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571 - 챕터 580

700 챕터

제571화 화재

태훈은 테라스에서 문지상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고는 다시 룸으로 돌아왔다. 이때 하연은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었는데 말투는 방금보다 온화했다. “상혁 오빠, 어때 보였어요? 방금 그 사람 말은 양심에 어긋나는 일은 한 적 없다는 뜻일가요?” 핸드폰 화면에는 통화시간이 30분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다.상혁은 전화기 너머에서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너도 문지상 그 사람이 도대체 나쁜 짓에 가담한 건지 아닌지 확실하게 모르고 있었던 거야?]“당연히 몰랐죠. 전 단지 떠본 것뿐인데 그렇게 찔려 할 줄 몰랐죠.” [양심에 어긋나는 짓을 하지 않았으면 찔릴 것도 없었겠지. 하지만 문지상 그 자가 대답하는 걸 보니 분명 뭔가 걸리는 게 있는 것 같아.]상혁이 말을 이어갔다.[한 번 지켜봐. 만약 문지상이 곧바로 성동 건설과의 합작을 멈춘다면 그가 전에 확실히 부당한 거래에 가담했다는 것일 테니 말이야.]하연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저도 같은 생각이예요.” 만약 정말 부당한 거래가 없었다고 해도 문지상이란 새로운 인맥을 쌓았고 함께 술 한 잔 마셨다 치면 되니 썩 빚지는 장사는 아니었다. “하지만 만약 진짜 부당한 거래가 있었다면 임모연은 왜 그런 일을 벌인 걸까요?” “아마 자금과 연관돼 있을 수 있어.” 하연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전 이 사업에 꽤 많은 돈이 투자되었던 거로 기억하는데 호현욱 이사가 투자한 것까지 합치면 적어도 몇 천억은 될 거예요. 그런데 횡령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건 본인들 돈 아닌가요?” [만약 횡령이 아니라 빛을 진 것이라면?]상혁이 말했다. [내가 전에 말한 적 있지? 그 사업을 책임진 공사 업체 사장이 도박을 한다고 말이야.]‘참!’ 하연은 순간 깨달았다. “사실 제가 늘 궁금하던 게 하나 있는데 임모연은 전에 디자이너로 활동하다가 돈을 꽤 많이 빛 졌다고 들었는데 그가 이 사업을 할 돈이 어디서 난 걸까요?” 이 문제를 생각하던 하연은 대담한 추측을 했다. “혹시 한서준이 돈을 줬을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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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2화 생명의 은인

하연의 팔은 잡은 이 남자는 힘은 엄청 강했는데 젖은 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고 있었고 하연에게도 한 벌 건넨 뒤 신속하게 이곳을 빠져나갔다. 알고 보니 이 칵테일바에는 다른 통로가 더 있었는데 이곳은 불길이 작았고 두 사람이 함께 나가기에 공간도 충분했다. 불에 탄 조형물들이 여기 저기에서 무너지고 있었고 하연은 심장이 쿵쾅거렸지만 젖은 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고 있어 조금은 살 것 같았다. “사장님! 어떻게 여기에 계세요?” 이 통로로 탈출하는 또다른 사람들도 보였는데 그들은 하연 눈앞의 이 남자를 보고 매우 놀란 듯했다. 그리고 사장이라고 불리는 이 남자는 허스키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빨리 나가야 해!” 그렇게 한동안 이곳에는 부랴부랴 탈출하는 발걸음 소리만 들렸다. 하연도 서둘러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고 눈 앞의 검은 옷을 입은 남자를 빤히 쳐다보았는데 키가 크고 꽤 건장한 체격을 가진 것으로 보아 나이가 많지 않은 것 같았다. ‘방금 이 남지의 목소리 뭔가 익숙했는데, 어디서 들어본 것 같아.’ 하지만 하연은 많은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고 일단 이곳을 빠져나가는 게 급선무였다. 이 칵테일바는 3층에 위치해 있었는데 마지막 남은 한 계단을 디딜 때에야 하연은 한 시름 놓을 수 있었고 젖은 수건을 던지고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아마 뒷문으로 빠져나온 상황 같았는데 방금 통로로 탈출한 사람들은 전부 내부 직원이었고 모두들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까워서 어떻게 해? 개업한 지 오래 되지도 않았는데 전부 불에 타버렸으니 말이야.” 그런데 누군가 방금 말을 꺼낸 직원을 툭툭 치면서 그 검은 옷을 입은 남자의 방향을 가리켰는데 순간 그 직원은 입을 바로 다물었다. 잠시 후 하연도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 “구해주셔서 감사해요. 혹시 성함을 알 수 있을까요?” 남자는 호수처럼 깊은 두 눈을 가지고 있었는데 매우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이 남자는 젖은 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고 있을 뿐 하연의 관심을 피하려 했다.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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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3화 야심 덩어리 같은 자식

