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Chapter 221 - Chapter 230

659 Chapters

제221화

그녀의 결정에 배진호는 약간 놀랐다.온지유가 여진그룹에서 지금까지 일하면서 차근차근 성장하는 걸 배진호가 지켜보았다.오랫동안 함께 일을 했는데 갑자기 떠나니 약간 섭섭했다.하지만 온지유의 선택이고 결정이니 어떻게 할 수 없다.“정말 결정하셨나요?”온지유는 미소를 지으며, 평정심을 가지고 있었다. 굳이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다만 놓아야 할 때면 놓아야 한다.온지유의 이성적인 선택이다.사람은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한다.온지유가 말했다.“결정했어요.”온지유는 고개를 들고 하늘을 쳐다보는데, 새들이 하늘에서 자유롭게 날고 있는 걸 보았다. 온지유도 저 새들처럼 자유로워지고 싶었다.“여진그룹에 계속 있을 수도 없고, 저도 세상 물정을 알아야 하죠.”배진호는 온지유의 결정을 존중했다.“네. 그럼, 앞으로 잘 해봐요. 화이팅!”온지유는 배진호를 보고 웃었다.“그럴게요.”이때, 여이현이 병실에서 나왔다.여이현은 그들이 무슨 대화를 하는지 몰랐다.다만 아주 즐거워 보였다.여이현은 눈매가 날카로워져서 배진호를 쳐다보았다.배진호는 여이현과 눈이 마주쳤는데, 등골이 오싹해지고 웃음이 굳어져서 말했다.“대표님.”온지유도 고개를 돌렸다.여이현은 배진호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올해 성과는 달성하셨어요?”여이현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재진호는 어리둥절했다.“아… 연말에 보는 게 아니었나요?”여이현은 차갑게 말했다.“보너스에서 20% 뺄게요!”“…”배진호는 말문이 막혔다.20%는 배진호 석 달간 월급이다.도대체 뭘 잘못 했는지…온지유는 배진호를 보고, 여이현이 약을 잘못 먹었는지 갑자기 이러는 건지.하지만 대표님의 말에 직원이 뭐라 할 수 없다.월급도 아니고 보너스를 깎았으니…도리상 말할 수도 없다.노승아는 문 앞까지 따라왔다. 노승아는 아쉬워하며 여이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멀리 있지 않는 온지유도 쳐다보았다.“오빠. 다음에는 언제 올 거야?”여이현은 문 앞에 멈춰 서서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Read more

제222화

온지유한테 트집을 잡는 것 같았지만, 그리 심각한 것도 아니었다.온지유는 자기가 헛된 생각을 했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차 안으로 따라 탔다.시동을 걸자 여이현은 태블릿을 손에 들고, 차 안은 침묵으로 감싸고 있다.온지유도 고향에서 돌아온 후부터 그들의 관계가 서먹하게 변했음을 느꼈다.여이현이 일부러 온지유를 멀리하는 것 같다.아마도 노승아 때문에 그런 것 같았다.여이현은 태블릿을 보며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 변화가 없었다.“시간도 늦었으니 데려다줄게.”병원에서 돌아오니 벌써 저녁이 되었다.온지유는 여이현을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다.노승아한테 알면, 온지유는 또 무슨 누명을 쓸지 모른다.어쨌든 주의해야 한다.“아닙니다. 제 차가 아직 경찰서에 있어서, 거기까지 데려다주시면 제가 운전해서 집으로 가겠습니다.”온지유는 바로 거절했다.여니현은 입술을 오므리고 눈빛은 차가웠다. 손가락은 짜증을 낸 듯 스크린에 긁어댔다.그리고 태블릿을 그냥 껐다.여이현은 소리를 크게 내는데, 마치 온지유한테 보여 주려고 하는 듯 했다.온지유도 여이현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더욱 건드리지 않으려고 했다.10분 후, 경찰서에 도착했다.온지유도 눈치껏 차에서 내려 더 이상 머물지 않았다.또 싸울 수는 없다.여이현은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바로 차에서 내리고 그와 말도 하지 않는 온지유를 보고, 얼굴빛이 회색이 됐다.여이현은 시선을 돌려 앞을 바라보며 말했다.“출발해!”배진호는 여이현의 안색이 좋지 않고 기분이 오락가락하는 것을 보고 자기가 너무 느리다고 탓하는 줄 알았다.그래서 액셀러레이터를 세게 밟고 서둘러 떠났다.차는 온지유 앞을 스쳐 지나가며, 가스 냄새가 장난 아니었다. 온지유는 눈살을 찌푸리며 차를 바라보았다.떠날 때조차도 온지유의 주의를 끌려고 했다.…여이현은 아침 일찍 회사에 왔다.직원보다 30분 일찍 왔다.배진호가 출근하자, 여이현이 앉아서 서류를 처리하는 걸 보고 좀 의외였다.요즘 여이현이 또 바빠지기 시작했나?
Read more

