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성의 친동생이니까 이렇게 말해주는 거겠죠. 그 일에 대해 해명하지 못하고, 오히려 이런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다니, 제가 만약 당신이라면 너무 부끄러울 것 같네요.”하연은 호현욱이 질까 봐 두려워서 그렇게 말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이사님께서는 우리 하성 오빠의 열애설에 관심이 많으신가 봅니다. 연세가 이렇게 많으신데도 그런데 관심이 많으시고, 남자는 나이를 아무리 먹어도 소년이라고 하던데, 맞는 말인가 보네요.”하연은 호현욱의 화를 돋웠다.“아니!”하연은 여전히 웃으며 스태프에게 말했다.“이사님 무대 잘 보실 수 있게 앞자리 안배해 주세요.”하연은 호현욱이 나이가 그렇게 많은데, 하성의 열애설에 관심이 있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스태프가 말했다.“이사님, 이쪽으로 오세요.”호현욱은 움직이지 않았다.“여기에 있을 겁니다!”스태프는 당황했다.“그럼, 저 앞에 스크린 이사님 쪽으로 마주하게 놓아주세요.”하연은 말을 마치고 자리를 떠났다,호현욱은 하연의 뒷모습을 보며 이를 갈았다.“가자!”가려고 하는데, 무대가 조용해지고 불이 꺼졌다. 관객석에서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려왔다.호현욱도 의아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노래가 나오더니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3초도 안 됐는데, 관객들은 이미 누구의 목소리인지 알아챈 듯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무대 위의 조명이 밝아지더니 남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점차 모습을 드러냈다. 그 남자는 정장을 입고 있었는데, 윗옷 단추를 잠그지 않고 복근을 드러냈다.남자는 단정한 이목구비에 카메라를 보는 시선에서 빛이 났다.마이크를 지고 노래를 부르는데, 클라이맥스가 다가오자, 무대에서 뛰어내리며 가뿐히 착지했다.그러자 폭죽이 터지면서 관객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최하성! 최하성! 최하성!”호현욱은 폭죽 소리에 놀라 비서의 품에 넘어졌고 놀란 표정으로 무대를 바라보았다.“최하성? 그럴 리가?”“하성?”스태프들 가운데 있던 가흔도 놀란 듯 무대를 바라보았다.‘여기에 왔다고?
“아!”하연은 다급히 귀를 막았다. 하마터면 관객들의 환호성에 귀가 멀뻔했다.“저는...”하성은 마이크를 꼭 쥐고 긴장한 듯 말을 이었다.“제가 아이돌을 10년 동안 해오면서 많은 영예를 얻었는데, 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게 한 건 그 여자가 예전에 했던 말 때문입니다.”가흔은 멍하니 무대 위에서 빛나고 있는 하성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바라보았다.하성이 무대 아래를 둘러보더니 가흔에게서 시선이 멈추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녀는 이렇게 저한테 말했습니다. 앞으로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이 말을 들은 가흔은 눈물을 글썽거렸다.가흔은 하성이 이 말을 기억하고 있을 줄 몰랐다.“10년이 지났어요. 이제는 제 감정을 표현해도 되는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 연애합니다. 그 사람은 정말 좋은 사람이고, 전 그 사람을 정말 사랑합니다.”하성이 몸을 앞으로 숙이자, 목에 끼고 있던 목걸이가 흘러나왔다. 그 목걸이는 핸드메이드 목걸이로 끝부분의 달이 닳아 없어져 더욱 소중해 보였다.무대 아래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어떤 사람들은 조용히 듣고 있었다.저번 콘서트에서 하연이가 자신의 친동생이라고 얘기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이번에 공개한 것은 연애이기 때문에 하성의 연예계 활동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그래서 호현욱도 깜짝 놀라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뭐라는 거야...? 지금 연애한다고 공개한 거야...?”이렇게 큰 자리에서 공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제 팬분들에게 사과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저는 영향력 있는 연예인보다 책임감 있는 남자가 되고 싶습니다.”하서의 말이 끝나자, 몇 초간 정적이 흐르더니 곧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하연도 눈물을 글썽이며 보고 있었다.서준은 그런 하연을 바라보며, 하성의 완벽한 발언으로 인한 최대 수익자가 하연이라고 생각했다.스크린의 숫자는 750조를 돌파했다.현빈은 현장에서 너무 좋아 입을 다물
