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441 - 챕터 450

655 챕터

제441화

“나민우...”덜컥 문이 열리고 그늘진 표정의 여이현이 치미는 화를 억누르지 못한 채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나민우!”그리고 나민우의 앞에서 발걸음을 멈춘 뒤 그의 옷 깃을 움켜잡았다.“감히 입 밖으로 그런 말을 뱉는 걸 보니 간이 부어 눈에 뵈는 게 없나 보지?”예전부터 이 사람을 꼭 한 대 쥐어박고 싶다고 생각해 왔었다.귀신처럼 온지유의 뒤를 졸졸 붙어 다니는 꼴이 여간 눈에 거슬리는 게 아니었다.그런데에다 오늘은 이 따위 말을 입 밖에 내다니.제발 때려달라고 비는 게 아니고서야 설명할 길이 없다.여이현은 서슴없이 주먹을 나민우의 얼굴에 내리꽂았다.“이현 씨!”온지유가 그 모습에 놀라 바로 외쳤다.“여기 병원이에요, 그만 하세요!”여이현은 온지유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았다.“그만 못해!”나민우는 얼굴을 맞고도 웃음을 짓고 있었다.“화 풀릴 만큼 때리세요, 하지만 다 맞고 나면 온지유는 제가 돌려받아 가죠.”그의 가벼운 어투에 여이현은 주먹을 으드득 소리 나게 더욱 움켜쥐었다.“낯부끄러운 줄도 모르나!”“온지유만 돌려준다면 제 면목쯤이야 가볍죠, 목숨도 갖다 바칠 수 있습니다.”나민우는 입가의 피를 손으로 쓸었다. 몇 대 맞는 정도야 간단한 일이었다.“그 말 후회하지 마요.”여이현이 다시 한번 주먹을 날렸다. 힘 조절을 할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나민우의 얼굴에 정확히 들어간 타격에 큰 체구가 그대로 옆으로 넘어졌다.온지유는 하얗게 질려 소리 질렀다.“제발 그만해요 이현씨, 손 내리세요!”여이현은 붉게 충혈된 눈으로 나민우를 꼿꼿이 내려다봤다.“설마 당신이 진짜 석이라는 놈이야?”가장 신경 쓰이던 인물이 바로 온지유의 마음에 숨기고 있는 석이라는 남자였다.그 남자는 대체 누구란 말인가!나민우가 석이인지 아닌지는 아직도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였다.온지유는 아니라고 잡아뗐지만 그를 지키기 위해 한 거짓말일지도 모른다.한번을 속였는데, 두 번이 없을 리가 있을까.나민우는 다시 자리를 털고 일어나 말했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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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화

나민우는 온지유에 관해서라면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그래, 그렇게 나오면 할 말이 없네.”여이현의 속은 검게 탔다. 온지유를 바라보며 헛웃음이 났다.“ ‘나와 나민우야 말로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이에요’, 이 말이 하고 싶었던 거지?”이 순간부터, 온지유는 둘의 사이가 철저히 파탄 났음을 느꼈다.가슴이 아프지 않다면 거짓말이었다.그러나 여이현이 노승아를 사랑하는 이상, 온지유와의 혼인은 사라지지 않는 걸림돌일 수밖에 없었다.여이현은 절대 노승아를 놓아줄 수 없을 것이다.온지유에게 있어서 이 사실은 지워지지 않는 상처였다.“마음대로 생각하세요. 전 할 말은 다 했으니까요.”“그래.”차갑게 얼어붙은 눈빛으로 여이현은 모두의 주시하에 지갑에서 결혼사진을 꺼내 반으로 찢었다.“네가 우리 사이에 혼인 관계가 필요 없다고 말한다면, 나도 이젠 필요 없어.”둘이 찍힌 사진이 반으로 찢기는 순간, 온지유의 마음도 함께 죽어버렸다.텅 빈 마음에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온지유 자신도 알지 못했다. 그저 눈 돌릴 틈도 없이 꼿꼿이 바라보고만 있었다.사진은 갈기갈기 찢겨, 눈꽃처럼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온지유, 지금부터 우리는 아무런 상관없는 사이야.”여이현은 그 말만 던지고 병실에서 걸음을 돌려 사라졌다. 온지유에게 더 이상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온지유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멍하니 서 있었다.