제223화

“대표님. 혹시 잊으신 거 아니에요? 오늘 온 비서님이랑 이혼하는 날이잖아요. 법원 가셔야죠.”배진호가 다시 한번 말했다.“…”이 말을 들은 여이현은 더욱 입을 다물었다.여이현의 시선은 달력으로 향했다. 오늘이 딱 3년이 지나 계약 만기 된 날이다.이혼을 약속한 날이다.시간이 어쩜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지.눈 깜짝할 사이에 여이현은 온지유와 결혼한 지 3년이 되었다.하지만 배진호가 더욱 잘 알고 기억하고 있다.여이현은 초조하게 넥타이를 만지며 배진호를 바라보았다.“온지유가 말하던가요?”배진호는 여이현의 말투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그도 그냥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네.”“온지유랑 사이가 좋은가 봐요? 이런 일까지 먼저 알려주는 거 보니.”여이현이 다시 물었다.배진호는 잔뜩 긴장해서 말했다.“그냥 직장동료 사이입니다. 동료들끼리 평소에 이야기하는 정도 뿐입니다.”배진호는 여이현이 자기를 바라보는 눈빛이 마치 라이벌을 보는 것과 같았다.“대표님. 저 진짜 온지유 씨랑 아무런 관계도 없습니다. 일 말고 거의 대화를 나눈 적이 없습니다!”여이현은 말이 없었다.어제 온지유가 자기랑 말도 하지 않은 게 직장을 그만두고 자기 곁에서 떠날 생각이었구나.‘온지유가 계획이 다 있었구나.’‘이혼 전날에 그만두다니…’여이현은 무표정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의자에 앉아 일을 계속했다.배진호도 여이현이 갈 의향이 없음을 보고 곧 알아챘다.이혼은 온지유의 일방적인 생각일 뿐이다.여이현은 이혼할 생각도 없다.배진호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 무슨 말을 해도 틀린 말처럼 들린다.나중에 보너스를 다 깎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도 하기 싫다.그렇게 3분도 지나지 않고 여이현의 휴대폰이 울렸다.이때 온지유는 법원에서 거의 30분을 기다렸다.온지유가 아는 여이현은 반드시 제때 와서 이혼 수속을 밟을 것이다.하지만 반 시간을 기다렸는데도 오지 않았다.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을 수밖에 없었다.전날에 이혼 얘기는 안 했지만,
Read more

