생각은 해봤어요?”채미소의 안색이 창백해지고 얼른 변명했다.“아녜요. 이 두 사람만 아니었으면 애초에 그런 일은...”“아직도 반성하지 않는 거예요?!”안정희가 차갑게 말했다.“미소 씨 때문에 나까지 국장님께 호출되어 혼났잖아요. 내가 우리 팀을 제대로 교육하지 않아 미소 씨 같은 사람을 키웠다고요! 온지유 씨와 아영 씨가 다행히 KTBC 이름으로 노승아의 악행을 밝히지 않았다면 우리 방송국은 분명 방송계에서 퇴출당할 거라고요. 이제야 미소 씨가 무슨 짓을 벌였는지 알겠어요?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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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4화

채미소는 결국 두 다리마저 보안팀에게 들려 나갔고 목소리도 점점 사라졌다.안정희는 시선을 돌려 온지유와 공아영을 보았다.“이번 일은 두 사람 덕분에 방송국 평판을 지킬 수 있었어요.”공아영은 처음 받는 칭찬에 다소 어쩔 줄 몰라 했다.“편집장님, 저희는 있는 그대로 사실을 밝혔을 뿐이에요. 방송국의 평판에 나쁜 영향 주지 않았다고 하시니 다행이네요.”안정희는 두 사람을 더는 근심 가득한 얼굴로 보지 않았다.“기억해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사실만 밝히는 거예요. 진상을 밝히는 거죠. 그러니 두 사람은 오늘 옳은 일은 한 거예요!”두 사람은 안정희의 인정을 받았다.안정희는 시선을 돌려 온지유를 보았다.“보아냈어요. 온지유 씨가 이 일에 얼마나 진심이었고 열심이었는지.”사실 온지유는 사심으로 이 일을 밝혀낸 것이다.“전 기자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에요.”“글도 꽤 잘 쓰셨더군요.”안정의는 계속 온지유를 칭찬했다.“앞으로도 열심히 하면 분명 좋은 자리에 앉을 수 있을 거예요.”“네, 감사합니다. 편집장님.”온지유는 예의 있게 대답했다.안정희가 떠나자 부서의 분위기도 풀어졌다.속으로만 저주하던 악녀 채미소가 드디어 퇴치당했기 때문이다.그들은 서로 기쁨을 나누며 온지유와 공아영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더는 채미소의 갈굼을 당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한편, 여이현에게 드디어 여유 시간이 주어졌지만 노승아가 청력을 잃었다는 사실이 전부 자작극이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누가 기사를 쓴 것인지 모르겠지만 KTBC에서 올린 것을 보아 분명 온지유와 연관이 있을 것이었다.노승아의 일에서 관심을 끄라고 그가 분명 경고했지만 온지유는 여전히 듣지 않았다.여이현은 겉옷을 들고 외출할 준비를 했다....오늘 그들은 전부 야근했다.저녁 7시가 되어서야 그들은 퇴근했다.공아영은 이번 일로 마음이 놓였다. 더는 컴퓨터 모니터만 빤히 보며 끝없는 타자를 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취재하러 갈 수 있게 되었으니 어찌 기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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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화

온지유는 생각만 해도 비웃음이 흘러나왔다.“이현 씨 기획사 임원진들도 지금 미친 듯이 바쁘게 일하고 있겠네요. 그런데 그 기획사 사장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절 찾아올 시간도 있다니.”여이현의 그윽한 눈동자에는 오로지 온지유만 담고 있었기에 그녀의 비웃음도 전부 눈에 넣고 있었다.“그까짓 기획사를 내가 신경이나 쓸 것 같아?”온지유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여이현의 눈빛엔 여전히 그녀를 향한 걱정만 가득 담겨 있었다.꼭 그가 설립한 기획사는 그녀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고 중요하지 않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노승아를 위해 기획사를 세웠다고 하지 않았나?'‘혹시 내가 노승아보다 더 소중한 사람인 건가?'그 순간 온지유는 정신을 차렸다. 자신이 왜 이런 생각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노승아와 여이현의 끈끈한 사이가 더 설득력이 있었다.“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알고 싶지도 않으니까 말하지 말아요.”온지유는 도피를 선택했다. 뒤에 멈춰 선 택시를 보며 말했다.“난 이만 집으로 가야겠으니까 좀 비켜줘요.”온지유는 그를 지나쳐 택시에 타려고 했다.