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541 - 챕터 550

700 챕터

제541화 전희진

하연은 머리가 아팠고 이 뉴스가 며칠 더 부풀려 진다면 그땐 정말 겉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게 뻔했다. 정태훈은 명단을 정리하여 하연의 손에 건넸다. “하정인의 매니저가 의심되는데?” 이 매니저는 하정인의 곁에 5년이나 함께 한 사람이었는데 그녀가 아무런 인기도 없던 무명 시절부터 지금의 대스타가 될 때까지 쭉 옆에 있어 주었기에 하정인이 가장 믿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녀의 매니저가 HT그룹에서 일을 했었다니!’ 하연은 손의 그 명단을 꽉 잡고 냉소했다. 이 모습을 본 정태훈이 입을 열었다. “최 사장님?” “나 괜찮아. 단지 믿기지 않을 뿐이야. 나에게 무수한 상처를 준 남자가 지금 또 내 일을 망가뜨리려 한다는 게 말이지.” 하연은 말을 마친 후 밖으로 나갔고 마침 호현욱을 마주쳤는데 그가 비꼬듯 말했다. “최 사장, 어디를 그렇게 잔뜩 화가 나서 가는 거야?” 이에 하연은 그를 힐끗 쳐다보더니 대답했다. “호 이사님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JJ그룹에 일이 터졌는데 최 사장이 머리 좀 아프겠어? 내가 진작에 말했잖아. 이런 신흥 산업은 다 물거품이라고 말이야. 살짝만 톡 건드려도 와르르 무너지게 되어 있어. 말을 안 듣더니, 참.” 하연은 꼿꼿이 선 채 겨우 평정심을 유지하며 말했다.“물거품이라 해도 그 결과는 다 제가 책임집니다.” “책임질 수 있겠어? 우리가 했던 내기 잊지 마. 만약 내가 이기면 최 사장은 즉시에 그 자리에서 물러나고 다시는 DS그룹에 얼씬도 하지 않는 거야!” 하연은 주먹을 꽉 쥐었는데 일년 동안 이렇게까지 스트레스 받았던 적이 없었다. JJ그룹과의 합작 업무는 그녀의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제가 하는 게 시대를 앞서갔다고요? 흥, 두고 봅시다.” 하연의 뒷모습은 아주 확고했고 호현욱은 멀어지는 그녀의 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침까지 뱉으며 짜증을 냈다. 하지만 자신의 성동 쪽이 잘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다시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이틀 동안 하정인에 관한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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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일석이조

사진 속에는 전희진이 어린 남자와 함께 붙어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는데 관계가 심상치 않아 보였다. 전희진은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입을 열었다. “최하연 씨, 이게 무슨 뜻입니까?” “사모님과 주 회장 두 사람의 차이는 한쪽은 이미 폭로됐지만 다른 한쪽은 아직 아니라는 것뿐입니다.” “내가 연예인도 아니고 이런 게 폭로된다고 해도 난 잃을 게 없어요.” “과연 그럴까요?” 하연이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커피잔을 흔들더니 말했다. “그쪽 세계에서 전희진 사모님에 대해 수군대도 괜찮다는 겁니까? 그들의 재밌는 안줏거리가 될 덴데 말입니다.” 전희진은 순간 몸이 경직되었는데 분명 지금 이 상황을 신경 쓰고 있는 것이었다. 하연이 서준의 아내였을 때 이 명문가 사모들의 세계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이들은 특별히 직업이 있는 게 아니었고 매일 놀고먹으면서 남의 호박씨를 까는 게 일상이었다. 그리고 남에 대해 의논하던 데로부터 자신이 그 의논의 대상이 되는 것의 차이는 정말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만큼 치명적이었다. 전희진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더니 말했다. “지금 여론은 모두 하정인과 주현빈에 관한 이야기들뿐인데 내가 나서도 해도 별로 달라질 건 없을 겁니다.”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직접 나서 달라는 게 아닙니다.” “그럼 최하연 씨의 말은?” “전희진 사모님께는 아직 아이가 없으시다고 들었습니다. 하정인이 어떤 여자이든 간에 아이는 진짜 주 회장의 자식이 맞으니 앞으로 모든 재산은 그 아이에게 상속될 수 있습니다.” “그 꼴을 보고 계실 수 있겠습니까?” 하연의 매 한 마디 말은 모두 전희진의 마음에 콕콕 박혔다. 전희진은 주먹을 꽉 잡더니 말했다.“당연히 그 꼴은 못 보죠.” “그러니 이번이 절호의 기회입니다.” 하연은 커피를 한 모금 들이마시더니 말을 이어갔다. “제 생각엔 주 회장이 다시는 하정인과 접촉하게 못하게 하려면 사모님께서 직접 그녀의 야심을 끊어버려야 합니다.” 이 말에 전희진의 두 눈에서 투지가 타올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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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3화 핵심 프로젝트