생각도 없이 고개를 숙여 바닥에 조각조각 널브러진 결혼사진을 바라보았다.여이현의 얼굴은 웃음 한 점 없었다. 사랑도 정도 보이지 않았다.반면 온지유는 처음 사랑에 눈뜬 여자아이처럼 행복에 잠겨 환히 웃고 있었다.그녀와 여이현 사이의 혼인은 늘 이래왔다. 온지유만이 그와의 결혼을 진심으로 기뻐했다.여이현은? 그는 한 번도 온지유에게 마음을 준 적이 없었다.온지유는 웅크리고 앉아 조각난 사진을 한장 한장 소중히 집어 올렸다.나민우는 그 모습에서 온지유의 마음을 알아챘다.여의현을 두고 아무렇지 않을 리가 없었다.눈물이 한 방울 톡 하고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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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화

여이현도 모르는 사실을 나민우가 먼저 알아버렸다.온지유는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나민우의 말은 그녀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조금이라도 온지유에게 관심이 있었다면 온지유의 마음속에 누가 있는지는 불 보듯 뻔했다.티끌만 한 관심도 없었기에 몰랐던것이다.여이현이 몰랐다는 것은 온지유에게 전혀 마음을 두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말한다.온지유는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아무리 덤덤한 척, 강한 척 굴어도 마음은 검게 타들어 갔다.나민우는 가슴에 못이 박히듯 아팠다. 온지유가 이렇게 슬프게 우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것도 여이현이 그깟 사진 한 장을 찢어버려서.얇은 한 장의 사진을 찢은 것 이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온지유의 마음에는 총알이 박혔다.나민우는 온지유에게 다가가 품에 끌어안았다. 가볍게 그녀의 등을 두드리며 위로했다.“네 마음 이해해. 나도 잘 알아. 넌 아무것도 틀리지 않았어. 누군가를 사랑하는 건 나쁜 게 아니야.”“아니, 난 틀렸어.”온지유가 머리를 가로저었다.“처음부터 틀렸어. 나는 내가 특별한 사람이 될 줄만 알았어. 하지만 난 그저 지나가는 한 사람일 뿐이었어. 처음부터 다 잘못된 거야!”여이현이 그녀를 구해주었기에 그를 좋아하게 되었다.무려 생명을 대가로 했었기에 온지유를 특별하게 대해줄 줄만 알았다.그러나 여이현은 다른 사람에게도 그랬다. 온지유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사람에게도 똑같았다. 온지유는 여이현에게 있어 전혀 특별하지 않았다.여이현은 그녀를 기억하지도 않았다.온지유의 자격지심이 그녀를 해쳤다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이렇게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았을 것이다.그의 무심한 도움을 특별하리라 생각하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이 칼날로 만든 사랑의 덫에 빠지지도 않았을 것이다.“괜찮아, 다 괜찮아.”나민우도 눈시울을 붉혔다.“시간이 다 잊게 해줄 거야. 너도 그곳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고.”온지유의 손에는 아직도 조각 난 사진들이 쥐어져 있었다. 떨어지지 않도록 꼭.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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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온지유는 절대 다른 사람의 신세를 지지 않으려 했다.절대적이지는 않지만, 능력 범위 내에서라면 될수록 혼자 해내려고 해왔었다.“네가 나민우를 어떻게 안다고 걸림돌이 될 거라고 말하는 거야? 그리고, 요즘이 어떤 시대인데! 아이가 있다고 평생 연애를 안 한다는 건 말도 안 돼. 나민우도 신경 안 쓰는걸 왜 네가 먼저 신경 써. 넌 항상 너무 생각이 많아. 