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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화

여이현도 모르는 사실을 나민우가 먼저 알아버렸다.

온지유는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나민우의 말은 그녀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조금이라도 온지유에게 관심이 있었다면 온지유의 마음속에 누가 있는지는 불 보듯 뻔했다.

티끌만 한 관심도 없었기에 몰랐던것이다.

여이현이 몰랐다는 것은 온지유에게 전혀 마음을 두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말한다.

온지유는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

아무리 덤덤한 척, 강한 척 굴어도 마음은 검게 타들어 갔다.

나민우는 가슴에 못이 박히듯 아팠다. 온지유가 이렇게 슬프게 우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것도 여이현이 그깟 사진 한 장을 찢어버려서.

얇은 한 장의 사진을 찢은 것 이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온지유의 마음에는 총알이 박혔다.

나민우는 온지유에게 다가가 품에 끌어안았다. 가볍게 그녀의 등을 두드리며 위로했다.

“네 마음 이해해. 나도 잘 알아. 넌 아무것도 틀리지 않았어. 누군가를 사랑하는 건 나쁜 게 아니야.”

“아니, 난 틀렸어.”

온지유가 머리를 가로저었다.

“처음부터 틀렸어. 나는 내가 특별한 사람이 될 줄만 알았어. 하지만 난 그저 지나가는 한 사람일 뿐이었어. 처음부터 다 잘못된 거야!”

여이현이 그녀를 구해주었기에 그를 좋아하게 되었다.

무려 생명을 대가로 했었기에 온지유를 특별하게 대해줄 줄만 알았다.

그러나 여이현은 다른 사람에게도 그랬다. 온지유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사람에게도 똑같았다. 온지유는 여이현에게 있어 전혀 특별하지 않았다.

여이현은 그녀를 기억하지도 않았다.

온지유의 자격지심이 그녀를 해쳤다

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이렇게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의 무심한 도움을 특별하리라 생각하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이 칼날로 만든 사랑의 덫에 빠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괜찮아, 다 괜찮아.”

나민우도 눈시울을 붉혔다.

“시간이 다 잊게 해줄 거야. 너도 그곳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고.”

온지유의 손에는 아직도 조각 난 사진들이 쥐어져 있었다. 떨어지지 않도록 꼭.

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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