아침 일찍 정태훈이 상황을 보고했다. “하정인 남편과 약속을 잡았습니다.” “어떻게 잡은 거야?” “저희 DS그룹처럼 큰 회사가 그런 작은 회사의 사장과 약속을 잡는 건 일도 아니죠.” 하연은 피식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약속 장소는?” “DS그룹 로비의 카페입니다.” 한편 서준이 사무실에 도착하자 모연이 이미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 한 대표는 꼭 제 시간에 올 줄 알았어.” 서준은 귀찮은 듯 말했다. “무슨 일이야?” “지금 추세로 보니 며칠만 더 있으면 JJ그룹은 완전히 망할 것 같아서 한 대표에게 충고 하나만 하려고. 절대 최하연을 도울 생각은 하지 마.” 임모연은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아주 싸늘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서준은 경멸에 찬 눈빛으로 모연을 쳐다보았다. 며칠 간 하연 쪽에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거로 보아 서준은 그녀가 아직 해결 방법을 못 찾고 있다고 생각했고 조금씩 걱정이 되기도 했다. “말 다 끝났어?” 모연은 순간 정색했다. “구 실장, 손님 바래다 드려.” 구동후는 바로 사무실로 들어왔고 입을 열었다. “모연 씨, 나가주시죠.” 모연은 서준을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말했다. “한서준, 이번 스캔들의 불씨는 네가 직접 나에게 던져준 거야. 만약 네가 나서서 최하연을 돕는다면 이 사건의 배후가 누군인지 그녀에게 똑똑히 알려줄 거야.” “구 실장!” 서준은 대답 대신 동후를 다시 큰소리로 부를 뿐이었다.하지만 동후가 직접 움직이기도 전에 모연은 스스로 사무실을 떠나 버렸다. 서준은 넥타이를 풀어 헤쳤고 한껏 짜증이 난 듯 보였다. 바로 이때 책상 위에 있던 핸드폰의 진동이 울렸는데 하연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서준은 순간 미간을 찌푸리더니 얼굴에는 곧바로 웃음꽃이 피었고 죄책감에 잠시 머뭇거리다가 전화를 받았다. “하연?” [한서준 씨, 잠깐 시간 돼요? 할 말이 있어요.]서준은 다시 미간을 찌푸렸고 뭔가 마음이 약간 찔려왔다. “무슨 일인데?” [JJ그룹에 관한 얘기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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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왜 하필 너야

