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주머니는 의아한 듯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이때 하연은 마침 테라스에서 그 칵테일바 사장의 모습을 발견했다.“안녕하세요. 저번에 구해주신 거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드리러 왔어요.” 그러자 이 남자는 미간을 찌푸렸는데 피하려다 어쩔 수 없이 모습을 들켜버린 듯 마지 못해 말했다. “아주머니, 들여보내세요.” 별장의 마당에는 많은 화초들이 심어져 있었고 실내의 인테리어 또한 매우 고급스러웠다. 그리고 계단을 내려오고 있는 이 남자는 키가 180cm는 훌쩍 넘어 보였고 얼굴은 마스크와 모자로 가리고 있는 것이 마치 연예인 같은 느낌이었다. 하연은 태훈에게 눈짓하며 가져온 선물을 건네게 했다. “전부 몸에 좋은 것들입니다. 값진 건 아니나 저의 작은 성의이니 받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남자는 그 물건들을 힐끗 보았는데 매 한 가지마다 몇 백만 원은 넘었으나 하연은 값지지 않다고 말하고 있었다. “과분한 선물입니다. 전 이런 거 필요 없습니다.” 남자는 전혀 손님으로 온 사람을 들여와 앉힐 생각이 없어 보였고 이에 하연은 약간 뻘쭘했다. “제 목숨을 구해 주셨으니 일단 이것들로 간단히 고마움을 전하려던 바입니다. 앞으로 다른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하셔도 됩니다. 저는...” 말이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남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DS그룹의 사장님인 최하연 씨 맞죠?” 이에 하연은 깜짝 놀라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절 아시는 겁니까?” 남자는 마지못해 자리에 앉으라고 표하며 말했다. “나이가 저와 비슷해 보이시는데 그렇게 공손하게 굴 필요 없습니다.” “아직 뭐라고 불러야 할 지 이름을 몰라서요.” “전 손이현이라 합니다.” ‘손이현?’ 하연은 속으로 그 이름을 곱씹었다. “성함도 칵테일바의 이름처럼 세련되셨네요.” 이때 이현은 하연을 빤히 쳐다보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고 홍연옥에게 마실 것을 준비해 오라고 분부했다. “아주 유명하신 분이더라고요. 경제 뉴스에서 본 적 있어요.” ‘그렇구나.’ “제가 누
하연은 바로 가방에서 메모장을 꺼내 숫자들을 적기 시작했다. “이건 제 번호인데 그때 도착하시면 연락 주세요. 제가 직원들을 안배하여 마중 가도록 할게요.” 하연은 그 메모지를 곧바로 이현의 손에 건네어 주었다. 그런데 이현이 마침 말을 하려는 찰나 태훈이 밖에서 급하게 뛰어와 하연의 귓가에 뭐라고 속삭였고 그 말을 듣고 난 하연은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정말이야?” 태훈이 힘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당장 DS그룹으로 돌아가야 해.” 하연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죄송합니다. 급한 일이 생겨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 “네.” 차량은 곧바로 별장을 벗어났고 홍연옥이 문을 닫고 돌아오며 물었다. “집에 손님이 찾아오는 건 아주 드문 일인데 저 아가씨께서는 참 밝은 사람 같네요.” “저 여자가 여기로 찾아왔단 건 그 누구에게도 말하면 안 돼.” 이현은 손에 하연이 건넨 메모지를 꽉 움켜쥐었고 차마 휴지통에 버리지 못했다.하연이 DS그룹으로 돌아왔을 때 B시는 이미 어둑어둑했지만 회의실의 불빛만은 환하게 켜져 있었다. 그녀가 회의실의 문을 열자마자 스크린 화면에는 이미 여러 가지 가사 제목들이 캡쳐되어 채 올라와 있었고 그 수위와 타격감은 상당히 강했다. [최하성의 연인!] [최하성의 키스 장면.] [최하성과 의문의 여인.] 이런 기사들 밑에는 전부 하성과 가흔이 입을 맞추고 있는 사진이 게재되었는데 두 사람은 몸을 가깝게 붙이고 있었고 하성이 가흔을 보는 눈에서는 꿀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디스패치는 이런 기사를 게재했다. [인기 배우의 뜨거운 사랑, 그녀는 과연 누구일까!] 그리고 그 밑의 댓글들은 모두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하성이라고! 세상에, 역시 이런 스캔들 터지는 건 한순간이네.] 하성은 리허설을 하던 도중 DS그룹으로 끌려와 회의실에 앉아 있었는데 아주 피로하고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진미화는 바로 하성의 핸드폰을 압수했고 삿대질을 하며 소리 쳤다.“하성,