제224화

온지유는 입을 오므렸다.“제가 그만둔다고 알고 있잖아요.”“대표님이 아직 동의하지 않으셔서 새로운 사람이 온 비서님 자리를 대신하기 전까지 출근하셔야 합니다.”“온 비서님. 이제 법원에서 나와서 회사로 오셔도 됩니다.”온지유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이혼도 못 하고, 출근도 해야 한다.하지만, 이 일은 확실히 온지유가 생각을 잘못했다.온지유의 일을 대신 해줄 사람을 찾고 나서 그만두면, 아무도 더 이상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온지유가 물었다.“그럼 제 일을 대신할 사람이 생기면, 퇴사할 수 있나요?”“아마도요.”“알겠어요. 인사부 보고 사람 뽑으라고 하겠습니다.”말을 마치자 온지유는 전화를 끊었다.배진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마치 어려운 임무를 완수한 것 같았다.여이현도 온지유가 이혼에 대한 집착이 없고 회사를 그만두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마음이 놓였다.온지유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온지유는 차를 몰고 법원을 떠났다.정미리는 온지유가 걱정돼서 언제 돌아오는지 메시지를 보냈다.온지유는 아직 어떻게 답장해야 할지 몰랐다.오히려 백지희가 걱정돼서 수없이 전화했다.비록 온지유가 괜찮다고 얘기했지만 말이다.이번에 온지유가 이혼한다는 것을 알고, 또 어떤지 물었다.온지유가 드디어 싱글이 돼서 술집에 가서 축하하려고 했다.하지만 온지유가 이혼을 못 하면 싱글이 아니니 축하도 못 한다. 또 힘들게 출근해서 일도 해야 한다.온지유는 20분 만에 회사에 도착했다.인사부에 다녀왔다.“어떻게 사람은 뽑으셨어요?”인사부 대리가 말했다.“어… 온 비서님. 지금 다들 각자 너무 바빠서 적절한 사람이 아직 없어요. 사람을 뽑아야 할 것 같아서, 좀 기다려야 할 것 같아요.”온지유는 귀찮을 걸 싫어해서 말했다. “그럼, 제가 직접 고를 게요. 번거롭게 할 필요 없습니다. 나중에 저한테 말만 해주시면 됩니다. 되죠?”“그럴게요.”채용 정보가 나간 후, 지원한 사람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경력직도 있고, 막 학교를 졸업한 사람도 있
Read more

제225화

온지유의 시선은 그 자료들을 바라보았다.“제가 아직 있어도, 떠나려면 대표님도 새 비서가 필요하잖아요. 제가 당연히 책임을 다해서 좋은 사람으로 골라야 하죠.”말이 그렇지만 여이현은 조금 심기 불편했다.온지유가 자기를 도망치기 위해서인 게 아닌지.“대표님은 언제 시간이 되는지요?”온지유가 다시 물었다.“가서 이혼 수속을 밟아야죠. 계약서에 3년이라고 썼는데, 어기시면 안 되죠.”여이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온지유는 다시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대표님이 약속을 지켰으면 좋겠습니다. 대표님한테도 좋고 저한테도 좋습니다.”“배 비서님! 나가 있어요!”여이현이 갑자기 소리를 질러 말했다.이 소리에 온지유도 깜짝 놀랐다.배진호가 나가고, 이 좁은 공간에 온지유와 여이현만 남게 되자 온지유는 숨이 막힐 것 같았다.여이현의 눈빛을 보는데,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온지유도 자기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른다.이혼하는 게 그들에게 더 낫지 않나?여이현은 주식을 얻고, 온지유는 자유를 얻고, 각자 이득을 보는 일이다.뭐가 여이현을 기분 나쁘게 했는지…온지유은 여이현의 변덕에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퇴근 시간이라 다들 떠났는데, 아무래도 남녀가 같이 있는 게 좋지 않다. 게다가 여이현의 눈빛도 이상했다.온지유는 약간 두려워서 일어나 말없이 떠나고 싶었다.하지만 온지유가 두 발짝도 가기 전에 여이현에게 손을 잡혔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온지유가 책상에 눌려 꼼짝도 하지 못했다.책상 위에 있는 이력서들이 몽땅 떨어졌다.온지유는 숨을 몰아쉬며 여이현을 바라보았다.“대표님. 뭐 하는 거예요!”“그렇게 급하게 이혼하고 싶어? 바람이라도 피웠어?”여이현은 그녀를 보며 말했다.온지유는 두 손으로 책상을 짚고 있었는데, 약간 버거웠다.“당신이랑 무슨 상관이 있나요?”여이현의 가슴에 맺힌 화도 풀기 전인데 온지유의 이 말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여이현은 차갑게 웃으며 온지유의 턱을 잡고 그녀를 끌어당겼다.“무슨 상관? 우리 부부
Read more