하연이 답장을 보냈다. [이제 안전해요. 걱정 마세요.] 하연은 볼 수 없었지만 핸드폰을 손에 꽉 잡고 있던 상혁은 그녀의 문자를 보고 나서야 긴장되었던 마음이 진정되었다. 이때 연지가 급히 사무실로 들어오며 말했다. “대표님, 방금 비서실의 연락을 받았는데 귀국하는 비행기 티켓을 끊으라고 하셨다고요?” 상혁은 핸드폰을 놓으며 대답했다. “아니야, 취소시켜.” 연지는 잠시 어리둥절했는데 예리한 눈썰미로 상혁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과 불끈 솟아올랐던 핏줄들이 서서히 가라앉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이때 연지의 머릿속에는 순간 하연의 모습이 스쳤는데 바로 고개를 끄덕이고 새로운 화제로 말문을 열었다. “부 사장님 쪽에 사고가 났다고 합니다.” 상혁은 바로 눈살을 찌푸리고 물었다. “무슨 일인데?” “밤에 임주시 공사 현장을 탐사하던 중에 폭발 사고가 발생했는데 부 사장님께서 그 여파로 부상을 당했고 긴급으로 병원에 실려갔다고 합니다.” 순간 상혁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창가로 가더니 말했다. “폭발 원인은?” “인부가 건축자재 보존을 잘못하여 발생한 사고라도 합니다. 다행히 폭발 범위는 크지 않고 후속적인 공사 진행에도 문제는 없을 듯합니다.” 연지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병원에서 전해온 소식에 의하면 부 사장님은 부상이 엄중하여 아마 우리 쪽으로 호송하여 치료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합니다.” “생명이 위험한 거야?” “아직까지 그런 것 같진 않습니다.” 이 말에 상혁은 콧방귀를 꼈다. “야심 덩어리 같은 자식.” “부 사장님께서 참 독하신 것 같습니다. DL그룹 본사로 돌아오기 위해 이렇게까지 하시는 걸 보면 말입니다.” “남준이 독하지 않았다면 내가 떠난 2년 동안 모든 실권을 손에 쥐고 독재하지도 못했겠지.” 연지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부 회장님의 일정을 알아보니 오늘 사모님의 전시회 현장에 도우러 갔다고 하던데 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가보자.” 상혁이 의미심장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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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4화 내가 직접 갈 거야

