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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화

“대표님. 혹시 잊으신 거 아니에요? 오늘 온 비서님이랑 이혼하는 날이잖아요. 법원 가셔야죠.”

배진호가 다시 한번 말했다.

“…”

이 말을 들은 여이현은 더욱 입을 다물었다.

여이현의 시선은 달력으로 향했다. 오늘이 딱 3년이 지나 계약 만기 된 날이다.

이혼을 약속한 날이다.

시간이 어쩜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지.

눈 깜짝할 사이에 여이현은 온지유와 결혼한 지 3년이 되었다.

하지만 배진호가 더욱 잘 알고 기억하고 있다.

여이현은 초조하게 넥타이를 만지며 배진호를 바라보았다.

“온지유가 말하던가요?”

배진호는 여이현의 말투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그도 그냥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네.”

“온지유랑 사이가 좋은가 봐요? 이런 일까지 먼저 알려주는 거 보니.”

여이현이 다시 물었다.

배진호는 잔뜩 긴장해서 말했다.

“그냥 직장동료 사이입니다. 동료들끼리 평소에 이야기하는 정도 뿐입니다.”

배진호는 여이현이 자기를 바라보는 눈빛이 마치 라이벌을 보는 것과 같았다.

“대표님. 저 진짜 온지유 씨랑 아무런 관계도 없습니다. 일 말고 거의 대화를 나눈 적이 없습니다!”

여이현은 말이 없었다.

어제 온지유가 자기랑 말도 하지 않은 게 직장을 그만두고 자기 곁에서 떠날 생각이었구나.

‘온지유가 계획이 다 있었구나.’

‘이혼 전날에 그만두다니…’

여이현은 무표정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의자에 앉아 일을 계속했다.

배진호도 여이현이 갈 의향이 없음을 보고 곧 알아챘다.

이혼은 온지유의 일방적인 생각일 뿐이다.

여이현은 이혼할 생각도 없다.

배진호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 무슨 말을 해도 틀린 말처럼 들린다.

나중에 보너스를 다 깎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도 하기 싫다.

그렇게 3분도 지나지 않고 여이현의 휴대폰이 울렸다.

이때 온지유는 법원에서 거의 30분을 기다렸다.

온지유가 아는 여이현은 반드시 제때 와서 이혼 수속을 밟을 것이다.

하지만 반 시간을 기다렸는데도 오지 않았다.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을 수밖에 없었다.

전날에 이혼 얘기는 안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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