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79화 다시는 놓치고 싶지 않아

하연은 깜짝 놀란 듯 말했다.

“전혀 몰랐어요.”

하성은 씁쓸하게 미소를 지었다.

“당연히 몰랐겠지. 나 자신도 꾸역꾸역 참아왔으니까.”

하성은 당시 최씨 가문에 살 때 비록 겉으로는 항상 밝은 척했고 사람들의 예쁨도 받아왔지만 사실 입양된 신분때문에 늘 조심스럽게 남들의 눈치를 보곤 했다.

한 번은 하성의 생일날, 최동신이 그에게 지난해에 줬던 선물을 또 준 적 있는데 비록 매우 슬펐지만 그 감정을 꾹꾹 눌러가며 기쁜 척했고 고맙다며 최동신에게 와락 안기기까지 했다.

당시 가흔도 손님으로 현장에 있었는데 집으로 돌아갈 때 그녀는 자신이 준비한 선물을 하성에게 건네며 말했다.

“사실 오빠가 그 선물 안 좋아한다는 거 알아요. 왜 아무 말 하지 않았는지도 알고 있고요. 생일 축하해요. 앞으로는 자기 기분도 잘 표현할 수 있길 바라요.”

그 순간 하성은 넋이 나간 듯 제자리에 멍하니 선 채 왜소하지만 강인한 가흔이 떠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음날, 최동신의 비서가 하성을 찾아와 공사가 다망하여 실수로 선물이 잘못 전달되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하성은 괜찮다며 말했다.

“전 이미 최고의 선물을 받았어요.”

그건 바로 가흔이 준 선물이었는데 그녀가 직접 만든 목걸이였고 반달 모양의 큐빅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선물은 바로 하성의 아픔을 이해해준 가흔의 마음이었다.

하지만 그 후 두 사람은 거의 만나지 못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하연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더 흐르고 난 뒤에, 하성은 연예인이 되었고 여러 부류의 여자들을 많이 만나보았지만 단 한번도 가흔처럼 특별한 느낌의 여자는 없었고 종종 그녀가 나오는 꿈을 꾸기도 했다.

게다가 어쩌다 한 번 만나게 되면 가흔은 하성을 피하기만 했다.

그러나 얼마 후 하성은 가흔도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자신의 특별한 신분이 그녀에게 상처를 줄까 두려워 다가가지 못했었다.

“하연, 오랜 시간이 동안 망설였으니 이제 다시는 가흔을 놓치고 싶지 않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