하연은 가흔에게 휴지를 건네주면서 웃었다.“가흔아, 너의 디자이너 재능은 벌써 10년 전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했구나.”가흔은 하연이 하성의 목에 걸려있는 목걸이를 보고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너무 떠벌리는 거 아니야? 좀 막지 그래?”“기분 좋아, 안 좋아?”“좋지...!”하연이 질투했다.“넌 나한테 핸드메이드 목걸이 해준 적도 없으면서.”가흔은 눈물이 쏙 들어갔다.“왜 질투하는데? 내가 너한테 준 거 핸드메이드보다 더 값진데?”하성이 무대에서 내려오고 사회자가 진행을 이어 나갔다.“그건 다르지. 핸드메이드는 만드는 사람 성의가 있으니, 사랑이 듬뿍 담겼잖아?”하성이 왜 그 목걸이를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다.가흔은 고개를 갸웃거렸다.“부상혁도 너한테 선물해 줄 거야.”‘오빠가 이제 선물 준다고 했었지.’하연은 웃으며 기대감을 감출 수 없었다.“오빠가 무대 뒤에서 너 기다린대.”“오늘 저녁에 사람 너무 많아서, 만나기 좀 그런데...?”가흔이 망설였다.“내가 다 안배해 놔서 사람 없어. 우리 오빠한테 뭐 할 말 없어?”하연은 미화에게 눈치를 주었다.“이쪽으로 오세요.”가흔은 입술을 깨물며 동료들 몰래 미화를 따라 무대 뒤로 갔다.“저 사람 그 사람 아닌가요...?”호현욱의 비서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호현욱이 그쪽을 보았다.호현욱이 화를 내며 말했다.“빨리 따라가서 봐봐. 사진 찍을 수 있으면 찍고! 하성에게 무조건 안 좋은 영향이 있을 거야!”비서가 가흔의 뒤를 따라 무대 뒤로 갔다.파티가 곧 끝나기 때문에 사회자가 관련 지도자를 무대로 초청하여 인사말을 하고 있었다.“최 사장님, 오늘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먼저 말씀 주시죠.”주현빈이 말했다.하연은 손사래를 쳤다.“오늘 밤은 바이트의 홈그라운드라 제가 먼저 말하면 안 되죠. 외부에서 제가 규칙을 모른다고 할 것입니다. 주 회장님께서 절 욕 먹이려고 이러시는 겁니까?”하연이 유머러스하게 넘기자 다른 회장님들이 웃었다.결국 주
하연은 진정하고 대답했다.“여기서 이 사람 잘 보고 있어요. 제 허락 없이 다른데 가게 하면 안 돼요.”말을 마친 하연은 외투를 벗고 무대 쪽으로 갔다. 그녀는 드레스를 흩날리며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무대로 올라갔다.연예인과 다름이 없는 외모와 아우라를 갖고 있어 무대 아래가 술렁였다.“여신이라 그런지 확실히 카메라에 예쁘게 나오네.”운석이 웃으며 말했다.서준이 운석을 노려보며 말했다.“하선유 씨, 자신을 쫓아다니는 남자가 다른 여자를 이렇게 말하면 화 안 나요?”운석이 반격했다.“왜 우리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해?”하연을 보는 선유의 눈에서 빛이 났다.“괜찮아요. 언니도 저의 여신인걸요.”운석이 웃었다.서준의 얼굴에 그늘이 졌다.하연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주 회장님께서 절 믿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바이트가 이런 성적을 거두게 된 것은, 모든 직원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자 상거래가 지금까지 발전해 온 것은 좋은 정책과 좋은 시대를 만났기 때문입니다.”동후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 말씀 정말 잘하시네.”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하연이 무대 아래를 훑어보더니 빈자리에 시선이 멈췄다.상혁이 아직 오지 않았다.하연은 실망한 기색을 감출 수 없었다.10분 뒤면 12시가 된다. 상혁은 분명 12시 전에 올 수 있다고 했다.하연은 종일 높은 하이힐을 신어 발목이 아팠다. 시간은 일분일초 지나고 있었고 상혁의 자리는 여전히 비어 있었다.연회장으로 오는 길, 수십 대의 차가 줄지어 서 있었다. 피터가 창문을 열고 말했다.“대표님, 앞에 가서 알아봤는데, 도로가 함몰돼서 복구하려면 몇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상혁은 애써 기분을 조절하며 핸드폰을 꼭 쥐었다.“시 교통국의 책임자에게 전화를 걸어 늦어도 한 시간 안에는 해결하라고 전해.”피터는 침을 삼켰다.“한 시간 안에 해결한다고 해도 늦었는데요?”파티는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라이브 방송에서 현빈이 인사말을 하고 하연