“그럼 부상은?” “제가 병원 최고의 외과 의사들을 그쪽으로 지원 보내 반드시 별 탈 없도록 하겠습니다.” 상혁이 계속 말했다. “남준이 일단 돌아오게 되면 공사 현장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는 소식은 외부에 소문 날 게 뻔한데 저희 DL그룹에 그런 오점을 남길 수 없습니다. 안 그렇습니까, 아버지?” 이 말을 들은 부동건은 상혁을 훑어보더니 말했다.“그래, 네 계획이 아주 꼼꼼한 것 같구나.” 상혁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단지 송혜선 아주머니가 이 사실을 알고 걱정할까 봐 근심됩니다.” “만약 그 여자가 걱정된다고 하면 남준을 옆에서 돌볼 수 있도록 함께 임주시로 보내 주거라. 네가 알아서 처리하거라.” 상혁이 공손하게 대답했다. “네.” 연지는 이미 사건의 내막을 다 알고 있었기에 자신도 모르게 내심 통쾌한 기분이 들었다. 상혁은 또 몇 가지 공적인 이야기를 보고했고 돌아가기 전 부동건이 그를 다시 불러 세웠다. “DL그룹을 떠나 있는 2년 동안 많이 성장했구나. 잘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쭉 유지하거라.” 이에 상혁은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다 아버지께서 잘 인도해주신 덕분이죠.” 차에 오른 뒤 연지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왜 회장님께 국내 시장에도 진입하고 있다는 말씀은 드리지 않은 겁니까?” 차는 빠르게 달리고 있었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상혁은 자신의 옷소매를 매만지며 말했다. “아직 때가 아니야.” DL그룹으로 돌아온 후 비서실의 직원이 자료 한 부를 가져왔다. “최하연 씨가 사고를 당한 곳을 찾았습니다. 바로 B시 중심구역에 새로 개업한 칵테일바인데 현재 화재는 전부 진압되었고 피해자도 없다고 합니다.” 자료를 건네어 받은 상혁은 두 페이지 넘겨보았고 저도 모르게 칵테일바의 이름을 읽었다. “소울 칵테일?” 옆에 있던 연지가 한 마디 했다. “꽤 세련되었네요.” B시.태훈도 똑같이 하연에게 보고했고 이미 그 화재는 B시의 핫뉴스로 떠올랐다. “꽤 아깝게 됐어요. 알아보니 그 사장은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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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5화 만약 무대에 오르지 못한다면?

회의실에서는 열렬한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이때 누군가 문을 쾅 닫았는데 바로 호현욱이 자리를 박차고 나온 것이다. “잘난 체하긴!” 뒤따라 나온 부하가 입을 열었다. “어디 저들 말처럼 쉽게 성공하겠습니까? 요즘 전자상 거래는 전부 몇몇 쇼핑 플랫폼에만 먹히는 추세인데 JJ그룹이 어찌 그리 쉽게 치고 올라올 수 있겠습니까!” 호현욱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하연의 너무도 자신만만한 모습에 저도 모르게 걱정되었던 것이다. “혹시라도 저 여자의 뜻대로 된다면?” “호 이사님, 저번 식사자리에서 TB 쇼핑몰 대표는 절대 JJ그룹에 특혜 같은 건 주지 않을 거라고 했잖습니까?” “두 회사는 경쟁 관계이고 소비자들도 멍청하지 않으니 어디가 더 혜택이 많으면 어디로 몰리겠죠!” 이 말을 꺼낸 사람은 바로 호현욱 곁에서 십 몇 년 간을 함께 한 비서였는데 두 사람은 비슷한 연령대였기에 모두 젊은 세대가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썩 내키지 않아 하고 있었다. 비서의 말을 듣고 난 호현욱은 그제야 조금 안심되었고 고개를 들어보니 마침 하성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있었다. 호현욱은 실눈을 뜨며 말했다. “저 자식 요즘 회사를 자주 드나드네?” “자기 여동생이 여기 있으니 당연히 기웃거리고 싶나 보죠.” 호현욱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저번 모임 때도 저 자식을 봤잖아.” “그 날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날 저녁 레스토랑에서 하성의 뒤에는 한 여인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따라가고 있었는데 한 눈에 봐도 심상치 않은 관계임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더욱 놀랄 만한 일은 호현욱이 화장실을 가는 길에 마침 구석진 곳에서 두 사람이 입을 맞추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것이었다.호현욱은 눈동자를 한바퀴 돌리더니 말했다. “연회 때 하성도 참석하나?” “물론이죠. 이제 하성도 DS그룹의 일원이고 하연의 프로젝트이니 참석하는 건 당연한 거고 아마 마지막에 등장한다는 것 같던데요.” “흥, 만약 하성이 무대에 오르지 못한다면 연회의 효과는 크게 줄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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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6화 부유한 사람