하연은 뺏은 핸드폰을 뒤지기 시작했다. 이에 강진택은 마구 반항했다. “당신 뭐하는 거야! 당장 내놔! 최하연!” “너 이거 범죄야. 지금 당장 신고할 수도 있어.” “그럼 얼른 날 잡아넣어 보시지?” 하연이 웃으며 말했다. “네가 먼저 허위 사실 유포로 잡혀갈 지 아니면 내가 잡혀갈 지 궁금하네?” 어떤 사람을 상대할 때에는 가끔 이런 수단이 필요하기도 했다. 하연은 강진택이 인스타에 올린 글들을 하나 하나씩 일일이 삭제하고 있었다. “당신, 하정인의 사생아가 있다는 건 어떻게 알았어?” 그러나 강진택은 당연히 입을 열 리 없었고 뒤에 있던 보디 가드가 그의 팔을 꽉 누르자 그제야 입을 열었다. “말할게, 말한다고! 말하면 되잖아!” “하정인에게 아이가 있다는 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그게 아니라면 애초가 내가 그녀와 결혼할 수도 없었을 테니까. 하지만 아이의 생부가 누구인지는 몰랐어. 그런데 그 후에...” 강진택은 하정인과 결혼에 성공했지만 그녀는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가정에 소홀했다. 때문에 강진택은 외로웠다는 이유로 그녀의 매니저와 불륜을 저질렀다고 이실직고했다. 매니저는 하정인 곁에 오랫동안 함께 했던 사람으로서 아이의 친부가 주현빈이라는 걸 알고 있었고 그렇게 두 사람이 작심하고 이번 일을 벌인 것이었다. 하연은 들으면서 콧방귀를 꼈고 제일 마지막 게시글까지 완벽히 지웠다. “아이를 받아들이더니 이런 식으로 이용해? 정말 한심한 놈이네.” 하연은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내뱉았다. “잘들어. 이 인스타 게시글은 처음부터 올린 적 없었던 거라고 생각해.” “계정도 삭제할 거고 앞으로 또다시 비슷한 글을 올리거나 이상 행동이 발견되면 내가 당신 회사를 사버릴 수도 있으니까 알아서 조심해!” 이에 강진택은 또 마구 반항하려 했다. “독한 년! 당신이 뭔데 나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데? 내 뒤에 누가 있는 지 알아?” 계정 삭제까지 완료한 하연은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알고 있어.” 이 말에 강진택은 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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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네가 졌어

서준은 당연히 손을 놓을 수 없었고 더욱 세게 잡으면서 말했다. “지금 하정인의 남편을 잡고 놔주지 않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어. 날 원망하는 것도 의미가 없는 짓이고 말이야. 지금은 해야 할 더욱 중요한 일이 있어.” 하연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났고 보디 가드에게 손짓하여 강진택을 내치도록 했다. 카페 안은 다시 고요해졌고 이 공간에는 두 사람밖에 없었다. “그럼 한 대표님께서 가르쳐 주시죠. 제가 지금 뭘 해야 하나요?” 서준은 입술을 꽉 깨물더니 수중의 서류를 하연에게 건넸다. “JJ그룹과는 연을 끊고 다른 길로 새로 시작하는 거야.” “앞으로 연말까진 아직 3개월이나 더 있어. 하연, 지금 다시 시작해도 안 늦어. 내가 네 앞길을 완전히 막은 건 아니라는 말을 하는 거야.” 하연은 뭔가 수상했고 서준이 건넨 서류를 펼쳐보았다. 이건 한 부의 새로운 프로젝트 투자 기획서였고 얼핏 ‘신재생 에너지’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순간 하연은 참지 못하고 바로 그 기획서를 덮어 버렸다. “이제 보니 처음부터 다 이러려고 준비했던 거였어? 나와 JJ그룹의 협력을 막더니 갑자기 또 자비를 베푸는 척 새로운 투자 기획서를 넘겨? 한서준, 너 세 살짜리 애야? 이렇게 장난 치는 거 힘들지도 않아?” 이 말에 서준을 눈살을 잔뜩 찌푸린 채 대답했다. “너도 사업가니 일이 잘못되고 있다는 걸 눈치 챘으면 바로 발을 뺄 줄도 알아야지. 지금 내가 제시한 게 완벽한 해결방안 아닌가? 대체 왜 그렇게까지 화를 내는 건데?” “그래, 참 감사하네. 네가 아니었다면 난 이런 해결방안이 필요하지도 않았을 텐데 말이야.” 서준은 자신이 저지른 일의 죄책감에 더 이상 하연의 말을 받아 칠 수 없었다. “하연, 주현빈의 이번 일은 빨리 폭로됐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해. 만약 앞으로 정말 같은 배를 탔을 때 터졌다고 생각해 봐. 그때는 진짜 되돌릴 수 없었을 거야.” “일이 이 지경까지 왔으니 일단 JJ그룹과 협력을 중단하는 게 가장 급선무야. 알아들어?”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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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뭔가 이상하지 않아?