그러나 여이현이 그녀의 팔을 잡았다.빠르게 걷고 있었던 온지유는 그가 팔을 확 잡으며 당기자 허리를 삐끗하게 되었다.‘씁!'온지유는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찌푸리며 손을 배에 올렸다. 배가 살짝 당기는 기분을 느꼈기 때문이다.여이현은 그런 그녀의 행동에 손에 힘을 풀면서 그녀의 복부로 시선을 돌렸다.“배 아파?”온지유는 한참 지나서야 통증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임산부는 뭐든 조심해야 했다.이렇게 확확 잡으며 끌어당겨서는 안 된다.이때 그녀의 배로 큼직한 손이 올려졌다.온지유는 고개를 떨구며 그 손을 보았다. 부드럽게 그녀의 배를 문지르자 따듯한 온기가 퍼졌다.다소 현실적이지 않았다.고개를 들어 여이현의 얼굴을 보았다. 그는 그녀의 배에 집중하면서 살살 문질렀다.꿈이 아니라 현실이었다.이런 여이현의 모습은 조금 낯설었다. 다정히 그녀의 배를 문지르며 통증을 완화해주고 있었다.“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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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화

여이현은 그녀가 버둥거려도 끄떡하지 않았다.“네가 내 말을 듣지 않으니까 나도 이러는 수밖에 없어.”온지유는 다소 화가 났다.“강도예요? 왜 사람을 자꾸 힘들게 만드는데요!”“감정적으로 일을 해결하는 너보단 나아.”“내가 언제 감정적으로 일을 해결했는데요?”그녀는 바로 반박했다.여이현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잊었어? 지난번 무리한 탓에 하마터면 유산할 뻔한 거? 오늘도 노승아의 일로 바쁘게 돌아다녔잖아.”그의 말에 온지유은 눈을 내리깔았고 냉정함을 되찾았다.“그게 내가 택시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거랑 무슨 상관이 있는데요?”여이현은 그녀를 자신의 차가 있는 쪽까지 데리고 온 후에야 내려주면서 그윽한 눈길로 말했다.“택시에서 배가 아프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려고? 방금도 배가 아팠었잖아. 그런데 혼자 알아서 가겠다고 하는데 내가 어떻게 마음 놓고 그러라고 하겠어.”그녀를 걱정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그는 전부 기억하고 있었다.온지유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녀는 여이현이 자신을 걱정하며 관심을 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한순간의 감정일까 봐 두려웠다.예전에 그가 그녀에게 했던 일을 그녀는 전부 기억하고 있었고 한번 생긴 상처는 지워질 리가 없었다.여하튼 여이현은 그녀를 걱정하고 있었다.“방금 절 확 끌어당겨서 아픈 것뿐이에요. 제 몸엔 아무 이상도 없어요. 한번 그런 일이 있었으니 두 번째는 없을 거예요. 저도 푹 쉬려고 노력하고 있거든요.”여이현은 그럼에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고 점점 단호해졌다.“그래도 이미 차 옆까지 왔으니까 나한테 또 안기고 싶은 거 아니라면 그냥 얌전히 타.”온지유는 여이현의 눈을 빤히 보았다. 그는 눈빛으로 알려주고 있었다. 원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뭐든 할 수 있다고.더는 창피를 당하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얌전히 차에 올라탔다.운전석에 있던 배진호는 두 사람의 말다툼을 전부 보고 있었다. 비록 두 사람의 사이가 안 좋다고 하지만 지금 다시 보니 더 가까워진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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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예요?”온지유가 물었다.“나랑 이혼하기 위해 배 속의 아이가 나민우 아이라는 거짓말을 했잖아.”온지유가 여이현에게 거짓말을 한 횟수는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적었다.정말로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그녀는 절대 거짓말하지 않았다.나민우의 아이라는 말도 애초에 그녀가 한 말이 아니었다.그녀는 인정한 적도 없었다.온지유는 고개를 돌려 물었다.“민우 아이가 아니면, 이현 씨 아이겠어요?”“석이가 대체 누구지?”여이현의 눈빛이 가라앉았다.“온지유, 그 사람이 정말로 존재하기는 해? 아니면 일부러 내 화를 돋우기 위해 지어낸 거야?”