가흔은 부끄러운 듯 얼굴이 새빨개졌고 조심스레 주변을 살피더니 말했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다른 사람이 듣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확실히 연예인과 만나는 건 이런 불편한 점이 있었다. 전에 하성과 하연이 함께 있는 사진이 유출되어 엄청난 여론이 몰린 적 있었는데 그 후 두 사람이 남매 사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나서야 그 스캔들은 어영부영 넘어간 적 있었다. 외부 사람들의 눈에 하성은 최정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타였기에 절대 여자친구와 관련된 스캔들이 나서는 안 되었다. 게다가 가흔은 외부의 주목을 받은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고 하성의 일에 영향을 주고 싶지도 않았기에 유독 더 조심하려 했다. 하연도 그걸 잘 알았기에 다시 핸드폰을 돌려주었다.“너 그렇게 대놓고 티 내다가 언젠가 들킬 수도 있어.” 그러자 가흔이 담담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 오랜 팬이라고 하면 돼.” 이 말을 들은 하연과 친구들은 다 같이 끌어안으며 투덜거렸다. “완전 오글거려!” 그렇게 한바탕 수다를 떨고 있을 때 여은이 갑자기 한 마디 던졌다. “가흔이를 뭐라고 하긴? 너도 요즘 기분이 꽤 좋아 보이던데?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펴서는 말이야.” 순간 하연은 멈칫했고 하마터면 다 털어놓을 뻔했다. “그래?” “응, 얼굴에 다 티나.” 하연은 계속 회피하며 말했다. “그 정도 아니야.” 이 모습을 본 가흔은 하연과 함께 쥬얼리를 가지러 가야 한다는 핑계로 자리를 떴다. 그리고 계단에서 가흔이 물었다. “이번 연회에 상혁 오빠도 와?” “응, 약속했어.” 이에 가흔은 실눈을 뜨며 말했다. “아주 달달하네.” 하연은 가방에서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이며 말했다. “비밀 지켜줘서 고마워.” 가흔은 갑자기 무언가 생각난 듯 화제를 돌렸다.“들리는 바로 한서준이 주현빈의 아들을 구했고 그 계기로 이번 연회의 협찬권을 얻었다고 하던데?” 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현수막을 펼치고 있었고 거기에는 HT그룹의 로고가 선명히 박혀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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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7화 손이현

이 아주머니는 의아한 듯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이때 하연은 마침 테라스에서 그 칵테일바 사장의 모습을 발견했다.“안녕하세요. 저번에 구해주신 거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드리러 왔어요.” 그러자 이 남자는 미간을 찌푸렸는데 피하려다 어쩔 수 없이 모습을 들켜버린 듯 마지 못해 말했다. “아주머니, 들여보내세요.” 별장의 마당에는 많은 화초들이 심어져 있었고 실내의 인테리어 또한 매우 고급스러웠다. 그리고 계단을 내려오고 있는 이 남자는 키가 180cm는 훌쩍 넘어 보였고 얼굴은 마스크와 모자로 가리고 있는 것이 마치 연예인 같은 느낌이었다. 하연은 태훈에게 눈짓하며 가져온 선물을 건네게 했다. “전부 몸에 좋은 것들입니다. 값진 건 아니나 저의 작은 성의이니 받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남자는 그 물건들을 힐끗 보았는데 매 한 가지마다 몇 백만 원은 넘었으나 하연은 값지지 않다고 말하고 있었다. “과분한 선물입니다. 전 이런 거 필요 없습니다.” 남자는 전혀 손님으로 온 사람을 들여와 앉힐 생각이 없어 보였고 이에 하연은 약간 뻘쭘했다. “제 목숨을 구해 주셨으니 일단 이것들로 간단히 고마움을 전하려던 바입니다. 앞으로 다른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하셔도 됩니다. 저는...” 말이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남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DS그룹의 사장님인 최하연 씨 맞죠?” 이에 하연은 깜짝 놀라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절 아시는 겁니까?” 남자는 마지못해 자리에 앉으라고 표하며 말했다. “나이가 저와 비슷해 보이시는데 그렇게 공손하게 굴 필요 없습니다.” “아직 뭐라고 불러야 할 지 이름을 몰라서요.” “전 손이현이라 합니다.” ‘손이현?’ 하연은 속으로 그 이름을 곱씹었다. “성함도 칵테일바의 이름처럼 세련되셨네요.” 이때 이현은 하연을 빤히 쳐다보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고 홍연옥에게 마실 것을 준비해 오라고 분부했다. “아주 유명하신 분이더라고요. 경제 뉴스에서 본 적 있어요.” ‘그렇구나.’ “제가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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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8화 열애설이 터지다