하연은 깜짝 놀란 듯 말했다. “전혀 몰랐어요.” 하성은 씁쓸하게 미소를 지었다.“당연히 몰랐겠지. 나 자신도 꾸역꾸역 참아왔으니까.” 하성은 당시 최씨 가문에 살 때 비록 겉으로는 항상 밝은 척했고 사람들의 예쁨도 받아왔지만 사실 입양된 신분때문에 늘 조심스럽게 남들의 눈치를 보곤 했다. 한 번은 하성의 생일날, 최동신이 그에게 지난해에 줬던 선물을 또 준 적 있는데 비록 매우 슬펐지만 그 감정을 꾹꾹 눌러가며 기쁜 척했고 고맙다며 최동신에게 와락 안기기까지 했다. 당시 가흔도 손님으로 현장에 있었는데 집으로 돌아갈 때 그녀는 자신이 준비한 선물을 하성에게 건네며 말했다.“사실 오빠가 그 선물 안 좋아한다는 거 알아요. 왜 아무 말 하지 않았는지도 알고 있고요. 생일 축하해요. 앞으로는 자기 기분도 잘 표현할 수 있길 바라요.” 그 순간 하성은 넋이 나간 듯 제자리에 멍하니 선 채 왜소하지만 강인한 가흔이 떠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음날, 최동신의 비서가 하성을 찾아와 공사가 다망하여 실수로 선물이 잘못 전달되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하성은 괜찮다며 말했다. “전 이미 최고의 선물을 받았어요.” 그건 바로 가흔이 준 선물이었는데 그녀가 직접 만든 목걸이였고 반달 모양의 큐빅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선물은 바로 하성의 아픔을 이해해준 가흔의 마음이었다. 하지만 그 후 두 사람은 거의 만나지 못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하연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더 흐르고 난 뒤에, 하성은 연예인이 되었고 여러 부류의 여자들을 많이 만나보았지만 단 한번도 가흔처럼 특별한 느낌의 여자는 없었고 종종 그녀가 나오는 꿈을 꾸기도 했다. 게다가 어쩌다 한 번 만나게 되면 가흔은 하성을 피하기만 했다. 그러나 얼마 후 하성은 가흔도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자신의 특별한 신분이 그녀에게 상처를 줄까 두려워 다가가지 못했었다. “하연, 오랜 시간이 동안 망설였으니 이제 다시는 가흔을 놓치고 싶지 않아.”
상혁은 이때 거래처와 식사 자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잠깐 담배 피러 나온 김에 하연에게 전화를 건 것이다. 상혁은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마치 영화 속 주마등처럼 희미하고도 신속했다. [아직, 늦을 수도 있지만 꼭 갈게.]국내와는 달리 F국의 토요일은 출근일이었고 마침 그날 경매 일정이 있었는데 매우 중요한 자리라 반드시 직접 출석해야 했고 정확히 언제 끝날지도 확정 지을 수 없었다. 하연은 담담히 알겠다고 대답했다. [내가 보고싶은 거야?]달달한 목소리가 전화기를 통해 전해졌고 하연은 약간 부끄러운 듯 말했다. “누가 보고싶대요? 안 본지 고작 보름 밖에 안 됐는데 전 막 애타게 기다려지고 절대 그런 거 않거든요?” [내가 너무 자신만만했나?]하연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고 안 보고싶다는 건 아니고요.” 하연은 볼 수 없었지만 이때 상혁은 이미 입이 귀에 걸린 채 그 말을 하는 하연의 표정을 상상하고 있었다. ‘아마 엄청 귀엽고 사랑스럽겠지?’ [갈 때 선물 사서 갈게.]“선물도 있어요?” [우리 어린이 몇 달 간 엄청 고생했는데 당연히 선물 받아야지.]우리 어린이란 말에 하연은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고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는 남자에게 사랑받은 이 느낌은 가족에게 받은 사랑의 느낌과는 전혀 달랐고 아주 미묘한 감정이었다. 그리고 이건 하연이 서준에게서 느껴본 적 없는 것이었다. “누가 들으면 날 엄청 놀리겠는데?” 이때 상혁은 뒤에서 들려오는 발걸음 소리에 급하게 몸을 돌리고 한손으로 난간을 짚으며 어정쩡하게 서 있었다. [누가 감히 놀리겠어요.]황연지가 담배 연기 너머 입모양으로 말했다. [토요일에 봐.]상혁은 급히 전화를 끊었다. “WA그룹의 회장은 9시 비행기로 떠납니다. 저희에겐 이제 한 시간밖에 남지 않았고 만약 그를 설득해 프로젝트를 따내지 못한다면 앞으로 저희 사업도 힘들어질 겁니다.” 상혁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가자.” 그렇게 이틀 동안 하연은