그는 오랫동안 그녀가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는 사람을 찾아보았다.그녀가 어릴 때부터 만났던 사람부터 지금까지 전부 알아보았지만, 석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어쩌면 어릴 때 애칭으로 불렀던 이름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알아낸 것이 없었다.그의 말을 들은 온지유는 순간 긴장해졌고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손을 마주 잡았다.그녀는 이 비밀을 영원히 마음속 깊은 곳에 숨기고 살아야 하나 생각했다.만약 정말로 그녀에게 신경을 썼다면 그는 언젠가 알게 될 것이다.설령 말을 해준다고 해도 딱히 상관없었다.어차피 기억 못 하는 것 같으니 그러면 영원히 비밀로 간직하기로 했다.온지유가 말했다.“네, 진짜 존재하는 사람이에요. 전 이현 씨를 속인 적 없어요.”그녀는 여이현을 똑바로 보면서 말했다. 거리가 조금 전보다 가깝지는 않았지만, 말이 조금 많아졌다.“석이는 날 구해준 적 있었어요. 그때 날 지키기 위해 대신 총에 맞았죠. 그 순간부터 석이는 나에게 영화 속에 등장하는 영웅 같은 존재가 되었어요.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여이현은 진지하게 들으며 그녀에게서 ‘석이'에 관한 정보를 알아내려고 했다.그런데 들으면 들을수록 미간이 절로 찌푸려지면서 결국 이를 빠득 갈고 말았다.“그만 말해!”그녀와 다른 남자 사이에 이야기를 들으니 그 남자를 어떻게 죽여야 할까,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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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8화

온지유는 장담했다. 그녀는 어느 여름 방학이던지 사라졌었던 적이 없었다.여이현은 다소 의아했다.사라졌었던 여름 방학을 그녀가 잊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온지유는 그의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하고 창밖을 내다보며 말했다.“거의 도착했네요. 그냥 여기서 세워주세요.”배진호는 부드럽게 차를 세웠다.온지유는 차에서 내렸다.“갈게요. 이현 씨도 일찍 돌아가요.”여이현이 그녀를 데려다준 것이니 그래도 예의상의 말을 해야 했다.여이현은 여전히 머리가 아팠다. 대체 어디서부터 문제가 생겼던 것일까.온지유는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생각에 잠긴 모습에 먼저 걸음을 옮겨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갔다.그는 온지유의 뒷모습을 빤히 보았다. 차에서 내리지 않았다. 머릿속에 온통 방금 온지유가 했던 말뿐이었기 때문이다.“온지유 뒷조사, 제대로 한 거 맞아요?”여이현이 물었다.이 일은 배진호에게 맡겼다. 석이를 찾기 위해 배진호도 꽤나 오랜 시간 동안 알아보았다.“네, 빠진 것 하나도 없이 전부 알아보았습니다. 어쩌면 시간이 너무 오래되어서 사모님께서 잊으신 게 아닐까요?”“16살 때의 일을 배 비서는 기억 못 할 것 같아요?”여이현이 물었다.“전 기억합니다만...”배진호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그럼 왜 온지유는 못 기억하는 거죠?”여이현은 다시 생각에 잠겼다. 눈빛도 어둡게 가라앉았다.“지유의 사라진 기억 속에 석이가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어요. 대체 지유가 그때의 일을 기억 못 하는 걸까요, 아니면 우리가 잘못 알아본 걸까요.”두 가지 가능성 모두 있었다.배진호는 머리가 지끈거렸다.“사모님과 나민우 씨가 오랜 동창이라고 했으니 나민우 씨라면 아마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배진호가 말했다.“전 나민우 씨가 석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모님께서 전에 말했다시피 나민우 씨와 다시 만나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저 동창으로만 생각하고 계시는 것 같았습니다.”여이현도 잘 알고 있었다.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기만 하면 화가 났던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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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여이현을 언급하자 온지유는 아주 큰 의혹이 생겼다.핸드폰 화면을 보던 그녀는 한참 고민에 빠졌다.