하연은 바로 가방에서 메모장을 꺼내 숫자들을 적기 시작했다. “이건 제 번호인데 그때 도착하시면 연락 주세요. 제가 직원들을 안배하여 마중 가도록 할게요.” 하연은 그 메모지를 곧바로 이현의 손에 건네어 주었다. 그런데 이현이 마침 말을 하려는 찰나 태훈이 밖에서 급하게 뛰어와 하연의 귓가에 뭐라고 속삭였고 그 말을 듣고 난 하연은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정말이야?” 태훈이 힘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당장 DS그룹으로 돌아가야 해.” 하연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죄송합니다. 급한 일이 생겨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 “네.” 차량은 곧바로 별장을 벗어났고 홍연옥이 문을 닫고 돌아오며 물었다. “집에 손님이 찾아오는 건 아주 드문 일인데 저 아가씨께서는 참 밝은 사람 같네요.” “저 여자가 여기로 찾아왔단 건 그 누구에게도 말하면 안 돼.” 이현은 손에 하연이 건넨 메모지를 꽉 움켜쥐었고 차마 휴지통에 버리지 못했다.하연이 DS그룹으로 돌아왔을 때 B시는 이미 어둑어둑했지만 회의실의 불빛만은 환하게 켜져 있었다. 그녀가 회의실의 문을 열자마자 스크린 화면에는 이미 여러 가지 가사 제목들이 캡쳐되어 채 올라와 있었고 그 수위와 타격감은 상당히 강했다. [최하성의 연인!] [최하성의 키스 장면.] [최하성과 의문의 여인.] 이런 기사들 밑에는 전부 하성과 가흔이 입을 맞추고 있는 사진이 게재되었는데 두 사람은 몸을 가깝게 붙이고 있었고 하성이 가흔을 보는 눈에서는 꿀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디스패치는 이런 기사를 게재했다. [인기 배우의 뜨거운 사랑, 그녀는 과연 누구일까!] 그리고 그 밑의 댓글들은 모두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하성이라고! 세상에, 역시 이런 스캔들 터지는 건 한순간이네.] 하성은 리허설을 하던 도중 DS그룹으로 끌려와 회의실에 앉아 있었는데 아주 피로하고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진미화는 바로 하성의 핸드폰을 압수했고 삿대질을 하며 소리 쳤다.“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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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9화 다시는 놓치고 싶지 않아