“속임수를 쓸수록 관객들의 입맛을 더욱 돋울 수 있지. 이제 외부의 관심은 이미 그의 열애설에서 도대체 저녁 파티에 나타날지 안 날지로 바뀌지 않겠어? 상당히 뛰어난 마케팅 수법이야.”운석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문득 깨달았다.“와, 최하성이 트래픽이 있으니까, 팬들에게 꼭 해명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해명할 바에야 대충 해명하는 것이 아니라 이익을 극대화해야 하려는 거네.”“와, 하늘이 택한 사업자네.”서준은 이 말들을 무표정으로 듣고 있었지만, 머리속은 복잡했다.하연이 보여준 수단이 HT그룹이 그녀가 실력을 발휘할 곳이 아님을 증명해 주었다.운석은 자리에 앉은 지 얼마 안 됐는데 여자 친구랑 밥 먹으러 가겠다고 했다.동후가 사무실에 들어온 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 저번에 조사하라고 하던 사람 최근에 소식이 왔습니다.”서준이 바로 고개를 들었다.“어디서?”“B시에서 왔습니다. 그러나 그저 특징이 똑같을 뿐입니다. 손바닥에 점이 있고 키가 같습니다. 다른 건 확실하지 않습니다.”“그 사람 맞아?”“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민혜주 씨는 너무 잘 숨기시고 그분도 나타나질 않으니까, B시에 안 계실 수도 있어서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세요.”서준은 불안한 듯 손을 마주 잡았다.“우리 형님께서는 기분에 따라 일을 처리하시기에 누구도 이분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없어. 근데 계속 모습을 드러내시지 않다가 갑자기 소식이 있다는 건 B시에 형님이 신경 쓰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건데...?”“그게 뭔데요?”물건 또는 사람이다.“계속해서 지켜보고 있어. 무슨 소식이 있으면 다시 나한테 보고하고.”토요일, 하연이 아침 일찍 외출했다. 차에서 태훈이 하루의 일정을 얘기해 주었는데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정이 빼곡했다.F국은 마침 오후 두 시였는데, 연지가 경매 회의에 참석하러 가려고 하고 있었고 상혁은 DL그룹에 남아 WA그룹의 대표를 접대했다.“비행기를 3시간 뒤로 미뤄 부 대표님이 여기에 남을 수 있게 돼서 정말 영광입니다.”
“대표님, 제가 대표님에게 성의는 충분히 보여 드린 거 같은데, WA그룹이 B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을 누구한테 줄지 다시 생각해 보세요.”바둑돌이 놓아지고 승패가 결정된다.서태진은 흰색 돌을 던지고 패배를 인정했다.“대표님, 실력이 선수보다 더 뛰어나십니다. 전 대표님의 상대가 아니네요.”“제 비행기도 세 시간 뒤에 출발합니다. 그러니 대표님께서 생각이 정리가 되면 같이 B시로 돌아갑시다.”서태진은 의아한 듯 물었다.“대표님도 가시게요?”상혁은 대답하지 않고 바둑알을 거두어들였다.서태진은 자신이 선을 넘었다는 것을 깨닫고 자리에서 일어나 통화를 하러 갔다.이때 하연에게서 문자가 왔다.[상혁 오빠, 저 지금 현장에 가려고 하는데, 뭐 하고 계세요?][일해.][왜 아직도 안 끝났어요?]하연은 슬픈 이모티콘을 하나 더 보냈다.상혁은 웃으며 ‘곧 끝나’라고 타자하고 보내려고 했는데, 연지한테서 전화가 왔다.“WA그룹 사업, 저희 DL그룹에 주기로 했어요.”상혁은 핸드폰을 쥐고 다시 자리에 돌아온 서태진을 바라보고 있었다.상혁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대표님께서 해주신 거 기억하도록 해.”“알겠습니다.”전화를 끊자, 서태진이 전전긍긍하며 자리에 앉았다.“대표님, 소식 들으셨어요?”상혁은 서태진에게 차를 부어주었다.“감사합니다, 대표님.”“대표님 아버지께서 물어보시면 어떻게 대답하면 될까요?”“입찰에 참여하는 회사가 많으니까 그 속에 얼마나 많은 음모가 있겠어요? 그러니 DL그룹이 함정에 빠진다고 이상한 일이 아니죠.”서태진은 문득 깨달았다.“그럼 이 함정은 누구한테 책임을 돌릴까요?”상혁은 찻잔을 들고 향기를 맡았다.“지난 분기 지하철 사업은 새로 부상한 베이그룹에 맡겼는데, 대표님께서는 배후에 누가 있는지 아십니까?”“저 잘 모릅니다.”“부남준입니다.”서태진은 깜짝 놀랐다.모두가 알다시피 남준은 DL그룹의 둘째 아들이다. 명분은 없지만 상혁이 없을 사이 남준이 실권을 앗아갔기에 실력이 탄탄했다.“걔는 어려
