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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화 원한 게 바로 그런 효과야

상혁은 이때 거래처와 식사 자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잠깐 담배 피러 나온 김에 하연에게 전화를 건 것이다.

상혁은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마치 영화 속 주마등처럼 희미하고도 신속했다.

[아직, 늦을 수도 있지만 꼭 갈게.]

국내와는 달리 F국의 토요일은 출근일이었고 마침 그날 경매 일정이 있었는데 매우 중요한 자리라 반드시 직접 출석해야 했고 정확히 언제 끝날지도 확정 지을 수 없었다.

하연은 담담히 알겠다고 대답했다.

[내가 보고싶은 거야?]

달달한 목소리가 전화기를 통해 전해졌고 하연은 약간 부끄러운 듯 말했다.

“누가 보고싶대요? 안 본지 고작 보름 밖에 안 됐는데 전 막 애타게 기다려지고 절대 그런 거 않거든요?”

[내가 너무 자신만만했나?]

하연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고 안 보고싶다는 건 아니고요.”

하연은 볼 수 없었지만 이때 상혁은 이미 입이 귀에 걸린 채 그 말을 하는 하연의 표정을 상상하고 있었다.

‘아마 엄청 귀엽고 사랑스럽겠지?’

[갈 때 선물 사서 갈게.]

“선물도 있어요?”

[우리 어린이 몇 달 간 엄청 고생했는데 당연히 선물 받아야지.]

우리 어린이란 말에 하연은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고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는 남자에게 사랑받은 이 느낌은 가족에게 받은 사랑의 느낌과는 전혀 달랐고 아주 미묘한 감정이었다.

그리고 이건 하연이 서준에게서 느껴본 적 없는 것이었다.

“누가 들으면 날 엄청 놀리겠는데?”

이때 상혁은 뒤에서 들려오는 발걸음 소리에 급하게 몸을 돌리고 한손으로 난간을 짚으며 어정쩡하게 서 있었다.

[누가 감히 놀리겠어요.]

황연지가 담배 연기 너머 입모양으로 말했다.

[토요일에 봐.]

상혁은 급히 전화를 끊었다.

“WA그룹의 회장은 9시 비행기로 떠납니다. 저희에겐 이제 한 시간밖에 남지 않았고 만약 그를 설득해 프로젝트를 따내지 못한다면 앞으로 저희 사업도 힘들어질 겁니다.”

상혁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가자.”

그렇게 이틀 동안 하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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