다른 사람을 걱정하기 전에 자기 행복을 먼저 생각해야지!”온지유는 백지희를 바라보았다. 둘의 연애관, 가치관은 다른 점이 많았다.백지희는 털털하고 뒤끝 없는 성격이라, 헤어져도 마음속에 쌓아두지 않았다.하지만 온지유는 달랐다.“난 그만큼 좋아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백지희는 더더욱 문제가 될 것 없다고 생각했다.“만나보지도 않았으면서 좋아하지 않을 거라고 어떻게 확신해? 지내다 보면 사랑도 싹트기 마련이야.”“잘 안되면? 사람의 감정에 관한 일인데 신중히 해야 한다고 봐.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아. 오늘 고마운 마음에 민우를 따라가면, 내일에도 고맙다고 다른 사람을 따라갈지도 모르잖아. 난 민우에게 행복한 미래를 보장해 줄 수 없어. 그러니 처음부터 희망 고문은 하지 않는 게 맞아.”그 말에 백지희는 한숨을 쉬었다.“지금을 소중히 해. 나중의 일은 나중에 생각하면 되잖아. 한평생을 한 남자만 보고 살 거야?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거고, 중요한 건 함께 지내온 시간이야.”백지희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하지만 누구나 마음속에 자신만의 철학을 갖고 있다.온지유는 그런 사람이다. 한 사람을 사랑하면 그 뒤의 미래를 끝도 없이 상상하게 된다.여이현을 사랑하게 되어 결혼하고 아이를 가지려 했었던 것처럼.과정은 험난했고 결과도 아름답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생각했던 건 사실이었다.백지희는 온지유의 손을 감싸 그녀의 배를 어루만졌다.“지유야 생각해 봐. 여이현이 없는 너에게는 이젠 새로운 사랑을 쫓아갈 기회가 있어. 나민우가 아니더라도 다른 남자가 꼭 나타날 거야.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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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온지유는 그제야 눈치챘다.“오래전부터 이미 알고 있었두나..." 아무 말도 한 적이 없었지만, 나민우는 모든 것을 꿰뚫고 있었다.백지희는 온지유를 보며 미소 지었다.“그래, 아무나 초심을 유지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너도 이만 만족해.”온지유는 사색에 잠겼다.만족하지 못하게 뭐가 있을까.한참을 대화하고 백지희가 밖으로 나왔다.나민우는 아직도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지유는 좀 괜찮아졌어?”“지유밖에 생각이 없구나? 안심해, 지유는 괜찮을 거니까. 여이현과의 관계는 처음부터 결말을 알고 있었을 거야. 운이 좋으면 백년해로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꿈은 언젠가는 깨어나야 하는 법이니까.”나민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 얼굴에는 걱정스러운 표정이 드러나 있었다.이 몇 년 동안 온지유는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백지희는 걸어가 창 앞의 난간을 잡았다.“헤어진 김에 지유한테 너도 좀 밀어줬어.”백지희는 크게 심호흡하고 창밖을 바라봤다.“난 지유가 행복해지길 바라. 네가 그렇게 지유를 좋아하는데, 행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지유도 봐줬으면 해서. 인생은 짧고,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해 줄 사람은 얼마 안 되잖아? 두 사람이 잘되면 나도 좋고.”나민우가 백지희에게 웃어 보였다.“고마워.”그의 웃음에 백지희도 답했다.“네가 왜 고마워? 잊지 마, 나 온지유 절친이야. 난 지유가 행복해질 수 있는 일만 한다고.”그래도 나민우는 백지희가 고마웠다.“시간 나면 밥이라도 살게.”백지희가 손을 저었다.“날 실망하게 하지만 않으면 돼.”이윽고, 나민우가 병실로 들어갔다.왠지 모르게 가시방석에 앉은 것 같았다. 백지희도 나민우도, 할 말 못 할 말 다 뱉어낸 후였다.진심을 까 보여준 이후인데 멋쩍은 건 더 말할 것도 없었다.온지유는 누워있었지만 잠들지는 않았다. 배 위에 손을 얹은 채 나민우를 바라보았다.온지유는 그저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앞으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먼저 적막을 깬 건 나민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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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화