하연은 깜짝 놀란 듯 말했다. “전혀 몰랐어요.” 하성은 씁쓸하게 미소를 지었다.“당연히 몰랐겠지. 나 자신도 꾸역꾸역 참아왔으니까.” 하성은 당시 최씨 가문에 살 때 비록 겉으로는 항상 밝은 척했고 사람들의 예쁨도 받아왔지만 사실 입양된 신분때문에 늘 조심스럽게 남들의 눈치를 보곤 했다. 한 번은 하성의 생일날, 최동신이 그에게 지난해에 줬던 선물을 또 준 적 있는데 비록 매우 슬펐지만 그 감정을 꾹꾹 눌러가며 기쁜 척했고 고맙다며 최동신에게 와락 안기기까지 했다. 당시 가흔도 손님으로 현장에 있었는데 집으로 돌아갈 때 그녀는 자신이 준비한 선물을 하성에게 건네며 말했다.“사실 오빠가 그 선물 안 좋아한다는 거 알아요. 왜 아무 말 하지 않았는지도 알고 있고요. 생일 축하해요. 앞으로는 자기 기분도 잘 표현할 수 있길 바라요.” 그 순간 하성은 넋이 나간 듯 제자리에 멍하니 선 채 왜소하지만 강인한 가흔이 떠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음날, 최동신의 비서가 하성을 찾아와 공사가 다망하여 실수로 선물이 잘못 전달되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하성은 괜찮다며 말했다. “전 이미 최고의 선물을 받았어요.” 그건 바로 가흔이 준 선물이었는데 그녀가 직접 만든 목걸이였고 반달 모양의 큐빅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선물은 바로 하성의 아픔을 이해해준 가흔의 마음이었다. 하지만 그 후 두 사람은 거의 만나지 못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하연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더 흐르고 난 뒤에, 하성은 연예인이 되었고 여러 부류의 여자들을 많이 만나보았지만 단 한번도 가흔처럼 특별한 느낌의 여자는 없었고 종종 그녀가 나오는 꿈을 꾸기도 했다. 게다가 어쩌다 한 번 만나게 되면 가흔은 하성을 피하기만 했다. 그러나 얼마 후 하성은 가흔도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자신의 특별한 신분이 그녀에게 상처를 줄까 두려워 다가가지 못했었다. “하연, 오랜 시간이 동안 망설였으니 이제 다시는 가흔을 놓치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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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화 원한 게 바로 그런 효과야

상혁은 이때 거래처와 식사 자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잠깐 담배 피러 나온 김에 하연에게 전화를 건 것이다. 상혁은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마치 영화 속 주마등처럼 희미하고도 신속했다. [아직, 늦을 수도 있지만 꼭 갈게.]국내와는 달리 F국의 토요일은 출근일이었고 마침 그날 경매 일정이 있었는데 매우 중요한 자리라 반드시 직접 출석해야 했고 정확히 언제 끝날지도 확정 지을 수 없었다. 하연은 담담히 알겠다고 대답했다. [내가 보고싶은 거야?]달달한 목소리가 전화기를 통해 전해졌고 하연은 약간 부끄러운 듯 말했다. “누가 보고싶대요? 안 본지 고작 보름 밖에 안 됐는데 전 막 애타게 기다려지고 절대 그런 거 않거든요?” [내가 너무 자신만만했나?]하연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고 안 보고싶다는 건 아니고요.” 하연은 볼 수 없었지만 이때 상혁은 이미 입이 귀에 걸린 채 그 말을 하는 하연의 표정을 상상하고 있었다. ‘아마 엄청 귀엽고 사랑스럽겠지?’ [갈 때 선물 사서 갈게.]“선물도 있어요?” [우리 어린이 몇 달 간 엄청 고생했는데 당연히 선물 받아야지.]우리 어린이란 말에 하연은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고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는 남자에게 사랑받은 이 느낌은 가족에게 받은 사랑의 느낌과는 전혀 달랐고 아주 미묘한 감정이었다. 그리고 이건 하연이 서준에게서 느껴본 적 없는 것이었다. “누가 들으면 날 엄청 놀리겠는데?” 이때 상혁은 뒤에서 들려오는 발걸음 소리에 급하게 몸을 돌리고 한손으로 난간을 짚으며 어정쩡하게 서 있었다. [누가 감히 놀리겠어요.]황연지가 담배 연기 너머 입모양으로 말했다. [토요일에 봐.]상혁은 급히 전화를 끊었다. “WA그룹의 회장은 9시 비행기로 떠납니다. 저희에겐 이제 한 시간밖에 남지 않았고 만약 그를 설득해 프로젝트를 따내지 못한다면 앞으로 저희 사업도 힘들어질 겁니다.” 상혁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가자.” 그렇게 이틀 동안 하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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