하연은 하정인이 발표한 그 공식입장을 한번 훑어보았고 자신의 생각했던 것과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하정인은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고 주현빈은 아무 것도 몰랐으며 알고 난 뒤에는 아이 아버지의 책임을 다했다고 밝혔고 미안함의 표시로 영원히 연예계에서 은퇴할 것을 선언했다. 전희진은 두 시간도 안 되는 새에 하정인을 구워삶았던 것이다. 하연은 그제야 한 시름 놓을 수 있었다. 이때 전희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아이는 지금 제가 데려왔습니다.]“사모님 뜻대로 되신 걸 축하합니다.” [하연 씨가 저에게 부탁한 일은 모두 끝냈습니다. 이제 저의 제지가 있는 한 하정인은 평생 동안 다시는 대중들 앞에 나타나지 않을 겁니다. 걱정하지 마세요.]하연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고 창가로 걸어가 B시의 풍경을 내려다보았다. “어떻게 하정인을 설득한 겁니까?” 그러나 전희진이 별 거 아니라는 듯 대답했다. [한 엄마에게 있어 가장 큰 약점은 바로 그의 자식이니까요.][하정인에게 주현빈이 무너지면 그녀의 아이도 좋은 결과는 없을 거라 했을 뿐이예요. 그녀도 그런 결과를 바란 건 아닐 테니 자연히 자신이 지금 뭘 해야 하는지 알아차렸겠죠.][당연히 그 여자가 평생동안 놀고먹으면서 지낼 만큼의 돈도 두둑이 챙겨 주었지요. 그 조건으로 아이는 영원히 만나지 않기로 했고요.]“양쪽 다 득이 되는 상황이니 주 회장님도 만족하실 겁니다.” 하연은 잠시 멈칫하더니 말을 이어갔다. “전희진 사모님께서는 인자하신 분이니 아이를 곤란하게 하지는 않을 거라 믿습니다.” 이에 전희진은 헛웃음을 터뜨리며 대답했다. [내가 그럴 사람으로 보였습니까?][하연 씨, 이번 일은 제가 하연 씨를 도운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하연 씨가 저를 도운 거예요. 앞으로 제가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하연은 알았다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때 진미화가 이해가 되지 않는 다는 듯이 물었다. “전희진 사모님의 방금 하신 말씀 무슨 뜻일가요?” “아이를 손에 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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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크리스마스 전에 보러 갈게

하연은 기쁨을 숨기지 못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직 안 졸려.” [내가 맞춰볼까? JJ그룹의 스캔들이 드디어 해결돼 기뻐서 잠이 안 오는 거 아니야?]하연은 순간 놀랐고 이미 묻히기 시작한 이 일이 국외에까지 퍼질 리 없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주현빈이 알려준 거야?” 상혁은 하연의 물음에 대해 정면으로 대답하지 않았다. [나에겐 다 알아내는 방법이 있지. 왜, 아닐 것 같아?]“아이고, 그렇다고 치자.” 하연은 품에 안은 인형의 귀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오빠가 걱정할까 봐 일부러 말 안 한 거야.” [그래, 우리 하연이는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되니까.]상혁의 목소리는 아주 자상했고 다정한 말투까지 더해져 전화기 너머의 하연은 두 볼이 새빨개졌다. “오빠 일은 잘 되어 가요?” ‘잘 되어 가냐고?’하연이 이 물음을 던졌을 때 상혁은 DL그룹의 사무실에 앉아 있었고 이때 황연지가 커피와 샌드위치를 가져왔다. 며칠 만에 상혁은 엄청난 기세로 부남준의 인맥들을 전부 쓸어버렸고 DL그룹 전체가 한번 뒤집혔으며 누구도 감히 미래의 이 상속자를 무시할 수 없었다. [다 잘 되어가고 있어.]“절대 무리하면 안 돼. 부남준 그 사람이 오빠를 또 괴롭히면 말해. 내가 또 가서 혼 내줄게.” 분명 사나운 말투였지만 상혁의 귀에는 너무나 귀엽게 들렸고 그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전에 설사약 두 봉지로 이미 그 자식은 널 벼르고 있어. 널 다시 만나면 그가 먼저 널 괴롭히려 들 걸?]“난 하나도 안 무서워요.” 통화음이 전화기를 통해 새어 나왔고 황연지는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여자의 목소리에 순간 멈칫했다. 그녀의 다년간 쌓인 데이터로 분석해볼 때 하연은 능력도 좋고 총명하며 대담한 동시에 여인 특유의 우아함까지 잃지 않는 그런 여자였다. 그리고 상혁은 이미 하연에게 푹 빠진 듯했다. [크리스마스 전에 보러 갈게.]이에 하연은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럼 DL그룹은 어쩌고요?” [걱정 마.]“혹시 나 때문에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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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8화 1억 6천만 원