제226화

온지유는 입가가 살짝 올라가고 차갑게 웃으며 여이현을 바라보았다.온지유는 자신에게 아무것도 아니라고 다독였다.이번 결혼에서 온지유도 이득을 보았다.하지만 사실 온지유는 여이현의 수단이 된다는 것에 마음이 아팠다.어떤 일들은 마음속으로 알아도 말하지 않아도 된다. 온지유도 따질 필요가 없다. 이득을 봤기 때문이다.온지유의 난처함을 온 천하에 알리려고 한다.여이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언제 알았어?”“그게 중요한가요?”온지유가 말했다.“그냥 제가 다 안다고 알고 계세요. 저도 이 결혼 계속하고 싶지 않습니다!”여이현은 온지유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내가 싫다고 하면?”“싫어요? 당신이 뭔데 싫다고 해요?”온지유는 말하면서 점점 흥분했다.“이건 당신이 정한 규칙이에요. 저는 분명히 그 규칙을 지켰고요. 이제 저를 내보내야 합니다! 여이현 씨! 이제 저도 더 이상 안 놀아줄 거예요. 당신도 그만하세요!”“너도 말했잖아. 내가 정한 규칙이라고. 그럼 내 말대로 해.”여이현은 말도 매우 잔인하게 했다.“네가 착하게 굴면, 원하는 모든 걸 이뤄줄게. 근데 그렇지 않으면…”“여이현 씨! 전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온지유는 여이현의 말을 끊고, 견고하게 그의 눈을 응시했다.“저는 한 번도 당신을 사랑한 적이 없어요. 더 이상 당신이랑 이런 장난 그만하고 싶어요. 제 청춘을 당신에게 낭비하고 싶지 않아요. 저는 자유를 원해요! 전…”온지유의 말을 듣고 있던 여이현의 얼굴은 어두워지고, 분노에 그녀의 입술에 닿았다.여이현은 온지유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듣고 싶지 않다.여이현은 그녀가 온통 자기 생각 뿐이기를 원했다.적어도 지금은 온지유가 자기 곁을 지키는 것이 필요했다.예전처럼 말이다.여이현의 비서로서 그의 취향을 알고, 이해할 수 있고, 그에게 편안함을 가져다줄 수 있다.온지유는 여이현이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든다.이게 바로 환상의 케미라고 할 수 있다.만약 다른 사람이라면, 온지유처럼 할 수 없었을
Read more

제227화

여이현이 온지유의 엉덩이에 한 대 때렸다.쓰라리게 아프다.“아직 정신을 못 차렸구나!”여이현이 차답게 말했다.잠시 후.온지유는 더 이상 견디지 못하겠다. 피부도 여리고 여이현의 손길에 어쩔 줄 몰라 했다.“그만… 제발… 그만해요…”여이현은 머리카락이 헝클어진 채 테이블 위에 펼쳐져 있고, 볼은 빨갛게 달아오르고,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는 온지유를 보았다.셔츠는 허리에 걸쳐 있었고, 스타킹은 이미 여이현에게 찢어져 있었다.온지유는 눈물을 흘리고, 코도 빨개지고 모습은 마치 괴롭힘을 당하는 듯한 애처로운 모습이었다.여이현은 이 모습을 보고 안쓰러운지 온지유를 품에 안고 앉았다.온지유는 지금 제정신이 아니었다. 너무 많이 울어서 목도 쉬었고, 시선도 흐릿했다.온지유는 여이현 품에 안겨 산산조각 난 인형처럼 반항할 힘도 잃었다.여이현이 온지유한테 옷을 입히고 품에 안은 채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얌전하게 굴었다면 뒷일은 없었을 거야.”온지유는 여이현이 무엇 때문에 성질이 나는지 몰랐다.또 자기는 뭘 잘못했는지…지금은 여이현을 사람이 아니라 짐승처럼 느껴질 뿐이다.아주 위험하다.어쩌면 처음부터 여이현을 건드린 것이 잘못일지도 모른다.여진그룹에 들어오지 말았어야 했고, 여이현의 비서가 되지 말았어야 했다. 결혼은 더더욱 하지 말았어야 했다.여이현은 온지유를 안고 회사를 떠났다.온지유는 울다가 지쳐서 여이현 품에서 잠들었다. 속눈썹에도 눈물이 맺혀있었다.여이현의 전화가 계속 울리고 있었다.벨 소리에 온지유는 미간을 찌푸렸다.여이현은 한 번 보고 전화를 받았는데, 노승아의 목소리가 들여왔다.“오빠, 언제 올 거예요?”“오늘은 안 돼.”“내일은요?”노승아는 아직 기대 중이다.오늘 여이현이 아마 법원에 이혼 수속을 밟으러 갔을 거로 생각했다.노승아는 여이현과 온지유가 오늘부로 드디어 끝나는 것을 알고, 바로 자기를 찾아갈 것으로 생각했다.그러나 밤이 되어도 기다린 사람이 오지 않았다.그래서 전화로 물어보려고
Read more