“난 괜찮아.”“알아. 내 얘기야.”온지유가 대답했다.“하지만 알려줘야 할 것 같아서. 난 아직 다른 사랑을 할 준비가 채 되지 않았어.”그 말에 나민우가 웃었다.“날 뭐로 보고. 사심이 섞였던 건 인정하지만, 널 진심으로 도와주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야. 좋아하는 감정 외에도 넌 내 소중한 친구니까.”“나한테 소중할 게 뭐가 있어?”온지유는 나민우가 몇 년이나 놓지 못한 이유가 궁금했다.나민우는 잠시 멈칫하고는 달리 말하지 않았다.“넌 아주 좋은 사람이야.”온지유가 또 ‘풋’ 하고 웃었다.나민우는 지유가 잠들 때까지 곁을 지켰다.가까이에서 보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고 싶었다.하지만 잠에 들어서도 속은 풀리지 않는지 온지유는 늘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나민우는 손을 뻗어 어루만져 주름을 펴주었다.그리고 가까이에 와 낮은 목소리로 지유의 귓가에 속삭였다.“지유야, 난 너에게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 내 모든 건 네가 준 거니까.”말을 마치고 온지유에게 편히 잘 수 있도록 이불을 고쳐 덮어 주었다.더우기는 앞으로도 행복할 수 있기를 빌며.--온지유는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잠에서 깨고 나서도 정신이 몽롱했다.밖은 이미 깊은 저녁이었다.온지유는 시간을 확인하고 인터넷 브라우저를 열었다. 아직 검색하지도 않았는데 팝업으로 노승아의 뉴스가 떴다.한순간에 온지유는 안색이 나빠졌다.노승아는 공인이다. 여기저기서 소식이 들려와도 이상하지 않았다.하지만 이번 일은 온지유와 관련되어 있을 뿐이 아니었다.여희영과도 관계있는 일이었다.붉은색 폰트로 쓰인 타이틀은 아주 눈에 띄었다.{노승아, 심한 병을 앓고 있는데도 밀쳐져 벽에 쾅! 인성은 어디에?}아래에는 댓글이 수두룩했다.(이 사람 누구야? 눈빛 좀 보소. 병실에서 이러는데 승아 보디가드는 어디 감?)(역시 관상은 과학이다. 승아 소속사는 뭐하냐? 애 아픈데 혼자 두고, 이런 일까지 당하는 게 말이 돼?)(이 여자 뒷배가 있대. 회사 대표랑 무슨 사이라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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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화

온지유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옷을 입고 여희영을 찾으러 가려 했다.아직 문을 나서지도 않았는데 밖에서 여희영이 멀쩡한 모습으로 걸어 들어왔다.“지유야, 내가 뭘 가져왔게? 요즘 입덧 할까 봐 입맛 돋우는 장조림이랑, 이거 추어탕이야!”“고모님...”온지유는 긴장돼 있던 가슴을 쓸어내리고 바로 달려가 여희영을 끌어안았다.여희영은 급히 손에 든 물건들을 내려놓고 말했다.“어머나 얘 좀 봐, 다 큰 애가 왜 이런대?”온지유는 손을 풀고 여희영을 살펴보며 물었다.“어디 다친 데 없어요? 누가 돌 뿌리고 그러진 않으셨죠?”여의영은 온지유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뭐래 참. 내가 맞을 리가 있겠어? 이 고모가 어떤 사람인지 잊었니? 누가 감히 내 몸에 손을 대!”여희영은 가소롭다는 듯 눈을 뒤집으며 말했다.“뉴스 안 보셨어요? 미용원에 큰일이 났는데 제가 어떻게 걱정을 안 하겠어요.”온지유는 심장이 내려앉을 뻔했다.여희영은 대수롭지 않게 다리를 꼬고 앉아 입에 껌을 넣고 씹으며 말했다.“하고 싶은 대로 하라 그래. 다 끝나고 배상하는 것도 그놈들일 텐데 뭐. 