서태진이 탐을 닦았다.“대표님, 아름다운 여성분에게 주시려나 보네요?”상혁의 나이에 여자가 있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고 돈으로 여자를 기쁘게 하는 것도 정상적인 일이다. 그러나 75억을 투자한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상혁의 집안과 여자의 신분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설명해 준다.남자들도 여자의 등급을 나누기 때문이다.상혁은 서태진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치워.”비서는 뚜껑을 닫았다. 상혁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비서는 외투를 건네주었다.“비행기표는 이미 다 사놓았습니다. 한 시간 뒤에 출발 예정이니 저녁 10시에 B시에 도착할 겁니다.” ‘10시라, 파티가 11시에 끝나니까 갈 수 있겠어.’“출발하자.”서태진은 상혁의 뒤를 따라가면서 눈알을 돌리며 생각했다....B시.하연은 상혁이 비행기에 탑승한다는 메시지를 받았을 때, 무대 뒤에 있었고 손님들이 입장을 하고 있었다.“대표님, 무슨 기분 좋은 일이라도 있으세요?”주현빈이 물었다. 주현빈의 뒤에는 서준도 있었다.하연의 얼굴은 금세 웃음기가 사라졌다.“아닙니다, 회장님.”서준은 하연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최 사장님은 좋은 일이 있으면 바로 알리네요.”“당연하죠. 한 대표님께서 이런 기회 안 만들어 주셨으면 제가 이렇게 기쁠 수 없죠.”하연은 침착하게 서준을 비꼬았다.두 사람이 기싸움을 하자, 주현빈은 이상한 기류를 느끼고 다급히 막아 나섰다.“예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 오늘은 저희 모두 친구니까요. 최 사장님, 크리스마스 행사를 시작하고부터 지금까지 해외와 국내의 이익이 역대급이라면서요? 정말 대단하십니다.”“회장님께서 지지해 주셔서 이런 결과를 맞이할 수 있는 겁니다. 중간에 끼어든 사람들이랑 달리 저희는 처음부터 함께 고생한 사람들이니깐요.”하연은 서준에게 눈치를 주었다.서준은 기분이 나쁜 티를 냈다.하연은 입이 매웠다.주현빈은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했지만 두 사람이 예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알기 때문에 방법이 없었다.“저 앞에 가서 보고 올게요.”
하연은 이현을 관찰했다. 그는 흰색 목플러를 입고 있었고 긴 외투를 걸치고 있었으며 모자에 마스크까지 끼고 있어 부드러운 사람 같았다.“손 선생님 추위 타시나 봐요?”이현은 앞을 바라보며 대답했다.“추위 세게 타요.”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연회장까지 어느 정도 거리가 있어 하연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런 하연의 모습을 이현이 발견했다.“좀 불편한가요?”“아니에요. 이런 시끌벅적한 장소에는 안 오실 줄 알았는데, 오셔서 좀 놀랐어요.”“저 예전에 사실 북적북적한 거 되게 좋아했어요.”“그냥 봐서는 모르겠네요. 소울 칵테일바를 운영하시는 거 보면 조용한 거 좋아하실 거 같은데.”“하연 씨도 그래 보이는데, 맞나요?”하연은 얼굴을 스카프에 파묻고 웃었다.“아니요. 저도 시끌벅적한 거 좋아해요.”이현도 웃었다.“저 좀 늙었나요?”“아니요!”비록 얼굴을 본 적이 없지만 눈에서 항상 빛이 나고 힘 있어 보여서 나이가 많아 보이지 않았다.“그럼, 왜 절 계속 손 선생님이라고 부르시죠?”“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선생님의 아우라가 저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 같아서요. 예를 들면 제 오빠처럼요.”하연은 이현의 아우라 때문에 존경해야 할 것 같았다.이때 연회장에 들어섰기에 하연은 이현을 자리로 데리고 갔다.“여기 따듯한 바람이 나와서 춥진 않을 겁니다.”이현이 대답했다.“신경 써줘서 고마워요.”“아닙니다.”하연은 주위에 사람이 너무 많아 이현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파티가 끝나면 제 셋째 오빠 소개해 드릴게요.”가까이 다가오자, 이현은 하연의 숨을 느낄 수 있었고 향기로운 냄새를 맡았다.이현은 거절하려고 했는데, 눈앞의 하연을 보고 대답했다.“기다릴게요.”하연에게서 빛이 나고 또 이렇게 다른 사람을 배려해 주는 모습을 본 서준은 눈썹을 찌푸렸다.“저 사람 누구지?”동후가 보더니 대답했다.“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껴서 누군지 잘 모르겠어요. 혹시 연예인 아닐까요?”오늘 하성의 일이 너무 핫해 연예계 사람이 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