제228화

여이현은 변우석이라는 남자에 대해 매우 궁금했다.도대체 누구인데 온지유가 지금까지 잊지 못하는 건지.이 남자 정체가 뭐자? 온지유를 단념시키면, 자기랑 이혼할 생각도 하지 않을까?…온지유는 자기 두 손과 발이 모두 묶인 채 새장에 갇힌 악몽을 꿨다.주변에는 아무도 없다.그리고 아무도 그녀를 신경 쓰지 않는다.온지유는 깊은 어둠 속에서 아무리 발버둥 쳐도 벗어날 수 없었다.온지유는 악몽에서 깨어나 숨을 몰아쉬며 얼굴에 식은땀을 맺혔다.온지유는 일어나 한참을 진정해서야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둘러보니 낯선 곳이었다.방안에는 난방이 되어 있고, 온지유는 이불을 덮고 있으며, 안에는 치마를 입고 있었다.꿈속의 치마와 똑같았다.그래서 아주 당황했다.‘정말 갇힌 건 아니겠지?’온지유는 서둘러 침대에서 내려와 문밖으로 달려갔다.문을 열고 보는데, 이곳의 모든 것이 매우 낯설었다.왜 자고 일어났는데 여기에 있는 건지…어제 여이현과 함께 있었는데, 아주 무서웠다.여이현한테 압박감을 느꼈다. 온지유는 그런 느낌이 매우 싫었다.“왜 맨발로 나왔어?”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소리를 듣자 온지유는 갑자기 굳어져서 무의식적으로 팔을 움츠러들고 뒤를 돌아보는데, 여이현이 서 있었다.이 순간 온지유는 정말 새장에 갇힌 느낌이 들었다.어제 꾼 악몽처럼 말이다.새장에 갇혀서 아무 데도 갈 수 없다.온지유는 무의식적으로 벽을 짚고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무서운 듯이 여이현의 얼굴을 봤다.여이현도 그녀의 이상함을 알아챘다. 자기를 마치 귀신 보는 마냥 쳐다보았다.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다.여이현은 천천히 걸어가서 눈썹을 찡그리며 온지유의 빨갛게 언 발을 보았다.“나올 때 신발 신어.”온지유는 여이현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호흡도 제대로 못 하고 굳어졌다.온지유는 다시 여이현의 품에 안겼다.그녀는 온몸이 뻣뻣해져서 여이현이 무엇을 하려는지 경계하며 쳐다보았다.여이현은 온지유를 안고 방으로 데려가 신발을 신겨주었다.온지유는 그제야 그의 목
Read more