보름도 안 되는 사이에 JJ그룹의 사건은 완전히 해결되었고 해외와의 합작도 점차 순조로워지고 있었다. 하연은 점점 긴장이 풀려 홀가분했고 호현욱은 화가 잔뜩 난 채 배 아파했다. 이에 호현욱 곁에 있던 부하들은 조금이라도 그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모두 다 그를 피해 다녔다. 이 소식을 하연에게 전하던 정태훈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고 하연도 머릿속에 호현욱의 모습이 상상하면서 피식 웃음을 보였다. “동쪽의 그 땅에 관한 일은 어떻게 돼어 가고 있어?” “꽤 순조로는 것 같습니다.” 하연은 전에 상혁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잠시 침묵에 잠겼는데 필경 정부의 사업이니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다만 정말 호현욱 이사와 임모연이 그렇게 득을 보게 놔둬야 하는 걸까?’ 하연은 이런 생각들이 잠깐 스쳤다. 저녁때쯤, 그녀는 정예나와 함께 쇼핑을 간 백화점에서 임모연을 마주치게 되었다. 심지어 전희진도 마주쳤는데 그녀의 곁에는 어린 남자 아이가 있었고 이 아이는 하연을 보고는 아줌마라고 불렀다. “이 분은 나이가 어리니 누나라고 부르는 게 맞아.” 하연은 웃으며 말했다. “아줌마라고 불러도 돼. 처음 만나는데 아줌마가 선물을 준비 못했네? 갖고 싶은 거 있으면 골라봐. 아줌마가 사줄게.” 그러나 이 남자 아이는 긴장한 듯 전희진의 뒤에 숨어 버렸고 그녀는 그런 아이를 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누가 선물 사준다고 하면 고맙습니다 하고 당당하게 받으면 돼. 자꾸 그렇게 숨기만 하는 아이는 주씨 가문의 아들로 될 자격이 없어!” 전희진의 이 기세에 예나는 깜짝 놀랐고 하연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전희진 사모님 너무 한 거 아니야?” 그런데 하연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저 멀리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게 말이야. 최하연 아줌마가 사준다고 할 땐 냉큼 받으면 돼. 어차피 저 아줌마는 넘치는 게 돈인 부자거든.” 이 사람은 바로 임모연이었고 방금 산 백을 들고 유유히 걸어왔다. 동시에 이 모습을 본 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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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아이를 낳지 못하는 거였어