돈을 못 내놓으면 감옥에 가는 거고. 난 돈 몇 푼 손해 보는 것 외엔 아무 일도 없어. 나 여희영이 그 돈 몇 푼이 없을까 봐? 넘쳐나는 게 돈인데. 미용원도 새 발의 피야.”그녀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SNS에서의 일은 모른다. 하지만 그것도 별것 없다.전 세계의 사람들이 욕해도 자기 손에 돈만 있다면 살아갈 수 있고, 그 외에는 전혀 신경 쓸 일 없었다.온지유는 여희영의 각오가 존경스러웠다.“그럼 사는 곳은요?”“그건 더 말할 것도 없지. 난 정해진 곳에 살지 않으니까. 오늘은 여기, 내일은 저기. 내가 어디에서 묵을지 누가 알겠어? 나도 내가 오늘 어느 쪽 저택에서 잘지 모르겠는걸.”온지유는 자리에 앉아 말했다.“노승아에 손을 댄 일이 이미 SNS에 퍼져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고모님을 해치려 해요.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돼요.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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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화

걱정되는 일은 늘 이루어진다.이제는 여희영에게 피해를 줬을 뿐만 아니라 회사에도 큰 타격이었다.여이현은 동영상을 확인했다.동영상이 찍힌 각도는 입구 쪽이었다.나쁜 마음을 품은 자에게 도촬 당했거나, 그 자리에 있은 사람일것이다.당시 모두가 한자리에 있었으니, 동영상을 찍을 틈이 있었을 리가 없다. 하지만 그는 한 사람을 빠트렸다.그녀들에게는 유리한 사건이었을 것이다.“실시간 검색어에서 내려가게 하세요. 손실은 최소치로 합니다.”여희영은 굴레 밖의 사람으로서 너무 자유로웠다. 넷상에서 쉬쉬대는 것들을 상대하기는 쉽지 않다.인터넷의 힘은 강력하다.여이현은 누구든지 여희영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를 원했다.“알겠습니다, 대표님.”그들도 회사에 남아 이 일을 처리해야 했다.여이현은 회의에서 엔터의 다른 업무들을 안배한 뒤 자리를 떴다.그는 쉴 새 없이 바로 병원으로 움직였다.여희영과 온지유가 아직 나가기도 전에 기자들이 병원 입구를 막고 있었다. 노승아의 생사를 확인하러 온 것이다.카메라와 기자들은 이미 다 준비되어 있었다.온지유는 노승아가 아직 깨어나지 않았지만, 생명에 지장이 없음을 알고 있었다.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도 사실이다.온지유는 바로 발길을 틀어 여희영을 안쪽으로 데려갔다.“고모님, 역시 이쪽으로 가는 게 낫겠어요.”여희영이 말했다.“쟤넨 못 들어올 거야.”“지금은 파도타기가 심한 때이니 고모님을 보면 바로 득달같이 달려들 거예요.”온지유도 나름 방송국에서 일을 했다. 그들의 본성은 잘 알고 있었다.기자들은 특종을 따내기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여희영을 대중들 앞에 세워서라도 관중들의 분노와 관심을 사내려 할 게 뻔하다.“노승아가 깨어나면 거짓말이 싹 다 들통날 거야. 그 애가 한 일들을 다 까발려버리면 어떻게 연예계에서 살아남을지 두고 보자고!”노승아가 제 발로 정부를 하려 했다는 사실이 들키면 무조건 사람들의 화를 살 것이다.여태껏 만들어온 여린 소녀의 이미지도 폭락하게 된다.그러나 여희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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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화