임모연이 서 있었다.그녀도 현장에서 하연이 완벽한 승리를 거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하연의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은 모연의 가슴을 쿡쿡 찔렀다. 이것은 그녀가 단 한 번도 얻지 못했다.‘얘는 왜 이렇게 운이 좋은 거야?”“사장님...?”모연이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제가 알기로는 이사님과 하연이 내기했다고 하던데, 하연이 DS그룹의 업적을 30% 올리지 못하면 회사에서 나가기로 하고, 올리면 이사님이 DS그룹의 결정권을 포기하는 거 맞습니까?”호현욱의 표정이 일그러졌다.“지금 상태로 보면 하연이 목표치를 배로 완성해서 이사님이 진 것은 명백한 사실이 되겠군요!”“진작에 알았더라면 이렇게 쉬운 걸 목표로 걸지 않았을 텐데.”호현욱이 가까운 것만 바라보기 때문이다.“다 끝난 뒤에 후회해서 뭐 해요? 제가 만약 이사님이었다면 이사회를 열기 전에 이 모든 걸 끝내겠어요.”모연의 차가운 말투에 호현욱이 깜짝 놀랐다.“임 사장님의 뜻은...?”“오늘 밤이 아주 좋은 기회예요. 이 연회장이 저희 공지랑 아주 가까워요. 이사님, 전 이사님을 여기까지 도와드릴 수 있어요. 결정은 이사님이 하세요.”모연이 암시했다. 그녀는 연회장에 있기 싫은 듯 자리를 떠났다.이때 관객들도 퇴장하고 있었는데, 호현욱만이 자리에 그대로 앉아 땀을 흘리고 있었다.모연의 말이 맞다. 이사회가 열리면 하연이 호현욱보고 결정권을 포기하라고 하고 배당금도 나눠주지 않을 것이다.호현욱은 이렇게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하연이 무대에서 내려오자, 비서가 다급히 그녀에게 외투를 걸쳐주었다. 하연이 고개를 들자, 이현과 눈이 마주쳤다.관객들이 대부분 퇴장했고 이현이 혼자 자리에 앉아 있으니, 아우라가 장난이 아니었다. 옆에 있던 여자애가 이현이 연예인이 아닐지 생각하고 있었다.하연이 웃으며 이현한테 가려고 하는데, 그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대표님.”하연은 발걸음을 멈췄다.“이사님? 무대 재미없으셨나 봐요?”호현욱은 하연의 비꼬는 말투에 화가 났다.“제 비서가 대표
이현이 나가는 하연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괜찮아요. 무대에서 하연 씨 셋째 오빠의 아우라를 느꼈어요.]이현이 이곳에 온 목적은 하성을 만나러 온 것이 아니었다.하연은 이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출구에 도착했는데 태훈과 마주쳤다.“사장님, 부 대표님을 만나지 못했습니다.”하연은 실망감을 감추기 힘들었지만 힘겹게 웃어 보였다.“상혁 오빠, 무슨 일 때문에 조금 늦어지는 걸 거야. 안 올 사람이 아니야. 너 여기에 남아서 오빠 기다려. 만나면 나 DS그룹에 갔다고 전해줘.”태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하연의 곁에 있는 사람을 보고 눈썹을 찌푸렸다.“호 이사님...?”태훈의 표정이 안 좋아지자, 호현욱이 말했다.“태훈아, 네가 회사에서 전후 사장들을 다 모셨다고 해서, 지금 나를 얕보는 거야?”“그런 뜻이 아닙니다.”“됐어.”하연이 말을 끊었다.“이사님, 갑시다.”같은 시각, 관객들이 한 번에 출구로 몰리자, 서준도 인파에 휩쓸려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그는 하연이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 없었다.동후가 말했다.“최 사장님 이미 가셨을 겁니다.”서준이 말했다.“부상혁은 아직도 길에 있어?”“방금 소식을 받았는데, 시 교통국에서 도로를 빠른 속도로 수리해서 현재 뚫린 상황이랍니다. 아마 거의 도착하셨을 듯합니다.”길이 뚫렸다고 해도 파티는 이미 끝났다.서준은 천천히 숨을 내뱉으며 익숙한 모습에 시선이 갔다. 이때 갑자기 급정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상혁이 차에서 다급히 내렸다.“태훈!”서준은 그 모습을 보느라 뒤에서 지나간 남자를 놓쳐버렸다.“부 대표님, 왜 이제야 오신 겁니까?”상혁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물었다.“하연은?”“방금 회사로 가셨습니다. 사장님께서 저보고 여기서 대표님 오시길 기다리라고 하셨어요.”상혁은 입술을 깨물었다. 이렇게 바쁜 시각에도 자신을 배려해 준 하연을 생각하니 상혁은 부끄러웠다.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지자, 상혁은 고개를 돌렸다. 상혁은 자신을 바라보고 있던 서준과 눈이 마주쳤다.서