모연은 하연의 말에 발끈하여 앞으로 3개월 간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생활해야 할 참이었다. 하연은 한심한 그 모습에 우스꽝스럽다 생각했는데 모연이 내민 그 카드를 보는 순간 웃음기가 바로 사라졌다.이를 발견한 정예나가 물었다. “왜 그래?’ “저 카드, 뭔가 낯익어.” 어디서 본 적 있는 것 같았지만 기억이 나질 않았다. 정예나도 한번 확인하려 했지만 이미 모연이 그 카드를 감춘 뒤였다. 이때 모연은 쇼핑백을 들고 하연의 앞으로 다가왔다. “봤죠? 샀어요. 부디 최하연 씨가 저보다 못한 걸 사진 않길 바라요. 그러면 너무 웃기잖아요!” 하지만 하연은 그녀의 말을 별로 신경 쓰지 않았고 곧바로 매장으로 들어가 직원에게 백 하나를 포장해달라고 부탁했다. 이 백은 아까부터 하연이 마음에 들었던 것인데 가격도 적당하고 디자인도 아주 독특했다. 이를 본 모연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겨우 4천만 원이야? 최하연 씨, 이걸 산다고요?” 하연은 의아한 듯 되물었다. “전 단지 제 마음에 드는 물건을 사러 온 것뿐이지 임모연 씨와 비기러 온 건 아니니까요. 뭐 다른 문제라도 있나요?” 모연은 그제야 자신이 또 하연에게 당했다는 걸 눈치 챘다. 앞으로 3개월 간 B시 상류층들 사이의 의논 주제가 지금 또 하나 늘어난 것이다. 모연은 쇼핑백을 꽉 잡았고 전에 있었던 모든 일까지 통 털어 생각했는데 이제야 왜 민씨 가문이 하연에게 질 수밖에 없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이유는 바로 하연이 너무 교활하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모연은 부랴부랴 현장을 떠났다. 이때 전희진이 하연의 곁으로 다가와 입을 열었다. “저 여자 성이 임씨 입니까?” 하연이 대답했다. “네, 전희진 사모님도 아십니까?” “아뇨, 모릅니다. 하지만, 뭔가 낯이 익습니다.” 전희진은 상류 세계에 40여 년을 몸 담고 있는 사람이었기에 여태껏 만나온 사람은 수없이 많았는데 왜 앤지 모연이 유난히 익숙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도대체 누구인지는 정확히 생각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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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화 기습 방문

이미 월말이 되었지만 성동 부동산의 시공이 점점 느려지고 있어 모연은 조바심이 났고 전에 현장 검사를 갔을 때도 발견된 수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쇼핑을 마친 뒤 모연은 집으로 돌아갔는데 집 안에 차량 한 대가 서 있었다. 그녀가 문을 열고 들어가니 건장한 한 남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양재성? 당신이 왜 여기 있어?” 양재성이라 불리는 남자는 몸을 돌리자마자 모연 앞에 무릎을 꿇었다. “사장님, 살려주세요!” 이에 모연은 순간 당황했다. 5분 뒤, 그녀는 테이블 위의 모든 물건들을 쓸어버렸고 노발대발하며 말했다.“이건 정부의 사업이야. 어떻게 감히 그 자금에 손을 댈 생각을 했어? 죽고 싶은 거야?” 양재성은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그렇게 많이 움직일 생각은 없었는데 점점 빚이 쌓이다 보니 어쩔 수가 없었어요.” 모연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식은땀이 흘렀다. “아직 얼마나 남았어?” “절반...” 양재성이 우물쭈물하며 대답했다. “절반도 안 남았습니다.” “너 정말!” 모연은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며 말했다. “지금 당장 경찰에 신고할 거야. 당신 잡아가라고 말이지.” “아뇨, 임 사장님! 절 잡아간다고 해도 이미 돈을 회수할 수 없어요. 제발요!” 양재성은 그녀의 다리를 붙잡은 채 처참하기 그지없는 어조로 말했다. “이제 책임을 묻게 되면 저뿐만 아니라 임 사장님도 책임을 져야 할 겁니다!” 순간 모연은 그대로 동작을 멈추었고 소파에 털썩 주저 앉았다. “공사를 예정된 시일 내에 완성하지 못하면 우린 다 끝장이야!” 모연은 절반이 넘는 자금인 1400~1600억을 메꿀 방법이 도저히 생각나지 않았다. 양재성은 모연의 바지 가랑이를 꽉 잡고 있었고 눈에는 탐욕이 가득 찬 채 말했다. “전 임 사장님께 이 상황을 대처할 방법을 제시해 드리러 온 겁니다.” “그게 뭔데?” 그런데 이때 문 밖에서 차량이 멈추는 소리가 들려왔고 모연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창가로 가보니 서준이 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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