“무슨 소리야, 정확한 거 맞아?”채미소의 말을 들은 기자들이 의심했다.“정말이에요. 전 여기서 밤새울 각오를 하고 나왔어요. 병원 앞뒤에 이미 다 사람을 불러두었으니 노승아씨가 나타나기만 하면 사진 한 장이라도 건질 수 있을 거예요.”채미소가 말했다.“그럼, 우리도 여기서 떠나지 않고 지킬 거야. 밖에 나오지 않을 리가 없어!”그들도 하루 종일 병원 앞을 지키고 있었다. 노승아의 소식을 쫓고 말이다.여길 지키고 있으면 틀림이 없을 것이다.채미소의 부하가 말했다.“언니, 정말 이대로 기다리기만 하실 거예요?”채미소도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노승아를 만날수 있을까. 노승아의 그림자 하나라도 좋았다.“앉아서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지.”눈앞의 간호사를 보고 채미소는 새로운 생각이 떠올랐다.짐들을 모두 부하에게 맡기고 말했다.“여기 지키고 있어. 내가 들어가서 보고 올게.”“다들 여길 지켜보고 있는데 어떻게 들어가시게요?”채미소는 꺾이지 않았다. 꼭 첫 뉴스를 따내 KTBC에서의 지위를 되찾을 것이다.여이현의 독점 인터뷰가 성사되지 않았으니 적대하고 있던 동료들의 비웃음도 나날이 커졌다. 무슨 일이 있어도 성공해야 한다.채미소는 아무도 보지 않는 틈에 간호사의 복장을 하고 병원으로 잠입했다.그때, 여이현도 노승아의 병실에 있었다.온지유와 여희영도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여이현과 온지유의 시선이 겹쳤다. 먼저 시선을 돌린 건 온지유였다.이윽고 여이현도 시선을 돌렸다.여희영은 여이현을 보고 물었다.“왜 네가 여기에 있는 거야? 그렇게 노승아가 걱정돼? 지유가 보면 어쩌려고 그래!”“고모님, 전 괜찮아요.”온지유가 말했다.여희영은 또 온지유에게 물었다.“어떻게 괜찮아. 자기 남편이 다른 여자를 걱정해서 여기까지 와있는데, 아무 생각도 들지 않겠어?”온지유는 입을 닫았다.여이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일이 있어서 들린 것뿐입니다.”“어떤 일이길래?”여희영은 비웃는 투였다.“밖은 이미 난리인데 걱정하는 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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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0화

노승아는 옆에 있는 매니저를 보며 낯선 듯 물었다.“당신은... 누구예요? 전 모르는 사람인데. 오빠, 이 사람 누구예요?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누구예요?”말이 끝나고 모두가 당황했다.매니저가 놀라며 말했다.“언니 저 기억 안 나요? 저 언니 매니저 예진이잖아요.”노승아는 그녀를 밀쳐내며 말했다.“저리 비켜! 오빠, 저 왜 이래요? 저 아무것도 들리지 않아요. 빨리 이리 와요. 나 무서워요...”여희영은 그 반응에 어처구니가 없었다.“귀가 들리지 않는다더니 이번엔 기억도 안 난다는 거야? 아침 드라마도 이렇게 쓰면 욕먹겠네!”여이현이 다가갔다.노승아는 바로 그의 옷자락을 잡았다. 마치 그가 마지막 남은 지푸라기라도 된 듯한 모양새였다. 그리고 여이현 뒤의 모두를 보며 말했다.“오빠, 이 사람들 다 누구예요? 왜 다들 무서운 눈으로 절 보는 거예요? 무서우니까 다 내보내 줘요.”“다들 나가 계세요.”여이현이 말했다.여희영은 그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이현이 너, 널 내가 어떻게 보살펴 키워줬는데 이렇게 대하는 거야. 후회하지 마. 아내를 잃고 이 고모도 잃을 테니까!”여이현은 그들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이토록 매정한 모습에 여희영도 더 이상 머무르지 않았다. 온지유의 손을 잡고 말했다.“가자, 지유야.”밖으로 나와도 여이현은 미동이 없었다. 여희영은 그가 꼭 안에 남을 것이라고 이해했다.온지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여희영은 온지유가 속상할 것을 알고 말했다.“지유야, 이젠 나도 말리지 않겠어. 이혼하고 싶으면 하렴. 이런 조카는 없던 걸로 하겠다.”온지유가 대답했다.“이현 씨가 없어도 고모님은 제 고모님이세요.”채미소는 걸어 오던 도중 여희영과 온지유를 발견하고 그 둘의 대화를 엿들었다.재빨리 숨어 지켜보던 도중 그들의 관계도 알아챘다.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온지유가 정말로 여이현의 아내였단 말인가?게다가 이혼한다고 한다!노승아와 연관이 있을까?노승아와 여이현의 스캔들을 들은 적이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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