제229화

온지유는 여이현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온지유도 가만히 있고 죽기만을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새장 속의 새는 온지유랑 어울리지 않는다.온지유도 원하지 않는다.여이현은 온지유가 감정이 격해지고 자기를 매우 경계하는 것을 보았다.여이현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온지유, 똑바로 알아둬. 너는 내 아내야. 무슨 애완동물이야. 나랑 같이 있는 것이 이상한 것도 없어.”예전에도 이렇게 함께 있었는데, 온지유가 이렇게 흥분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도대체 무엇 때문에 변한 거지?여이현도 알지 못했다.온지유는 이불을 꽉 쥐고 물었다.“법원은 언제 가요?”“그렇게 급해?”“네.”온지유가 말했다.“이미 약속한 날짜면 지키는 게 상식입니다.”여이현은 그윽한 눈빛으로 온지유를 뚫어지게 쳐다보는데, 온지유가 예전의 그 온지유가 아니었다.온지유는 지금 이 상황에서 벗어나려고만 했다.“그 변우석이라는 남자 때문이야?”“네. 아시잖아요. 제가 변우석 좋아한다는 거…”여이현은 얼굴이 어두워져 말투도 차가웠다.“온지유. 너 지금 나 속이는 거야?”온지유는 순식간에 경직되었다.“그 변우석이라는 남자는 한 번도 네 앞에 나타난 적이 없는데, 계속 나를 속인 거야?”온지유는 고개를 들었다.“저 조사했어요?”“아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데, 조사해야 하지 않겠어?”여이현의 목소리는 차가웠다.온지유는 입술을 오므리고 말하지 않았다.만약 여이현이 예전처럼 다정하게 온지유를 대해 주면 그 변우석이 바로 여이현이라고 알려 줬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원하지 않는다.지금은 여이현 곁에서 떠나고 싶어 했고, 자유로운 삶을 원한다.사랑도 더는 하고 싶지 않는다.게다가 온지유가 임신까지 했는데, 여이현이 자기가 임신했다는 것을 알게 하고 싶지 않았다.온지유 혼자서도 아이를 키울 수 있다.배가 불룩해지기 전에 온지유는 반드시 이혼하고 홀로 생활해야 한다.“말해봐. 변우석이 누군데? 어떻게 된 거야?”여이현은 이상했다. 조사로 봐서는 온지유가 어렸을
Read more

제230화

여이현은 갑자기 말을 바꿨다.“말 안 해도 돼. 앞으로 이혼 소리도 그만하고. 그냥 여기서 지내!”온지유는 놀라서 감정이 격해졌다.“여이현 씨! 그게 무슨 말이에요!”“내 말 들어.”여이현은 온지유의 머리카락을 만지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아직 밥 안 먹었지. 배고프지? 내가 가사도우미보고 네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달라고 했어. 내려가서 밥 먹자.”온지유는 여이현이 이런 수법에 넘어가지 않을 줄은 몰랐다.온지유가 여이현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적다.여이현이 온지유 마음속에 다른 사람이 있다고 화가 나서 바로 이혼할 거로 생각했다.그들 모두 각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하지만 여이현은 이혼보다 온지유를 걷혀있으려고 했다.온지유는 마음이 조급했다. 그가 원하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이혼이다.“여이현 씨. 왜 저랑 이혼을 안 하는 거죠? 제가 뭘 어떻게 해야 이혼할 수 있는지 알려주세요.”여이현은 온지유의 손을 잡고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말했잖아, 지금은 시간이 없어.”“언젠간 시간이 날 수 있잖아요.”온지유는 여이현의 뒤를 따라갔다.“아직 네 자리를 대신할 사람도 못 찾았잖아. 그럼 그전까지 내 옆에 있어야지. 이혼 얘기는 나중에 얘기하자.”“제 자리를 대신할 사람만 있으면 되는 거죠?”온지유가 계속 물었다.온지유는 단지 답을 원할 뿐이다.“그때 가서 얘기하자.”여이현은 온지유의 뒤통수를 가볍게 두드렸다.“일단 밥 먹자.”“약속 지키셨으면 좋겠어요!”온지유는 애매모호한 대답을 원하지 않는다.온지유는 이혼할 날짜와 퇴사할 날짜를 정확하게 알고 싶었다. 그래야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여이현을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뜻밖에 환경이 매우 좋다는 것을 알았다.밖에는 연못과 숲이 있고, 넓고 조용하며, 휴양지가 따로 없었다.가사도우미들이 반찬을 이미 다 만들어 놓았다.김이 모락모락 나면서 갓 해놓은 반찬들이다.여이현의 말대로 모두 온지유가 좋아하는 음식이다.온지유는 일부러 여이현을 멀리해서 앉았다
Read more
PREV
1
...
2122232425
...
66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