새벽 두 시가 되었는데, 실시간 검색어가 뜨거웠다.실시간 검색어는 모두 오늘 행사와 관련된 것이었다. 하성이 무대에 서서부터 고백에 이르기까지, 하연의 미모와 최종 거래액 등등.너무 화젯거리여서 서버가 여러 번 버그가 생겼다.이렇게 핫한 분위기에 위험이 숨겨져 있었다.어둡고 습한 공지에 물방울이 여자의 이마에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차가운 물이 이마에 떨어지자, 그녀는 의식을 회복하고 눈을 천천히 떴다.“음...?”하연은 아무도 없는 공지에 자신이 묶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의 손에는 멍이 가득했고 움직일 수 없었다. 파티 때 입었던 드레스는 이미 어지럽혀져 있었다. 하연의 얼굴이 창백했다.“내가 왜 여기에...?”제일 마지막 기억은 호현욱의 차에서 가고 있었는데, 호현욱이 갑자기 화장실을 가겠다고 길옆에 차를 세운 내용이었다.그러나 호현욱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기사가 갑자기 돌더니 하연을 세게 때렸다.그렇게 하연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기절해 있었다.“거기 누구 있어요?”하연은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쳤다.하연은 아주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그녀는 자신이 이곳에 납치를 당했다고 생각했다.하연은 복수할 생각을 뒤로 미루고 일단 누구라도 있으면 상의해서 자신을 풀어달라고 하고 싶었다. 만약에 아무도 없다면 그녀는 이곳에서 얼어 죽을 수도 있다.하연은 누군가 자신에게 요구하는 것은 두렵지 않았지만, 아무도 없다는 것이 더 두려웠다.“소리치기는 뭘 쳐! 닥쳐!”쇠몽둥이가 땅에 끌리는 소리가 들리고 누군가가 소리를 치는 소리가 들렸다.다리를 절뚝거리는 중년 남자였는데, 수염이 덥수룩하고 흉악하게 생겼다. 그 남자의 뒤에는 열몇 명의 어른 남자들이 있었다.“당신들은 누구시죠? 왜 저를 납치하시는 거예요...?”하연은 몸이 떨리는 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물었다.다리를 절는 남자가 웃으며 몽둥이로 하연의 턱을 들어 올렸다.“그거야 당연히 최 사장님이 꼴 보기 싫어서죠. 너무 나대요.”하연은 침을 삼켰다.“어느 조직에 소속된 분이신
서준이 말했다.“샅샅이 뒤져서 이 차의 행방을 찾아내!”동후는 급히 밖으로 나갔다.“잠시만!”서준이 동후를 불러세우고 눈썹을 찌푸리고, 무엇인가를 생각했다.“민혜주...?”‘왜 하필 민혜주가 현장에 다녀간 뒤지?’“남쪽 그 공사는 요즘 계속 진행 중이야?”“네, 중단 소식은 못 들었어요.”서준은 분명 그쪽에 손에 돈이 별로 없다고 들었는데, 왜 아직 공사 중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서준은 생각이 정리된 듯 외투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나 데려다줘!”DS그룹, 깜깜한 밤에 데스크 사람의 말이 끝나자마자 누군가 밖에서 뛰어 들어왔다. 호현욱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들어오고 있었다.“최 사장은 무슨 뜻입니까! 제가 아무리 꼴 보기 싫어도 이렇게 길에 버리고 가시는 건 아니죠!”호현욱이 상혁과 눈이 마주치자, 조금 놀랐다.‘왜 돌아온 거지?’곧이어 호현욱은 허리에 손을 얹고 태훈을 바라보았다.“최 사장은? 빨리 나오라고 해!”태훈의 표정이 묘했다.“이사님, 사장님께서는 이사님과 함께 돌아오신 거 아닌가요?”“맞지, 근데 최 사장은 날 길에 버리고 갔다고! 택시도 못 잡아서 걸어왔다니까!”호현욱은 과장된 표정으로 소리를 질렀다. 그러고는 사람들의 표정을 살폈다.“안 왔어?”태훈은 말하지 않고 곧바로 밖으로 뛰어나갔고 피터도 따라나섰다.상혁은 엘리베이터 쪽을 갔다.“호 이사, 따라오세요!”10분 후, DS그룹 회의실에서 상혁이 중간에 앉아 호현욱이 한 말을 다 들었다.“이 기사는 제 비서가 얼마 전에 찾은 사람이라 정말 어떻게 된 일인지 몰라요.”호현욱이 말했다.상혁이 호현욱을 바라보았다.“이사님이 하연한테 DS그룹에 스파이가 있다고 했다면서요? 그게 누군데요?”호현욱이 머뭇거렸다.“이건 DS그룹의 비밀이라 알려드릴 수 없어요.”상혁은 호현욱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듯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탁자 위에 놓였던 핸드폰이 울리고 상혁은 스피커폰을 켰다.“얘기해.”“대표님, 최 사장이 실종됐다고 확신할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