그래도 궁금증을 풀어야겠다는 생각에 그녀가 물었다.[엄마, 혹시 고등학생 때 여름 방학에 제가 집에 없었던 적이 있어요?]여이현이 그녀에게 이런 의혹을 심어주었으니 그녀도 자세히 알아보고 싶었다.정미리는 한참 지나도 답장하지 않았다.온지유는 정미리의 답장만 기다렸다.조금 전까지 계속 대화를 주고받던 사람이 갑자기 조용해지니 그녀는 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10분이 지난 후.정미리는 드디어 문자를 보냈다.[누가 그런 말을 한 거야?]온지유는 불 확신한 어투로 말했다.[아녜요. 그냥 갑자기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예요.][그런 일 없었어.]정미리가 말했다.[넌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쭉 집에 있었어. 널 교육하면서 키운 사람도 나인데 어떻게 집에 없을 수 있겠니? 그러니까 괜히 이상한 사람한테서 이상한 소리 듣고 믿지 마!]온지유도 그렇게 생각했다.그녀의 친척도 전부 같은 지역에서 살았다.설령 친척 집에서 지냈다고 해도 한 달 넘게 사라졌을 수는 없었다.더구나 그녀의 집안은 유서가 깊은 집안은 아니었지만, 가정교육은 엄했다.온지유도 더는 이 일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얼른 씻고 누웠다....한편 여이현은 서승만 교장의 집으로 찾아왔다.서승만은 이미 쉬고 있었던 상태였지만 여이현이 왔다는 소식에 겉옷을 챙겨입고 문을 열어주었다.여이현을 본 서승만은 열정적으로 반겼다.“여 대표님께서 이 밤에 어쩐 일로 오셨어요? 오신다고 미리 말씀하셨으면 저도 일찍 잠자리에 들지 않았을 텐데.”그는 얼른 여이현을 집안으로 들이며 도우미에게 차를 내오라고 했다.“죄송합니다. 이렇게 늦은 밤에 찾아와서 실례했네요.”여이현은 안으로 들어가며 예의 있게 말했다.“실례라니요, 괜찮습니다.”서승만이 말했다.“저녁은 드셨어요? 아니면 야식이라도 드실래요? 우리 집엔 뭐든 다 있답니다.”“괜찮습니다.”여이현이 말을 이었다.“사실은 궁금한 것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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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한참 지난 후 서승만은 시선을 돌려 여이현을 보았다. 놀라움의 감정은 뜻밖으로 변했고 그가 왜 온지유의 일에 신경 쓰는지 이해가 안 되는 얼굴로 물었다.“지유한테 왜 갑자기 신경 쓰시는 거죠? 만약 납치되었던 학생이 지유가 아니라고 해도 여 대표님께 중요한 일인가요?”서승만은 그에 대한 의심을 숨길 생각이 없어 보였고 딱히 나쁜 마음도 품지 않았다.여이현의 날카로웠던 눈빛도 다소 풀어지며 담담하게 말했다.“한 사건을 알아보다가 우연히 알게 된 겁니다. 그래서 교장님께 이 사건에 대해 들어보면서 의혹을 풀어보려고 한 거고요. 만약 납치된 학생이 온지유가 아니었다면, 온지유는 왜 이 여학생이 자기인 줄 알고 있는 거죠? 심지어 이름도 똑같고 굳이 숨기려 하지 않았다면 온지유는 왜 이 사건을 기억하고 있는 걸까요?”서승만의 안색이 변했다.“교장님, 이 사건은 당시 교장님께서 관리하던 학교에서 벌어진 거잖아요.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여이현은 합당한 설명을 듣고 싶었다.아니면 그 사건 속에 더 큰 음모가 숨어 있었는지 말이다.서승만은 긴 한숨을 내쉬곤 자세를 고쳐 앉아 솔직하게 말했다.“사실 제가 해답을 드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알고 있는 사실을 알려드릴 순 있지요.”여이현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서승만은 사진을 들며 계속 말을 이었다.“확실히 지유의 기억은 완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연하게도 납치된 학생과 지유는 이름이 똑같지요. 이 사건을 숨긴 것도 지유 부모님의 요구이기도 했습니다.”“지유 부모님의 요구이기도 했다고요?”여이현은 더욱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숨겨달라고 한 거죠?”서승만이 말했다.“그건 저도 잘 모릅니다. 지유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였는데 지유 학생의 부모님이 직접 저를 찾아와 부탁하더군요. 제발 이 사건에 대해 말하지 말아 달라면서 말이죠. 이 사건을 숨기기만 한다면 지유를 납치 피해자로 얼렁뚱땅 넘어갈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지유의 기억이 왜 완전하지 않은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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